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손자의 영화 불법 다운, 컴맹 할아범이 뒤집어쓰다

!@#… 미국 위스콘신주. 67세 할아버지가 600000달러짜리 손해배상 고소를 당했다. 죄목은, 영화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 알고보니 12살 먹은 손자녀석이 영화 4편을 작년 겨울에 iMesh로 다운받은 것. 물론 초딩이 저작권 개념 따위 처음부터 있었을리도 없고, 심지어 4편 중 3편은 이미 DVD로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뭐 여튼, 3월에 난데없이 이 할아버지한테 MPAA에서 4000달러짜리 합의금 요구가 달랑 날아왔다. 황당해하며(라기보다는, 뭐가 뭔지 몰라서) 거부한 할아버지. 도대체 초딩 호기심 장난으로 도대체 무슨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냐, 항변. 뭐 여하튼 그렇게 하고 난 후 그에게 날라들어온 것은 600000달러짜리 고소장. 그리고, 4000달러 합의금을 내면 고소취하를 해주겠다는 선포.

…다만 약간 달라진 것은, 18개월 할부도 받아준다는 것. -_-;

!@#… 어디서(어떤 동방의 나라에서…) 이미 한번 본듯한 느낌의 사건. 하지만 가장 큰 차이이자 역시 우려되는 것은 저 18개월 할부의 센스. 불법유통을 막기 위한 법 집행은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불법유통을 막겠다는 의지보다 갈취해서 돈 벌자는 의지가 더 강해지면 대략 사태는 난감해진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당신들 맘대로 —

[펌] 투짐??

출처: 블로그 > Future of Psych-Sports in the World
원문: http://blog.naver.com/psycho005/80019456107 
[피트니스월드] 투짐네트웍스 서비스 시작 [2005.11.15]

[스포츠서울] “투짐과 함께하면 건강은 두배로 챙기고 부담은 확 내려갑니다.”

스포츠서울이 KT와 공동으로 기획한 ‘투짐네트웍스’(이하 투짐)가 14일 서울·수도권에서 일제히 서비스에 들어갔다. 11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되는 이번 서비스에 동참한 피트니스클럽은 130여곳. 투짐(2Gym)은 한 군데 가격으로 클럽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과 국민들에게 더 많은 운동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공익적 측면 때문에 피트니스클럽과 회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투짐’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운동을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어떻게 신청하나

회원들이 투짐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13일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고 있는 회원이라면 해당 클럽에 투짐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14일 이후 피트니스클럽에 등록한다면 투짐 홈페이지(http://www.2gym.net)에 접속하거나 콜센터(02-2001-0033)에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회원이 클럽 이용을 신청하면 KT전산망을 통해 클럽 컴퓨터로 회원의 정보가 전송되고 이후 두 군데 클럽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두 군데 피트니스클럽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투짐카드는 결제 후 3일 이내 발급된다.

◇최대 6일까지 부클럽 이용가능

투짐 서비스를 신청한 회원들은 주클럽은 월 24일, 부클럽은 월 6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도심지 피트니스클럽의 경우 월평균 이용일은 6~7일 정도이며, 부지런한 이용자도 10일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평균 이용자가 부클럽을 2~3일만 이용해도 한달에 10일 가까이 운동하게 돼 평균 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1주일에 3일, 30분 이상 운동하자는 건강캠페인에 비춰볼 때 한달에 6일을 가까운 곳에서 추가 이용할 수 있으면 충분한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다.

◇클럽 두 곳을 한 곳 값으로

투짐 서비스의 가장 큰 목적은 부족한 체육시설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 이에따라 내세우는 슬로건도 ‘클럽 두 곳을 한 곳 값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사실 한 곳 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두 곳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클럽이 10만원이고, 부클럽이 8만원인 경우 주클럽이용료의 80%인 8만원과 부클럽이용료의 20%인 1만6000원을 합쳐 9만6000원이면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다. 두 군데를 다니고도 한 곳 값보다 4000원 더 할인된 가격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는 약간의 추가비용이 든다.

김선경기자 ahskyung@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포츠서울에 있습니다.

오호.. 24일이면 30일이랑 별 차이도 없네..

이젠 헬스도 변하는군.. ㅋㅋㅋ 한번 가서 이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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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왠 난데없는 광고인가 하니… 한국사회가 늘 그렇듯, 인맥. 이 프로젝트 홍보에 관여하는 친한 후배 녀석 김모일국 과장의 마수라고나…;;; 다만 결정적으로 문제가 한가지 있다면,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절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다소 어둡고 아스트랄하고 골방에서 만화나 읽는(-_-;;;) 종족들이 과연 무려 피트니스 클럽에 관심을 가질지…?  

