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재미를 허하라 – 『크로니클스』[기획회의 070515]

!@#… 논의 초기에 기획 참여했다가 유학차 도망쳤던 물건으로, 결국 2년만에 세상의 빛을 본 케이스. 여러 우여곡절 속에서도 꽤 충실한 품질로 나와줘서 반갑고, 당초 기획한 컨셉들의 상당 부분이 잘 녹아들어가서 또한 재미있다. 2권, 3권까지는 후딱 출간되어줘서 상승세를 만들어주기를 바랄 뿐.

아이들에게 재미를 허하라 – 『크로니클스』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수년간은 확연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만화는 ‘비교육적’인 것의 대표격으로 종종 어른들의 걱정 속에 동원되고는 한다. 사실 그 어른들이 원하는 아동들의 교육을 저해하는 것은 비단 만화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인터넷 상의 넘치고 넘치는 잡스러운 정보와 커뮤니티들 등 넘치고 넘친다. 즉 거꾸로 생각하자면 만화가 그만큼 어른들이 교육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 – 바로 ‘책’의 형식과 가까우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락성을 추구하고 있기에 그만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리라(물론 과장법이 다소 끼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는 언젠가부터 부모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학습’이라는 컨셉을 차용하곤 했다. 아동들에게 오락적 재미를 주어 승부하고 싶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굳건한 벽, 부모의 교육 만능주의 – 솔직히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라기보다는 그저 경쟁적 입시준비에 대한 변명이지만 – 를 돌파하기 위한 밑밥인 셈이다. 하지만 밑밥은 종종 멍에로 돌아온다. 학습성을 어떻게든 집어넣겠다고 신경 쓰느라 재미가 없어지거나, 아무리 봐도 전혀 재미없는 이야기를 학습성으로 덮어보려고 하는 얄팍한 술수 말이다. 이럴 때 그리워지는 것은 결국 아동층을 독자층으로 하는, 재미 그 자체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영화로 따지자면 『나니아 전기』, 소설로 따지자면 『해리포터』 연작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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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하루히’ 열풍 [한겨레21/615호]

지금 세계는 ‘하루히’ 열풍

괴짜 주인공의 엽기적 유머, 라이트 노블의 정점에서 탄생한 성공작… 만화·애니메이션의 감수성으로 향유자의 취향 클러스터에 눈높이 맞추다

– 김낙호 (만화연구가)

최근 인터넷을 돌면서 대중문화 관련 포스트들을 검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스즈미야 하루히’다. 알라딘이나 예스24 같은 인터넷 서점과 교보문고 전체 판매순위에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3권이 100위 안에 포진해 있고, 인기검색어 순위에서도 이 이름이 종종 출몰한다.

각종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속칭 ‘하루히즘’이라고 불리는 패러디 영상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팬들이 시리즈의 1권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엔딩의 ‘하루히 댄스’를 따라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붐은 일본은 물론 한국, 나아가 북미나 유럽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각종 대중문화 관련 블로그와 포럼에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오르내려서, 이른바 “하루히는 세계 대세”라는 장난 섞인 말이 돌아다니고 있을 정도다.

각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폭발적 인기

그 이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스타일의 감성적 현대소설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하루히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원작소설은 다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토 노이지 일러스트, 대원씨아이 펴냄)의 주역인 미소녀 여고생 캐릭터를 칭한다. 하루히는 자기소개 시간에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 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이라고 ‘뒤집어지는’ 인사를 하는 괴짜. 소설의 내용은 지루함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이 괴짜 미소녀 여고생이 SOS단이라는 온갖 특이한 활동을 추구하는 동아리를 만든 뒤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다. 이 황당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내레이션을 하는 남학생 ‘’. 하루히의 앞자리에 배치돼 몇 마디 말을 나누었다는 죄로 동아리의 창립에 관여하는 은, 하루히에게 ‘반강제로’ 끌려온 ‘평범한’(이상하긴 하나 현실 수준에서 수용 가능한 평범함을 가장하고 있음) 학우들과 함께 부조리한 코미디의 세계로 빠져든다. 알고 보니 실제로 주변에는 외계인과 초능력자 등 기이한 존재들이 우글거렸으며 또한 우주는 하루히가 지루하면 지루한 데 맞춰, 재밌어하면 재밌어하는 데 맞춰 재편되는 ‘하루히의 매트릭스’였다. 이렇게 일면 엄청난 스케일로 발전해나가지만 여전히 작품은 가벼운 학원 코미디물의 외향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기에, 묘한 불균형의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런 지극히 장르 대중오락 성향, 그것도 이른바 ‘오타쿠’ 취향의 소설이 그 정도까지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히 시리즈’는 속칭 라이트 노블로 분류된다. 거칠게 정의내리자면, 라이트 노블은 만화·애니·게임 등 일본에서 흔히 ‘서브 컬처’라고 부르는 대중문화 장르들과 감수성이 연동돼 있는 장르소설을 칭한다. 하지만 장르라고는 해서 추리소설이나 공상과학(SF)처럼 특정 소재와 사건들을 다룬다는 개념으로 묶이는 것은 아니고, 만화·애니메이션·게임 매체의 주류 대중문화 영역을 장르문화라고 부를 때의 그런 의미다. 라이트 노블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한 대본을 소설화한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만큼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감수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커서, 매체 이식이 쉽게 일어나기도 한다.

