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푸념.

!@#… 글쓰기 잡상. 요새, 가면 갈수록 서면 인터뷰 혹은 리플/트랙백 식의 대담식 글쓰기가 편해진다. 귀찮고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왜냐하면, 문제설정 자체를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을 통째로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문제는 있는데, 자 capcold라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것만 스윽 내밀어주면 되니까.

!@#… 특히 문제설정에 대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질리도록 이야기하다가 지쳐서, 굳이 다시 꺼내기가 너무너무 귀찮아질때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어차피 ‘맥락’, 즉 과거에 어떤 식의 논의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을 굳이 다시 찾아보는 수고 따위는 하지 않는다. 자기네들이 처음 봤으면 그건 그냥 처음 생겨난 거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런 꼴을 보면 참 피곤해진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들을 새롭게 설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 모를까, 아무래도 상관없는 “스스로를 여론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단순한 의견배설에 쾌감을 느낄 뿐인” 사람들에게 굳이 할당할 에너지 따위는 없다. 사실 대세에 영향을 끼치지도 못하는 인간들까지 일일이 상대해서, 어느 세월에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냔 말이지.

!@#… 여튼 그게 요새 글쓸 때 가장 고민하는 문제다. 그래서, 항상 맨 처음 문단 – 즉 문제설정 부분이 가장 안써진다. 이런 뻔한 문제제기를 또 제기해야 하나, 그냥 “요새 생각하고 있는 해결책”들을 다루고 있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면 안될까 하는 욕심. 하지만 문제의식 따위 계속 다시 반복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굳이 기억 따위 못한다는 것이 현실. 게다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대상으로 쓸 것인가도 큰 문제다. 우매한 대중따위 그냥 버려버리고 그냥 ‘선수용’ 글에 집중할까, 아니면 그래도 역시 대중적인 글쓰기는 필요하니까 노력을 기울일까.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결국은 그 대중 속에서 새로운 선수들도 나오기 마련이니 낚시질을 계속 해야하고. 만화에 대한 글이든, 인터넷 문화에 관한 글이든, 기타 미디어에 대한 글이든 사회에 대한 글이든, 심지어 그냥 개그든(대중들을 포섭하는 개그를 할 것인가, 아니면 마음껏 매니악한 개그를 할 것인가…)  마찬가지 고민이다.

!@#… 한국에서는 각종 글들 – 블로그에 한정짓는 게 아니라 기획서든 보고서든 다 포함 – 을 기계처럼 뱉어내야하던 입장에서, 지금은 다시 머리속에 자료를 ‘입력’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다 보니 자꾸 성찰을 하게 된다(이러다가 진짜, 일기 만화라도 연재하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뭐 여튼 그냥 잡념.

자고로 리메이크란…

!@#… 발리우드. 헐리우드 다음으로 강력한 영화산업을 갖추고 있는 (관객 동원력 측면: 인도 인구가 좀 상당하다 / 제작편수: 저렴하고 빨리 찍는다 / 오락성: 아아… 정말, 마음이 다 즐거워질 정도로 한 즐거움한다) 인도의 영화산업을 지칭하는 애칭. 그런데 이 동네는 그 뭐냐 저작권의 개념이 대략 중국과 비슷한 경지라서, 다른 나라 히트 영화들을 그냥 간단하게 발리우드 영화로 리메이크해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얼추 6-70%…라고도 하는데,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곳에서 최근 주목받는 신작 액션영화가 최근 예고편을 공개하였는데… 제목하여 . 올해 크리스마스 즈음 개봉 예정, 주목받는 신작. 그런데 어떤 영화의 리메이크냐 하면… 뭐 한번 맞춰보시길. -_-;

에에…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아직도 감이 안잡히는 분들을 위한, 예고편.

… 아니 뭐, 사실 워낙 스타일리쉬하게(즉 MTV식으로) 잘찍기로 유명한 감독이고, 배우들도 꽤 멋지게 생겼고, 예고편 보면 알 수 있듯이 워낙 원작을 그대로 샷바이샷으로 가져온 듯 하니 뭐 그냥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뭐, 인도 영화들 특유의 도덕성을 고려할 때, 몇가지 플롯상의 변화도 대충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뭐 그냥 저냥 잘 찍었지만 독창성은 부족한, 평범한 리메이크작이 될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다.

