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vs 바람의 나라, 현재 스코어 1:0

!@#… 법원, “‘태왕사신기’는 ‘바람의 나라’ 표절작이 아니다” 판결. 도대체 만화판 쪽은 변호사를 어떻게 고르길래 뭐 하나 이겨보는 일이 없는지 모르겠다.

!@#… 물론 시놉시스 단계는 실질적 침해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야 이미 처음부터 알려진 법적 구멍 이었으니 사실 당장 바뀔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결국 ‘역사‘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창작‘ 사이를 구분 못하는 전형적인 “보통 이하의 문화적 식견을 가진” 판사가 내린 어찌보면 예상 가능했던 판단. 바람의 나라가 ‘역사’라면, 여러명의 눈동자도 ‘역사’고, ‘모레시계’도 ‘역사’겠지. 여하튼 항소심 들어가고, 대법원 가고 앞으로 더욱 갈 길이 멀 것이다. 김진 씨가 중도에 지쳐 포기하지 않으시길 빌 뿐.

(7.4. 약간 추가)

!@#… 게다가 이번 판결은 애시당초 중재 시도에서 나왔던 결론 그대로일 뿐. 법적 판단으로 보자면 심지어 그다지 잘못된 것도 아니다. 완성된 만화와 드라마 시놉시스를 법적 차원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자체는 이미 그 당시에 판단이 내려진지 오래니까. 다만 이해가 안가는 것은, 어째서 원고측이 단순히 유사성에 의한 저작인격권 침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었는지 하는 것. KBS와의 드라마화 진행 무산이라든지 하는 등의 “시놉시스 발표로 인하여 입은 물질적 피해”를 강조해서, 유사한 내용의(내용 유사성에 대해서는 법원도 인정하였고) 시놉시스 발표가 지니는 사건 정황의 의도성을 부각시키고, 바람의 나라 드라마화 무산 등 구체적인 피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서 손해배상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텐데.

‘표절’은 법적 개념도, 판단기준도 아닌 그냥 도덕적 잣대일 뿐이다. 법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저작권 침해를 “했느냐” 아니면 “했다고 판단할 수 없느냐”일 뿐.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에,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저작권 침해를 하지 않았다’ 라고 민간 뉴스 보도에서 해석되어 뿌려진다고 할지라도 어쩔 수 없고. 표절 여부를 증명하는 것과 법정에서 저작권 침해를 가리는 것은 서로 연동되어 있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별개의 사안이다.

!@#… 만화계와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리니지 저작권 사태가 어떻게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는지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당시 사안에서 신 작가가 법적으로 명백히 불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분쟁이 지속되는 것이 엔씨소프트측에 있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상당한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합의를 본 것이다. 표절이라고 베꼈다고 백번 천번 사실을 증명해봐야 소용없다 (아니 사실 증명할 것은 이미 오래전에 다 증명하지 않았던가). 피해를 끼쳐줘야 상대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김종학 프로덕션이 도저히 협상에 응하지 않고는 버텨낼 수 없을 정도로 흔들어라. 태왕사신기가 상정하는 타겟층에 고추가루를 뿌려라. 퓨전사극에 재미 붙인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역사사극을 좋아하는 아저씨 세대들까지 포섭하라. 한류 붐(…)을 노리고 있는 것인 만큼,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해서 하염없이 뿌리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이 모든 것에 있어서, 김종학 프로덕션의 (아니 송지나 작가의) 부도덕함을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태왕표절기는 물론 김종학표절덕션에서 만들어내는 모든 드라마들의 시청율이 안나와서 쫄딱 망할 전망이 명백해지도록 하라.

!@#… 여하튼, 현재 스코어는 태왕표절기 1:0 바람의 나라. 전통의 강호가 심판의 유리한 오심 속에 오프사이드를 무시하고 핸드링으로 한 골 넣었다. 하지만 아직 전반전도 채 안 끝난 상태인 만큼, 조속히 추스려서 역전의 물꼬를 열어내기를 희망한다.

PS. 그러고보니 capcold 네이버 분점에 올라왔던 고리짝 이 사안 관련글에, 왠 사람이 악플을 남기고 도망갔다(여기 백업한 글의 원본). 알바가 의심되나, 세상에는 대단히 강한 자의식으로 대단히 희박한 지능을 열정적으로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히 적지 않다는 것을 내 모르는 바 아니니 관대하게 패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만화언론 등대등 토론으로부터 1주년.

!@#… 6월 30일은 ‘만화 언론’ 논의가 시작한 날입니다 (만화언론 ‘만’) 에서 트랙백.