‘하루히 시리즈’는 라이트 노블 계열의 정점에서 탄생한 성공작이다. 이 작품은 당대의 여타 소설 문학의 성과에서 자양분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라이트 노블로서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 만화·애니·게임 쪽의 장르적 규칙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괴짜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클럽을 만들어 평범한 학우들을 엽기적 유머의 세계로 물들인다는 구성은 순수문학이나 영화보다는, 만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장르 규칙이다. 알고 보니 평범한 일상의 주변이 사실은 우주적 음모의 소용돌이였다는 식의 과장 역시 SF 애니메이션에서는 친숙하다. 또한 미소녀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특정한 구성 요소- 메이드복, 고양이귀, 유아 취향 얼굴과 큰 가슴의 결합, 무표정 등- 들을 분류, 각각의 항목 단위로 열광하는 현상인 속칭 ‘모에’ 취향에 대한 집착은 90년대 중반 이래로 그쪽 계열에서 폭발적으로 발달시켜온 것이다.

장르의 힘, 취향의 힘!

라이트 노블이기에 ‘하루히 시리즈’는 단순히 소설 애호가들을 불러모으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르적 즐거움에 대한 총합으로서 만화·애니·게임 분야의 지지자들을 효과적으로 규합할 수 있다. 이 시리즈가 인기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장르의 힘이다.

그리고 ‘하루히 시리즈’가 히트한 두 번째 이유는 취향의 힘이다. 이것이 진짜 핵심이다. 양적 과잉으로 규정되는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무언가를 즐기는 것은, 매체나 작품에 대한 집착이 아닌 특정 취향의 묶음이다. 말하자면 ‘취향 클러스터’다. 예를 들어 만화를 즐긴다고 하는 사람은 대부분 만화의 모든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세부 취향을 즐긴다. 그리고 그 선호하는 취향의 정체성이 선명할수록, 취향과 연동되는 다른 매체, 작품,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향유의 범위를 넓히게 된다. 미소녀 연애물 만화에 심취하게 되면 다른 만화인 예술만화와 학습만화로 애정을 키워나가기보다는, 애니메이션·게임·모형 등 여러 인접 분야에서 미소녀 연애물의 취향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취향을 깊게 파고들수록, 여러 매체와 향유 방식을 포괄하는 취향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하루히 시리즈’의 히트는 이런 취향 클러스터의 대표적 성과다.

이런 취향 클러스터가 작동했기에 올 4월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소설로 피드백되고 그 인기가 증폭되었다. 이것이 이 시리즈가 80, 90년대의 혁신적 작품들에 비하면 전복적 에너지를 연성화한 정도에 불과하고, <멋지다 마사루>만큼 마음먹고 막 나가지도 않으며, <신세기 에반게리온>만큼 그럴듯하게 우주적 음모론을 전개하지도 않지만 폭발적인 힘을 얻은 이유다. 국내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뿌려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다른 경쟁 작품들보다 높은 품질의 미소녀 영상을 제공했으며, 줄거리에서도 원작 이상으로 모에 취향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던지면서 팬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원작의 사건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섞어 내용상으로는 5화의 외전 정도에 해당할 에피소드를 아무 설명 없이 1화로 편성해 방영하는 등 파격적 연출을 사용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팬들의 참여의식에 더욱 불을 붙였다. 팬들은 패러디 동영상 공유는 물론, 소설의 설정에 대한 각종 정보 교류와 아마추어 동인지 창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발적인 붐을 조성하고 있다. 즉 ‘하루히 시리즈’는 새로운 혁신을 이뤄내기보다, 여러 향유 양식을 효과적으로 혼용해 성공한 셈이다.

