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나 기나 1/100> 건담 F91

!@#… 그러니까, 건담F91에 이르러서 각종 수많은 메카닉들은 기본 디자인 컨셉 자체가 이전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었다. 크로스본 뱅가드라는 세력은 화려한 장식미가 넘실대는 메카닉의 향연인 것이다! 이에 비하면 지온군은 장식미를 안다는 건 기껏해야 샤아 밖에 없었지… 그것도 무조건 빨간칠에 뿔달기. 여튼, 크로스본 뱅가드 계열 메카닉은 화려하고 이쁘다. 하지만 작품도 망하고, 대중적인 인기도 별로. 곤란하다 곤란해…

!@#… 건담 세계관의 특징은, 사람들이 로보트를 대략 오토바이 마냥 쉽게 몬다는 것이다. 누구나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탄다. 여기 이 ‘비기나 기나’는 여주인공 세실리가 타고다니는 기체. 후딱 배워서 잘만 몰고다닌다. 연방쪽의 건담F91과 콤비를 이뤄서 멋진 장면 여럿 연출한다. 프라모델은… 해피하다. 아카데미 과학은 90년대 말부터 반다이 라이센스 수입을 하기 이전에는, 다른 대부분의 국내 모형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해적판 프라모델을 생산해냈던 것으로 유명하다. F91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이 녀석, 비기나 기나만 출시된 적 있다. 물론 다중 색사출 같은 고도의 최신기술은 있을리 없었지만, 나름대로 성실한 색선정과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 부품품질을 자랑했다. 물론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는 싸구려 재료의 티가 역력해서 가동부가 쉽게 헐렁해지고 부러지고 난리 났지만, 뭐 가지고 관절꺾기하면서 놀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랴. 만족스러운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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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F91 1/100> / 건담 F91

!@#… 건담의 장대한 스토리라인…은 사실상 88년의 극장판 ‘역습의 샤아’로 한번 커다란 매듭을 지었다. 3배 빠른 샤아와 아버지한테도 안맞아본 아무로의 전 우주를 건 자존심 대결의 어처구니없는 마무리. 그리고는 0080이라는 이전 시기를 무대로 하는 ‘외전’이 나왔을 뿐. 아 생각해보면 뉴타입에 100년 뒤의 우주세기를 다룬 <가이아 기아>가 연재되고 있었고, 소설 ‘섬광의 하사웨이’도 있구나… 음음음.

!@#… 아 뭐 여하튼. 이전의 ‘연을 끊고’, 새로운 건담 시리즈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감독이고 제작진들이고, 얼마나 시달렸겠나. 건담 시리즈는, ‘오타쿠 팬들이 사후에 설정을 만들어주다시피’한 물건인데다가 그 성공에 비례하는 엄청난 외압…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세기라는 개념은 아직 버리지 못하는 그 미련도 동시에 존재하고. 그래서 1991년, 역습의 샤아로부터 30년이 지난 시점을 상정한 새 작품이 만들어졌다. 극장판 <건담F91>.

!@#… 하지만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서 30년간의 간극을 메꾸는 실루엣 시리즈라든지, 이후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차기 시리즈 모두 좌절.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도입하는 주제에 극장판으로 승부를 하다니, 애초부터 무모했단 말이다. 게다가 프랑스 혁명기의 공포정치식 악(?)의 세력이라는 컨셉은, 이전의 지온공국에 비하면 일본인들에게 호소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사실 작품이나 세계관으로 놓고 볼 때, 꽤 괜찮은 물건이었는데 아깝다. 메카닉도 꽤 괜찮고. 특히 모형으로 나오면서, F91 프라모델 시리즈들은 명품의 양산소였다. 높은 퀄리티의 색사출, 훌륭한 프로포션, 유연한 관절구조, 후까시 넘치는 실루엣. 이후 HG시리즈의 초석을 만들어줬다고나… 그 중에서도 명품 중에 명품은, 단연 주역메카인 건담 F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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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인터셉터> / 스타워즈 종이모형

!@#… 한 때, 프라모델 색칠하고 사포로 갈고 하는 작업이 너무 짜증이 났던 때가 있었다. 뭐 지금도 지겨운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즐기면서 지겨우니까. 여튼, 그 때 모형의 대안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페이퍼 크래프트…종이모형.

… 종이모형은, 종이를 접고 자르고 풀로 붙여서 만든다. 그런데도, 상당히 복잡한 삼차원 형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좋은 물건들이 다 그렇듯이, 모형가게에서 파는 녀석은 비.싸.다. 폼나지만, 주머니가 가벼워진다. 프라모델 가격과 그리 큰 차이도 안난다. 곤란하다. 고작 종이 위에 인쇄한거구먼(어이, 창작의 고통은 무시하냐?-_-;).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워낙 여럿 있었는지, 그런 모형의 단면을 스캔해서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풍토가 생겨났다. 물론 공짜로 돌릴 것을 전제로 한 모형도 있고, 아마투어 창작도 있지만… 그냥 불법복제가 참 많이 돌아다닌다. 건담이니 자크니 에반게리온이니 하는 것들이 한때 큰 히트를 쳤고, 그 이외에도 참으로 많이 있다.