!@#… 하.지.만.!!! 발리우드 영화의 진짜 필살기를 잊어버리면 안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 그것은 바로…

뮤.지.컬.

!@#… 이로써, 반드시 구해볼 목록에 추가.

관련소식은 여기.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그대맘대로 하세요 —

국제 세미나 <만화독자의 재발견> 행사소감 (아즈마 히로키씨 외)

!@#… 제3차 청강 세미나(공식홈: http://www.comicstudy.co.kr)  행사가 끝나고, 밤에 발제 맡아주신 아즈마 히로키씨가 개인블로그에 남긴 행사 소감, 눈에 들어와서 후딱 허락받고 업어옴. 원문(일어)은 여기에.

!@#… 나중에 다른 패널분들은 물론, 일반 청중의 감상까지 주욱 긁어모아서 자료보존을 할 생각. 자유대담의 토론자로 참석하신 서찬휘님의 행사소감은 여기. 청중분들 글도 벌써 여기, 저기, 그리고 여기.

————————————————

안녕하세요. 아즈마 히로키입니다. 서울 서대문 근처 호텔에서 쓰고 있습니다.

강연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제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은 순수한 오타쿠 연구라기보다는, 선행하는 오타쿠론/하위문화론을 고쳐가며 쓴 측면이 강합니다. 따라서  동석한 이현석씨와 선정우씨도 말씀하셨듯 미야다이 신지도 오오츠카 에이지도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고, 미소녀 게임도 발달하지 않았고, 그 이전에 버블경제의 광풍을 경험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제 강연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은 야오이는 강하지만 모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의응답에서는 객석에서 꽤 본질적인 질문들이 나와줘서,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양국의 차이가 이것저것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만, 가장 놀라웠고 한편 상징적이었던 것은, 만화 연구라는 마이너한 테마의 세미나임에도 불구하고 청중의 대부분, 어쩌면 2/3이상이 젊은 여성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본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실로 여기에서야말로 양국 상황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이번 강연이 제 강연 경력상 가장 여성 비율이 높은 것이었던 것은 확실합니다(웃음).

그렇듯 대체로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제가 한국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통역을 개입시킨 일방적인 보고가 되어 버렸던 점이 유감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한국의 비평적 맥락을 완전히 모르고 있다는 문제도 재차 통감했습니다. 모처럼 동세대의 평론가나 현업 종사자분들과 동석할 수 있었으니 의견교환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어이없게도 언어장벽에서 방해 받고 말았습니다.

청중들 중에는 일본어를 할 수 있어서 제 사이트를 체크하고 있는 사람들도 몇 분 계셨던 것 같은데, 이것을 읽고 무엇인가 감상이 있으면 부담없이 보내 주십시오. 한국인들이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논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꼭 물어 보고 싶습니다. 빨리 번역판의 출판사를 찾지 않으면… 원고는 있는데…

내일은 선정우씨의 자택에서 실례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한국 오타쿠의 방이란 어떤 것일까요?

————————————————

!@#… PS. 높은 여성비율에 감동이라… 그러고보니 1회때, 스콧 아저씨도 젊은 여성에게 꽃다발 받았다고 무쟈게 감동했었지…(닐 게이먼한테 반격할 꺼리가 생겼다고 좋아했다;;) 한국의 만화판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위치란 정말 심층분석대상이다.   

PS2. 선정우님의 방이라… 그 전설의 방을 보고는, 한국의 오타쿠(에 준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 정도까지 포스가 철철 넘쳐흐를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아줬으면 한다. -_-;

페르세폴리스, 그리고 만화번역 잡설(2)

!@#… <페르세폴리스>가 출간될 때 날렸던 만화번역에 대한 단상글에 대해서, 꽤 진지한 반론을 제시하시는 분이 있어서 답변을 좀 해오다가, 여차저차 길어져서 그냥 아예 새로 들고 오기로 한다. 초점이 뚜렷한, 잘 정리된 논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뭐 충분히 나올법한 이야기. 뭐 여하튼 capcold의 문제설정이나 글쓰기 맥락에 대한 약간의 참조도 될 수 있을지 모르니까 한번 가져왔다.