당신의 ‘모에’는 무엇입니까

장르와 취향의 힘은 작품 자체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취향을 가진 자신의 향유자들과 얼마나 가깝게 동조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히 시리즈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자기 작품의 현재 향유자들과 눈높이와 입장을 맞춰주고 있음을 밝힌다. “모에 요소가 더 필요하니까”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며 특정 미소녀 캐릭터를 동아리에 강제 가입시키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작품의 향유자들이 지니는 취향과 동일시된다.

작품보다는 장르와 취향을 향유하고자 하는 시대에, 하나의 작품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려면 흐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루히’ 소설을 즐긴다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대변하는 만화·애니메이션 중심 장르문화의 미소녀·학원 코미디·우주 음모론 취향을 즐긴다는 것이다. 오늘날 가장 적합한 대중문화론은 단순한 작품론이 아니라 장르와 취향을 수용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한 라이트 노블의 히트로 한층 힘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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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한겨레21에 실린 글 (정간지 발표원고의 경우 다음 호가 배포 또는 마감되어갈 즈음 – 즉 해당 지면이 충분한 유통을 마칠까지 기다린 후 블로그에서도 공개한다는 개인적 원칙). 원래는 생활면에 들어갈 가벼운 흥미성 기사였는데, 여차저차 쓰다보니 의도보다 하드해져서 결국 또 문화면으로 배치되었다. OTL 그런데 역시 한참 이쪽 계열 사람들의 대세라서 그런지, 무려 잡지 기사 페이지가 스캔되어 올라오는 상황까지 발생. 이번 건을 담당하신 구** 기자님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계실 듯. 개인적으로는 본문에 언급한 ‘취향 클러스터’라는 개념을 다른 기회에 좀 더 깊숙하게 개념화시켜볼 욕심이 있음. 나머지 사족은 수시아님 블로그에 남긴 것으로 대신한다.

“…주인장님 말씀대로, 한겨레21과 뉴타잎 독자들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니까요. ‘팬들을 위한 글’이 아니라, ‘그 팬들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글’. 사실 개인적으로는 하루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마치 일년전쟁 팬이 시드를 바라볼 때 느끼는 부족함 같은 것이죠.”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가 —

범국민 다방구 대회

!@#… 이명박의 시청앞 잔디광장과 스케이트장과 야간 루미나리에쑈가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못쫒아가는 진짜 축제의 감동이란… 스스로 즐거워서 벌이는 놀이다. 바로, 이런거다!

http://playtag.co.to/    ==> 범국민 술래잡기 대회 2005, “올해는 다방구다” !!!

가입해라. 10명씩 데리고 가입해라.

[펌] ZYRX ( 위치 기억 게임 )

출처 블로그 > 게임 개발자의 신기한 정보 모음
원문 http://blog.naver.com/fallskya/100005339066

  게임을 시작하면 오른쪽 위에 검은색과 흰색 점들이 나열되어 있을 겁니다. 그것에 맞춰서 똑같이 만들면 됩니다. 처음에는 계속 보여주는데, 점점 없어집니다.

  오른쪽에 hint라는 것이 있죠? 그걸 클릭하면, 어떻게 나열해야 하는지 다시 보여줍니다. 패턴을 잊어먹었다면, 사용하십시오.

잘 하는 편 : 1500

최고 수준  : 3500 

검색놀이

!@#… 갑자기 생각난 21세기형 신종 놀이. (과연?)

1) 종합 포털사이트에 들어간다.

2) 검색어로 자기 이름을 넣는다. (예: 낙호)

3) 정말로 자기자신에 관한 것을 빼고, 상위 4-5개 검색결과를 적어본다. 내용이 대략 겹치는 건 빼도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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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데이트-_-;    (블로그제목 : 노쿤노우치)
… 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우산이 없어서 비를 엄청 맞았지만-_ㅠ; 즐거웠으므로, 자랑합니다(웃음) 우선 낙호누님과의 프리쿠라!! 네장중에 굳이 요 프리쿠라를 소개하는 이유는-_- …저 멘트-_- “올해 (윈즈) 투어에 갑니닷!” 수능…
==> 누님?!!!??

