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잡지 <허브> 창간

!@#… 볼만한 잡지가 창간되었다… 이름하여 <허브>.

http://www.c-herb.net/

!@#… 2-30대 여성, 한마디로 80년대의 순정만화 붐 속에서 만화를 원래 좋아했으나 지금은 좋아할만한 자신들 연배에 맞는 만화를 찾기 힘들어서 만화를 못보고 있는 세대. 이들을 노리는 잡지를 표방하고 탄생.

!@#… 잡지 내용이 아닌 잡지 프로덕션 측면에서 보더라도… 단행본시장을 노리고 잡지를 팜플렛 취급해버리는 기형적인(게다가 십수년간 여실히 실패로 드러난) 시장공략이 아니라, 잡지 자체가 잡지로서 재미있는 지면. 대형 자본을 뒤에 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생존전략을 매 순간마다 짜낼 수 밖에 없는 배수의 진. 수익이 나면 작가에게 배분하는 혁신적인 시도… 등등 성공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 투성이인지라, 창간 준비 단계부터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프로젝트. 결국 여차저차 창간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첫술에 배부를수야 없는만큼, 앞으로 두 술 , 세 술, 백 술까지도 열심히 계속 나와서 독자들에게 질타와 칭찬을 받아내기를.

!@#… 그리고 솔직히… 첫째, 왜 만화계 어려운데 이런 걸 또 만드느냐 하는 인간들 보거라. 당신들이 업계 종사자인지, 열혈독자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어쩌라고? 만화계가 어려우니까 그냥 앉아서 죽어버릴까? 만화계가 어려우니까 징징거리면 누가 사탕 하나라도 준다니? 두 발로 일어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들은 죽어버리면 되는 것이고, 일어서는 자들을 제발 발목 붙잡지나 말자. 둘째, 가격 높다, 유통비 아겼다면서 왜 그리 비싸냐 하는 멍청이들 보아라. 우선 유통비가 뭔지는 아냐? 유통비하면 그냥 퍼센트 떼서 값 싸지는 것만 알겠지? 복마전같은 잡지 유통구조 속에서 도매상들 돌아다니면서 영업뛰고 집어넣는 인건비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시도인지는 생각해봤냐? 그리고, 초딩들도 아닌 주제에 일반적인 영화 한 편 관람료보다도 싼 월 6000이 아깝다면, 그건 비싸서가 아니라 단지 ‘만화에 돈 쓰는 게 싫어서’일 뿐이다. 니들에게 만화란건 그 따위 의미밖에 없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냥 지하철 무가지나 보고 살아라. 공짜… 그게 너그들의 그 싸구려 수준과 취향에 딱 맞다. 제 값 주고 자기 취향 즐기려는 사람들한테 초치지 좀 마라. 요새 날씨 덥지? 스트레스 쌓이지? 그래서 시원한 에어컨 틀어진 피씨방에 앉아서 오만군데 게시판에다가 리플을 빙자하여 똥이나 칠하고 싶지?

!@#… 뭐, 궁금하신 분들은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서 정기구독 신청을…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만화보면 연쇄살인마된다

!@#…최근에 잡힌 연쇄살인마의 어머니되시는 분의 신문인터뷰.

“제 정신 갖고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어릴 때는 참 착했는데 만화책을 좋아하다가 소년원 감방 들락거리더니 점점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기 자식이나 남의 자식이나 똑같은데 이혼하고 큰 충격을 받아 그런 겁니다.” (출처)

!@#… 아하, 그러쿠나. 만화책-> 소년원 -> 감방 -> 인생파멸. 만화책을 보다보면 연쇄살인마가 되겠쿠나.

!@#… 아직도 이런 시대착오적인 기사를 쓰고 앉아있는 찌라시 기자들이 남아있다니. 이 글을 쓴 동아일보의 전지원 기자에게는, ‘볼링 포 콜롬바인'(콜롬바인 총격살인사건은 볼링 때문이었나? 라는 멋진 질문을 던져주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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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뉴스의 링크가 망가졌군요. 그냥 전문을 퍼왔습니다.

