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모험담의 학습만화 – 『지구대진화』 [기획회의 060515]

!@#… 오랜만에 만나는, ‘학습’에 정말로 신경을 쓰고 있는 어린이 대상 학습만화. 교육교육 말로는 떠들고 천문학적 돈을 쑤셔넣지만 정작 공부라는 것이 도대체 뭐고 뭘 어떻게 배우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놀랄만큼 무관심한 한국사회에서, 이런 책이 얼마나 부모들의 호응을 얻어낼지는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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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험담의 학습만화 – 『지구대진화』

김낙호(만화연구가)

개인적으로, 소위 “책을 읽자” 류의 캠페인을 싫어하는 편이다. 다양한 종류의 지식을 습득하고 간접경험을 쌓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자는 것이어야 하는데, 종종 단순히 월 평균 독서량이 어쩌니 하면서 단지 얇게 썰린 죽은 나무토막에 대한 페티시즘적 열정을 발휘하는 선에서 그치곤 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중 특히 지식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잘 정리된 풍부한 지식이 들어있고 그것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편리한 방식으로 전달된다면 그것이 책이든 인터넷 홈페이지든 비디오든 동네 아저씨의 연설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러한 논리는 책이라는 매체 안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만약 제대로 된 풍부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면 그것이 교과서든 소설이든 만화책이든 모양새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실 교양/학습만화라는 장르는 이러한 발상에서 시작한다. 분명히 만화는 표현력과 전달력에 있어서 큰 장점을 지니고 있고, 그러한 능력을 그냥 썩혀둔다면 정말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베스트셀러의 등장에 힘입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교양학습만화의 경우 이러한 근본적 취지를 사정없이 배반하는 경우들이 다수였다. 말은 교양학습만화를 표방했지만, 실상은 연성화된 가벼운 지식들을 양념으로 살짝 뿌린 아동 취향 모험 오락만화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장르 오락 만화라는 사실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왕 교양과 학습을 위해서 교양학습만화를 선택했다면 완성도 높은 지식을 축적하도록 도움이 될 만한 작품을 골라잡는 것이 원래의 취지에 맞을 것이라는 의미다. 만약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교양지식 입문서를 읽는 것이 효과적이지, 그 분야를 소재로 삼았을 뿐인 오락 작품으로 만족하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은가. 아무리 시대의 대세가 속칭 ‘에듀테인먼트’라고 해도, 오락과 교육의 경계가 완전히 없어져버렸다거나 하는 과장은 금물이다.

『지구대진화』(NHK 기획, 고바야시 타츠요시 그림 / 삼성출판사, 전6권)은 정통파 ‘학습’만화다. 내용은 NHK의 유명한 동명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내용을 만화로 이식한 것으로, 문자 그대로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내용 전개방식은 실제 NHK 제작자들이, 방송국에 견학 나온 두 중학생에게 다큐의 내용을 순서대로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년소녀 주인공들을 모험길로 보내고 억지로 상황을 체험하게 만들어서 지식을 끼워 맞추는 식이 아닌, 순수하게 ‘강의식’ 학습만화인 셈이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막간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평온하게 연속적으로 흘러가며, 부차적으로 취급되고 있을 뿐이다. 한 개 에피소드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으며 소동을 벌이는 전형적인 학습만화 구도를 보기 좋게 배반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그냥 설명문 같은 딱딱한 내용이라서,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없다는 말인가? 놀랍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작품은 분명히 재미있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성장 스토리다. 단지 하필이면 그것이 등장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구’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성장과 성장을 하여 오늘날의 이곳까지 도달한 지구라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모험담 말이다. 실로 장쾌한 스케일의 영웅전설이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지구와 그 지구에 달라붙어있는 생명이 펼치는 생명의 서사시는 몇몇 미미한 인간들의 성장담과는 전혀 다른 규모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지구과학이나 생물학 시간에 배우는 파편적인 자연 이야기가 아니라, 46억년의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서 순차적으로,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서술해 나아간다. ‘지식’이 바로 모험담이 되며, 그 결과 방대한 양의 귀중한 자연과학 지식을 문자 그대로 재미있게 학습시켜준다.