 

인터넷하면 머리 나빠진다? 인포마니아 소동과 싸구려 과학 저널리즘

!@#… 올 봄, 아주 도발적이고 강렬한 제목의 기사가 여러 신문의 과학 섹션을 때렸다. “이메일-문자메시지 많이 하면 IQ 나빠져(동아일보)” , “엄지족의 빛과 그늘(시사저널)” 외 다수, 이 기사들의 요지는 간단하다: 인터넷과 문자메시지 등등 각종 온라인 정보 통신을 많이 활용할수록, 머리가 나빠진다는 것이다! 아하, 이것 참 충격이다. 심지어, 마리화나 복용보다 두 배 더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혁신적인 소식이라니, 머리와 학력에 목숨 거는 동방의 어떤 나라 입장에서는 정말 아주 쇼킹한 일이다… 여담이지만, 물론 그다지 큰 풍파를 일으키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과학 섹션에 보도된 기사니까. 한국에서 저널리즘이 여론형성이라는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솔직히 정치, 경제, 사회면 뿐이다. 사람들은 다른 면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다 – 아마 애국가 가사로 가득 채워넣어도 눈치채지 못하리라 확신한다. 뭐 여하튼, 사람들이 가면 갈수록 멍청해진다는 과학적 발견은 평소 capcold의 사회적 목격담과 매우 일치하는 바, 그래서 이 보도를 좀 자세히 읽어보기로 했다. 보통 그렇듯 뉴욕타임즈, 더 타임즈 등 해외 뉴스 타전을 연합뉴스 통해서 받고는 그대로 배껴서 서로 비슷한 기사들을 양산해낸 것이었는데, 내용인 즉슨 영국의 King’s College London 심리학과의 글렌 윌슨 교수(시사저널은 무려 글렌 교수라고 써놓는 굉장한 취재능력을 발휘했다)가 발표한 연구결과였다. 임상실험을 해본 결과, 정보통신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IQ 포인트가 크게 떨어졌는데 신경 분산과 집중도 저하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무려 ‘인포마니아'(infomania)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정보화 기기에 매몰돼 일시적으로 주의가 산만해지고 IQ가 떨어지는 현상”).

결론은 참 해피하고 좋은 내용이지만, 뭔가 수상쩍다. 그래서 과연 어떤 ‘실험’이었는지, 좀 더 뒤져봤다. 여기서부터는 물론, 국내 언론(언론이라고 쓰고 찌라시라고 읽는다)은 전혀 신경도 안쓴 부분이다. 내역인 즉슨, 지원자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하고 1100명을 설문조사 했다고 한다. 연구는 휴렛패커드사에서 자금지원을 했다고 한다. 오오, 이거 좀 설득력 있어 보이는걸. 더 자세한 걸 알고 싶으니, 발표된 논문을 한번 직접 읽어봐야지.

없다.

결과까지 저널리즘에 발표된 적지않은 규모의 과학적 연구인데, 논문이 어디에도 없다. 이것 참 좌절스럽고 수상쩍은 일이다. 그래서 휴렛패커드 쪽으로 가봤더니, 논문은 커녕 브리핑 자료만 달랑 있다. “이런이런 현상이 있으니, 정보통신 좀 작작 하세요, 좀 쉬면서 자제해가면서 인간다운 생활 누려봅시다, 오케이?” 뭐 그런 내용이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사람들은 capcold 말고도 당연히 많이 있었고, 그 중 하나인 마크 리버만이라는 블로거가 아예 윌슨 교수에게 직접 문의를 했다. 그 결과, 답장에서 드러난 더욱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아니 그냥 그대로 옮겨오자.

This “infomania study” has been the bane of my life. I was hired by H-P for one day to advise on a PR project and had no anticipation of the extent to which it (and my responsibility for it) would get over-hyped in the media.

There were two parts to their “research” (1) a Gallup-type survey of around 1000 people who admitted mis-using their technology in various ways (e.g. answering e-mails and phone calls while in meetings with other people), and (2) a small in-house experiment with 8 subjects (within-S design) showing that their problem solving ability (on matrices type problems) was seriously impaired by incoming e-mails (flashing on their computer screen) and their own mobile phone ringing intermittently (both of which they were instructed to ignore) by comparison with a quiet control condition. This, as you say, is a temporary distraction effect – not a permanent loss of IQ. The equivalences with smoking pot and losing sleep were made by others, against my counsel, and 8 Ss somehow became “80 clinical trials”.

Since then, I’ve been asked these same questions about 20 times per day and it is driving me bonkers.