[역사] 천황의 군대와 성노예 – 일본 역사교과서 집필자의 고발
…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여 이삼일 안에 출발시키도록 할 것. 이 명령을 받은 경찰국 보안과는 매춘업자들 모임인 ‘톈진 특별시 낙호(樂戶)연합회’를 소집해서 ‘기녀’들에게 위안부로 가도록 권유하여 보내라고 했다. 일본군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군과 현지…

==> 연합회?!!? 

김소월의 젊은모습 담은 북한자료 공개    연합뉴스 [생활/문화, 정치]  2004.04.29 (목) 오후 10:21

… 기자가 만났을 당시 소월의 장남 준호(俊鎬)씨는 고향 농장의 목수, 둘째아들 은호씨는 평북 경공업총국의 상급지도원, 셋째아들 낙호(洛鎬)는 평양의 어느 설계연구기관 연구사로 근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고향 인근 문장리에 산다는 소월의 딸 구원(龜元)을…

==> 평양의 연구사?!!

megachem.koreasme.com/viewproduct_7_k.html

낙호 방지제(MG-503) 비염소 계통으로 직기 내부의 부식… 황색, 백색 낙호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한 특수 신제품이다. 용 도 전분, 아교, 젤라틴 등의 호제 공급에 의해 발생되는 황색, 백색 낙호 제거 사용방법-…

==> 방지제???!!!

온천에서는 숫자를 세자!

!@#… 본디 게임이란, 단순함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매력을 발휘하는 법. -_-; 기본기, 즉 게임성 자체에 충실한 수많은 제작자들을 양산해낸 플래시 툴 만세.

!@#… 링크 클릭. 에에… ‘어려움’ 난이도로 클리어하면 랭킹 사이트에 등록 가능. 하지만 무려 8만점대 인간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순위권에 들기는 거의 하늘의 별따기.

!@#… 지각심리학 피험자 노릇하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오락영화를 판단하기 – 아라한 장풍대작전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보고. 거기에 대한 딴지일보의 영화평도 보고. 거기다가 남겨준 한마디. 왈가왈부하지말고 닥치고 그냥 봐라…주의자는 결코 아니지만, 비평을 위한 비평…즉 목적도 뭣도 없이 단지 지면을 채우기 위한 비평에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개인 홈피도 아니라 나름대로 언론이고 뭐고를 표방한다면, 비평은 순수한 개인감상이어서는 안되고, 반드시 이유와 의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그것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폭주해서 어디선가 저절로 그런 의도가 만들어져서 필자의 손아귀를 벗어나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끔 이런식의 말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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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지 게시판은 분위기 타는 거 빼면 솔직히 시체 아닌가? 이전에 다른 영화평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끔은 누군가가 조회수나 추천수 조작기도 동원한다. 지금 분위기가 무조건 아라한 장풍대작전 까면 플러스, 좋았다고 하면 졸라 마이너스 때리는 분위기다. 그런데… 난 재기발랄한 영상실험을 보러 간 것도 아니고, 유쾌한 오락영화 한편 보러 간건데 흡족했거든? 언제까지 다찌마와리 타령이냔 말야. 정두홍의 악역이 너무 얕다고? 그럼 줄줄이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리? 신선계와 인간계가 분리되고 그 사이에서 드문 왕래가 있고 인간계의 혼란을 보다못한 신선이 개입을 하다가 마성에 사로잡혀 폭주한다… 전형적이잖아! 무협 환타지에 익숙한 사림치고 이런 캐릭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왜, 신선이니 도인이 뭔지도 다 설명해달라고 그러지 그래? 허공답보도, 경공술도, 전음입밀도 모두 다 일일이 설명해주라고 하지 그래? 이미 장르의 약속으로 정해진 것들은, 그냥 다들 알고 있으려니 하고 해피하게 넘어가는 게 바로 장르영화 아닌가. 대신 그자리에 또다른 ‘즐거움’을 집어넣고.