이러한 스케일 큰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동원하는 연출방식은 과연 이름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답게, 다큐와 동일한 순서로 다큐의 핵심 내용들을 별다른 각색 없이 그대로 전달해준다. 지구의 46억년 역사를 전집도 아닌 6권짜리 시리즈에 압축한다는 것은 일견 빡빡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핵심을 짚는 절묘한 비유로 표현한다(지구의 역사를 하루의 시간에 비유하는 등). 또한 시각적으로도 명쾌한 도해와 구체적인 CG를 사용하는데, 휘황찬란한 원색 컬러로 포장하기보다 오히려 만화로서 부담 없이 읽기 편한 흑백으로 표현하는 배려를 보여주고 있다. 분명히 『지구대진화』은 훌륭한 교양 지식을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필독서까지는 아니라도, 추천 교양서로서 오르내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식의 시도가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결정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독자층을 제대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주류 교양학습만화의 주요 소비층은 하필이면 초등학생인데,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지식수준이 너무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래의 독자층이 되어주어야 할 중학생 이상의 경우는 입시과정에서 벗어난 지식에 대해서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달려들기가 결코 쉽지 않다 (전적으로 입시 제도에 맞춰져 있는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지구과학은 학생들에게 유감스럽게도 찬밥신세 아니던가). 깨달음을 위한 지식이 아닌 입시 성적을 위한 지식으로 움직이는 패러다임 속에서, 대자연이 움직여온 이치 같은 큼지막한 이야기는 관심의 대상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나아가 성인들은 학습만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동용으로 치부하며 거리를 두기 십상이다.

설명 방식에 있어서 정공법 그 자체인 이 작품은, 유감스럽게도 독자 소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 간극을 채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작품을 포장하는 마케팅이다. 진지한 교양지식을 얻게 해주는 본격 학습만화라는 점을 강조하는 작업에 실패하면, 그냥 ‘미소녀도 안 나오고 화려한 원색의 모험 액션도 없는 심심한 아동만화’ 정도로 취급받으며 서가 한쪽에서 먼지만 쌓이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부디 여러 노력들이 지속되어, 이런 고품격 지식이 가득 담긴 만화가 정당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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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기획회의>.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발간. 여기에 쓰는 글에서는 ‘책’이라는 개념으로 최대한 접근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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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치란, 아무 때나 진심을 드러내면 낭패를 보는 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피해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한참 서울시장 선거의 유력 당선자로 발돋움하신다는 오세훈 후보가 한 건 올리셨다. 내용인 즉슨, “박근혜 대표님 감사합니다”. (클릭).

!@#… 뭐 사실 박근혜가 칼맞은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이라면 이 블로그까지 흘러들어오지도 않았으리라. 하나의 개인으로 놓고 볼 때는 안타까운 일이고 불의의 사고이며 쾌유를 빌어줄 일이다. 하나의 역사적 인과율로 놓고 볼 때는 유신공주로서 지니는 한국 현대사의 업이라는 것이 기형적 방식으로 귀결되고 있는, 또다른 안타까움의 사건이다. 박정희 시대의 불의에 대한 완전한 단죄와 그 유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철저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이루어져야지, 박근혜라는 하나의 작은 상징체에 헛된 보복심을 불태운다고 되겠는가. 그런데… 선거를 앞둔 시즌이라는 현실을 고려한 하나의 정치사건으로 볼 때, 이 것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에 무척 도움이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아무런 제대로 된 정책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거나 능력을 증명하지 않고도, 날로 먹을 수 있는 지지율. 미묘하게 서로 연결이 되어있으나, 따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운 세 가지 차원이다.

!@#… 도대체 그 공짜 지지율 확보의 정체는 무엇인가. 도대체 박근혜가 칼맞은 것과 한나라당 지지가 올라가는 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간단하다. 이 사건은 바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어서 미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합리화를 마련해주는 안전한 장치라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현 정권이, 열린우리당이 일을 못하고 나라 경제를 말아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한나라당을 찍어줄거라고. 하지만 아무리봐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 이 명제는 한나라당은 일을 더 잘한다는 전제, 하다못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어야 성립된다. 아예 한 단계 더 나아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한나라당을 찍어준다는 사람들도 넘친다. 말인 즉슨, 현 정권에게 정신차리라는 의미란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 탄핵쑈 당시에도 황금 균형 어쩌고 스스로 변명하면서 명백한 반민주 헛짓거리를 저지른 한나라당을 찍어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러한 주장이 성립되려면, 한나라당이 세력을 잡으면 이 정부 이 국회가 더 일을 정신차리고 공정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말이야… 그런 근거 따위 없다는 것 다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면서도,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란 합리화의 동물. 이유를 만들어서 채워넣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견딘다. 황우석 과학사기 사건 당시 마구마구 증거가 드러나도 각종 음모론을 던지며 황빠질을 했던 수많은 평범한 일반인들과 나름대로 지식인들의 무한 삽질 연타에서 여실히 증명되지 않았던가 (그러고보니 궁금해지는 것이,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언제 배째나?). 그래서 호시탐탐, 한나라당을 지지해줘야 할 만한 이유를 발견해내고 싶어서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어머나. 당수가 칼맞았네. 오, 그러면 박해받는 야당지도자네. 이거 딱인걸. 한나라당을 찍어주면 박해받는 사회정의를 회복하는 데에 일조한 셈이 되네. 비록 근거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얼추 그런 모양새가 나오니까 적당히 납득하고 대만족.

