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전망이 시원찮아도 여하튼 살아가기 [팝툰 43호]

!@#… 이번 화는 ‘무한동력‘(주호민)을 소재로 끌어들임. 1화 마지막, 달동네 사이로 솟아오른 기이한 구조물의 실루엣 장면은 언제 봐도 참 뭔가 마음을 움직인다. 비루한 현실과 폼나지 않지만 해방감있는 일탈의 묘한 공존이랄까. 여튼 오늘 이곳의 이야기로서의 품질은 2008년 최고의 작품 가운데 하나로 뽑혀 마땅하다.

 

만화로 배우는 생존법:
일자리 전망이 시원찮아도 여하튼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는 무척 비장한 민중가요의 한 대목이 있다. 노동자 권익에 대한 요구를 계급적 대결구도로 단순화한 비유라서 일하지 않는 자는 ‘자본가’를 지칭하는 노래이기는 하지만, 사회가 좀 더 복잡해진 오늘날에는 지나치게 비정한 감이 있다. 특히 무직 청년 백수가 넘쳐나고, 정상적인 고용관계 속에서 노동자 취급을 받으려면 500일 정도 파업투쟁은 해야 하는 왜곡된 비정규직 제도가 횡행하고, 명퇴 후 자영업으로 스위치하고 내일이라도 다가올 대박의 꿈을 꾸면서 기복신앙적 투표를 했다가 불황 속에 다시 가게를 접고 정치판을 싸잡아 저주하는 분들도 넘쳐나는 이런 시절이라면 말이다. 사회복지를 통한 안정망은 미진하기 짝이 없고 경쟁구도로 부채질하는 사회분위기는 더 없이 각박한데, 하필이면 그 모든 것에 대한 대처가 되어주어야 할 일자리 전망이 정작 무척 시원찮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구했는데 그게 변변찮아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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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청춘을 맞이하다 -『넘버 파이브』[기획회의 236호]

!@#… 써놓고 보니 무척 낮간지러운 제목인데, 그래도 그런 소재로 이렇게 멋지게 작품을 뽑아주는 작가의 실력에 다시 한 번 경의를.

 

세계가 청춘을 맞이하다 -『넘버 파이브』

김낙호(만화연구가)

하도 팬들의 호들갑에 늘상 동원되곤 해서 신선도가 형편없지만, ‘천재’라고 불릴만한 작가들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호칭은 활동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붙이기 힘들어지는데, 천재적으로 혁신적인 작품을 처음 탄생시키는 것도 물론 어렵지만 계속 일관되게 후속작도 그 이상의 충격을 주도록 하는 것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작품세계 흐름의 일관성을 지니면서도(하다못해 “항상 변신한다”는 일관성이라도) 동시에 독자의 기대치보다도 더욱 큰 작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내고 있는 작가라면 그만큼 훌륭하다 할 수 있을텐데, 만화 분야에서 그런 천재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츠모토 타이요다. 2000년대에 그의 천재성을 다시 한 번 갱신한 역작 『넘버 파이브』(마츠모토 타이요 / 김완 번역 / 전4권 / 애니북스)가 최근 한국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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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습격해도 여하튼 살아가기 [팝툰 42호]

!@#… 지면 개편 후 새 칼럼, 첫 회. 험난하고 이상한 세상의 어떤 괴이한 조건에서라도, 여하튼 그럭저럭 살아가보기 위한 지혜를 만화에서 빌려보자는 컨셉. 약간 시사성, 약간 개그성, 약간 매니악. 본문은 투고 버전, 제목은 편집자분의 우월한 센스.

 

[새연재: 만화로 배우는 생존법]
적과 꿀이 흐르는 공생: 외계인이 습격해도 여하튼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공포라면, 누군가가 내가 사는 세상을 습격한다는 것이다. 나를 노예로 삼기 위한 것이든 무언가를 강탈해가려는 것이든 아니면 그냥 파괴 그 자체가 목적이든 간에, 여하튼 ‘우리’라고 상상할 법한 범주 바깥에 있는 낯선 누군가가 내 세상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이 무섭다. 그런 습격의 꽃은 역시, 외계인이다. 아무리 낯설어도 지구의 생명체라면 대자연은 하나라든지 생명의 순환이라든지 통 크게 외쳐보기라도 하겠지만, 외계인의 습격은 참 할 말이 없다. 궁극의 낯선 존재가 습격해올 때, 그들이 이 세상을 바꿔놓을 때, 그래도 여하튼 살아가려면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겠다. 수 년치 예비식량을 챙기고 지하 벙커로 들어간다느니 하는 ‘살아남기’ 말고, 그런 세상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위해 선지자들의 지혜를 빌릴 때다. 그런데 그 선지자들, 지혜를 만화의 형식으로 남겨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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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만화사 총정리 도표

