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의 오락코드 – 『서울협객전』[기획회의 250호]

!@#… 지면으로 인한 저평가는 슬프다. 특히 한때 오히려 고평가를 나을만한 지면이었다면.

 

무협의 오락코드 – 『서울협객전』

김낙호(만화연구가)

대중문화의 특정 인기 장르에 대한 편견은 결코 드문 것이 아니다. 아니 일각에서는 아예 장르라는 말이 접두어로 붙으면 격을 여러 단계 낮춰 인식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장르소설’ 이라든지). 이런 자세가 장르의 뻔한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새로운 예술적 성취가 없으니 얕잡아 봐도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논리가 덜 갖춰진 어렴풋한 우월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생활의 다양한 층위 만큼이나 문화 역시 여러 층위를 총체적으로 볼 것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심히 한탄스럽다. 장르물이라는 것은 하나의 틀일 뿐, 그 안에 담기는 것은 사실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도 있고(히치콕을 재발견한 카이에뒤시네마를 기억하자), 사회적 문제의식을 던져넣을 수도 있다. 다만 장르물은 특성상 대중적 오락기능에 더 우선적인 초점을 두고 있을 따름이다. 아니 애초부터, 대중적 오락기능 자체에만 집중하면 또 어떤가. 중요한 것은 애초에 목표한 바가 명확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완성도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왓치맨, 슈퍼히어로장르를 재발명하다 [판타스틱 0807]

!@#… 기획회의의 서평 버전에 이어, 지난 판타스틱에 기고한 Watchmen의 만화문화적 맥락 이야기. 본문에도 언급하고 있지만, 이 작품이 미국이 아닌 영국 만화라는 점이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왔는지 이해하기에 무척 도움이 많이 된다.

 

히어로는 무엇으로부터 사회를 지키는가
– <왓치맨>, 슈퍼히어로장르를 재발명하다

김낙호(만화연구가)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사회를 누구로부터 지키는가 – 『왓치맨』[기획회의 226호]

!@#… 작품이 작품이다보니 여러 지면에서 소개하게 되었고, 기획회의에는 책으로서의 맥락, 판타스틱에는 다른 꼭지들 사이에서 만화문화적 맥락으로 쓰게 된 물건. 민란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 하는 압박스러운 정부와 초인을 자처하는 듯한 수장 덕에, 오늘날의 한국에서는 더욱 여러가지 의미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

사회를 누구로부터 지키는가 – 『왓치맨』

김낙호(만화연구가)

문화권에 따라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스스로 무장하여 질서를 지킨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큰 미덕으로 칭송되어 왔다. 민병대든 동네 방범이든, 이런 자경단 정신은 자율적 인간이 사회적 몫을 자발적으로 다하며, 나아가 사회 속 타인에 대한 애정까지 보여주는 것으로 쉽게 간주된다. 그 자발성이 지니는 도덕적 훌륭함의 느낌은 확실히 크다. 하지만 사회가 미국 서부 시대의 개척촌이나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 임진왜란 한복판이 아니라면, 즉 사회가 나름대로 정의를 강행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자경단 정신을 칭송하는 것은 몇 가지 난점에 봉착한다. 제도의 정의와 개인의 정의의 마찰, 제도 속을 사는 일반인들과 제도를 넘어서는 영웅의 마찰, 공공선의 한도, 불의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 등 끝이 없다. 이런 것은 특히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도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결코 낯설지 않을만한 문제들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