아 그러고보니 여성지지율이 특히 더 올라간다고 한다. 몇년전에 씨네21에서 벌어졌던 최보은-김규항 설전이 다시 기억나누나. 최보은씨가 여성주의의 입장을 내세우며 강력한 여성정치인이 필요하기에 박근혜를 지지하자고 하자 민중계급 구도를 중시하는 김규항씨가 아주 버럭 화를 내버려서 각종 뻘타 경쟁까지 이어졌던 사건. 그때 최보은씨 논리를 상기한다면야, 강력한 여성 정치가가 칼맞았으니 한나라당 찍어줄 만한 이유를 드디어 찾아냈다고 납득하는 여러 여성 투표권자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할만 하다.

게다가 며칠 전으로 기억을 되감아보자. 박근혜 칼침 사건을 가지고 조선일보의 친한나라당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보도행태를 비판했던 노사모 노혜경 대표의 글이 올라와서, 불같이 비난받았다. 너도나도 또 노무현 탓이다를 외쳤다. capcold도 그 글은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서 무진장 부적절하고 비전략적이고 한마디로 멍청한 처사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개인적 차원의 불행을 정치적 잣대를 통해서 이용해먹고자 할 때 도덕적으로 신중하지 못할 경우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오세훈 후보의 발언은 사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 않던가. 그런데 그다지 반응 없음이다. 참 놀라울 지경이다. 즉, 사람들은 애초에 정말로 노혜경의 발언의 도덕적 신중하지 못함을 비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박근혜 칼침사건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충분히 된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하기야 사실 이 모든 것의 근저에는 우리 대중들의 일반적 비겁함이 자리하고 있다.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욕은 하면서도, 그래도 한나라당에 표를 주는 사고. 아니 그렇다면 당신들의 사회계급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될 것 아닌가라고 물어보면 다 똑같다느니 현실성이 없다느니, 그리고 무엇보다 ‘사표’가 되도록 할 수 없다느니 하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그것이 바로 사표방지 심리다.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을 힘있게 만들어주기보다는, 힘있는 편을 지지하고 싶은 사고다. 내가 지지한 편이 힘이 있으니 나는 옳았다고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하는, 생활화된 비겁함이다.

!@#… 한나라당을 이유가 있어서 지지한다고? 고작해야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는 정도 뿐.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니까 이유를 찾는거다. 그런데 박근혜가 칼맞아서 그런 이유를 상당부분 제공해주었으니, 당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맙겠는가. 그런 고마운 마음이 얼떨결에 빠져나오고 말았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너무 솔직했다. 그런데, 솔직한 후보라고 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아니, 이게 농담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역시… 재미있어” (사신 류크, <데스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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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만담토크쇼 Stephanie Miller Show 공개생방송

!@#… 금요일, Stephanie Miller Show 공개생방송을 보고 왔다. 라디오 라이브가 아니라 거의 락공연을 방불하게 하는 엄청난 열기. 강력한 좌파만담토크쑈라는 특징과 자유주의-진보주의 성향 강한 매디슨이라는 도시가 만나서 만들어진 천혜의 조건이 만들어낸 에너지.

!@#… 우선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 이 라디오 프로는 문자 그대로 좌파적 정치성향으로 가득하며, 그 모든 이야기를 신랄한 풍자와 비판으로 풀어내며, 유머감각으로 중무장했으며, 전체가 노래 틀며 말하며 시간 허비하지 않고 순전히 말만 뱉어내는 ‘토크쑈’다. 진행자는 사십대 중반의 처자 스테파니 밀러.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아버지, 즉 극강 보수 정계 가문의 딸내미로 태어났으나 크게 탈선(?), 개그와 방송 진행에 능해진 특이한 인생역정의 소유자. 이 사람이 프로를 강력한 포스로 진행하며, 그 옆에는 성대모사의 달인 Jim Ward라는 사람이 각종 정치인 패러디로 운을 맞추어 준다. 여기에 감초격으로, 사이사이에 각종 개그 소리효과 및 그보다도 더 개그스러운 보수파들의 발언들을 넣어주며 가끔씩 한마디씩 거드는 피디 아저씨 Chris Lavoie (이 사람은 라이브에는 같이 움직이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원격참여). 주로 공화당의 멍청한 정책, 보수층의 바보같은 생활방식들에 대한 풍자적 비판과 진보성향 움직임에 대한 열렬한 지지로 이루어진 프로. 정치인들을 흉내내고 까는 거야 뭐 그렇다치더라도, 부활절날 아침방송에 “그런데말야, 부활절 토끼라는거 따지고보면 이교도적 풍습 아냐?”라고 천연덕스럽게 찔러버릴 수 있는 것은 천부적 재능이라고나. 이 계열에서는 문자 그대로 떠오르는 스타. 공식 사이트는 여기.