80명이 아니라 8명이고, 그건 지속적 아이큐 저하가 아닌 일시적 주의산만 작용에 불과하다(즉, IQ 테스트하고 있는데 옆에서 계속 이메일오고 전화 울리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참으로 놀라운 과학적 발견인 셈이다-_-;). 게다가 이 모든 건 HP사의 PR 프로젝트의 일부였으며 이 사람의 역할은 단지 자문을 좀 해주는 것, 정도였다는 말이다. 요약하자면, 완전히 대기업의 개사기다.

이런 ‘진짜’ 내용은 한국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영국이나 미국 언론에서도 후속보도로 다루어진 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도 진실 따위는 신경쓰지 않거든. 중요한 것은 기사로서의 ‘매력’ 뿐. 인포마니아라는 멋진 단어를 유행시키고, 정보통신에 대한 딴지를 화근하게 걸어주면 땡이다. 아니면 말고. 뭐랄까, 저널리즘의 가장 근원적인 병폐를 드러내는 부분이 바로 가장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과학 저널리즘 분야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신문과 TV는 연합뉴스를 베끼고, 연합뉴스는 더 타임즈를 베끼고, 더 타임즈는 대기업의 PR보도자료를 그대로 덥썩 물어버리고, 보도자료는 애초에 뻥투성이고. 이 전 과정이 한번의 딴지나 검증 없이 일사천리로 흐러갔다는 것이 참 두려울 정도다.

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연구결과 덕분에 난데 없이 과학한국이 되어버리고 있는 오늘날, 드디어 한국에도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화두가 좀 수면위로 부상할만한 때가 되었다. 하지만 고차원적인 언론 윤리적인 문제를 떠나서, 최소한 기자와 편집자들이 자신들이 써내는 내용의 근거에 대해서 한번쯤 찾.아.볼. 정도의 전문성은 발휘해줬으면 한다. 아… 정치 경제부로 갈 준비중이라서, 무리라고? -_-;

 

PS. 인포마니아라는 용어를 ‘정보광’이라고 해석하는 방식 자체에 대해서도,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매니아는 흔히 아는 ‘열광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임상심리의 차원에서는 ‘조증’이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업되는 기분장애. 반댓말은 울증, 합치면 조울증. 그리고 이 증세의 일부로서 주의산만, 과다한 행동, 사고의 비약 등이 수반된다. 아이큐 저하(?)의 원인은 광적인 집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조증 증세에서 온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애초에 임상심리학자인 윌슨 교수가 이 용어를 어떤 발상으로 꺼내왔는지 대략 짐작이 가지 않는가(물론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정보 조증’으로 해석하면 너무 매력이 없어서 깔쌈한 대중 기사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물론 휴렛패커드는 이런 중의적 의미 가운데 ‘정보광’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말이다. 뭐 여튼, 이런 미묘한 지점들도 있다는 거다. 이 것 역시, 과학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약간만 더 현명하다면 충분히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문제지만.

PS2. 한국의 과학 저널리즘에 대해서 개탄하는 글로, 딴지일보의 이 기사도 추천.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가 —

낭만주의 – <위대한 캣츠비> [기획회의051030]

!@#… (이미 다 넘어간 후 반성문)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처럼, 캣츠비는 사실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하거나 특별히 구체적인 모티브를 빌려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뷰 본문에서 언급했듯, 일정 부분 기본설정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굳이 개츠비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만큼 그 ‘낭만’의 공식이 지극히 원형적인 모티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건데, 다시 읽어보니 그 이야기를 참 애매하게 풀어냈다는 점을 깨닫고는 후회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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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 <위대한 캣츠비>

