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누구로부터 지키는가 – 『왓치맨』[기획회의 226호]

!@#… 작품이 작품이다보니 여러 지면에서 소개하게 되었고, 기획회의에는 책으로서의 맥락, 판타스틱에는 다른 꼭지들 사이에서 만화문화적 맥락으로 쓰게 된 물건. 민란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 하는 압박스러운 정부와 초인을 자처하는 듯한 수장 덕에, 오늘날의 한국에서는 더욱 여러가지 의미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

사회를 누구로부터 지키는가 – 『왓치맨』

김낙호(만화연구가)

문화권에 따라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스스로 무장하여 질서를 지킨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큰 미덕으로 칭송되어 왔다. 민병대든 동네 방범이든, 이런 자경단 정신은 자율적 인간이 사회적 몫을 자발적으로 다하며, 나아가 사회 속 타인에 대한 애정까지 보여주는 것으로 쉽게 간주된다. 그 자발성이 지니는 도덕적 훌륭함의 느낌은 확실히 크다. 하지만 사회가 미국 서부 시대의 개척촌이나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 임진왜란 한복판이 아니라면, 즉 사회가 나름대로 정의를 강행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자경단 정신을 칭송하는 것은 몇 가지 난점에 봉착한다. 제도의 정의와 개인의 정의의 마찰, 제도 속을 사는 일반인들과 제도를 넘어서는 영웅의 마찰, 공공선의 한도, 불의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 등 끝이 없다. 이런 것은 특히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도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결코 낯설지 않을만한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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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음가짐은 소통 [팝툰 32호]

!@#… 지난 팝툰은 여행 특집호였다. 따라서 칼럼에 주어진 선택은 “여행에 관해서, 혹은 (당시 한창 촛불시위의 기세가 피크를 이루던 시기였던 만큼) 시국에 관해서” 였다. 음… 뭐, 결국 시국을 여행과 엮어봤다. -_-;

 

여행의 마음가짐은 소통

김낙호(만화연구가)

수많은 사람들만큼이나, 여행이라는 행위의 목적 또한 무수히 많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지금의 일상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여행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진귀한 구경거리를 위해, 또 다른 이들은 어떤 업무를 보기 위한 수단으로 여행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그 어떤 목적을 표방하든지간에 여행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은 바로 사람 간의 소통이라고 본다. 여행은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고, 그렇게 만나는 여러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또는 그들의 생활방식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소통하게 해준다. 그리고 혹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서로 다른 모습들 속에 있는 인간 본연의 어떤 공통된 모습들을 발견하며 어떤 인간적인 목소리, 의견, 사고방식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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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성취감과 대가 : 프리라이터로 살기 [기획회의 225호]

!@#… 만만치 않게 굵직한 특집들을 수월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참 신기한 출판저널 ‘기획회의’의 지난 호 특집, ‘인디라이터로 살아가기’ 가운데 한 꼭지. 이런 이야기는 푸념도 뽐뿌도 아니게 균형맞추기가 은근히 힘들지만, 역시 풀어내기가 무척 재미있다.

 

자유의 성취감과 대가 : 프리라이터로 살기

김낙호(만화분야 프리라이터)

자고로 무엇이든 간에, 이름을 멋지게 붙이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별다른 조직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 하나를 무기삼아 이런 저런 지면에 글을 써서 먹고사는 글쟁이들에게, 언젠가부터 무척 세련된 느낌의 명칭이 붙기 시작했다. 프리라이터, 혹은 인디라이터라고 하는데, 거의 비슷한 의미를 지녔으나 전문성의 측면에서 어감이 무척 다른 자유기고가라는 용어를 언젠가부터 밀어냈다. 어차피 (대체로) 소속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대부분의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프리라이터들은 글 자체를 예술적 창작에 대한 욕심으로 다루기보다는, 대부분 전문분야에 대한 실용적 기획을 주로 다루며 글 역시 그 과정에서 나오는 하나의 결과물로 다룬다. 해당 분야를 소재 삼아 자기표현을 하는 작가와는 달리, 그냥 그 분야의 전문 인력인 셈이다. 그렇기에 창작의 기술보다 더 중요하게 기획 마인드가 필요하며, 기획자, 저널리스트, 창작자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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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촛불시위 릴레이만화 시작.

!@#… 막간을 이용, 홍보 한 판 때립니다. 최근, 여러 만화작가들이 참여한 촛불시위 시국에 관한 릴레이 만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주 발매된 ‘씨네21’에 의견광고 나갔고, 한겨레21 온라인에서 지면을 제공하여 릴레이만화가 연재 들어갔습니다. 참여작가의 진용은 화려하고 다양하고 계속 늘어가고 있으며, 당장 가서 직접 보시는 것이 베스트.

!@#… 공포심리에 기대는 구라성 떡밥이나 ‘우리는 숫적으로 많으니까 옳아’ 같은 개념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말이 좀 통하는 사회를 향해 움직이자는 염원으로 가기를 바라지만, 뭐 기획 무크지도 아니니 결국 각자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되는 법. 편차는 있겠지만 아무쪼록, 그리는 사람도 재미있고 읽는 사람도 재미있고 그 재미가 모여 이 총체적 개판을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가 되어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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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를 발족하신 김태권 작가님, 궁극의 추진력을 발휘한 팝툰 김송은 기자님, 일선에서 큰 부상을 당하시며 발화점이 되어주신 박건웅 작가님, 참여하신 그리고 참여하실 모든 작가님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같이 기여하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릴레이만화 참여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광고에도 나와있듯 mirx@hanmail.net 으로.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마음을 읽어내는 그릇 – 『도자기』[기획회의 225호]

!@#… 이상하게 이 작품에 대해서는 자꾸 타이밍을 놓치다가, 이제서야 제대로 한 마디. 만화라는 표현 양식에 큰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마음을 읽어내는 그릇 – 『도자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대부분의 경우, 옛 도자기는 순수한 감상의 세계 그 자체를 제공한다(물론 어떤 이들은 도자기 자체보다 도자기의 가격을 감상하며 황홀경에 빠지곤 한다). 대부분의 옛 도자기는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 오로지 그 물건 자체로서 우리를 만나게 된다. 어떤 장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맥락은 어렴풋할 뿐이며, 유물은 물건 그 자체로서 그곳에 있다. 그렇기에 억지로 모범답안을 달달 외운 것이 아니라면, 옛 도자기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는 것은 지금 현세에 보는 이들의 해석 혹은 느낌이 주는 현재성을 지닌다. 게다가 옛 도자기의 상당수가 장식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생활 속 도구로서의 맥락까지 있다. 그렇듯 도자기는 현재적 일상성의 영역이며, 여러 인간 사연들과 상상들이 만나는 느슨한 매개체가 되어준다. 교과서의 암기사항이나 박물관의 유리통 속에 머물지 않고, 상상 가득한 작품의 지면으로 놀러 나온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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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과 판촉(下) [만화규장각 칼럼/60호]

!@#… 지난 회에 이어서 계속. 상품과 판촉 위주 사고의 기초 그 두 번째 시간.

 

칼럼: 만화로 돈을 벌어보자
상품과 판촉(下)

김낙호(만화연구가)

지난 회에는 상품과 판촉이라는 기본 개념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물건을 내놓는 사람이 상품과 판촉을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과,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상품은 돈의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그 저항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우선 단순한 차원이라면 자기 돈이 나가는 것에 대한 대가가 어떻게 돌아오는지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고 만약 손해를 본다고 느낄 때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다. 즉 (지극히 주관적인) 돈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값어치의 판단 기준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것은 바로 내 손에 무엇이 남아있는가, 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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