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전야의 악몽 가샤퐁 세트. 팀버튼의 골방 감수성과 시각적 상상력을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는 all-time 베스트로 항상 꼽고 있기 때문에 좀 긍정적 편향이 심하지만… 아아… 명품이로소이다. 모 전시회에서 동전 자판기로 처음 발견했다가, 연초에 결국 인터넷 전문점에서 세트로 구입. 이상하다, 별로 인기가 없나? 구하기가 가히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세부 디테일 표현이나 색감, 포즈, 합체 디오라마 구성 등등 뭐 하나 꿀릴 것 없는 뛰어난 제품. 조립이야 가샤퐁이 뭐 다 그런거고, 색칠 역시 중국 4천년의 신비에 의하여 칠해져서 본인으로서는 별로 할 일이 없었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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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슈 더 블랙 나이트 1/220> / FSS
!@#… 건담 이야기만 한동안 하다가, 다시 FSS. 나이트 오브 골드라는 문제 로보트를 제외하고,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묘사하는 녀석은 뭘까. 1권 첫머리부터 등장했고, 주인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한결같이 시대를 가로지르며 용맹(악명?)을 떨치는 물건. 바로, 밧슈 더 블랙 나이트… 흑기사다. 애초에 MH와 파티마가 핵심이고, 이들이 강한 기사를 골라서 조종사로 스카웃한다는 설정 자체가 얼마나 임팩트 넘치는가. 게다가 원래 온 몸이 검은 녀석은 다 뭔가 후까시 잡을 일이 있어서 검은 것 아니겠는가. 외로운 늑대 (사실 늑대는 무리지어 다니지만).
!@#… 여튼, 검은 몸체. 둥근 방패. 길다란 창이 어울리는 자태. 역동적인 포즈가 가장 잘 어울리는 MH 가운데 하나다. 덕분에, 1/220 레진 모형도 상당히 역동적인 모양새로 나왔다. 너무 역동적인 모양새라서, 다리 균형 잡아놓기가 꽤 힘들었다. 흠흠흠.
실패와 좌절… <건담GP03> / 건담 0083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꽤 싫어하는 편이다. 아버지는 누군데? 라고 묻고싶은 만담기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마치 실패라는 건 꼭 한번 겪어야 하는 것인양 이야기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실패를 했을 경우 그것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고 현명하게 다시 극복해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실패 안하고도 성공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실패는 한번쯤 겪어봐야해, 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혹시나 실패했을 때 위기관리를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이다. … 여튼. 모형을 만들다가 실패하기는 엄청나게 쉽다. 너무나 바보같은 실패는 나중에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간직하기도 한다. 그것으로 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냐고? 실패하면 돈과 시간이 아까워진다. 그것 뿐이다. 뭐 그런것이다.
!@#… 0083에 등장하는 마지막 건담, GP03. 덴드로비움과 합체해서 날라다니며 최강의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건담만 따로 떼놓고 보면 엄청 못생겼다. 당시는 그 사실을 깨닿지 못했던 것이다. 여튼 GP01이나 GP02는 원형이 어려워서인지 어째서인지 국산 복제품 프라모델이 안나왔었던 지라, 그냥 이걸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플라스틱의 색깔이 대략 개판 일보직전. 하얀색이어야 할 부분치고 햐얀 색이 하나도 없다! 노랑, 파랑, 회색… 돌아버이는 줄 알았다. 93년인가 94년인가 당시 안그래도 에나멜 색칠 기술이 미천했는데… 에어브러시는 비싸고. 덕분에, 달랑 붓 하나로 전체 도장을… 그것도 어두운 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아마도 이때 이후로 전체 도장을 싫어하게 되었나보다(거짓말). 그리고 이내 질려버려서, 먹선 넣는 것도 대충 넘어가버렸다. 그런데 하얀색 자체도…음… 완전히 새햐얀색. 플래트 화이트. 정말 바보같은 색감의 극치.
