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테스트: 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구냥 6호]

!@#… 컴 끄고 잠자려다가 잠깐 재밌는 것 발견(아니 사실, 여기는 은근히 매번 재밌다). 야후에서 운영중인 ‘심리웹진 구냥’. 심리테스트를 메인으로 하고, 그것과 관련된 인물소개, 기사 등을 결합. 요새는 잘 안보이던데 원래 최고의 아이디어다 싶었던 것은 심리테스트 결과와 함께 “당신 같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아이템에 관심있을 것이다”라는 지름혼 불지펴주기…-_-; 뭐 여튼, 이번호 주제는 무려 “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한번 해봤더니 결과는… (강조는 capcold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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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상황예민성 : 70 점    행동신속성 : 70 점    

침착하고 과감한 “전장의 영웅”형 / 생존확률 80% 

특징 

당신은 상황파악이 빠르고 행동도 그만큼 과감하다. 나서야 할 때, 숨어야 할 때를 냉정하게 판단할 줄 안다. 당신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그건 당신의 인품이나 지도력 때문이 아니다. 그저 당신을 따르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은연중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에게 별로 책임감을 느끼진 않는다. 삶과 죽음은 운명이고 내 운명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듯, 다른 사람들의 운명도 당신과는 상관없는 곳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장점(생존의 이유)

당신이 생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황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행동을 즉시 하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쟁터는 당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환경이다.

단점(죽음의 이유)

당신은 순간의 판단에는 능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은 부족할지 모른다. 상황파악을 제대로 했더라도 그것이 단기적 이익에만 그칠 때 그런 행동들이 모이고 모여 당신을 궁지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개인의 능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전쟁터에서는 더욱 그런데, 궁지에 몰린다는 것이 바로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조언

당신은 급변하는 환경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빠른 판단과 행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으라. 그곳에서 당신은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당신 곁에 모여드는 동료들을 도와주라. 장기적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언제나 win-win을 추구하라. 당신이 살린 동료가 당신을 살려줄 수 있다. 당신이 비록 고수이긴 하지만, 당신보다 더 뛰어난 고수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을 찾아서 그 비결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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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끔. 아니, 저건 진짜 capcold적 성격의 핵심을 찔렀군. -_-;

나도 할래!(클릭)

글쓰기 푸념.

!@#… 글쓰기 잡상. 요새, 가면 갈수록 서면 인터뷰 혹은 리플/트랙백 식의 대담식 글쓰기가 편해진다. 귀찮고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왜냐하면, 문제설정 자체를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을 통째로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문제는 있는데, 자 capcold라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것만 스윽 내밀어주면 되니까.

!@#… 특히 문제설정에 대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질리도록 이야기하다가 지쳐서, 굳이 다시 꺼내기가 너무너무 귀찮아질때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어차피 ‘맥락’, 즉 과거에 어떤 식의 논의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을 굳이 다시 찾아보는 수고 따위는 하지 않는다. 자기네들이 처음 봤으면 그건 그냥 처음 생겨난 거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런 꼴을 보면 참 피곤해진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들을 새롭게 설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 모를까, 아무래도 상관없는 “스스로를 여론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단순한 의견배설에 쾌감을 느낄 뿐인” 사람들에게 굳이 할당할 에너지 따위는 없다. 사실 대세에 영향을 끼치지도 못하는 인간들까지 일일이 상대해서, 어느 세월에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냔 말이지.

!@#… 여튼 그게 요새 글쓸 때 가장 고민하는 문제다. 그래서, 항상 맨 처음 문단 – 즉 문제설정 부분이 가장 안써진다. 이런 뻔한 문제제기를 또 제기해야 하나, 그냥 “요새 생각하고 있는 해결책”들을 다루고 있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면 안될까 하는 욕심. 하지만 문제의식 따위 계속 다시 반복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굳이 기억 따위 못한다는 것이 현실. 게다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대상으로 쓸 것인가도 큰 문제다. 우매한 대중따위 그냥 버려버리고 그냥 ‘선수용’ 글에 집중할까, 아니면 그래도 역시 대중적인 글쓰기는 필요하니까 노력을 기울일까.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결국은 그 대중 속에서 새로운 선수들도 나오기 마련이니 낚시질을 계속 해야하고. 만화에 대한 글이든, 인터넷 문화에 관한 글이든, 기타 미디어에 대한 글이든 사회에 대한 글이든, 심지어 그냥 개그든(대중들을 포섭하는 개그를 할 것인가, 아니면 마음껏 매니악한 개그를 할 것인가…)  마찬가지 고민이다.

!@#… 한국에서는 각종 글들 – 블로그에 한정짓는 게 아니라 기획서든 보고서든 다 포함 – 을 기계처럼 뱉어내야하던 입장에서, 지금은 다시 머리속에 자료를 ‘입력’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다 보니 자꾸 성찰을 하게 된다(이러다가 진짜, 일기 만화라도 연재하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뭐 여튼 그냥 잡념.

하이퍼링크의 힘.

