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유머 -『에이스 하이』[기획회의 269호]

!@#… 적당히 묻어두기 아까운, 더욱 조명 받아 마땅한 인문변태개그물(핫핫).

 

집요한 유머 -『에이스 하이』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수많은 개그코드들이 있지만, 그 중 성공적인 것 상당수가 공유하는 특성을 한 가지 꼽자면 바로 집요함이다. 황당한 반전으로 인한 웃음은 그 전에 집요하게 평범한 상황을 반복해주기 때문에 성립할 수 있고, 캐릭터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시트콤식 유머는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고정된 속성을 집요하게 고수함으로써 상황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어 웃음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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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폼잡기 좋은 만화 42선

!@#… 독서의 계절에는 독서를 해야한다. 아니 뻥이다. 독서를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하지만 나는 책 좀 읽는 센스쟁이라고 자기홍보를 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 가운데 최고의 실용성은, 폼잡기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 분야 추천도서. 그저 가장 재밌는 만화, 만화사적으로 의미있는 만화, 착하고 좋은 만화를 꼽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일정 정도 이상의 우수한 만화들인 것이야 당연하지만, 핵심은 책장에 꼽아넣고 허세부리기 좋은 책들. 예를 들어 이런 기준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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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면 허세, 안통하면 병맛

!@#… ‘허세근석’이라는 포스트가 요새 펌질계에서 유행이다. 기본적으로는 꽃미남배우 장근석의 싸이에 자신이 올린 자기 간지 사진과 같이 붙여놓은 나름대로 폼잡은 문장들이 뿜어내는 엄청난 자뻑 정서에 다들 압도당하고(…)있는 것. 그런데 그 주옥같은 어록 가운데에서도 가장 못 사람들을 설레이게 한 부분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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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팝툰 15호]

!@#… 전체주의니 파시즘이니 하는 거창하고 편의적인 개념말고, 일상의 오바질과 성찰을 논할 때는 일상의 용어와 논리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추진하는 일련의 capcold 캠페인 가운데 하나다. 추석 특집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추석 이후에 들어간 원고. 뭐 별로 애초에 추석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원래는 “한가위를 맞아 풍성한 마음으로 자제 좀 하자”라고 썼던 바 있다 (당연히, 타이밍이 어긋나는 만큼 그냥 뺐다).

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김낙호(만화연구가)

워낙 항상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는 세상인지라 아직 기억할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아 자동차의 어떤 직원들이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렸다고 해서 적잖은 국민적 분노가 사회를 뒤흔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그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벌금형 이상으로 아예 징역형이 선고되었는데, 그 이유는 “국부 유출”이란다. 그런데 가만 보니 뭔가 이상하다. 민간기업의 기술을 빼돌렸으니 기업이 민사상의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정상이 아니려나. 국가가 대주주인 공영/국영 기업도 아닌데 말이다. 형사상의 처벌이라도 절도죄의 범주에서 규정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 논리라면, 해당 기술을 중국이 아니라 다른 국내 자동차 업체에 팔아넘겼다면 불법 유출이라는 똑같은 죄를 지어도 죄과가 가벼워진다. 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사법부 특유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왜 무려 나라 생각하며 국부 운운할까. 아아, 이런 국가 단위 오지랖 정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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