김낙호(만화연구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미국 소설이 있다. 영미권 문학의 나름대로 걸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이지만, 사실 필자에게는 ‘맨 온더 문’이라는 영화에서 짐 캐리가 분한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만이, 자신의 코미디 쇼를 보러온 관객들 앞에서 뜬금없이 하루 종일 걸려서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을 함으로써 황당한 물의를 일으킨 그 소설로 더욱 기억에 남아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대충 이렇다: 가난한 농부집안 출신의 개츠비라는 청년이 있다. 그는 데이지라는 상류층 처자와 서로 좋아한다. 그런데 아뿔싸, 이 사람이 군대에 끌려가 있는 동안에 데이지는 부자집 남자와 결혼해버린다. 그래서 수단방법 안 가리고 자기도 부자가 된다. 돈으로 데이지에게 당당해진 개츠비. 하지만 데이지는 부자남편의 정부를 자동차로 치어죽이고 개츠비가 죄를 뒤집어 쓴다. 결말까지 폭로하자면(설마 이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에도 누설방지 유통기한이 적용되지는 않으리라 보고), 개츠비는 결국 죽은 여자의 남편 총에 맞아 죽어버린다.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겠지만, 이 공식은 한국 환경으로 그대로 옮겨도 사실 전혀 위화감이 없다. 신분의 차이, 오기에 찬 물리적 조건 극복, 그 속에서의 인간성 상실, 하지만 단 하나의 가치를 위하여 결국 비극적 희생. <공포의 외인구단>을 위시한 수많은 비장미 넘치는 80년대 극화체 만화들이 흔히 써먹었던 기본구도다. 그래서 고전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언제라도 한국으로 번안된 개츠비 이야기가 인기 연재 만화로 등장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은 당연하다. 아니나 다를까, 온라인에서 <위대한 캣츠비>라는 만화가 연재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하, 내용은 “안봐도 비디오”겠구나. 결과는? 부자와 결혼해버리는 여자, 별 볼일 없는 주인공, 시대 속에서 꼬이는 사랑이 이야기 전체의 원동력이라는 정도의 기본설정이 공통점. 하지만 화려한 활극의 느낌마저 있었던 개츠비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쪽의 주인공 캣츠비는 훨씬 더 구차하고, 소심하고, 끝까지 별 볼일 없는, 그냥 어떤 참 운명이 꼬인 현대 한국의 궁상 백수 청년의 사랑담이다.

최근 연재종료를 맞이했고, 종이 단행본 2권이 출간된 온라인 만화 <위대한 캣츠비>(강도하/애니북스)의 연재 당시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에피소드 중심으로 끊어지기 쉬운 온라인 만화에서는 아직 비교적 희귀한 쪽에 속하는, 장편 연재물이라서? 확실히 그런 측면도 있다. <슬픈나라 비통도시>같은 모음집에서 볼 수 있는 강도하, 또는 강성수라는 작가의 거칠고 실험적인 – 즉 독자들과의 소통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 기존 작품성향을 보면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이 작품은 정제되어 있는 드라마적 투르기와 독자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연출과 끊어내는 타이밍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시각적 표현 역시, 모든 주인공을 의인화된 동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만화적 표현의 재미’를 부여하면서도(하지만 뚜렷한 상징체계를 느끼기는 힘들다), 대단히 세밀하게 감정선을 따라가는 배경 구도와 풍부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표정묘사로 눈길을 집중시킨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주인공들의 감정 상태를 배경 또는 소품의 묘사를 통해서 보여주는 연출을 너무 남발해서 부담스러워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몰입하는 독서를 완전히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심지어 온라인 연재 당시에는 스크롤의 기본문법을 따르는 칸 연출을 하면서도, 종이책으로 출간하면서 그것을 전통적 의미의 종이만화의 칸 배열로 완전히 재편집하는 노력을 투자하는 등 한마디로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분명히 시각 연출이든 이야기 연출이든, 표현적인 측면에서 <위대한 캣츠비>는 우수한, 최소한 독자들에게 지극히 성실한 만화다.

하지만 역시 그런 기술적인 완성도만으로 만화가 공감대를 자아내는 것은 그다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생활 묘사가 리얼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아 그래, 내 생활도 그렇지” 하는 마음을 품게 할 정도로 주인공들의 일상 생활 모습 자체에 통찰력을 집중한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리얼한 환경묘사와 달리, 생활은 솔직히 그다지 리얼하지 않다는 말이다. 오히려 백수생활의 리얼함이라면 고리타의 <룸펜스타>같은 개그만화가 한 수 위다. 아니 사실 그다지 일상적이지 않은, 꼬일대로 꼬인 치정극 이야기가 훨씬 더 작품 줄거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대와 인기를 끌어낸다면 무언가 다른 좀 더 근본적인 덩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루어지는 사랑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엇갈리는 우정? 글쎄. 발랄한 여자와 불행한 여자, 발랄한 남자와 궁상맞은 남자의 캐릭터성? 글쎄.