범인 유영철 어머니 “나도 죄인…무슨 할말 있겠나”

“자식 잃어버린 부모 마음은 다 똑같지요. 내 딸이 죽었다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내가 자식 앞에서 죽어야 하는데, 생목숨 끊기가 쉽지 않아서….”

18일 오후 10시반경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의 어머니 A씨(62)는 집 앞에서 기자와 만나 “나는 죄인”이라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말을 힘없이 되풀이했다.

그는 “처음 경찰로부터 아들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지어낸 얘긴 줄 알았다”고 말했다. “모자란 아이라 마구 지어냈을 줄 알았다”는 것. 하지만 시신을 발굴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푹 쓰러졌다는 것.

그는 “한두 명도 아니고 그렇게 여러 명을 죽였다니 믿을 수 없다”며 “딸도 매우 충격을 받아 쓰러진 상태”라고 말했다.

“제 정신 갖고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어릴 때는 참 착했는데 만화책을 좋아하다가 소년원 감방 들락거리더니 점점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기 자식이나 남의 자식이나 똑같은데 이혼하고 큰 충격을 받아 그런 겁니다.”

그는 “15일 아들을 만났는데 ‘나는 이제 갑니다. 죽습니다’고 하더라”면서 “아무 할 말이 없어 울기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평소 아들과는 사이가 좋은 편이었지만 오피스텔에 자주 갔었다는 아들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A씨는 아버지와 형이 간질로 목숨을 잃었다고 진술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최근, 또 붉어진 정치 패러디 논쟁에 관한 생각.

!@#… 또 패러디가 말썽이다. 뭐 요새는 워낙 패러디의 양이 많아지다보니 통찰력 넘치는 유머와 비열한 인신공격의 경계선이 사실상 모호해져 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클릭, 또 클릭.

…뭐, 문제지점이야 확실하다. 청와대 쯤 되는 곳에서, 천박한(아, 패러디 자체가 천박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 박근혜 해피엔드 합성이 매우 저열한 수준의 농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장난질에 신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걸 그런 식으로 대문에 걸어놓으면, 그냥 야당 정치인에 대한 공격일뿐만 아니라 성정치 문제까지도 개입되는 게 당연하고. 얼마든지 욕먹어도 싸며, 청와대 홍보 담당 부서 사람들은 평직원부터 총책임자까지 모두 무릎꿇고 두 손 들고 앉아있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너그들이 그런 소리를 하기에는 솔직히 적잖이 쪽팔린 줄을 알아야지. http://www.okjoa.com/ 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꺼냔 말이지. 니들이 아예 대놓고 노무현 대통령을 노란 돼지니, 개구리니 하고 합성사진 대문에 유포하고 다닌 건 애교냐? 그것도 하루이틀 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우선, 니들은 좀 닥쳐라. 피곤하다.

!@#…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지지해주고 싶은 생각은 물론 없다. ‘니들도 그랬는데 왜 우리보고만 뭐라고 그러냐’라는 발표 내용은, 그 인간들이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다. 일반 시민들이 하면 모를까. 양비론이냐고? 그 새끼들은 어차피 다 똑같은 놈들이니까 정치에 관심 끊자고? 물론 아니다. 그럼 패러디는 죄다 없애버리자고? 물론 그것도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건 하나다: “주류 정치인 주제에, 패러디에 의존하지 말란 말이다!!!!” 패러디를 통해서 유쾌한 웃음을 짓고 서로의 통찰을 교환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로 족하다. 당신들은 국회 나가서 성명서 발표하면 되고, 기자회견하고 언론에다가 광고 내면 되잖아. 당신들에게 어울리는 방식, 잘하는 방식을 활용해야지 왜 어설픈 짓거리냐고. 이회창 씨가 어느 여고에 가서 ‘한나라당은 내 빠순이들이에요’라고 아스트랄한 멘트를 남긴 사례가 생각이 나버리잖아. 서민들의 은밀하고(?) 저열한, 그러나 가끔씩 찬란한 빛을 발하는 즐거운 대화… 패러디라는 건, 너희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란 말이다. 이해도 못하면서, 그걸 활용까지 해보려고? 그러니까 결국 정도를 못지키고 오버해서 결국 얼굴 붉히고 싸우지. 심지어 직접 만든 것도 아니라 네티즌이 만든 것을 단지 가져다가 배치해 놓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도를 못지키고 앉아있지 않나, 쪽팔리게스리.

