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진보에 관한 짧은 잡설.

!@#… 이번 주 한겨레21에서, 드디어 노조의 환부에 대해서 직언을 하는 특집을 다루었다. 제목하여, “대공장노조 진보 맞나?“. 대공장 노조의 비틀거림이 민주노조의 비틀거림이 되고, 그것이 민주노동당까지 굴비 묶이듯 연대 창피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아 건, 폭력사태 건 같은 위기징후들이 연이어 터지면 확실히 곤란하다. 말을 해줘야 하는 타이밍에 말을 꺼냈으니 우선 박수부터.

!@#…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조 = 진보” 라는 공식이다. 그래서 노조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면, ‘거봐, 다 똑같잖아!’하면서 진보라는 이데올로기 일반을 통째로 헐뜯어버리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말해두자. 노조라고 진보인 것이 아니다. 그 노조에 속한 노동자라고 진보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게 아니라, 노조가 정당한 활동과 참여지분을 보장받는 사회구조가 바로 진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진보라는 것은 1) 다양한 성원들이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을 발휘해서, 2) 결국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아무도 소외받지 않는 발전이 가능한 사회구조를 지향하는 자세라는 말이다. 노조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가 진보인 것이 아니다. 아직도 한국이라는 상황으로서는 분명히 노조가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덕분에 노조가 진보의 상징처럼 쓰이고 또한 (capcold 포함)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현재 지지하고 있는 것 뿐이다. 노조라는 것 자체는, 무슨 정의와 평등의 이상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익단체다. 짜장면에는 양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파 자체가 짜장면인 것은 아니다.

!@#… 만약 노조라는 도구를 거치지 않고도 기업이라는 사회에서 개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합리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그게 바로 진보다. 거꾸로, 노조가 그런 역할을 못해준다면 (예를 들어, 전체의 60%라는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는 어디있는가) 그건 진보라는 사회상태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서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노조는 진보인데 왜 이렇게 굴러갈까’는 잘못된 질문이다(<올드보이>의 유지태 말투로…). 진짜 질문은 애초부터, ‘노조를 어떻게 하면 진보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그리고 ‘노조를 어떻게 활용해야 진보적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여야 한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자유/개작자유/영리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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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그리우면 북으로 가라” 김용민/라디오21시론

!@#… 박정희 교도 열성신자들이 날뛰고, 수많은 자칭 ‘건전한 시민’들의 마음속에 잠복해있던 박정희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는 2000년대의 시대착오적인 풍경. <그때 그사람들> 정도의 유약한 발언조차 법원에서 정색하고 나서서 틀어막는 이 동네에도 과연 희망의 싹이란 것이 있는가. 사회학적인 민주화 이론 고찰보다는 심리학의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설명해야 겨우 이해가 갈락말락한 이 괴이한 현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숙제다, 숙제.  

!@#… 이웃블로그에서 퍼놓은 ‘라디오21’의 김용민 씨가 쓴 시론을 발견. 나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보다 훨씬 알기 쉽고 호소력 있게 정리. 물론 그렇다고 해서 뻘타 카드를 연속으로 남발하는 노무현 정부를 특별히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여전히, 민주노동당이 제 역할을 하도록 밀어줘야 한다는 입장). 여튼 가서 읽어보시길.

[김용민] 박정희가 그리우면 북으로 가라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축하] 김민수 교수 재임용 예정. 이제 첫발.

!@#… 축하합니다! 김민수 서울대 미대 교수, 교육마피아에 의한 부당한 축출에 항거한지 7년여만에 결국 고법의 승소판결을 바탕으로 다시 강단으로 가는 길이 열림.

하도 오랫동안 끌어온 것이라서, 무슨 사건이었는지 사람들이 다 잊어버렸겠다. 한번 다시 좀 참조하자.

…한마디로 요약해서, 학문적 소신으로 원로들의 치부를 찔렀더니, 냉큼 짤린거다.

!@#… 복직이 아닌 재임용. 교수니 원로니 하는 고상한 명칭을 간판으로 한 교육마피아들의 여전한 궁시렁거림과 무책임함. 무엇보다, 지난 7년간의 시간과 에너지 손실. 극적인 승리따위, 현실에는 당연히 없다. 하지만 이제 첫걸음이다. 후학들이 미대 원로 교수들의 친일행적을 비판하는 것 정도는 당연히 이루어질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지고, 정당한 평가가 아닌 마피아식 신디케이트로 누군가를 축출하는 것은 ‘행정절차’가 아니라 ‘악행’이라는 것이 당연시되는 상식적인 사회를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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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보니님의 아성에는 절대적으로 못미치겠지만, capcold도 가끔 정보 찌꺼기 모음을 올릴 예정. 안 모아두면 스스로 까먹으니까.

