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날.

!@#… 오늘은 푸르른 5월, 핏빛 검붉은 18일. 잠시 묵념.

– 한 2년전에 쓴, 518 관련 작은 소망:[클릭]

– 가장 간결명확하게 잘 표현된, 518을 기억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개요 (강풀만화): [클릭]

– 고교생 시인의 시 한 수: [클릭]

– 최근 문학세계사에서 종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26년’ 미디어다음 연재분: [클릭]

– 5.18 기념재단: [클릭]

– 교육부왈, 계획된 학살이 아니란다… 하기야 원래 당신들이 섬겨 마지않는 5공 어르신들의 계획은 특공대 투입해서 총칼 들이대고 그냥 말로 잘 타이르려고 했나보다. 그치? [클릭]

!@#… ’26년’ 연재종료 기념 포스팅에서 달았던 리플을 다시 갈무리하며 재미없는 포스팅 마무리.

“…뭐 저도 내용상의 불만이야 여러가지 있습니다. ‘절대악’으로서의 전두환을 강조한 나머지 실제로 전두환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모든 공범들 – 그 중에는 광주를 빨갱이 폭동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그게 거짓말로 드러나자 애써 잊어버리려고 했던 평범하게 비겁한 민초들도 포함 – 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으니까요. 진짜 성찰은 자기 얼굴에라도 과감히 똥을 바르는 것에서부터 시작인데, ‘민중’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게 넘쳐나면 그런 작업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그래도 실존하는 전두환 자체가 진짜 절대악인 것이야 사실 맞기 때문에 뭐…;;; 다만 전두환을 제거한다고 해서 ‘악’이 특별히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죠. 한나라당이 40% 지지율을 얻고 정형근이 의원이 되는 동네 사람들의 마인드로 사실 뭘 하겠습니까.”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포스충만, 달라이 라마 강연 듣고 오다.

!@#… 티벳 불교의 최고 승려이자 임시정부 수장인 14대 달라이 라마가 위스콘신 매디슨을 방문해서 ‘긍휼: 행복의 근원‘이라는 제목으로 대중 강연. 알 사람은 다 알다시피 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티벳을 무단점령해서 그들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완전히 뒤엎어버린 후(뭐 뻔한 레파토리… 강제이주, 종교금지, 자국어 사용금지, 전통문화 부정, 당에 의한 개발정책 등등) 59년에 정부인사 및 12만 티벳인들과 인도로 탈출하여 망명 임시정부 활동을 해온 사람이다. 임시정부 활동의 방식은 정치투쟁보다는 티벳의 정신과 문화를 보존/육성하기 위한 정착촌과 학교 설립 위주로, 철저한 비폭력주의. 그 덕분에 6-70년대 히피이즘의 와중에서 아이콘적 지위로 올라서고, 90년대에는 구습을 타파하고 티벳의 민주화를 위한 정치체제 개혁도 다수 강행. 그 사이 중국은 티벳땅에 괴뢰정권을 수립운영. 이런 험난한 와중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전 세계를 돌며 평화에 대한 강연을 하고 기금을 모아 학교, 사원, 박물관 등을 건립하기를 수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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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밥할머니 축출 사건, 대처하는 자세

!@#… 서울대 인문대 앞 ‘해방터’의 김밥아줌마가 쫒겨나게 생겼다는 기사가 무려 네이버 가장 많이 본 뉴스란에 등극. 언제부터 날품팔이 노동자의 삶에 다들 이리 관심이 많았는지 신기할 노릇이다. 또 서울대 네임밸류인가.

!@#… 사실 서울대 인문대 측도, 학생회 측도 일리가 충분히 있다. 학교 입장으로서는 여튼 무허가에 위생검사 없는 장사인거고, 학생회 측 입장에서는 생활의 일부이자 학생 문화의 중요한 전통 가운데 하나니까. capcold 역시 김밥할머니를 종종 애용했고, 항상 총학 단위로 참가할 정도의 큰 시위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 나와서 비상식량을 공급해주는 그 굳건한 모습에 감동한 바 있다. 즉 행정적 분류상으로는 잡상인, 문화적 위치로는 유서깊은 서울대 명물.

!@#… 여기에 대놓고 왜 인문대 행정 공무원들이 할머니를 내쫒느냐고 해봐야 소용 없다. 그들의 ‘공무’에 있어서 서울대의 암묵적 전통이고 문화적 가치고 명물이고 하는 건 전혀 의미가 없으니까. 식중독으로 누가 쓰러지면 그들이 책임을 뒤집어쓰는 사태만 막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하다. 그렇다면 전통과 이미지를 신경써줘야할만한 교수들이라면? 에이. 김밥할머니는 교수 생활의 명물이 아니라, 학생 생활의 명물.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없다. 가져주면 훌륭한 사람이자 대인이지만.

!@#… 즉 무슨 말인고 하니, 김밥할머니를 명물로서 보호해야할 임무는 애초부터 학생들에게 있고, 그들의 대표기관인 학생회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호하냐고? 대자보를 수십장 쓰든 인터넷을 폭격하든 어쩌든 아무 소용없다. 룰 바깥에 있던 김밥할머니를, 룰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우선, 김밥할머니의 캠퍼스 내 영업허가를 받아내라. 대학 행정부와 쇼부치고, 영업비를 대납해주는 것도 필요하면 해야지. 위생검사 받아라. 물론 행정절차 복잡하고 이거저거 잔손이 많이 가서 할머니가 직접 처리하기 난감하겠지? 학생회가 해줘라. 간단한 논리다.