…파일을 받는다. 그리고 칼라로 출력한다. 돈 있는 자들은 약간 두꺼운 전용지와 컬러레이저를 쓰고, 돈 없는 자들은 대충 번들거리는 종이에 가정용 잉크젯. 아주 당연하게도, 나는 후자.

…그런데…음. 이거, 생각보다 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만들기도 어렵다. 키트로 파는 건 칼자국이 다 있지만, 이건 자기가 뽑아서 세부적으로 칼질. 게다가 종이의 ‘힘’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개조 부품도 달아야 하고… 그 시간 투자해서 알바라도 하나 더 해서 그냥 정품 모델을 사! 창작자한테도 도움이 되고! …하지만 이미 시작한 것, 그럴 수는 없다. 만들고 본다! 이얍!

 

 

…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받침대가 너무 약한 것이다! 종이를 세로로 세웠으니 오죽하겠나.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표면장력의 문제로 종이가 휘고 난리났다. 지금은 완전히 박살. 나름대로, 역사 속의 한장면…인 사진이 되어버렸다.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클라우드스카츠 1/220> / FSS

!@#… 기본 스펙상 너무 뻥이 심해서, FSS의 로보트들은 보통 못날아다닌다. 무거워서. 하지만, 결국 날아다니는 모터헤드들이 등장하고야 만다. 역시 날아다니는 것은 로보트의 로망. 제트 스크램블을 달 당시의 마징가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여튼. 주인공격인(?) 사람들의 조직인 미라쥬 기사단이라는 녀석. 거기에서 두 가지의 비행 로보트를 만든다. 운더 스카츠와 클라우드 스카츠. 앞의 것은 커다란 비행전함 모양이고, 뒤의 것은 커다란 비행전함…에서 무려 로보트로 변신하는 녀석이다! 오오오!

… 클라우드스카츠. 알파벳 표기는 Cloudschatze. 스카츠… scha(움라우트 붙이고)tze. 독일어로 보물(Schatz)의 복수형이다. 그러므로 이 이름의 의미는… 의미불명. 멍청하면서도 단순히 아무 어감 좋은 단어 끌어붙이기 좋아하는 일본만화작가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도저히, 바보같아서 참을 수가 없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멋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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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오브 골드 KOG 1/220> / FSS

!@#… 이번에는 금덩어리들. 금에 환장한 작가 마모루 나가노, 결국 온 로보트를 다 금칠했다. 하나만 금칠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아예 시리즈를 만들었다. 뭐 결국 실제로는 크게는 라키시스 타입과 아트로포스 타입 두 가지로 정리되지만 (슈페르타나 오제는 그냥 넘어가자, 제발. 그것까지 KOG시리즈로 들고오는 건 너무 어거지다). 하나는 민짜머리, 하나는 삐죽머리. 나머지 몸통은 거의 똑같고. 당연히 이 세계관에서는 거의 최강급이다. 파워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냥 졸라짱쎈 투명드래곤 같은 존재다.

…여튼. 1/220으로, 라키시스 모델(데스티니 미라쥬)과 아트로포스 모델(파트락쉐 미라쥬… 파트라슈? 대략 플란더스의 개?) 둘 다 국산 염가 복제판이 나와준 관계로, 둘 다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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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 (논 스케일)> / The Big O

!@#… 빅오, 액션! 90년대 애니판 배트맨과, 마찬가지로 90년대 애니판 자이언트 로보의 감수성이 합쳐지고, 덤으로 영화 다크시티의 영향과 에반게리온의 ‘정체성 찾기를 빙자한 자학’을 살짝 양념으로 뿌리고. 그렇게 탄생한 애니가 바로 이 <빅오>라는 녀석이다. 다른 건 둘째치더라도, 역시 거대로봇의 매력은 둔탁한 쇠덩어리들의 육중한 육박전! 마크로스의 날파리떼는 저리 가라! 태권브이의 무술잘하는 돌쇠들도 미안하지만 물러서라! 원초적인 무게감의 주먹질… 즉 상대로봇을 쥐어패는 것을 컨셉으로 하는 정의의 로봇, 빅오(Big-O)다. 당연히 팔뚝이 뭐 아주 왕이다. 주먹도, 엄청나다. 90년대 말/00년대 초 한때 반다이가 ‘슈퍼로봇’계열의 물건들을 프라모델로 출시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MC시리즈다. 그 첫 주자가 바로 이 빅오라는 녀석이었다(이후 라이덴, 마징가Z 등이 이어졌다). 상당히 잘만든 키트임에도 불구하고, 애니 본편이 일본 국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는지(하기야, 인기없을만 하다) 약간 있다가 절판. 난데없이 몇년만에 희귀아이템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여기저기 뒤져본 결과, 홍콩의 인터넷 프라모델 쇼핑몰에서 구한 녀석이다. (다행히도 키트 자체의 가격은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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