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책은 사실 3권을 사야 한다. 한 권은 고이 소장용, 한 권은 폼나는 선물용, 한 권은 조각조각 분철해서 벽에 걸어놓기용. 실물 책을 보기 전에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PDF본으로 봐도 상당히 느낌이 좋던데, 홍보용으로 월페이퍼 모음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듯. 여튼 서가에 오래오래 꼽혀있어야 할, 좋은 (만)화집.
사람들의 생활이 하나 가득 – 『을지로 순환선』
김낙호(만화연구가)
지하철 속,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각자 자신만의 상념에 빠져있고 통로에는 누군가가 무언가를 설교하고 있다. 창밖으로는 달동네, 곳곳의 빌딩, 그 사이사이를 지나다니는 이들과 노는 아이들이 있다. 혹은 와우산 달동네가 널찍하게 펼쳐진 모습, 다닥다닥 붙은 수많은 집들 사이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무언가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장면,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옮겨가려는 풍경을 위에서 살짝 바라보듯 잡아낸다. 아니면 두 도시 가운데 놓인 길 한 토막을 놓고 옥신각신 하면서 결국 무언가를 공사하는 모습도 있다. 이런 풍경들은 그림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길지 않은 한마디의 설명과 결합하며 진가를 발휘하기도 한다. 허름한 쪽방 집 아이들이 헌 의자를 놓고 노는 모습에 달려있는 짧은 문장 하나. “울 아빠 10년 다녔다는 회사 망하고 월급 대신 가져온 중역의자. 마당의 우주정거장.” 그 작품들 속에는 우리네 삶,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다양한 풍경이 있고 그 속에는 항상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구질구질하게, 때로는 짠하게, 보통은 그 모든 것이 동시에 담긴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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