!@#… 여튼 그런 프로가, 이번에 이곳 매디슨에 라이브를 하러 온 것이다. 여기는 스타보수논객 Billy O’Reilly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칭했을 정도로 자유주의-진보주의 성향이 강한 곳인데다가(그래서 이번 라이브에 많은 시민들이 사탄 뿔 모양 머리장식을 하고 방청을 왔다…그래 우린 사탄의 자식들이다 어쩔래, 하는 만담 정서), 최근 가장 개가를 올리고 있는 진보성향 상원의원이자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경선에 출마선언한 파인골드의 홈그라운드이기까지 하다. 그러니 뭐 분위기 끝내주지. 아침 8시부터 하는 방송이었고 7시부터 입장 시작이었는데, 당연히 만석. 문자 그대로 남녀노소, 이성애자 동성애자 할 것 없이 열광.

!@#… 좌편향이고 진지한 내용들을 주욱 다루면서도, 유머와 풍자정신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기. 한마디로 ‘즐거운’ 좌익.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엄숙한 진보들이 스스로의 앞길에 장애물을 던져넣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 반드시 참조해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포맷의 방송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라는 말 이상으로 임팩트가 있는 것, 그것은 바로 “다 즐겁자고 하는 짓인데” 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당일 행사 사진들 모음

 

(2006.5.23 일부내용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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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cold블로그 키워드 대전 2006.05.

!@#… Shortstat에 들어있는 키워드 통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외부에서 어떤 키워드를 통해서 이 동네까지 흘러들어왔는지 표시해주는 듯. 테크노크라티 기준인지 뭐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사람들은 이곳에 이런 개념으로 들어오고 말았도다.

umpc 2 / 카우보이비밥 소드피쉬 2 / umpc q! 2 / 행정소송 2 / 에버라텍 umpc 2 / 삼성 q1 2 / 이럴땐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1 / 부천과대전의차이점 1 / 캡틴아메리카 1 / 배트맨 만화 1 / 소년협객양영순 1 / journalistic truth 1 / q1 키보드 1 / 하나보스 1 / 전뇌개발연구 1 / 아무나 1 / 전투함모형 1 / windows 터치스크린 키보드 1 / 남자친9 1 / 인맥,파워포인트 자료 1 / 마이아히 1 / osmu 1 / 블로그 집적회로 1 / 세금으로표어 1 / 폴리에스터 영화 1 / 스티브잡스 프레젠테이션 1 / 캡콜드 1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요약 1 / 쇼킹한 문구점 1 / 뮤비 1 / q1 1 / 여자선생님겨드랑이 1 / 신부전의 분류 1 / 주간지 time해석 1 / 동네수첩 진행자 1 / 로봇 주석 인형 1

!@#… 다른 건 대충 감이 오지만, 어떻게 이 블로그와 연결되었는지 전혀 감도 안잡히는 키워드가 딱 하나: ‘여자선생님 겨드랑이’. 이건, 굉장한 수수께끼다.