!@#… 패러디를 우습게 보지 마라. 패러디를 가볍게 보지 마라. 자연스러운 농담이고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잘된 패러디’라고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어디서 구현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복잡섬세미묘한 것이다, 뼈있는 유머라는 것은. ‘작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조차도 도전했다가 대단히 자주 실패하는, 표현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다. 자신들의 실력을 과대평가하지 좀 말자, 제발.  재미 없으니까.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약자 위의 약자 / 엔도히로키 作 [경향신문 만화풍속사]

!@#… 이번 주부터는 경향신문 인터넷 khan.co.kr에서 만화 섹션이 생겨나 만화섹션으로 분류되어 들어가있어서 해피…했는데, 왠걸, 네이버나 엠파스 뉴스 검색을 가보니까 ‘경향신문>속보’로 분류되어 있었다. -_-; 언제쯤 자동으로 해피하게 ‘만화/애니’ 분류로 포워딩될까? 언제쯤 이런 칼럼이 있다는 걸 경향신문 사이트 들어오지 않고도 사람들이 눈치라도 챌 수 있을까…;;;;

!@#… 가끔, 신문에 나온 글에서 문장이 살짝 꼬여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보통 그건 분량 조절을 위해서 편집 단계에서 담당자께서 축약을 하다가 있을 수 있는 마이너한 사고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시기를…-_-; 여기 올리는 건 원래 버젼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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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위의 약자: , 엔도 히로키

약육강식이라는 말을 세상의 진리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확실히, 죽을 때 까지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 되어버린 이 괴이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여전히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정말로 ‘나는 강하니까 너희 약자들을 뜯어먹을꺼야’라고 달려드는 것일까?

일본작가 엔도 히로키의 <에덴>이라는 작품은 이 질문에 대한 잔인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바로 다른 약자들이라는 것. 약자라는 것을 방패삼아서 자신들보다 더 약한 자들을 괴롭힌다는 것. 이 작품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물인데, 탄탄한 연출력과 스타일리쉬하지는 않지만 섬세한 그림체로 작가 특유의 냉소적이고 차가운 주제의식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수작이다. 작품의 시작은 인류를 멸망시킬 위력의 전 지구적인 바이러스라는 다소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내 작가는 본색을 드러내는데, 사실 이 바이러스는 인류의 10% 가량 밖에 감소시키지 못하고 잡힌 것이다! 그리고 병을 잡는 과정에서 강대국 중심의 세계정부가 만들어지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 등 국제적 마찰이 심화된다. 여전히 사회의 여러 모순과 차별은 그대로이거나 더욱 커져있다.

이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도는, “나를 억누르던 강자가 나중에 알고보니 또 다른 약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때로 그것은 아버지-아들의 관계를 통해서 나타나기도 하고, 남녀관계, 사회계층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 일화에서, 최광문이라는 한국계 등장인물이 이렇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어린시절 나한테 김치냄새나는 녀석이라고 돌을 던진 건 모두 나처럼 가난한 집 애들이었어. 부잣집 아이들은 그 광경을 단지 웃으며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지.”