===================================================

 김태광  번역은 주인장 말씀대로 누가 번역하느냐의 차이가 있겠지요. 그 차이는 어느정도 ‘창작의 영역’에 걸쳐있는 ‘번역의 영역’아닐지요. “내가 했더라면….”은 듣기 민망하군요. 작품의 감상은 ‘독자의 영역’에 걸쳐있는 ‘역자의 입장’이기도 함을 이해하실줄 압니다. 오역이라면 이해하지만, 어투의 문제라…어린 아이의 말투로는 주인장의 말씀대로 쿨~한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저 뿐만일까요.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을 찾다가 들러서 쳐진 댓글 남기고 가서 죄송합니다. 2005/10/30 00:39  
 
 캡콜드  !@#… 김태광님/ 댓글의견이야 항상 대환영이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지점을 지적하시고 싶으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1) 번역이 또다른 창작이라는 말은 물론 동의합니다만, 그 ‘창작’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가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은 번역자의 자의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원작이 원작의 독자들에게 주었던 원래의 의미와 뉘앙스를 다른 문화권의 독자들에게도 가장 온전하게 느끼게 해주기 위한 재해석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리메이크와 번역의 차이죠. 번역가는 자의식 과잉으로 리메이크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2) 어떤 부분을 그렇게 “민망하게”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본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시피 제 번역스타일을 예로 든 것은 번역자의 어투가 번역물의 문체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서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가상 사례에 불과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어투는 이야기의 풍부한 감성과 의미를 담아내는 중요한 일부분이기 때문이니까요.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어, 라는 식의 무슨 유치원생 허풍떠는 이야기가 아니죠. 이왕이면 한번 찬찬히 다시 읽고 민망해 하시길 바랍니다.

3) “쿨~한 것이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말쓴드리자면,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위화감’이라는 것은 독자의 독서에서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원작과 번역본의 사이에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전체 내용을 모두 텔레토비 대사로 바꿔도 나름대로 위화감없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 원작과의 위화감은 엄청나겠죠. 다시금, 본문을 찬찬히 다시 읽고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5/10/30 02:43  
 
 김태광  1) 번역이 일정부분 역자의 상상과 분위기를 닮게 되는 점에서 창작에 걸쳐있다고 말씀드린 것이였습니다. 즉, 번역이 가지는 특별한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리메이크는 목적이 재구성, 재해석이므로 번역의 그것과는 다르지요. 페르세폴리스의 번역에서, 주인장의 말씀처럼 “김대중(역자)의 목소리”가 우려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2) 그 표현은 죄송합니다. 기분이 상하셨을 것 같네요. “민망”했던 이유는 그 표현 자체에 있었습니다. 번역자 김대중씨와의 친분이 있으신 것 같은데(김대중식 어투라고 단정하시니….제 추측인데 맞는지요), 그 어투를 이해하기보다 거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민망”했는가봅니다. 그러다보니 주인장을 예로 든 것마저 “의심”을 산 것 같네요. 비평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애정’이고, 경계할 것이 ‘비난’이라 배웠습니다. 주인장을 예로 든 것이 “민망”했던 이유는 바로 “애정”이 보이지 않아 오해를 산 것이 아닐지요.

3) 제가 이 책(한국어판)을 읽고 굳이 문체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한다면, 호흡이 짧고 쉽다는 것입니다. 제가 말한 “쿨~”은 이런 점입니다. 주인장 말씀이 원작과 번역본의 사이에 느낄수 있는 “위화감”이라면, 제가 말한 쿨~한 것과는 차이가 있군요. 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김대중(역자)의 목소리”가 “위화감”을 일으키는 목소리라고 이해했었거든요. 이렇게 이해한 것에는 위2)에서 말씀드린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2005/11/01 14:39  
 
