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슈퍼히어로: 영웅질의 문화 차이 [문화저널 백도씨 0708]

!@#… 요새 어째선지 여러 소식지면에서 계속 슈퍼히어로 이야기만 많이 하는 듯한;;; 여튼 백도씨에서도 무려 영웅 특집이라며 의뢰받은 글. 제대로 학문적 깊이를 가지고 들어가도 재밌을 법한 소재에 대한 약간의 겉햝기.

우리 동네 슈퍼히어로: 영웅질의 문화 차이

김낙호(만화연구가)

자고로 언제 어디서든, 슈퍼히어로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선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초월적 존재들이다. 그렇게 심히 보편적이기에, 영웅인 것이다. 하지만 선과 정의가 과연 무엇이고, 그것을 위협하는 존재들은 어떤 식으로 나타나며, 물리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같이 세부적으로 들어가다 보면 조금씩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사회가 꿈꾸는 이상적 가치의 현신으로서의 영웅이라면,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사회 속에서 조금씩 달라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슈퍼맨이 한국에 나타나면 버터 범벅 느끼함의 화신일 뿐이고, 울트라맨이 미국에 가면 뻘쭘한 은색 거인에 불과해질 것이다. 결국 핵심은 각 대중문화권에서 슈퍼히어로가 지니는 ‘코드’다. 그것은 뒤집어보면 바로 각 문화권 내에서 나오는 슈퍼히어로물의 장르적 재미의 코드이기도 하다. 그런 코드 이야기를 몇가지 해볼 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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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잡지 ‘헤비메탈’ 이야기 [판타스틱… 에 실리지 않음]

!@#… 장르문학/문화잡지 월간 ‘판타스틱’의 창간 준비호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스케쥴상 창간준비호 없이 바로 창간호가 나오고 창간호용 원고가 다른 기사로 이미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붕 뜬 글 (사실 칼럼 코너 자체가 지면 개편으로 2호 만에 없어지기까지…). 그냥 다른 지면 찾을 때까지 고이 보관해둘까 했다가, 그것도 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그냥 적당히 공개. 아름다운 도판들은, 알아서 구글이미지검색님에게 물어보세요. ‘헤비메탈’이라고 키워드를 넣으면 아마 긴 생머리와 각진 턱의 기타 청년들 사진이 난무할테지만.

 

김낙호의 판타스틱 코믹스월드:
만화잡지 ‘헤비메탈’ 이야기 — 다른 세계의 풍광과 반라의 여자들

김낙호(만화연구가)

진지한 문학도들에게 환상 문학을 감상한다는 것은, 다른 룰에 의해 움직이는 다른 세계 이야기를 통해 우리 세계에 대한 각종 성찰과 비유를 즐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 하면, 나에게는 끝내 주게 멋진/우울한 환상 세계, 또는 은하계 너머 어딘가에 있을 다른 세계의 풍광과 소품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먼저다. 그 신기한 세계 속에서 주인공들이 음모에 휘말리고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이다. 이왕이면 에로틱한 상상도 자극하면 더욱 좋겠지. 장르 문학은 무슨 철학적 사유이기 전에 펄프 픽션을 발판 삼아 자라 온 정진정명 대중 문화다. 그렇기에, 아드레날린의 상상력을 눈에 보이도록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야말로 팬들의 근원적 염원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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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도 성장의 일부 – 『고스트 월드』[기획회의 070801]

!@#… 이번 소개하는 작품은 ‘판타스틱 소녀백서’라는 기괴한 제목으로 개봉하고 장렬히 침몰한 바 있는 수작 영화의 원작이기도 함(도대체 가끔, 정말 이해불가능한 영화홍보 담당자 센스에 놀라곤 한다고나… 최근에는 심슨가족 극장판의 한국 홍보컨셉에도 고개를 크게 갸우뚱). 한국어판이 나와주기만 해도 고마운 작품 중 하나.