!@#… 난 근데 류승범의 캐릭터가 충분히 즐거웠거든. 괜히 러브러브 분위기로 안간 것도 좋고. 아 씨발, 방송국이라잖아, 방송국. 난 그 대사 하나만으로도 영화표 값어치의 즐거움은 뽑았거든? 즐기지 못했다는 열분들은 말이야… 스.스.로.영.화.표.어.치.만.큼.의.즐.거.움.을.얻.어.낼.생.각.이.애.초.에.없.었.던.거.야.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영화가 즐거움을 가져다 주든? 스스로 즐길 준비를 하고 즐겨야 즐겁지. 특히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으로 승부하는 닳고닳은 장르영화…나아가 그런 장르영화들을 공개적으로 짬뽕하겠다고 나선 장르영화라면 더더욱. 류승범의 원맨쇼로 진행되는 무협성장물을 두고, 류승범은 재밌으나 영화는 워스트 쥬니어라는 식의 평가는 솔직히 좀 닭살돋는다. 적어도 이 영화는 류승범이 재밌었으면, 재미있는 영화인거다. 스테이크 요리를 먹으면서, 고기는 맛있는데 요리가 형편없네요…라고 평가하나? 아 물론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다. 같이 나온 당근이니, 파세리니 하는 것들이 졸라 상한 것일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원래 의도한 본체 – 즉 고기덩어리가 육즙 가득 신선발랄하고 입에서 살살 녹으면 그냥 해피해지는 거다. 나머지는 부수적이란 말이다. 고기를 즐기기 위해서는,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더 나은 약점들이다. 그 다음에 주방장에게 항의하든 말든. 

!@#… 자꾸 류승완 감독이 안타깝다는 식의 별 필요도 없는 걱정이나 하면서 폼잡고 있지 말고… 감독은 대자본 동원해서 자기 찍고 싶은 거 해피하게 찍고 있잖아. 너무 자기맘대로 해서, 막판 결투씬 늘어지는 거 봤지? 다찌마와리는 그 때 주어진 예산으로 자기 찍고 싶은 거 찍은거고, 아라한은 아라한인 거다. 왜, 자본이 재능을 타락시켰다느니 하는 말을 하고 싶은거냐? 그럼 샘 레이미는 1억짜리 스파이더맨을 만들 수 있는 실력과 지명도를 가지고 다시 이블데드 찍으러 가야하게? 성냥팔이소녀마냥 한국영화계를 말아먹을 재앙급 프로젝트도 아니고… 매트릭스니 킬빌은 또 왜 맨날 들먹이나. 철학이니 아시아 무협영화에 대한 오마쥬니 어쩌니 하는 껍데기들을 다 벗겨내고 오락이라는 단일한 잣대로 평가를 했을때, 그것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대단했다는 건가.

!@#… 적어도 난, 내가 이 영화 보면서 겪은 즐거움 – 즉 오락으로서의 즐거움 – 은 그냥 간직하고 있을련다. 그리고 아쉬웠던 부분은, 속편이나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련다. 예를 들어서 난 말야, 봇짐 할머니나 구두방 아저씨같은 생활도인들이 문파를 이루어서 서로 항쟁을 하는 이야기도 보고 싶다. 사실 그게 이 영화의 진짜 핵심정서가 되어주었으면 했거든… 일가를 이루는 사람들이 진짜 득도한거고, 그들이 이 세상의 진짜 주인들이라는 거. 그냥 고수들이 평범하게 살고있더라 하는 소림축구의 세계관보다 훨씬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더욱 그쪽으로 파고 들어가면 얼마나 훌륭하겠나. 류승범이 변신슈퍼히어로 마냥 대활약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더 보고싶다. 반칙왕과 스파이더맨과 품행제로를 합쳐놓을 수 있는 최강의 남자 캐릭터, 그리고 그걸 아무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배우가 있지 않는가.

!@#… 그래서 당신은 아라한을 별 다섯개, 베스트로 봉하겠냐고? 전혀. 하지만 재미없으니 보지말라는 말은 안한다. 그 반대다. 재미있으니까 봐라. 대신, 재밌는 장면 같으면 낄낄대며 웃으면서 좀 봐라. 그걸 위한 영화다. 그 이외의 목적에 대해서는 어차피 부실덩어리다. 하지만 빨래방망이로 야구하랴?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대학신입생 모집

!@#… 자고로, 이 시대의 대학 신입생 모집이라면 이정도는 되야지!

http://www.recruit.co.jp/shingaku/scl/sas/SC000196/1/index.html

…<경제전대 기후레인저>! 오오! 불타오른다! 이들이라면, 경제는 물론 지구라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 근엄하게 폼만 잡으면서, 신입생들의 젊은 취향이 어쩌니 말로만 떠드는 수많은 대햑교들과 거기에 식솔로 딸린 교수들에게 신선한(?) 경종을… 울릴지도. 뭐,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