!@#… 우주세기는 액시즈와 함께 우주의 저편으로 날라가버린 88년 이후의 건담세계(결국 F91, V건담 등으로 돌아오려고 노력은 했지만…). 어느틈에 돈 좀 쓸만큼 자라난 팬들을 수탈하기 위하여, 건담 프랜차이즈는 OVA 시장에 진출했다. 6부작 소품 0080으로 시추를 던진 후, 13부작 0083으로 잭폿. 0083은 1년전쟁과 제타 사이의 기간이라는, 우주세기 설정상 최고로 매력적인 혼란기를 무대로 오버스펙 기체들을 마구 난무시키는 재미로 승부했다. 내용이야 탄탄한 설정과 지온풍 후까시만 빼고 나면 막판으로 갈수록 빈틈이 안빈틈보다 더 커지지만, 뭐 그래도 재미있게 잘 볼 수 있는 작품. 아 참고로 한국에서 최초로 정식으로 지상파를 탄 건담 작품이기도 하고 (지구를 지키는 보라매~ 건담~ 건담~).
!@#… 지금이야 사람들이 건담 계통 기체만 장난감을 사다보니 너도나도 다 건담이지만, 당시만 해도 건담 VS 건담이라는 컨셉이 주는 쇼크 역시 대단했다. 흉악한 외모, 듬직한 등빨, 핵무기 등등으로 무장한 최고의 악역, 건담 GP02 사이살리스. 이 녀석이 출동하면 화면 장악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중후반에 박살나고, 말미로 가면 덴드로비움 때문에 스폿라잇이 가려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명실상부한 0083 최고의 스타. 프라모델의 경우, 원래 처음 출시된 1/144는 거의 최악의 조형미를 자랑하는 개그물이었는데, 그 뒤에 MG와 SD가 최강의 품질로 나온 바 있다. 특히 MG의 경우 비록 일부 원작팬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늘씬하고 육중한 프로포션으로 개조하여 큰 호평을 모았다. 그런데 거기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반다이가 한때 북미지역용으로 따로 건프라 MG들을 출시한 적이 있다. 어차피 기본인 RX78 외에도, GP02나 캠퍼 등 주로 강렬한 실루엣을 지닌 것들 위주로 MG라인업을 현지화하여 출시. 결과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애니의 소비 양태가 완전히 다르고 모형에 대한 현지 매니아들의 인식도 달라서 대실패했다. 그 뒤에는 케이블 방송을 이미 탄 윙건담을 중심으로 HG급 모형으로 다시 명맥을 유지시키기는 했지만, MG급 만큼은 오늘날까지 다시는 새로 출시되는 일이 없다. 그런데 그 악성재고를, 토이자러스-아마존에서 떨이로 염가 판매하고 있기에(대략 중급 HGUC 가격이다. 배송비 걱정 없는 미국 현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인 셈), 원래 왠만큼 좋아하는 기체가 아니면 MG에 관심없는 capcold도 결국 싼 맛에 하나를 지른 바 있다. 벌써 작년 겨울방학의 이야기지만, 뭐 그러려니 하자. 별로 처리한 것도 없고, 그냥 대충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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