 캡콜드  !@#… 우선 본문에서 밝혔듯이, 저는 지리적 사정상 한국어판을 보도자료로 공개되어 있는 한 챕터 이외의 나머지 본문은 (아직도!) 읽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위의 글은 결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기대와 우려의 글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즉 비평글이 아닌, 말 그대로 단상입니다. 제가 ‘말투’에 대해서 걱정하는 부분은, 번역자분이신 김대중씨의 말투가 과연 제가 영어판(즉, 불어를 못하기 때문에 원본인 불어판로는 즐기지 못했습니다; 이미 상당한 모순이죠. 그래서 저는 엄청난 노력으로 자료와 뉘앙스를 벌충하지 않는 한, 중역은 정말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에서 본 그 소녀의 어투를 잘 살려낼 수 있을까 – 아니 잘 살려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같은 대본을 놓고 연기를 하는 것이라도 배한성의 맥가이버냐, 아니면 신구의 맥가이버냐 하는 차이죠. 혹은 서혜정의 스컬리냐, 아니면 전원주의 스컬리냐 하는 차이이기도 합니다. 1화를 본 결과 한국어판의 문체가 어떤지 감이 잡혔습니다. 그것은 이제 주어진 조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문자 그대로 그것이 전체 부분에 잘 어울려 주고 있을지 어떨지 걱정/기대하는 것입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난 것으로 보였다면, 그것은 제가 제목 번역에서부터 이미 의미의 손실이 생겼다는 것을 먼저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상당히 아까운 손실입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의미깊은 작품이니까요. 그것이 제가 이 작품 자체에 대해서 가지는 ‘애정’입니다.

!@#… 비평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애정’이라는 것은, 비평글에서 소재로 삼고 있는 특정 작품이나 특정인에 대한 애정이 아닙니다. 그런 주례사에 얽매이면 그건 비평이 아닌 그냥 바보들의 낙서죠. 비평글이 가져야 할 애정이라는 것은, 바로 글이 다루고 있는 소재들이 속해있는 “그 분야 전체의 부흥과 발전을 위한” 애정입니다. 특정 작가나 작품을 열심히 일방적으로 햝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에 정당한 평가를 부여함으로서 만화라는 분야 자체가 얼마나 멋진 담론으로 활성화된 좋은 문화 예술분야, 혹은/또는 문화산업 영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려되는 부분은 우려하고, 재발견해야할 부분은 재발견하고, 심지어 진짜로 비난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확실하게 비난해서 큰 흐름에 기여하는 것이 진짜 비평입니다. 제 자신이 얼마나 그 길에 충실한지는 항상 모자름을 느끼지만, 최소한 그것이 길이라고는 믿습니다.

!@#… 만약 이야기가 더 길어지면, 덧글이 아닌 새 관련글로 옮기겠습니다. ^^ 2005/11/01 15:47  
 
 김태광  1) 중역에 대한 생각입니다 – 이 작품이 중역을 했다는 것이 사실임을 인정하더라도, 주인장의 말씀은 중역의 한계를 지적할 뿐, 현 번역에 곤란한 점이나 모순이 있다는 근거로는 적절치 않습니다.
2) 비평글과 단상 – 작품에 대한 애정은 비평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더 나아가 주인장께서 일하시는 분야가 혹 관련된 것이라면 관련분야 전체의 발전까지도 염두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이야기들은 사실, ‘페르세폴리스 한글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게 되는대요. 주인장께서 남기신 “단상”을 제가 “비평”이라 여겼기 때문에 범주를 넘어선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비평”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작품에 대한 소개와 평가가 전문적인데 비해, 출판물에 대해서는 가벼이 여기시는 듯 했기 때문입니다. 주인장의 의도를 비껴나간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기왕에 주인장께서 정성껏 댓글을 남겨주셨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저 역시 몇 마디 “비평”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겠습니다.
애정을 전제로 한 비평글에는 모든 사물(언어….)에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듯 대상의 양면을 모두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대한 찬사가 “양”이요, 출판물에 대한 비난이 “음”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번역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번 번역의 외적 의의와 내적 성취도를 평가하고, 되도록 분명한 지점을 들어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이 “진짜 비평”이 아닐지요. 주인장의 글이 적절한 “비평”이 되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이 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상”도 그런 의미에서 이같은 점이 전제가 되길 바랍니다만, 혹 주인장께서 윗 글에 대해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 같다면 죄송합니다.
2005/11/01 18:02  
 
 캡콜드  !@#… 저는 심지어 한국어판이 영어본에서 중역을 했다고 주장한 적도 없습니다(판형 자체부터가 영어판 기준이기 깨문에, 중역을 했으리라 쉽게 추측을 해볼수는 있지만). 애초에, 중역을 했기 때.문.에. 이.책.의.이.번.역.이 곤란하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뉘앙스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면 그때 비로소 곤란한거죠. 그런데 중역은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그런 일이 무척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고. 그 이전에, 중역의 문제는 애초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 자신도 과연 진짜 원작(불어)의 뉘앙스를 영어판만 읽어본 주제에 제대로 이해했을까 하는 근본적인 자기 회의의 의미로 쓴 것 아닙니까.

