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방 개설: “해외만화 출판쿼터제, 다시 불타오르는 만화정책”

!@#… 지난번 만화언론 등대등 토론과 같은 방식의, 메타-토론방 열었습니다. 당연히 이번 주제는:

“해외만화 출판쿼터제, 다시 불타오르는 만화정책” (클릭)

!@#… 주변에 널리 홍보하고, 중요한 내용이다 싶은 건 그쪽에 주소를 등록 시킵시다… 참고로 그곳은 글 등록 게시판이 아니라, 사람들이 쓴 글을 링크 시켜놓는 메타-토론방입니다. 각자 자기가 말하고 싶은 공간에서 이야기하고, 메타토론방에서는 그 논의의 흐름과 요점을 살펴보도록 도와주는 기능. TGP 같은 겁니다(이 용어 아시는 분들은 나쁜 분들;;)

!@#… 위 토론방은 궁극의 카레 탐구 사이트 만화인(manhwa.in)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만화저널 <만> 창간 준비의 사전작업 일환이기도 합니다.

보수의 반대말

!@#… 한국어에서 “보수”의 관례적인 반대말은 “진보”다. 그런데 정작 영어에서 conservative의 반대는 liberal이다. 이런 것이 바로 “세계관”.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불 붙은 쿼터제 논의에 찬물 끼얹기.

!@#… 해외 만화 쿼터제 도입 제안에 대한 뉴스가 나간 뒤로 여기저기서 반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어차피 대부분은 그냥 그 기사만 달랑 읽고 0.5초만에 분노, 0.94초만에 욕설이나 대충 갈겨버린 것들이니 무시. 아주 소수는 그나마 좀 더 현실적으로, ‘그러다가 공멸한다’라는 이야기를 함. 다만 이해가 전혀 안가는 부류들은, “그러다가 공멸한다고! 그러지 말고 대여점이나 없애!”라고 주장하는 부류. 대여점을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이 차라리 더 공멸의 지름길이라는 정도는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지만 뭐 그건 몇년째 이야기하고 나니 피곤해서 패스.

!@#…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capcold는 쿼터 반대론자는 아니지만 회의론자. 쿼터제 도입만이 살길이다!가 아니라 쿼터 배분의 효과를 지닌 우회로를 만들자, 라는 지극히 현실주의적 입장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https://capcold.net/blog/?p=593 에서 했으니 생략.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수입배급업자와 창작출판사를 따로 분류한 후 문화산업 지원을 후자에게 몰아주는 것).

…한마디로, 찬쿼터/반쿼터로 단순하게 나누어버릴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아니 그렇게 나눠버리는 순간, 건설적인 발전방향과 실천은 20억 파섹 너머로 날라가버린다. 반쿼터를 부르짖고자 하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왜 이런 정책제안을 하는지 자료를 좀 찾아보기나 할 것이며(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쿼터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좀 열정과 의지를 잠시 가라앉히고 현실적으로 머리를 식혀가며 현실적 방안들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법을 제안하는 것은 원론 수준에서의 문제제기가 아니니까. 너도나도 잘못했다는 양비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안을 다듬어내고 밀어붙이자는 말이다. 민병두 의원측에서 제시한 안은 분명히 그 구체적인 듯한 이미지에 비해서 아직 너무 거칠다. 문제의식만 있지, 도입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율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아직 발표할만한 단계의 물건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 그래서 정말 아쉬운 건, 미숙한 이슈메이킹이다. 원래 쿼터제의 도입취지가 무엇이든 간에, 뉴스보도는 어디로보나 한국만화 확보가 아닌 수입규제로 다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50%니 1%당 벌금 100만원이니 하는 비현실적 수치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보도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다. 이렇게 해서야 결코 도입의 본래 취지가 전달되는 일이 없이, 다만 “정부가 엄청난 뻘타를 날린다!”(보통,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든 뭐든 다 정부라고 생각한다) 고 생각하게 될 뿐. 대형 출판사로 하여금 종수를 줄이도록 유도한다는 것 역시 이면의 기획이어야지, 드러내놓고 수입규제로 비추도록 하면 역효과를 일으킬 뿐. 그보다 애초에 이해가 안가는 것이, 만화판의 현재 상황 – 특히 대형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종수경쟁과 그에 따른 과다물량 – 에 대한 개요와 여러 종합적 대안 등이 담겨있는 종합보고서, 내지 하다못해 공식 보도자료의 형식으로 먼저 기사화를 하면서 그 후에 공식 제안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이슈메이킹 과정이어야 할 텐데… 어째서 먼저 쇼크!부터 터트린 후 그저 아무도 서로 말을 안듣고 시끄러워진 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것인가. 건설적인 담론형성과 정책입안에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결코 득될 것이 없는 미숙한 언론전략이다. 또한 다양한 종합 발전 정책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그 취지 속에서 이런 것을 추진한다는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쿼터 이야기만 툭 꺼내면 누구라도 반발심이 생길 수 밖에. 규제책이란 그런 것이다. 아, 정책제안서에 여러 개념들이 언급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대여권이 추진되다가 고착상태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현실적 재검토 없이 곧바로 ‘역시 대여권은 필요하다’라는 원론을 반복하는 식으로는 그다지 현실감이 없다. 정확한 통계, 공공 출판 시스템… 이미 몇년 전에 다 제시되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제대로 진행이 안된 것들 투성이(자세히 소개하자면 길다). 그런데 쿼터제 이야기만 새롭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부분만 부각될 수 밖에. 또한 쿼터제가 대여권이나 다른 정책들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제시보다, 이것도 저것도 필요하다는 수평적 요소 나열으로는 더욱 설득력이 부족하다. 각각의 요소들은 멋진 말이지만, 합쳐놓고 볼 때 인과성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아직 베타버젼, 아니 알파버젼의 제안서다.