!@#… 지켜야할 가치가 있고 또 지키고 싶다면, 계속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켜주라는 말이다. 조건이 부당하면 연관된 이들과 함께 합의하여 새로운 룰을 만들어내든지. 그 모든 합리적인 방법들을 놔두고 주장만 백날 퍼트려봐야 아무 소용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단 서울대 학생회와 김밥할머니 뿐만 아니라 좀 더 큰 차원의 여러가지 ‘운동’들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 이제쯤 다들 눈치채시리라 믿는다.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한미FTA의 세계, 제도적 틀 속의 배틀로얄

!@#… FTA타결, 참 말이 많다. 아니 이 정도로 큰 건이면 당연히 말이 많아야지. 그런데 정작 capcold가 여기에 대해서 말을 따로 안꺼내고 있던 이유는, 너무 아는 것이 없어서다. 협상 조건이고 뭐고, 자료가 제대로 공개된 것이 있어야 말이지. 그냥 선결조건을 미리 내줬다는 뻘타 자체만 가지고 분개하기에는 협상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최종 결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백날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국정브리핑)고 떠들어봤자, 축구에서 볼 점유율 계산하는 것 만큼이나 무의미하다. 볼 점유율 70%에, 골 스코어가 5:0이면 그건 누가 뭐래도 확실한 패배니까. 즉 한미FTA의 최종합의안을 가지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이 정석이다. 그것을 협상 전 과정에서 미리미리 국민들과 공유해가며 여론 수렴해가며 하지 않고 선협상후수습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은 심히 골때리는 일이지만, 여론에 대한 패배주의/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조중동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고 믿는다든지) 정부 협상단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아 그래, 거기까지 다 인정해준다고 치자. 그렇다면 역시 남은 것은, 카드가 다 펼쳐진 지금부터의 일. EU헌법 부결의 사례처럼, 행정적으로 합의가 난 사항을 ‘국민들’의 반대로 의회 인준을 거부해서 뒤엎는 사례가 특별히 이례적인 것도 아니니까. 사실 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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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철학자 장 보들리야르 별세.

!@#… 90년대 초중반에 문화이론 붐에 휩싸였던 동양 어떤 나라에서, 개나소나닭이나 마치 만트라처럼 아무데나 아무때나 집어넣고 다녀서 나중에는 거의 스팸메일 보는 기분이 들게 했던 용어… 시뮬라크르/시뮬라시옹 (마구잡이식 남용이 아닌 가장 원형에 가까운 설명은 이곳 참조). 이 개념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랑스의 포스트모던 이론 철학자 장 보들리야르 Jean Baudrillard가 현지시간 2007년 3월 6일 지병으로 별세. 90년대 말 이후에는 학문적 기여보다는 “매트릭스 감독 형제가 좋아하는 철학자”라는 식의 상징적 표상으로 열심히 소비된 바 있으니, 어찌보면 존재 자체가 자기 이론의 증거였던 셈. 여하튼 이로써 료타르-데리다-보들리야르라는 포스트구조주의 3인방이 모두 사라졌다 (푸코와 들뢰즈는 이들과 같은 범주로 묶기에는 좀 그렇다).

!@#… Au revoir, monsieur Baudrillard. 뭐랄까, 어째서인지 한 패러다임이 지나가는 느낌은 이론이 구닥다리가 될 때보다, 그 이론을 상징하는 ‘대가’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실체의 중요성, 혹은 실체의 구체적인 상징적 구현체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것인지도. 포스트모던은 개뿔.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바빠서 뜸한 사이, 실로 오랜만의 포스팅이라는 것이 부고라니… OTL )

인혁당 법관 실명 공개로 유신의 개그성을 생각하다

!@#… 최근 공개된, 인혁당 법관 실명 공개를 둘러싼 논쟁. 덤으로 과거사위에서 긴급조치 관련 판사 명단까지 공개. 뭐 공개 전까지 논쟁이었지, 사실 공개가 되자마자 논쟁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많이들 버로우했지만. 음… 하지만 이런 것이 논쟁이 붙는 것이 용납되는 사회분위기 자체가 capcold로서는 이해 불능. 기자가 자기 이름 내걸고 쓰는 것 당연하고, 국회의원이 자기 이름과 당적 내걸고 법안 표결하는 것 당연하고, 장관이 자기 이름 걸고 정책 추진하는게 당연하다. ‘공공’의 일을 ‘공식적으로’ 하겠다면, 당연히 이름을 걸고 해야 한다. 이름을 걸고 해야 책임을 지니까. 사회심리학의 꽤 고전적인 실험이 있지 않던가. 길거리에서 “도와줘요!”하니까 아무도 안 도와주는데, “거기 붉은 스웨터에 청바지 입고 안경낀 분, 도와줘요!” 하니까 꽤 도와주더라는. 공공적인 일을 공식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권리를 위임받는 것이고, 그 권리에는 딱 그만큼의 책임이 따라주어야 균형이 맞다. 초등학교에서도 배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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