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과 판촉(上) [만화규장각 칼럼/59호]

!@#… 현재 만화규장각에서 연재중인 약간 이상한 칼럼, ‘만화로 돈을 벌어보자’의 과월호 분량을 캡콜닷넷에 백업 시작.

 

칼럼: 만화로 돈을 벌어보자
상품과 판촉(上)

김낙호(만화연구가)

만화원작 영화나 드라마의 범람을 보면서 한국만화계의 부흥을 이야기하는 쪽도, 대여점 위축을 필두로 한 출판 시장 축소를 보면서 한국만화계가 망했다고 울부짖는 쪽도, 그 중간 어디쯤 위치하며 웹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야기하는 쪽이나 다른 어떤 쪽이라도, 대부분의 논의에서 한 가지 공통된 테마를 가지고 있다. 바로 만화로 돈 버는 것의 어려움 말이다. 한국의 만화 시장이 수치로 나오는 것만큼 그렇게 거대하고 세계 순위권이라면 도대체 왜 웹툰을 그리고 있는 나는 이렇게 살림이 어려운가? 한문 학습만화가 장기간동안 밀리언셀러를 달리고 있다는데 왜 내가 만든 책은 안 팔리는가? 왜 내가 볼만한 책은 줄어드는데 그나마 볼 만한 책은 값이 계속 올라서 더욱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가? 공짜 스캔만화는 도대체 어디서 구하는가(읽기 위해서 찾는 이들과 잡기 위해서 찾는 이들이 동시에 하는 질문)? 왜 연재 당시에는 수십 수백만 힛수를 자랑하는 유명 만화였는데 책으로 나오면 안 팔리나? 뭐,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물론, 한 마디로 모든 것을 해명하는 해답도 없다. 다만 있는 것은 정부나 업계가 만화에 대해서 너무 산업적 접근으로만 하고 있다, 문화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지난 10여년의 만화계의 주장과는 달리, 사실은 산업적 접근으로도 그다지 체계적인 노하우를 쌓아오지 못했다는 것 뿐. 성공의 사례들은 있지만, 성공의 시스템은 부족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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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공교육 [팝툰 31호]

!@#… 지난호 팝툰 원고. 그 후 시위의 양상이 확 바뀌어서 이제 화제성은 묻혔지만, 공교육과 민주주의 참여는 여전히 계속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 바꾸어나가야 할 중요한 건이다.

 

길거리에서 공교육

김낙호(만화연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야매로 결정된 현 정부의 쇠고기 수입 정책이 촉발시킨 광우병 정국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10대들의 참여다. 자발적으로 민주주의를 걱정하며 분연히 일어섰든 뜬소문을 믿고 팬클럽 단위로 왔든 간에, 중고등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항의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어떤 영악한 이들은 이 기회를 틈타서 10대에게 새로운 ‘광장세대’의 희망을 찾는다며 소위 88만원세대를 더욱 개차반 취급하기에 바빴고, 어떤 다소 정신이 박약한 이들은 무려 어린 청소년을 선동한 불순한 배후세력을 찾겠다며 열심히 삽질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역시 다른 누구도 아니라, 학생들의 그런 행동 자체를 걱정한다면서 막고 나선 이들이다. 당혹스럽게도, 정작 그들의 공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들이 그 것에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 집회 참여하지 말라고 무려 가정통신문을 돌리고, 형사님이 오셔서 집회 신청한 고등학생을 찾으신다니 친히 수업 중에 귀를 잡고 끌고나가 주신 종자도 나왔다. 집회 현장을 돌며 자기 학교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생활 지도’를 하는 꼴은 또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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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인정하는 순간 – 『바이바이 베스파』[기획회의 224호]

!@#… 답지않게 꽤 자의적인 감상이기는 하지만, 하기야 워낙 주관적으로 보지 않기 힘든 작품이니까.

 

성장을 인정하는 순간 – 『바이바이 베스파』

김낙호(만화연구가)

베스파는 스쿠터의 기종 가운데 하나로, 꽤 올망졸망 귀여운 종류다. 그런데 스쿠터는 상당히 어중간한 탈것이다. 자전거보다는 좀 더 본격적으로 이동거리를 늘려주고, 그렇다고 오토바이처럼 아예 질주할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스쿠터로 도심 질주를 하는 동네 중국집 배달원들 같은 특수한 사례들은 논외로 치자). 게다가 탑승도 그렇다. 좁게 앉아서 한 명 정도 더 태울 수 있을텐데, 그것도 밀착 정도가 심지어 오토바이보다 더 좁기 때문에 웬만한 사이가 아니라면 좀 민망해지기 십상이다. 만약 본격적으로 누군가와 함께하게 된다면, 혹은 무언가를 짊어지고 돌아다녀야 한다면 스쿠터는 곤란하다. 그런데 결국 사람은 더 이동거리가 늘어나고,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더 데리고 다니게 된다. 그럴 때 스쿠터는 ‘졸업’할 수밖에 없게 된다. 나름대로 자유롭게 달리는 것을 꿈꾸지만 과장되지 않은 섬세한 삶의 방식으로 선택했던 스쿠터는 계속 함께 할 수 없는, 한시적인 것이 된다. 스쿠터는 소년시절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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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의 3가지 유형 [중앙선데이 63호]