… 민 의원 진영에 냉철한 담론 전략가가 개입되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앞으로 갈 길이 천리만리길인데, 첫 걸음부터 벌써 똥을 밟아버리면 곤란하다. 다만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이… 갈 길의 종착지는 한국만화판에서 한국만화가 안정적인 양적/질적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며, 쿼터제는 그곳으로 가는 작은 길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약 곤란하겠다 싶으면 당연히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맞지, 그 앞에서 주저 앉아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미 대여권 도입 시도와 올해 입안 실패에서 겪은 일 아닌가.

!@#…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쿼터제는 좋든 싫든 규제책이다. 쿼터제라는 규제책이 아닌, 의도한  긍정적 효과와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원책에서 우회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입사에는 배급업자로서의 세금을, 창작사에는 창작지원의 혜택을.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자유 —

상상의 자유와 발언의 무게 사이: 만평의 책임 [인물과 사상 0510]

!@#… 인물과 사상 2005년 10월호 수록(원래는 9월호용이었으나, 마감 시간의 문제로 – 편집부 잘못 1%, capcold 잘못 99% – 10월호에 들어감). 인물과 사상에서 하고 있는 ‘시사만화’ 이야기는  아무래도 통일된 주제를 상정하다보니 각론과 총론을 배합해가면서 쓰는 중. 그런데 개별 시리즈/작가를 해부하는 각론과는 달리, 종합적 이야기를 하는 경우에는 별로 인기가 없다. 이번에는 후자쪽 부류인데다가, 왠지 단행본으로 치면 결론 챕터에 들어가야할 듯한 내용… -_-; 하기야, 조선일보 곤란하다!라고 하면 다들 맞아맞아 하면서도, 신문의 책임은 이런 것이야!라고 하면 어려워하는 것이 사람심리.

!@#… 앞으로도 각론 분야에서는 뉴스툰이라든지, 시사뒷북 등으로 대표되는 서사형 시사만화, 박순찬의 장도리를 위시한 90년대 이후 동향… 등등, 그리고 총론 분야에서는 포털과 시사만화, 프로파간다로서의 만화, 만화와 사회참여, 한국 시사만화의 흐름(단순히 자료로서의 ‘역사’가 아닌, 진짜 변화과정) 등등 여러가지를 건드릴 생각. 확실한 틀을 좀 더하면 언젠가 단행본화할수 있을지도(누가 사본다고…;;).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노마네코 사건으로 저작권 체계의 맹점을 생각하다

!@#… 저작권의 미묘함이란 끝이 없다. 공공창작의 사유화라는 자본주의의 뼛속 깊이 뿌리박힌 관행 – 아니 원동력 – 에 대한 해답은 과연 어디에? 그것을 한번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최근 사건이 하나 있다.