협박의 책임: 어떤 국회의원 사무실의 촌극

!@#… 최근 재밌는 사례 하나가 눈에 밟힌다. 사연인 즉슨, 서민(마테우스라는 필명으로 많이 알려진)님이라는 기생충학 전문가가 한겨레에 김치 기생충알 파동의 허구성에 관한 칼럼을 썼는데 그 글을 보고 애초에 그 문제를 제기해서 스타가 되었던 국회의원측에서 발끈한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싸이코짱가님 블로그에서…). 그리고 그 자세한 공방과정을 서민님이 자신의 홈피에서 낱낱히 생중계중이고. 그런데 주목할 만한 지점은, 국회의원 측에서 이번 사안을 다루고 있는 자세다. 공적 의정활동에 대한 잠재적 비판이 담긴 글에 대해서 보낸 항의 메일이라는 것이, 예의가 어쩌니 그렇게 밖에 관리를 못한 당신의 소속 학교도 같이 고발하겠다느니 하면서 어찌 그리 사적이란 말인가. 혹은 사적인 분노를 그냥 사적으로 표하기 위하여 메일을 보냈다고 치자면, 메일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남는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국회의원 사무실이라는 직함을 쓴다는 행위가 가지는 공적 무게를 모르는 것인가. 참 의아하다. 아니, 참 코미디다. 공사 구분 못하고 발끈하는 경우는 언제라도 참 한심함과 동시에 인간적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 하지만 capcold는 ‘공인’이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공인이니 아니니 하는 말은 다 말장난이고 바보 같은 소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그렇게 사회적으로 간단한 존재가 아니거든. 아무리 정치인이고 대통령이라도 화장실에서 일 볼 때는 개인이다. 왜, 똥도 공적으로 누랴? 경기가 불황인 것은 노무현이 설사를 해서 그런 것이다, 라고 할까?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사람이 공인이고 개인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사회적 실천행위가 공적인가 사적인가 하는 것이다. 아, 물론 얼마나 많은 부분이 공적인 행위에 포함되는가는 사회적으로 맡고 있는 직책에 따라서 다르다. 예를 들어 동네 아저씨가 룸싸롱에 가서 점원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으면 그건 ‘사적인 추태’지만, 성매매특별법에 찬성한 바 있는 국회의원이 그러고 있으면 그것은 자신에게 직책으로서 부여된 공적 정치행위에 대한 배신이 되어서 ‘공적 도덕성에 대한 파기’가 된다. 그것은 사적 인권침해인 불법 몰카를 당했다는 문제와는 별도로, 아주 공적으로 쪽팔리는 일인 것이다. 공인이라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공적 행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문제라는 말이다.

!@#… 그렇기 때문에, 작년의 황우석 사기로 빚어진 담론재난사건의 와중에서 capcold가 글을 쓸때는 거의 항상 담론 생성자들(기자 등)을 실명으로 등장시켰다. 자신들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걸고 발언한 내용들인데, 그 자신감을 공적 책임감으로 돌려줘야 하지 않겠나 싶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이야기한 사건도, 사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당초 그 사건을 제기한 것은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고경화 의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후속 상황을 읽어보니, 메일을 보낸 보좌관의 이름은 윤** 이라고 가명처리하셨다. 그래서 국회 홈피에서 한번 찾아봤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고경화 의원 사무실 소속 보좌관 중 윤씨 성은 윤상경 보좌관 한 분이 계시는구나. 만약 공개된 메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으로 실명으로 공개되어 책임져야할 사안이다. 보좌관이 독단에 의하여 보낸 것인지, 아니면 의원이 직접 시킨 것인지 등의 사실관계도 밝혀내야 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어느 쪽이 되었든 해당 사무실의 직함을 걸고 한 이상 당사자인 보좌관과 함께 국회의원 본인까지도 책임져야한다는 지점 만큼은 명확하다.

!@#… 책임의 중요성을 도덕적으로 강조하는 아름다운 사회 따위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필요한 것은, 책임을 질때까지 끝까지 책임을 강제하는 사회다. 담론가의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기억하고 또 기억을 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마이너 업데이트중…

!@#… 항상 공사중인 capcold블로그, 오늘도 약간 마이너 업데이트입니다.

우선, 사이드바에 만화/애니 관련 최근 뉴스 박스를 달았습니다. 제공은 만화언론 ‘만’. 개인 사이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누구나, 구글 애드센스만큼이나 쉽게 달아놓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쪽으로:
http://www.mahn.co.kr/marsheaven/articles/_view.php?no=545

!@#… 주인장 연계 사이트 등을 포함한, 창고화 자료(클릭)를 업데이트 시작했습니다. 2001년의 인터넷 거버넌스 연구센터 웹진 사이트, 2003 앙굴렘 한국만화 특별전 공식사이트(한/불), 01-04 인하대 교양강좌 ‘만화의 이해’ 수업사이트, 그리고 무엇보다 대망의 99년도의 구판 capcold 홈피 백업을 오픈. 앞으로 다른 관련 사이트들의 백업은 물론, ‘헌창고’ 코너도 하나씩 업데이트 할 예정.혹시 저와 어떤 부분의 과거를 공유하시는 분들은, 보고 아하 그때 그랬구나 하는 향수에 잠기실 기회가 있을지도. 뭐 저야 주로 역사와 자료 보존 차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