!@#… 이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얼추 일일 200명의 고정독자로 유지되는 마이너 컬트 블로그인데, 가끔 방문객수가 확 뛸 때가 있다. 오늘 보니 현재 439명. 보통 이런 때 나는 직감하곤 한다.

“아, 어딘가 방문객수 많은 인기 블로그에서, 이쪽 블로그의 어떤 글로 하이퍼링크를 걸었구나.”

!@#… 아니나 다를까, http://nbsp.egloos.com/1164422 . (뭐 이 논의에 대한 내 입장은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될 듯. 아니 좀 여유있을 때 이 이슈 포함, 여러가지를 포괄하는 좀 다른 접근법의 글을 하나 머리에서 뽑아낼 생각이지만).

!@#… 여하튼. 새삼, 하이퍼링크의 힘과 웹 구조의 오묘함을 다시금 느껴본 하루. 에에…이게 결론인건가!

내가 심리학 실험들을 좋아하는 이유.

!@#… 최근 발표된, 선택맹에 대한 스웨덴 연구진의 결과. 역시, 인간은 바보다.

(클릭. 조선일보 이영완 기자. 확실히, 재밌는 과학 단신 기사를 잘 수집해온다)

!@#… 나는 심리학 실험들을 좋아한다. 모든 종류의 실험을 다 좋아한다기 보다, 뭔가 사회적 장면을 주면서 속임수를 쓰고는 반응을 얻어내는 류의 실험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런 류의 실험들의 결과로 나오는 내용들이란 것이, 보통 한가지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생각보다 훨씬 멍청하다“.

훌륭한 논리라는 것

!@#… 고등학문, 특히 사회과학이란, 결국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증명하는 훈련이다. 생각하는 바는 어차피 먼저 정해져 있는데, 마치 그것이 체계적이고 훌륭한 과정에 의해서 탄생한 것처럼 나중에 얼버무리기 위해서 자료와 논리를 그 사이에 끼워넣게 된다. 즉 좋은 논증이란 단지 내적으로 훌륭한 것이 아니라, 아무리 막나가든 어쩌든 결국 원래 말하고 싶었던 그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음, 골치아픈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논증에 관한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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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피쉬’는 작고, 노랗고, 거머리처럼 생긴데다가, 아마 전 우주에서 가장 괴상한 존재인 듯. 이것은 뇌파 에너지를 먹고 사는데, 모든 무의식 수준의 주파수를 흡수한 후, 의식 수준의 주파수 및 두뇌의 언어중추에서 잡아내는 신경 시그널로 이루어진 일종의 신호체계를 텔레파시적 과정을 통해서 발산한다. 그래서 실용적인 결과는, 이것을 귀에 쑤셔넣으면 누군가가 당신에게 건네는 말을 설령 어떤 언어라 할지라도 곧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들으면서 뇌파의 신호체계를 해독하게 되는 셈이다.

뭐, 이런 정신 혼미해질 정도로 유용한 것이 단지 우연한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탄생했을 가능성은 무지막지하게 희박하다; 그래서 어떤 사상가들은 이것을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궁극의 확고부동한 증거로 택하고 있다. 논증은 대략 이런 식이다:

  – “나는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기를 거부할지니” 라고 신이 말한다. “증명은 믿음을 부정하고, 믿음이 없다면 나는 무(無)에 불과하도다.”

  – “하지만요,” 라고 인간이 말한다. “바벨피쉬가 결정적 증거잖아요, 안그래요? 이것이 당신이 존재한다는 증거인데, 그러니까 당신은 존재하지 않는 거네요. 증명 끝!”

  – “어머나” 라고 신이 말한다. “그 생각은 미처 못했는데.” 그리고는 논리 속에서 펑하고 사라져버린다.
  – “뭐, 쉽구먼.” 인간이 말한다. 그리고 앵콜로 이번에는 검은색이 곧 흰색이라는 증명까지도 해내고, 다음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여 죽어버린다.

———- Douglas Adams,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국내 출판본이 아니라, 그냥 김낙호 직접 번역문. 국내판은 극악하다고 소문난 옛날 판본도, 훨 나아졌다는 최근 판본도 사실 읽어본 적 자체가 없다! 하기야 따지고 보면 애초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라는 제목 자체부터가 그리 해피한 번역이 아니지만. “The Hitchhiker’s Guide to ***” 라는 말은 원래 “*** 초급 안내서”라는 말이다. 뉘앙스로 따지자면 “***,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정도의 발랄한(?) 표현. 물론 이 책에서는 초반에 주인공들이 정말로 우주선에 히치하이킹을 하지만, 그건 오로지 만담개그를 넣기 위한 것이었을 뿐. -_-; 아니 사실 애초에 그냥 무단승차한 거지, 그게 어디가 히치하이킹인가. 게다가 나중에는 그 정도 개념마저도 다시 안나오다시피하고. 뭐…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

보수의 반대말

!@#… 한국어에서 “보수”의 관례적인 반대말은 “진보”다. 그런데 정작 영어에서 conservative의 반대는 liberal이다. 이런 것이 바로 “세계관”.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