스스로를 약자라고 생각하는 자는 항상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강자에게, 또는 약육강식의 시스템에 돌린다. 자신의 의지로 직접 하고 있는 비열한 행동들에 대해서도 도매급으로 회피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평범한 약자들이 ‘어쩔 수 없었다’라고 변명하며 친일 부역을 했으며, 나치당원이 되어 유태인들에게 돌을 던졌으며, 그 당시 광주를 빨갱이 폭도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오늘날, 약소국을 자처하는 동아시아의 어떤 나라가, 미국이라는 절대강자에게 기대어 ‘할 수 없이’ 침략자 동지로서 중동으로 출동한다. 좋은 만화는 만화 자체로 끝나지 않고 현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때로 그것은 아프다. 우리 자신들의 비열한 현실을 비춰주는 풍속화니까.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허 —

성폭력 문제 서울대 농활대 철수 사건

!@#… 성폭력 문제 서울대 농활대 철수 사건.

http://www.snunow.com/2003/?news/view/id=565

…서울대에 대한 막연한 자격지심과 마초이즘이 결합하여 분노를 터트리는 대다수의 머저리들은 어차피 뭘 해도 시끄럽기만 하고 세상에 하등 도움도 안되기 마련이니 논외로 치고… 곪디 곪은 상처가 결국 터진 셈이다. 연합뉴스 / CBS 노컷 뉴스 등에서 확인도 안된 미숙한 엉터리 정보로 찌라시성 기사를 온라인으로 팍팍 날려버리는 바람에 (CBS 최철 기자님, 연합뉴스 박상돈 기자님, 정말 당신들의 후안무치한 3류 찌라시 근성에 감복하고 말았습니다) 더더욱 개판이 되어버렸고.

…여튼, 성폭력의 실상이 정확히 무엇이었다라는 사실 확인 없이, ‘아가씨라고 부르기만 해도 성폭력이라고? 서울대생 겉멋만 든 똥바가지들’이라는 식의 대략 뇌세포 두 개면 충분한 머저리 소리가 온라인에 진동했다. 하지만 사실, 그것에는 사실 확인을 곧바로 표명하지 않은 서울대 총학의 책임이 크다. 원래 언론은 서울대를 찢어먹길 좋아하고, 수많은 온라인 바보들은 그걸 같이 찢어먹고 싶어서 안달이니까. 그게 서울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대가다. 덤으로, ‘여성’ 문제까지 개입되었으니 이 얼마나 안성맞춤인가. 뭐 여튼, 결국 서울대 학생회에서 입장표명이 나왔다. 사실 완전한 것도 아니고, 여러 단위 가운데 사회대 사건에 대한 것에 불과하지만… 여튼 나왔다. 이걸 본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욕할려면 욕할 수 있겠지.

http://we.snu.ac.kr/bbs/view.php?id=chonghak46&no=145

!@#… 길다. 말이 비비 꼬였다(한마디로, 미숙하다). 내가 이해한 바를 3줄로 요약해보겠다.

 – 아가씨 호칭 건은 언론에서 오버한 거다. 
 – 결정적인 사건은, 술먹고 몸 더듬은 것이었다.
 – 농민회는 숨기자고 했고, 우리는 철수했다.

자, 이제 하고 싶은 말들.

!@#… 우선 서울대 학생회에 대해서 먼저 한마디. 너무 미숙하고 무능해서, 보고 있는 내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다. 중재자로서 실패했으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 철수하면 사태가 해결되나? 대화를 중단한다는 거다. 관계를 끊는다는 거다. 즉 사태가 더 악화될 뿐, 뭐 하나 도움이 안된다. 이 상황에서는, 문제발생에 대해서 제대로 중재와 대처를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표명하고, 가해자와 쇼부치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닌가. 피해자 중심의 원칙 때문에 피해자들의 허락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사실 표명이 늦어졌다고? 사건 발생 후 철수결정이 난 건 2일이다. 도대체 며칠이나 지난 거냐! 게다가, 사실 확인이 늦어져서 엉뚱한 정보가 유포되서 피해망상 마초 바보놈들이 온라인상에서 몰려다니면 사태가 어떤 식으로 퍼지고 누가 2배 3배 더 피해를 볼지는 불을 보듯 훤한 것 아닌가.