!@#…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있는 분들은 누구나 한번쯤 접해보셨을 ‘마이아히 송’. 원래 O-zone이라는 유럽 댄스그룹의 노래 ‘Dragostea Din Tei(사랑의 말들)’인데, 경쾌한 유로비트로 한번 들으면 멜로디가 딱 감겨오는 그런 곡이다. 그런데 한때 한국에서 유행한 ‘식섭이쏭’ 마냥, 이것을 일본어로 약간 유머러스하게 가사를 듣기 시작하면 아주 걸작 개그송으로 바뀐다. 그래서 종종 그렇듯, 일본의 온라인 폐인 집중서식촌인 2ch에서 사람들이 플래시 뮤직비디오로 아예 만들어버렸다. 일본어식으로 읽는 가사와 그 상황을 개그스럽게 묘사하는 그림을 배치하는 꽤 흔한 방식인데, 주연은 그쪽 분위기가 항상 그렇듯 소위 ‘모나’. 이 모나라는 것은 일반 아스키 문자 코드로 만든 고양이 모양 캐릭터인데, 일본쪽 웹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이 녀석이 바로 그 녀석. 굳이 말하자면 약간 더 비주얼한 이모티콘에 가깝다. *^^* 이라든지, OTL 이라든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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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림1)

!@#… 그런데, 일본의 초대형 AV(…그 AV가 아니라;;) 업체인 AVEX가 그 노래를 공식 수입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명민한 상업기업이 그렇듯, 당연히 현재의 유행의 근원이 2ch식 폐인문화임을 파악, 아예 ‘사랑의 마이아히'(그러니까, 원제는 사랑의 말들…)이라고 제목 붙여서 들여왔다. 달러멘디 음반을 한국에서 ‘뚫훍뚤훍뚥’이라고 이름붙여서 들여오는 것 같은 만행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비주얼 이미지로는… 노마네코를 캐릭터화. 공식 홍보 홈피 http://maiahi.com/index.html 에서 볼 수 있듯, 모나를 낙서체 선으로 이식한 캐릭터. 이름하여 노마네코.

!@#… 그런데 문제는 AVEX가 이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면서 발생. 분명히 문자가 아닌 선으로 만든 그 캐릭터는 AVEX의 창작이지만, 그것이 나타내고 있는 대상은 공동창작물이자 일상적 표현수단인 그 문자캐릭터. 그렇다면 캐릭터 저작권을 주장해도 되는걸까? 아니 그보다 문제는 상업적 저작권 행사의 첫 걸음인 유사품에 대한 단속인데, 그렇다면 AVEX는 2ch에서 사람들이 노마네코를 쓰는 것을 무단사용이라며 단속해도 되는걸까?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2ch는 난리가 났다. 사태 추이는 좀 더 진행되고 나면 그때가서 다시 정리해봐야겠다. … 하기야 따지고 보면 나이키 광고에서 ‘스틱맨’을 상표등록한 것도 아햏햏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공공재의 사유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사적 사용 자체가 아니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서 사용권 독점을 애용한다는 것인데, 문화 창작물이라면 그것이 참 미묘한 문제가 되어버린다.

!@#… 가장 좋은 방법은 모나를 맨 처음 고안해낸 누군가가 나타나서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 소유를 증명받은 후 사용권을 공공에 열어버리는 것이다(정보공유운동 진영의 기본 발상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척 불분명한 경우는 어렵다. 현행 저작권법 체계의 가장 큰 맹점이 바로 이 지점인데, 뚜렷한 ‘저작권자’가 있어야만 저작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으로 구성된 사회 일반’은 저작권을 가지고 있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자유로운 사용의 문제를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저작권 소유를 통한 것 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를 들어 공공문서 공개 어쩌고 하는 조항들은 결국 ‘국가라는 저작권자’를 상정하고, 그 저작권자가 사용처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공동창작’이란 것은 “OS땅 프로젝트”, 또는 “이글루양 만들기” 등에서도 볼 수 있듯, 대단히 재미있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는데 말이지. 사용권이 아니라 저작권 자체의 사회환원에 대한 새로운 법논리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 아아, 여튼 복잡하게 들어가면 어려운 이야기가 될 듯 하다. 대충 여기서 접고, 나중에 정리되면 또 이야기 꺼내보자.

(수정 주: 노마네코는 avex 캐릭터 이름이고, 원래의 2ch 캐릭터는 모나입니다. mirugi님의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