!@#… 독자만화대상 결과발표.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굵직한 글을 하나 쓸 요량이지만, 우선 결과확인부터.

!@#… 마찬가지로, 애니주제가 인기투표인 ‘만화인의 노래’ 결과발표.

!@#… 팬들이 진짜로 원하는 슈퍼히어로 실사영화… 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라! 불타는 팬필름, <그레이슨>. 주연: 1대 로빈 딕 그레이슨. DC계열 히어로들, 원래 코스츔 그대로 총출동. (…물론, 예고편만 있는 동인필름)

!@#… 살 수 밖에 없도록 만들다니! 크윽…;;; 크리스마스 전야의 악몽, 보드게임. 뽐뿌질 당하고 괴로워하는 중.

!@#… HIERONYMUS BOSCH 피겨세트. 초현실주의 화가 아저씨를 따라잡은 악취미(?)원형사들에게 갈채를.

!@#… 영화 <그때 그 사람들> 상영금지 가처분 법원결과: 논픽션을 지워라. 그래서 3장면을 빼야하는 지경. 지지세력 많은 다카기 마사오는 참 좋겠다.

!@#… 투표 중인 이라크. 적어도, 이라크의 상황이 더 좋아질지는 몰라도, 적어도 미국이 지네 군대를 철수시킬 첫번째 명분이 만들어진 셈.

!@#… (추억의 사이트) 레고의 달인. 최소부품 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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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공감.

카페 > ■ 방배동 사람들 ■ / 석가
http://cafe.naver.com/bscomic/9500

!@#… 석정현 작가홈에서 퍼옴. 너무나 명쾌, 통쾌하다. 마지막 결론까지, 스트레이트한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진짜배기 ‘만화’. 출처를 찾아본 결과, 원래는 “The Oregon Experiment” , Christopher Alexander, et. al., Oxford University Press 에서 나온 것이라고 함. 웹디자이너용 유머…지만, 사실 어디에나 적용가능. 그것이 웹 상에서 떠돌면서, 한명 두명 한 두칸씩 이어붙이고 첨가하다가 이 버젼(이런 식으로), 그것도 칸을 재구성한 한국어 번역본까지 왔다. 공개적인 공동창작의 힘, 온라인의 나름대로 이상향.

(여기서부터 퍼온 내용)========================

 

아… 마지막 ‘고객이 정말 필요한 것’을 보고 모든 것들이 와르르르르 이해돼버렸습니다. 크아, 누가 만든건지 진짜 예술이다… 정말 이런 만화를 만들고 싶네요.

밥의 원한은 무섭다

!@#… 요즈음 한창 난리중인 서귀포시 결식아동 부실도시락 지급 사건. 시장 사과와 함께, 결국 담당 과장이 짤리다. 이기준도 사흘은 출근까지 하면서 버텼는데, 보도 하루만에 이렇게 해내다니. 역시 밥의 원한은 무섭다.

!@#… 하기야 한솥도시락의 980원 콩나물국밥이 있는 한, 어떤 예산 핑계도 용납되기 힘들다고 보지만. 그러고보니 서귀포 시청 구내식당 운영자 김모씨라는 사람의 멘트가 걸작이다: “사진에 나온 건 먹다 남은거다. 실제로는…” 실제로는 단무지가 다섯조각 쯤 더 들어있다고 한다. 아하, 그러쿠나. 아니 애초에, 빵에 단무지가 뭐냐 이 빌어 쳐먹을것들아. 식당에서 남은 재료 대충 쌔려 넣었다는게 너무 티나잖아.

!@#… 이번 기회에, 누가 예비군 훈련장 도시락도 문제 좀 삼아주면 좋겠다. 3500원이나 받으면서, 그것도 다른 선택의 여지 없는 독점이면서, 밥은 완전히 똥국 짬밥 (결식아동은 불쌍하지만 예비군은 안 불쌍하니까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건가? -_-;). 여튼 이 분노가 밥가지고 돈장난치는 놈들 전반에 대한 것으로 마구 확장되고 불붙었으면 좋겠다. 에에… 실제로는 한 사흘쯤 가다가 사그러들 거라고 짐작하지만. 뭐, 그래도 희망이 나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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