오히려 열쇠는 작가가 스스로 누차 강조하듯이 ‘청춘의 아픔’이라는 엄청나게 구식 느낌을 주는 창작의 변에서 찾아야 할 듯 싶다. 사랑이 존재방식이 되는, 그리고 사랑의 꼬임이 존재의 흔들림으로 이어지는 가히 근대 독일 문학을 연상시키는 이런 고전적인 접근이 다시 복고풍으로 트렌드를 맞추어 냈다는 것인가. 고전적이고 다소 남성 편향적인 청춘의 고뇌에 대한 과잉된 환상이 2000년대 독자들의 취향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하기는 좀 섣부를 것 같다.  글쎄. 그보다, 애초에 사람들은 그 취향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적합할 것이다. 지난 수년간을 강타했다가 최근 좀 거품이 가라앉은 감성파 에피소드 만화, 속칭 ‘에세이툰’의 히트를 기억해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에서 대중문화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더욱 세련되고 쿨한 것을 소비(!)하도록 종용하고 있지만, 진짜 ‘취향’이라는 것은 소비 트렌드만큼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 아니 소비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오히려 더욱 공고하게 원형적인 것으로 회귀하기도 한다. 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은? 소재와 표현은 세련되게, 알맹이는 오히려 더 고전적으로. 예를 들자면 결국 비극적 인간관계 사건들이 꼬리를 물지만 여하튼 사랑이 존재의 원동력이다, 뭐 그런 방식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대한 캣츠비>는 80년대적 비장미 성인극화와 2000년대적 에세이툰 부류의 이종교배에 성공한 셈이다. 나머지는 그냥 연출 표현을 위한 양념일 뿐이다. 작품의 장점도 단점도, 개별 독자들의 취향에 맞고 안 맞는 것도, 이 틀 안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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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기획회의>.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발간. 이전에는 ‘송인통신’이었던 출판 전문저널. 여기에 쓰는 글에서는 ‘책’이라는 개념으로 최대한 접근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만화언론 ‘만’ 창간기념 인터뷰. “그들에게 길을 묻다”

!@#… 만화언론 ‘‘ 창간 기념 인터뷰 시리즈 (물론 capcold의 경우는 서면 인터뷰). ‘만’ 출범에 대해서 말 많은 사람들 위주로 주욱 시리즈로 가고 있는 중인데, 3번째 타자가 capcold. 이 사람들 각각의 사고방식에 대한 나름대로 멋진 비교자료(?) 라고 생각된다. 조화롭게 잘 어울려들어가서 좋은 결과를 내면 더욱 더 좋겠지.

[창간 기념 대담] 그들에게 길을 묻다 (1) – 서찬휘

[창간 기념 대담] 그들에게 길을 묻다 (2) – 주재국

[창간 기념 대담] 그들에게 길을 묻다 (3) – 김낙호

!@#… 클릭 한번 하고 ‘만’으로 가서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서 (사실은 자료 백업용으로), 특별히 capcold 파트에 한해서는 여기서도 읽을 수 있도록 해놓겠다. -_-;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심리 테스트: 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구냥 6호]

!@#… 컴 끄고 잠자려다가 잠깐 재밌는 것 발견(아니 사실, 여기는 은근히 매번 재밌다). 야후에서 운영중인 ‘심리웹진 구냥’. 심리테스트를 메인으로 하고, 그것과 관련된 인물소개, 기사 등을 결합. 요새는 잘 안보이던데 원래 최고의 아이디어다 싶었던 것은 심리테스트 결과와 함께 “당신 같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아이템에 관심있을 것이다”라는 지름혼 불지펴주기…-_-; 뭐 여튼, 이번호 주제는 무려 “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한번 해봤더니 결과는… (강조는 capcold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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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쟁이 터지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상황예민성 : 70 점    행동신속성 : 70 점    

침착하고 과감한 “전장의 영웅”형 / 생존확률 80% 

특징 

당신은 상황파악이 빠르고 행동도 그만큼 과감하다. 나서야 할 때, 숨어야 할 때를 냉정하게 판단할 줄 안다. 당신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그건 당신의 인품이나 지도력 때문이 아니다. 그저 당신을 따르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은연중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에게 별로 책임감을 느끼진 않는다. 삶과 죽음은 운명이고 내 운명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듯, 다른 사람들의 운명도 당신과는 상관없는 곳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장점(생존의 이유)

당신이 생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황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행동을 즉시 하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쟁터는 당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환경이다.

단점(죽음의 이유)

당신은 순간의 판단에는 능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은 부족할지 모른다. 상황파악을 제대로 했더라도 그것이 단기적 이익에만 그칠 때 그런 행동들이 모이고 모여 당신을 궁지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개인의 능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전쟁터에서는 더욱 그런데, 궁지에 몰린다는 것이 바로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조언

당신은 급변하는 환경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빠른 판단과 행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으라. 그곳에서 당신은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당신 곁에 모여드는 동료들을 도와주라. 장기적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언제나 win-win을 추구하라. 당신이 살린 동료가 당신을 살려줄 수 있다. 당신이 비록 고수이긴 하지만, 당신보다 더 뛰어난 고수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을 찾아서 그 비결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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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끔. 아니, 저건 진짜 capcold적 성격의 핵심을 찔렀군. -_-;

나도 할래!(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