게다가 발표문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나에 다 쑤셔넣느라고 고생했다. 하지만 성폭력 사실 확인이 하나, 언론의 무책임한 아가씨 공방에 대한 비난이 하나, 농활의 문제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하나, 양성평등(빌어먹을, 시대가 언젠데 아직까지도 <여남평등> 같은 용어나 쓰고 있나. ‘여자가 하면 역차별, 남자가 하면 적선’에 불과하게 여겨질 위험이 가득한데)에 대한 일상적 반성의 필요성에 대한 역설이 하나. 각각 따로 해라 제발. 이게 무슨 논술고사, 기말리포트냐… 하나에 다 쑤셔넣고 읽는 사람 헷갈리게 만들게. 이번 건에서 드러난 바, 학생회는 성차별 해소나 농활에 대한 의지 등과는 별개로, 실력이 딸렸다. 그리고 학생회가 실력이 딸려서 문제가 개판이 된다면, 그건 이쪽의 과오고 책임이다. 회피하지 말기를.

!@#… 성폭력에 대해서도 한마디. 술 퍼먹고 몸더듬었으면 누가봐도 성폭력 맞다. 뭐, 용어에 있어서 아무래도 ‘규정상의 용어’와 ‘생활상의 거부감’의 괴리가 있어서 ‘성희롱’으로 부르고 싶다면 뭐 봐줄 수도 있다. 그런데… 술먹고 만취상태에서 누군지도 모르고 더듬었다느니 어쩌느라면 게임오버다. 다만 문제는 가해자가 농민회 사람이 아니라는 건데… 사실 그게 무슨 문제인가? 농민회든 아니든, 가해자는 가해자다. 사과하고 수습해야지. 무슨 거기에 마을과 농민회의 체면이니 어쩌니 하니까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건가? 물론 농민회는 사태해결에 같이 도와줄 의무가 있고.

… 그리고 언론에서 졸라 떠들어대고, 학생회 성명서에도 열심히 언급된 아가씨 발언. 남자한테는 학생~ 하면서, 여자한테는 아가씨~ 하면 그건 명백한 성차별이지. 당연한 것 아닌가. 남자한테 아저씨라고 한다면 모를까, 누구는 학생으로 존중해주고 누구는 그냥 아가씨인가. 이해가 안되나? 회사에서의 ‘미스 김’같은 호칭인거다 한마디로. 그런 건 의식적으로 자꾸 고쳐나가야한다. 하지만 생활속의 잘못된 습관은 강의/강령식으로 지적 한 두번 매섭게 한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심 많고 부드럽게, 하지만 강하게 지속적으로 계속 압박을 가해야 겨우 고쳐지는 것이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간에 그만두면 더 망가진다. 이 막나가는 남성우위 사회에서, 장사 한두번 해보나? 다 알잖아.

여튼. 쉽게 풀어보자. 더듬었다 -> 성희롱, 정도가 심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성추행. 남자는 학생, 여자는 아가씨 -> 일상화된 성차별. 둘다 넓은 의미에서 성폭력인데, 성폭력이라고 하면 곧바로 강간을 떠올리는 원숭이 같은 인간들 때문에(그리고 그런 골때리는 것들이 좀 많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남발하면 안되는 용어다.