!@#… 이전에 고우영 작가론 책 출간소식에 nomodem님이 “계보가 있는 한국 만화사”라는 접근을 이야기하신 바 있다. 덕분에 한동안 묻어두었던 이전 자료가 생각나서 슬쩍 공개. 일종의 20세기 한국만화사 총정리 도표(의 베타버전)인데, 여튼 이런 것도 가능하다, 라는 차원에서 예전에 했던 작업 하나를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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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의 승리 -『본격2차세계대전만화』[기획회의 235호]

!@#… 한 호 분량 건너뛰고(직접 번역한 책 ‘만화의 창작‘에 대해서 도서리뷰를 하는 건 좀 이상하겠다 싶어서 234호는 대타로 다른 좋은 글을 게재했었음. 생각해보니 2004년 9월 처음 지면을 맡은 이래로 무려 첫 휴재였다!) 다시 재개한 지난 ‘기획회의’ 도서리뷰 원고. 뭐, 당연히 다룰 것이다 싶은 작품을 다뤘다.

 

‘본좌’의 승리 -『본격제2차세계대전만화』

김낙호(만화연구가)

오타쿠라는 용어를 동원하든 긱이라고 부르든, 어떤 분야에 대한 매니악하면서도 대중문화 친화적인 심취는 나름대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다. 특히 일부 소재는 그런 현상을 더욱 부추키는 경향이 있는데, 내용 측면에서는 인간사의 이야기 거리로 풍부하며, 몰입의 측면에서는 세밀하게 설정을 파고 들어갈 구석이 많고, 쿨함의 측면에서는 뭔가 매력적인 형상과 기능의 물건들이 가득한 경우가 그렇다. 그런 범주에 해당되는 인간 문명 속 소재라면 스타워즈든 건담이든 열광적 팬, 혹은 폐인들을 양성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소재를 하나 뽑으라면 큰 망설임 없이 많은 이들이 어떤 가상의 작품보다도 인류사의 어떤 순간, 바로 2차세계대전을 꼽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차세계대전이야말로 인간문명이 지금껏 탄생시킨 가장 화려하고 복잡하고 잔인한 삽질이니 말이다. 덤으로 각종 아이템들까지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 소재에 심취한 이들이 여러 다른 대중문화의 매니악한 요소들을 섞는 향유방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나아가 그들에게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매체 가운데 하나인 웹만화의 형식으로 소통한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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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떡밥을 정리하기 [팝툰 41호]

!@#… 여차저차 지난 호에서 마지막회를 맞게 된, 만화잡지 팝툰의 시사칼럼 코믹프리즘. 나름대로 실험적인 포맷으로 해봤는데, 독자 반응 등 성과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회에 반드시 써먹으리라 오래전부터 다짐해두었던 만화를 소재로 마무리.

 

넘치는 떡밥을 정리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나름대로 시사성을 표방하고 있는 칼럼을 연재하다보면 항상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떡밥 관리”다. 우선 기본적으로 소재가 너무 많다. 한쪽으로는 미디어의 발달로 정보가 빨리 넓게 돌아서 그렇고, 다른 쪽으로는 하필이면 이 사회의 구성원 다수가 워낙 사고치기 좋아하는 열혈 정권을 뽑아준 덕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 소재들을 통해서 현재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하는 성찰의 세계관까지도 걸려있다. 글을 쓰는 이는 좀 더 그 세계관을 정교하고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각종 시사적 소재로 복선과 설정을 던져주는데, 가끔 자신이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매듭지을 수 있는 정도보다 더 많이 그런 재료들을 던져주기 쉽다. 세계관에 대한 욕심이라는 동기도 있고, 소재는 넘쳐나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독자들을 홀려야 연재도 지속할 수 있으니까(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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