냉소도 성장의 일부 – 『고스트 월드』

김낙호(만화연구가)

누구나 성장과정에 있어서 한번쯤 겪게 되는 세계관의 변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고, 대단하지 않고, 한 마디로 별 볼 일 없다는 것. 당연한 일이다. 내가 당장 그 전에는 못하던 것들을 이제는 해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릴 때 동경하던 그 엄청난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다 사람 사는 것이 거기서 거기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결국 그런 사람들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완전히 실망할 만큼 자신이 잘나지도 않았다는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이겠지만. 그 괴리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냉소다. 아예 좀 더 성장하다보면 자기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도 점차 확실하게 인식을 하고 그 세상 속에서 자신이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하며 다시금 세계관이 바뀌기에, 그 도발적인 냉소는 전환기의 미묘한 지점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이렇게 볼 때, 세상을 냉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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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합체, 절대적 힘, 선택의 문제 [팝툰 11호]

!@#… 팝툰에서 부천판타스틱차 방한했던 나가이 고 특집. 인터뷰 들어가고, 다카이 오사무라는 일본 필자의 정신분석적 접근, 작품세계 소개 등이 있다. 그런데 역시 그 분의 분석은 좀 난이도가 있는지라, 좀 더 친절한 이야기를 한 꼭지 넣도록 임무 부여. 별호가 ‘친절’인 capcold 출동.

변신, 합체, 절대적 힘, 선택의 문제

김낙호(만화연구가)

나가이 고 만화의 매력은, 마징가제트라는 거대로봇에 대한 향수로 그칠 만한 것이 아니다. 일본만화에서 나가이 고라는 작가는 선악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성장이라는 소년만화적 모티브를 완전히 새로운 경지로 이끌며 로봇물의 주제의식과 초인 전투의 컨셉을 근본부터 뒤바꿔 놓은 괴인이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는 절대적인 힘이다. 사실 원래부터 많은 오락작품들이 결국 힘에 대한 것이지만, 나가이 고가 이야기하는 힘은 성과 폭력의 형태로 발현되는 원초적이고 절대적인 무력이다. 이러한 절대적 힘 앞에는 선악의 구분 따위는 의미 없다. 그래서 마치 악으로 악을 때려잡는 것처럼 보여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가이 고의 만화를 아동용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버전에서는 항상 크게 바뀌곤 하는 부분이 바로 박애정신 넘치는 정의의 주인공이라는 개념의 도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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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는 피해가 있으니 사기다 [팝툰 만화프리즘/11호]

!@#… 지난 팝툰 칼럼. 이걸 탈고하고 나자 아프간에서는 인질들이 납치되고, 국산 괴수영화 한 편을 둘러싼 온갖 쌩쑈가 난무하기 시작. 종이지면에서 시사 칼럼을 타이밍 맞추기란, 한국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_-;

사기는 피해가 있으니 사기다

김낙호(만화연구가)

어느 시대이고 간에 크고 작은 부정직함은 넘치기 마련이지만,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대형 사기사건은 너무나도 그 사기적 상상력의 포부가 거대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엘리트 코스 미대 교수가 젊은 나이에 대형 미술 행사의 총기획자로 뽑혔는데, 알고 보니 박사학위가 가짜, 더 알고 보니 석사도 가짜, 더 알고 보니 학부도 가짜, 경력도 수상하고, 한마디로 모든 단계에서 총체적인 사기였다는 것. 그리고 한번 이 사건이 확 뜨자마자, 유사 사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가짜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아왔다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걸리고, 한 영어강사도 학력 사기가 드러나고… 이런 고구마 줄기 캐는 듯한 흐름은 아마도 한동안 잠잠해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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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위의 상상력 – 『빙하시대』[기획회의 070715]

!@#… 고옥탄가휘발성 시사정치 이야기만 하면 바보가 된다. 가끔은 다시 유희로 가득한 만화 소개 (다음 회는 다시 시니컬대마왕세상통찰 만화인 ‘고스트월드’로 갔지만).

백지 위의 상상력 – 『빙하시대』

김낙호(만화연구가)

아주 간혹, 모르는 것이 때로는 약인 경우가 있다. 알면 알수록 중요한 정치나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바로 순수한 상상력의 영역이 그렇다. 물론 상상력 역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해서 기존의 것과 겹치지 않게 잘 끌고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모든 (의식적인) 지식과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서 그저 떠오르는 대로, 완전히 기존 맥락과 관계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꿈꿔보고 싶을 때가 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행위에 있어서 특히 이것은 중요하다. 이런 리뷰를 쓰는 필자야 물론 워낙 고답적이라서 가능한 한 원래의 맥락, 현재의 맥락을 자꾸 공부하며 쌓아놓는 쪽을 선호하지만, 그 정반대 지점에 있는 완전한 무지의 감상방법을 때로는 동경하곤 한다. 대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순수하게 새로 찾아나가는 과정을, ‘정답’을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럴듯한 상상’을 함으로써 추구하는 것. 그 순수한 유희적 즐거움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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