!@#… 그런데, 역시 미묘한 문제지점은 농활이라는 활동이다. 안그래도 농활하면 ‘엘리트’ 대학생 vs 농민들이라는 이분법적 이미지로 다가오는데, 거기에 서울대…그것도 여성까지 붙어서 파장이 커진 셈이다. 그렇다면 다시 냉정하게 서울대고 여성이고 좀 논외로 치워보고, 농활이라는 것 자체를 좀 살펴보잔 말이다. 농활은, 봉사활동이 아니다. 정치활동이다. 농촌봉사활동이니 어쩌고 운운하는 머저리들은, 아마도 한번도 농활을 가본 적, 혹은 깊이 생각해본 적 없이 MBC 청춘시트콤이나 보고 세상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 초딩들, 그리고 그에 준하는 사회적 지능을 지니고 있는 목소리 큰 고릴라들이다.농활은 애초부터 정치활동으로 탄생했고, 지금까지도 계속 정치활동이다. 까놓고 말해서, 지식인들이 농촌 공동체에서 같이 노동을 하면서 농민들을 노동자 민중으로서 각성시키기 위한 선전활동(아, 닭살 돋아 미치겠다)인거다. 그런데 그 목적을 나름대로 교묘하게 숨기기 위해서 봉사활동처럼 보이도록 하고 돌아다닌 것. 조금만이라도 한국에서 대학이 행한 사회적 역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상식의 범주다, 이 정도는.

그래, 시대는 변했다. 더 이상 대학생들이 나서서 농민들을 노동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파악시켜주는 시대가 아니다. 왜냐하면, 첫째 농촌사회가 이전보다 더 ‘똑똑’해졌고, 둘째 대학생들이 이전보다 더 멍청해졌으니까. 얼마나 멍청해졌냐하면, 스스로도 정말로 봉사활동이라고 착각하는 순진무구한 고등학교 4,5년생들로 탈바꿈할 정도다. 일요일 아침 <도전!지구탐험대>라고 생각하거나. 실용적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한창 모내기하는 봄도 아니고, 추수하는 가을도 아닌 여름철에 우루루 몰려가서, 서툰 솜씨로 경작물들 망가트리며 몸만 피곤해지려고 가는 게 어디가 농활이란 말인가.

농활의 존재이유, 기본 마인드로 돌아가야할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농활. 농민학생연대활동. 농활의 기본은 바로 연.대.다. 그런데, 학생들이 와서 논밭일 도와주는게 무슨 얼어죽을 연대인가…그냥 무상노동이지. 연대라는 건, 사회적으로 서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계층들이 서로 필요한 지점을 보충하고 도와주며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몇가지 원칙을 다시 캐낼 필요가 있다.

 (1) 상호성: 농민과 학생이 서로 뭔가를 주고 받는다는 것. 그리고 뭘 주고 받는지 서로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 학생은 농민에게 노동을 제공하는데, 농민은 학생에게 뭘 제공하는가? 라는 질문이 제기되면 거기서 이미 연대고 뭐고 말짱 황이다. 차라리 까놓고, 농민들이 학생들에게 농업이라는 시스템을 실습을 통해서 가르쳐준다고 인정하는게 낫다. 그렇게 하려면 밭에 데리고 나가서 일만 시키는 식이 아니라, 경작 시스템에 관한 본격적인 실기강의 형식으로 아예 커리큘럼화하는 것이 더 좋겠지. 그러면 학생들도 자신들이 봉사를 베풀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뭔가 배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그것이 농민들이 학생들에게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분야 아닌가.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로 농촌사회에 무언가를 제공해주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다. 바로, 공부. 동네 아이들, 어르신들 공부를 시켜드리는 것이 훨씬 성취감 있을 것이다. 국영수라도 좋다. 영어회화라도 좋다. 재태크 교실이라도 좋다. 농촌 판례 중심 민법교실이라도 좋다. 정작 중요한 건, 진짜 자기가 잘하는 분야로 서로에서 도움이 되어주는 것이니까. 즉 학생들은 농업을 배우고, 농민 가족들은 공부를 배우고. 기브-앤-테이크. 서로 주고받으며 이득보는 게 있어야 연대인거다. 상호성이라고, 상호성.

