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단상.

!@#…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게 되는 사회조직이라면 어디든지(즉 그냥 어디든지), 사업의 지속성이 파괴되는 가장 보편적인 패턴이 한 가지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바로… 손털고 나간 전임자가 벌려놓은 사업이라면, 후임자는 적당히 뭉개려고 하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힘든 일은 자기가 해야하는데, 잘되어 봤자 애초에 일을 벌렸던 전임자의 공과가 되니까 (스타워즈 시리즈를 명작 ‘시리즈’의 반열에 올려준 에피5 제국의 역습의 감독은 어빈 커시너지만, 다들 루카스만 생각하듯이). 사업을 갑자기 완전히 뒤엎어버릴 만한 명분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역시 적당히 무관심과 홀대로 서서히 자연스럽게 말라죽게 만드는 것 – 즉 뭉개는 것이 최고 아니겠는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그러지말고 전임자의 사업을 확실하게 더욱 발전시키고 키워서 아예 사실상 자기 공과로 인정받을 만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려 열심히 일해야 하잖아. 특히 공무원 조직의 사업, 산업적 수익보다 이벤트성이나 정치성이 강한 사안이라면 더욱 이런 패턴에 취약하다. 그런 뭉갬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전임자가 상관으로 올라가거나, 원래의 상관이 전임자의 사업에 무척 애정이 많거나 해서 그것을 억지로라도 계속 하도록 시키는 것 밖에 없다. 물론 보통들 그렇게 안하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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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로그의 토막 창고는 점점 쌓여나간다

!@#… 건프라를 즐기는 건다머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구조물이 있으니, 그것을 ‘미개봉 프라탑’이라고 한다. 프라모델 박스가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수직으로 쌓이는 것. 그런데 그나마 다 만들고 나면 박스를 처분이라도 할 수 있지만(버리든지, 펼쳐서 파일에 보관하든지), 문제는 아직 만들지 않은 신품의 경우. 아니 왜 정신 산만하고 공간도 비좁게스리 다 만들지도 않고 자꾸 사서 쌓아놓냐고? 그게, 여튼 뽐뿌가 오면 확보를 해놓게 된다니까. 지금 확보 안하면 나중에 못구할 것 같은 근거없는 느낌도 들고. 그런데 확보를 하고 나면 뽐뿌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사보고나니까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일단 꺼내놓고 나니까 끝까지 만들 엄두가 안나서. 시간상, 여유상, 뭐든. 그래서 확보는 하되, 그저 쌓여있는 유보 상태가 된다. 그러는 와중에 다시금 큰 뽐뿌를 주는 다른 아이템이 등장해주시고, 미개봉 프라는 더욱 뒷순위로 미루어진다. 그리고… 도돌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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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서의 락 음악 – 『창고라이브』[기획회의 070915]

!@#… 난데없이 직장인 락밴드 영화가 두 편이나 동시개봉해서 그저그런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락덕후 몸부림과 좌절의 타이밍에 지난번 원고를 끄집어내고 말았다.

소통으로서의 락 음악 – 『창고라이브』
김낙호(만화연구가)

90년대 초중반 즈음, 한국에서 대중문화 담론이 폭발했을 당시 락 음악은 무슨 대단한 저항정신의 상징이어야만 한다는 듯 소개되곤 했다. 하지만 거품이 꺼진 후 남은 실상은, 락 음악도 다른 여느 음악과 마찬가지로 그 시작은 기존 다른 장르들에 만족하지 못해서 탄생했고 대중적인 무언가를 두드리며, 때로는 상업성에 찌들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성을 꿈꾸기도 하는 또 다른 대중음악이었다. 다만 음악의 형식상 좀 더 원초적으로 열정적이며 강렬하게 내지를 수 있는데(하기야 그런 성향 자체가 이미 우리 현대 사회에서는 ‘반골’이지만 말이다), 예술적 성취에 목숨 거는 다른 온갖 고상한 장르들보다도 훨씬 편하게 소통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원래부터 그렇기에 기타연주 기교와 찰랑거리는 갈기머리 휘두르기, 위악적 무대설정으로 포장된 80년대 주류 락이, 90년대 초에 그저 동네 청년들 같이 차리고 나와서 젊은 세대의 불안과 자조를 거칠게 내지르던 너배나에게 밀려났던 것 아닌가. 중요한 것은 저항이라는 이름표가 아니라 크고 작은 억눌림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 자신들의 감성을 솔직하게 락 음악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그저 창고에서 친구들과 모여서 굉음을 낸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좀 더 솔직하게 우리 이야기를 하겠다는 욕망,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소통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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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부천 2007]

!@#… 2007 부천 국제만화도서전 자료집용으로 쓴 원고. 자료집에 들어간 버전은 아마 분량상 많은 축약이 있었겠지만, 이게 원래 이야기. 북미권 만화계 트렌드 서술과 더불어, 2006-07시즌에 북미권에서 나온 만화 TPB 신간들 가운데 100여종을 추천하고 그 중 40편에 대해서 세 줄 소개문을 쓰는 것 까지 패키지로 (시장파괴자급 헐값에;;;) 작업. 추천 기준은 당해 수상기록이나 언론의 호평 및 화제성 등을 기준으로 했기에, 안읽어봤거나 혹은 읽어봤지만 별로 안좋아했던 것도 다소 섞여있음. 즉 capcold의 선호작품군이 아니라, 도서관용 구비 목록 (책들은 모두 현재 시점에서 아마존닷컴 등에서 구입 가능). 뭐 여튼, 혹시나 자료집을 구해본 적 없지만 내용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전문 백업.

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김낙호(만화연구가)

80년대 말 장르만화의 새로운 혁신과 작가주의 만화의 부흥으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려 했던 미국의 만화는,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시장 측면에서도 작품성 면에서도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된 우수한 작가주의 계열 작품들의 축적이 한쪽에서,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일본 만화의 영향력을 흡수해가면서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마침내 미국 만화계는 거듭나고 있다. 우선 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2006년에 미국의 만화 판매 시장은 6억4천만불 규모로 추산되며, 이중 ‘그래픽노블’로 총칭되는 단행본 판매가 3억3천만, ‘코믹북’으로 총칭되는 연속간행물 판매가 3억1천만으로 추산되었다(통계 출처: ICv2 그래픽노블 컨퍼런스 발표자료, 2007.2.22). 여기에는 유통경로 상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일본만화 계열의 현지 발매분, 그리고 만화책의 일반 서점 판매량 가운데 상당수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한 수치로, 세계 출판계 전반적인 불경기를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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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속담.

!@#… “1명을 죽이면 살인자, 1만명을 죽이면 영웅.”

… 정말로 영웅으로 추앙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겠지. 피해가 어떻든, 왕이 되면 내맘대로 장땡이라는 표피적 의미로 끝날 이야기도 아니다. 엄청난 스케일로 일을 저질러버리면, 아예 대중이 그 사건을 해석하는 사회적 사고방식 자체가 그 황당한 사태를 나름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왜곡된 합리화를 할 수 있음의 아이러니를 경고하는 속담이리라.

“100억원으로 50만명을 낚으면 삽질, 700억원으로 800만을 낚으면 대한민국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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