!@#… 지난 주 중앙선데이에 실린 슈퍼히어로 특집에 기고한 꼭지, “슈퍼히어로의 3가지 유형“. 원래 의뢰받은 내용은 원작 만화로 본 슈퍼히어로들(정체, 주무기, 상대악당 등)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하기에는 지면도 부족할 뿐더러 그런 취지의 다른 꼭지가 이미 있다고 하여 큰 틀의 범주 나누기로 갔다. 실제 나간 버전(링크)은 편집부의 재단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고(게다가 일부러 만화 – 그것도 가장 초창기 버전 – 도판을 한 보따리 뽑아줬건만, 게재된 것은 거의 다 실사판…;;; 여튼 capcold와는 센스가 어지간히 잘 통하지 않는 지면인 듯), 여기는 capcold가 최종적으로 투고한 버전.

PS. 그런데 정말 알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도대체 왜!!! 복수형인 men을 ‘멘’으로 표기해주면 (비단 중앙선데이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교열자들은 악착같이 단수형인 ‘맨 man’으로 고치는 걸까? 엉터리 번역이 되어버리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대한 이유라도 있나?

 

슈퍼히어로의 3가지 유형

김낙호(만화연구가)

슈퍼히어로를 ‘초월적 능력으로 인간사에 적극 개입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태곳적 서사시 ‘길가메시’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슈퍼히어로의 또다른 특징인 ‘우리들 가운데에 숨어 지내는 영웅’ 이야기라고 하면, 이것은 ‘루팡’부터 ‘조로’까지 근대 이후 대중문학의 단골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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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민주주의 [팝툰 30호]

!@#… 지난 호 원고의(즉 그보다도 전에 쓴) 시사 안건이 아직도 불타고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일인지 모르겠다. 여튼 희망찬 10대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당장 20대 이상들이 6.4 재보선에서 뭔가 한번 보여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까지 왔는데도 재보선에서 또 한나라당과 soon-to-be 한나라당이 싹쓸이하면 뭐 꿈도 희망도 없는 것.

 

고기 민주주의

김낙호(만화연구가)

봉준호 감독이 영화로 제작하기로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던 만화 『설국열차』는 우리 현대사회의 모습을 어디론가 달려가는 열차에 비유한, 탁월한 암울 계통 SF다. 어떻게 멸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론가 달려가는 좁은 열차 속 탑승객들이 인류의 전부인 환경 속에서, 각 칸과 계급 권력에 따른 사람들의 배치라든지 그들 사이의 마찰과 이 여행의 끝이 어디이고 기차는 어떻게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러 미스테리와 갈등이 촘촘히 그려진다. 이 안에 담긴 여러 우화적이지만 일상적인 마찰, 지극히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더라도 그 결과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어긋나고야 마는 인간세상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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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 『음주가무연구소』[기획회의 223호]

!@#… 그런데, 술을 먹지 않아도 이미 바보인 자들에게는 약이 없다(특히 그 상태로 정책 의결까지 하고 있다면). 지난 호 게재분.

 

뭐 어때 – 『음주가무연구소』

김낙호(만화연구가)

성인들에게는 누구나 주사의 기억이 있다. 아니, 기억이 없어서 더 난감한 경우도 흔하다. 그리고 그 결과 술을 싫어하게 되었든 오히려 더욱 좋아하게 되었든, 이성의 끈을 살짝 놓을 정도까지 술을 마셔보는 경험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보편적이다. 애초에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사회와 자기 자신이 부여한 여러 이성의 속박을 느슨하게 하기 위함인데, 그 속박이 풀릴 때 스며 나오는 정직한 알맹이는 어떤 방향이 되었든지 간에 정상인(즉 취하지 않은 사람)의 기준으로 보자면 무척 바보스럽다. 근엄한 정치인이 사실은 성추행 욕구로 불끈거린다는 것이 드러난다든지 하는 불쾌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재미있게 망가짐으로써 주변을 즐겁게 만드는 유쾌한 경우도 있다. 전자는 제도의 쓴맛을 보여주어야 할 영역이지만, 후자는 재미있는 이야기꺼리가 되어준다. 이왕, 또 다른 술자리에서 안주가 되어주면 더욱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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