 (2) 이분법의 극복: 학생 vs 농민. 왠지 이주민 vs 원주민, 정치인 vs 서민 같은 느낌이다. 학생회 집단 대 농민회 집단. 괴이하다. 좀 섞어야 한다. 학생들끼리 마을회관에서 자는 게 아니라, 각 가정으로 한명씩 보내서 입주시키는 게 더 낫다. 그래서 논밭 경작 체험코스가 아닌 농촌사회에서의 생활 그 자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좋다. 입주과외식으로 애들 공부도 도와주고. 그리고 떠나기 전 마을잔치 때면 농민가족과 그 가족에 홈스테이한 대학생이 한팀이 되어, 그런 식으로 구성된 다른 팀들과 경쟁하며 게임을 벌인다든지. 이분법적으로 농민들을 타자화시켜 놓고는 무슨 얼어죽을 연대냐, 연대는. 섞여라, 제발.

 (3) 지속성: 일년에 10일쯤 가고, 편지 한두번 교환하고, 잊어버리고. 그러면서 한 마을에 3년쯤 있다가 다른 마을로 교체. 전형적인 패턴이다. 한마디로, ‘이벤트’성이다. 연대는 이벤트가 아니다. 그렇다고 학기중에 맨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도대체 무슨 고민인가, 21세기의 한국에서. 농활 방문 마을과, 농활 간 대학교 해당 학과 사이에 자매결연을 맺어라. 그리고, 어디 온라인 사이트에 까페라도 하나 만들어라. 그리고 틈틈이 서로 근황, 사진들 좀 올리고. 애들 숙제해온 것에 빨간펜도 좀 그어넣어주고. 그럼 마을에서는 쌀도 좀 보내주고, 그럼 과 사람들 같이 모여서 그걸로 같이 밥 지어먹고. 그런 모습들 디카로 찍어서 까페에 올리고. 어렵나?

…즉 간단히 말해서 이런거다. 이 시대에, 예전부터 내려오던 어떤 시스템이 도저히 안맞겠다 싶으면 다시 본질로 회귀해서 뭔가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보란 말이다. 아니면 영 안되겠다 싶으면 때려치우든지. 연대라는 목표가 뚜렷하고, 서로 도움이 되도록 어떻게든 조율을 하고 관철을 시켜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섣부른 철수 따위는 하지 않는다. ‘내가 저들을 위해서 봉사를 해주고 있는데, 저들은 그걸 무시하고 업신여기는군. 못참겠다, 너희도 한번 당해봐라’라고 여길 때 대화를 끊고 철수를 하는 거다. 농활을 수행하는 학생회라면, 두말할 나위없이 전자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그 정도의  의지는 없었나보다.

!@#… 아아, 또 이야기가 길어진다. 하고 싶은 말 다 하다보면 백과사전이니 그냥 좀 짜르겠다. 하고싶은 말은 결국, 좀 덜 미숙해지라는 것이다. 봉합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라는 것이다. 농활의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다. 아, 그리고 성폭력 문제는 성폭력 문제차원에서 풀어야지, 무슨 농촌/도시 구도니, 서울대 여자니 하는 이상한 걸로 촛점을 흐리지 말자는 말도 해야겠다. 그냥 서울대가 싫으면, 서울대 가서 화장실 변기 옆에다가 빗맞춰서 똥싸놓고 오든지. 알께뭔가. 어차피 당신들은 스트레스나 풀려고 하는 거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탐구하거나 해결하고 싶은 의지 따위는 추호도 없는데.

!@#… 여하튼. 뭐 이런저런 생각이 나는 사건이다.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펌] OS 노무현 2.0

!@#… 원래는 퍼오려고 했으나, 밑에 달린 리플들이 또한 압권이기에 그냥 가서 볼 것을 권한다. (미러링)

!@#… 에에… 전산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도…;; ‘비유’라는게, 그 분야에 익숙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무슨소린지 모를 것이 되는 함정이 있기 때문. 하지만, 역시 최강의 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