<초창기의 HG급 건담들> / 건담Mk2, Z건담
!@#… 반다이의 요새 1/144 건담 프라모델들을 지칭하는 용어는 HG로 거의 굳은 듯 하다. 하지만 사실 이 HG라는 것, 처음에 나올 때는 꽤 독특하고 혁신적인 삘의 어감을 자랑했다. 아니, 평범한 건프라가 아닌, 엄청 특별한 건프라구나! 라는 듯한 느낌. 91년인가 92년인가 쯤에 HG급이 처음 나올 때 컨셉은 뭐랄까… 완벽에 가까운 색사출, 간혹 구사하는 다중 색사출까지. 어떤 식이냐 하면, 이제 건담 모형은 색칠하지 않고 그냥 조립만 해도 멋지구리하게 나오는구나! 라는 쾌감. 게다가 당시로서는 반다이 모형들이 요즘처럼 마구 직수입되던 때도 아니고 해서 ‘역시 일본 껀 달라’라는 의식까지도 동시에 자극. 하얀 모빌슈츠 모형이 갈색 플라스틱 부품으로 사출되기 일쑤였던 국내 싸구려 복제품과는 뭔가 다른 오오라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위용이었던 것이다.
!@#… 뭐 지금에 와서 약간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자면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말이다. 잘 보면 색감도 엉망이고, 비례도 꽝. 접합선도 그리 나아진 것이 없는 말 그대로 실험적인 정도의 신모델. HG같은 낯뜨거운 타이틀 안붙이고도 명품급이었던 F91 시리즈가 운다, 울어.
!@#… 고등학교 때, 친구녀석이 HG 모형을 몇개 사서 만들고 가지고 놀다가 부숴먹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부숴진 녀석들을 내가 입수. 수리해서 다시 완벽한 모양으로 만들어야지! 라는 큰소리를 쳤으나, 결국 전혀 안했다…-_-; 뭐 덕분에 HG 모형의 초창기 모습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자료가 된 셈이다. 나름대로 올드토이인가, 이제는?
<자크II 1/144> 건담 08소대
!@#…건담 시리즈를 통틀어서, 단 하나의 로보트(MS)만을 뽑아보라면? 물론 과반수는 시리즈 타이틀이기도 한 ‘건담’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는 ‘자크’라는 녀석을 택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나도 물론 그 쪽이고.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기존 로봇물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정한 전쟁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소위 ‘리얼 로봇물’의 시대의 기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건담이라는 로봇은 그리 리얼하지 않다. 전장에만 나가면 이기는, 실질적인 졸라짱쎈 투명드래곤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그렇다. 건담의 세계관을 진정으로 나름대로 ‘리얼’하게 만든 것은, 적대하는 두 진영에 각각 따로 있다. 지구연방군은 ‘볼’, 지온군은 ‘자크’. 전자의 경우는 아쉽게도 인간형 모습이 아니다보니 로봇 완구로서의 지명도가 떨어지고, 덕분에 아직까지도 제대로 정당한 평가를 못받고 있는 (심지어 오늘날에도 정규 프라모델 키트가 거의 출시되지 못한) 숨겨진 명품이다. 하지만 후자인 ‘자크’의 경우는, 뽀다구도 장난이 아니다. 슈퍼히어로형 로봇이 아닌 병기형 로봇의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투박하고 밀리터리 느낌을 잔뜩 살린 로봇. 그리고 반짝이는 단 하나의 눈(모노아이)가 주는 이질감… 아무리 칭송해도 모자란, 건담 세계의 진정한 ‘얼굴’이다. 건담이 이후 마크투니 제타니 더블제타니 뉴, 나아가서는 별 허연 수염달린 녀석까지 수만가지 전혀 안닮은 녀석들도 다 끌고 들어와서 건담입네 하고 무리수를 두는 동안, 자크는 마치 지온의 혼(-_-;…) 그 자체였다. 원 시리즈의 주력기종 자크2를 위시해서, Z건담 시리즈의 하이자크, ZZ의 자크3, 그리고 약간의 외전 격의 바리에이션 모델들… 모두 훌륭할 정도로 디자인 컨셉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 그 와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젼(같은 디자인이라도, 조금씩 기체 비례, 모서리 등등은 변화했으니)은 08소대에 나오는 육전형 자크다. 그 중 사진의 이녀석은, HG급으로 육전형 건담 모형과 두개 한 세트로 박스에 들어가있는 염가 패키지에서 나온 녀석. 여러모로 부실한 키트지만, 그래도 자크의 기본 필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 자체.
로봇박물관 사진들…
!@#… 예고한 대로, 로봇 박물관 사진들. 로봇박물관 가고싶다는 이야기는 다른 카테고리에서 했지만서도, 역시 사진이라면 모형모형 카테고리로…
!@#… 하나씩 살펴보면서 코멘트해보자.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알아서들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