!@#… 하지만 전체 번역에 대한 뉘앙스는 어차피 책 전체를 꼼꼼히 읽어본 후 해야할 작업이지, 한 챕터 달랑 읽고는 기껏해야 기대/우려 정도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번역의 외적 의의와 내적 성취도까지 떠들어대면 거짓말장이죠. 이미 공개된 부분, 즉 제목과 한개 챕터 정도에 대해서라면 이미 본문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시는 듯 하군요. 비평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전체 분량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지만, 단상이라는 전제하에 한 개 챕터만을 따로 떼어놓고 굳이 평가를 하자면… (1) 주인공 소녀 마르지가 가져야할 ‘조숙하면서, 다소 되바라진 인상을 주기 쉽지만 결국은 꼬마’, (2) 1인칭 나레이터가 가져야할 ‘현재시점의 어른이자, 당시의 어린이로서의 세계관을 같이 겸비하는 느낌에서 오는 유머(‘케빈은 12살’의 배한성과 비슷한 역할)’ 만 우선 놓고 보도록 하죠. 1화의 번역을 놓고 볼 때 나레이터의 유머감각은 ‘쿨한’ 지식인 스타일의 말투 속에서 사실상 거의 사라지다 시피 했습니다. 꼬마 마르지 역시 어른의 어휘를 한두개 주워서 사용하는 꼬마의 언어여야 하는데, 아예 어른의 언어를 구사하는 인상에 가깝습니다.

!@#…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이후 분량에서 이어질 여러 좀 더 복잡한 대화 속에서, 다시금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가능성을 닫아놓을 필요는 물론 없겠죠. 그보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계속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참 뻘쭘한 것이, 이미 서가에 나와있는 책을 가지고 ‘제한적 근거의 평가’를 내리고 앉아있는 것 자체가 사실 굉장히 특수한 경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출판에 대한 단상과, 본격적인 비평의 역할을 혼동하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 여하튼,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부분들은 댓글이 아닌 엮인글로 새로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분량이 많은 덧글들은, 보기가 불편하니까요… 특히 네이버는. 2005/11/02 01:41

위스콘신 매디슨의 할로윈.

!@#…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대략 이런 곳이다.

(난 슬쩍만 구경하고 일찍 들어와서 몰랐지만, 새벽 2시부터 전경투입했다고 한다…-_-; 파티에 목숨거는 게 제3세계의 일이라고 떠들어대던 자칭지식인들은 두 손들고 무릎꿇고 반성하도록)

!@#… 미국민의 전국적인 코스프레 쑈. 여담이지만, 아카와 코믹 등으로 단련된 안목으로 보자면 엽기성/난이도는 그다지 높다고는…;;;

하이퍼링크의 힘.

!@#… 이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얼추 일일 200명의 고정독자로 유지되는 마이너 컬트 블로그인데, 가끔 방문객수가 확 뛸 때가 있다. 오늘 보니 현재 439명. 보통 이런 때 나는 직감하곤 한다.

“아, 어딘가 방문객수 많은 인기 블로그에서, 이쪽 블로그의 어떤 글로 하이퍼링크를 걸었구나.”

!@#… 아니나 다를까, http://nbsp.egloos.com/1164422 . (뭐 이 논의에 대한 내 입장은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될 듯. 아니 좀 여유있을 때 이 이슈 포함, 여러가지를 포괄하는 좀 다른 접근법의 글을 하나 머리에서 뽑아낼 생각이지만).

!@#… 여하튼. 새삼, 하이퍼링크의 힘과 웹 구조의 오묘함을 다시금 느껴본 하루. 에에…이게 결론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