!@#… 아하, 등대등 토론으로부터 어느 틈에 한 돌. 한겨레21에 기사화도 시켰고, 그 동안 ‘만’이 만들어졌고, 계간만화 팀은 코믹뱅으로 새 얼굴을 선보였고, 부천 만화규장각도 개편하여 소식 부문을 좀 더 일목요연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이렇게 말하니까 꼭 등대등 토론의 결과로 다들 이렇게 한 듯 하지만, 세상은 항상 우연과 필연의 미묘한 결합). 당초 사람들이 토론하며 예상했던 바는 ‘만’의 운영과정 속에서 실현된 것도, 어긋난 것도 있다. 만화언론이 돈은 별로 안될 것이라는 예상은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대로 실현 중이고, 돈 받는 고정직 없이는 한 줌의 열혈한들이 뒤집어 쓰며 고생할 것이라는 예언 역시 현실이 되었다. 좋은 방향으로 어긋난 예상이라면 ‘만’이 신기하게도 활기차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 뉴스박스나 구글 뉴스에 신디케이트하기, 부천 만화규장각과 콘텐츠 제휴 등으로 지속적 확장을 이루어내고 있다는 것. 나쁜 방향으로 어긋난 예상이라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capcold를 포함해서 등대등 토론에 참가했던 사람들 가운데 참여의 폭이 당초 우려한 것 보다도 더 낮다는 것. 여하튼 또 한 해가 시작되며 만화언론 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 역시 가장 시급한 것은 관심있는 필자들의 자발적 참여. 정신 온전한 업계 담당자들의 보도협조. 독자들의 열띤 소문 내기. 그것이 되면 슬슬 굵직한 기획기사들을 시작할 수 있을테고. 여튼 지금껏 상당한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엄청난 길을 걸어가야할 만화언론에 격려의 박수와 질책의 채찍질이 가열차게 떨어져 주기를 마냥 희망할 따름이다.

건담 MK-2 1/100 [Z건담/MG]

!@#… 올초에 만들었던 MG 막투 Ver2.0.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유명한 기체인데다가, 한국에서는 아카데미제 구판 1/100의 명성에 힘입어 capcold를 포함 수많은 건다머를 양산시켰던 바로 그 녀석의 최신 개정판 키트. 정신혼미 카미유를 고뇌하지만 여하튼 잘 살아남은 소년으로 재해석한 극장판 3부작의 와중에 출시. 물론 최신 MG 기술의 정수가 담겨있는 PG급 MG지만, 허리가 안돌아가서 모델러들로 하여금 허리에 톱질을 하게 만든 물건이기도 하다(얄궂게도 수개월 후 허리 가동 개수판으로 재출시…). 여튼 거의 흠잡을 곳 없는 퀄리티와 환상의 손맛, 하지만 장인정신 깃든 의외성은 부족했던 정직하게 우수한 키트. 그럼, 사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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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하루히’ 열풍 [한겨레21/615호]

지금 세계는 ‘하루히’ 열풍

괴짜 주인공의 엽기적 유머, 라이트 노블의 정점에서 탄생한 성공작… 만화·애니메이션의 감수성으로 향유자의 취향 클러스터에 눈높이 맞추다

– 김낙호 (만화연구가)

최근 인터넷을 돌면서 대중문화 관련 포스트들을 검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스즈미야 하루히’다. 알라딘이나 예스24 같은 인터넷 서점과 교보문고 전체 판매순위에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3권이 100위 안에 포진해 있고, 인기검색어 순위에서도 이 이름이 종종 출몰한다.

각종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속칭 ‘하루히즘’이라고 불리는 패러디 영상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팬들이 시리즈의 1권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엔딩의 ‘하루히 댄스’를 따라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붐은 일본은 물론 한국, 나아가 북미나 유럽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각종 대중문화 관련 블로그와 포럼에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오르내려서, 이른바 “하루히는 세계 대세”라는 장난 섞인 말이 돌아다니고 있을 정도다.

각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폭발적 인기

그 이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스타일의 감성적 현대소설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하루히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원작소설은 다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토 노이지 일러스트, 대원씨아이 펴냄)의 주역인 미소녀 여고생 캐릭터를 칭한다. 하루히는 자기소개 시간에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 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이라고 ‘뒤집어지는’ 인사를 하는 괴짜. 소설의 내용은 지루함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이 괴짜 미소녀 여고생이 SOS단이라는 온갖 특이한 활동을 추구하는 동아리를 만든 뒤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다. 이 황당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내레이션을 하는 남학생 ‘’. 하루히의 앞자리에 배치돼 몇 마디 말을 나누었다는 죄로 동아리의 창립에 관여하는 은, 하루히에게 ‘반강제로’ 끌려온 ‘평범한’(이상하긴 하나 현실 수준에서 수용 가능한 평범함을 가장하고 있음) 학우들과 함께 부조리한 코미디의 세계로 빠져든다. 알고 보니 실제로 주변에는 외계인과 초능력자 등 기이한 존재들이 우글거렸으며 또한 우주는 하루히가 지루하면 지루한 데 맞춰, 재밌어하면 재밌어하는 데 맞춰 재편되는 ‘하루히의 매트릭스’였다. 이렇게 일면 엄청난 스케일로 발전해나가지만 여전히 작품은 가벼운 학원 코미디물의 외향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기에, 묘한 불균형의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런 지극히 장르 대중오락 성향, 그것도 이른바 ‘오타쿠’ 취향의 소설이 그 정도까지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히 시리즈’는 속칭 라이트 노블로 분류된다. 거칠게 정의내리자면, 라이트 노블은 만화·애니·게임 등 일본에서 흔히 ‘서브 컬처’라고 부르는 대중문화 장르들과 감수성이 연동돼 있는 장르소설을 칭한다. 하지만 장르라고는 해서 추리소설이나 공상과학(SF)처럼 특정 소재와 사건들을 다룬다는 개념으로 묶이는 것은 아니고, 만화·애니메이션·게임 매체의 주류 대중문화 영역을 장르문화라고 부를 때의 그런 의미다. 라이트 노블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한 대본을 소설화한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만큼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감수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커서, 매체 이식이 쉽게 일어나기도 한다.

‘하루히 시리즈’는 라이트 노블 계열의 정점에서 탄생한 성공작이다. 이 작품은 당대의 여타 소설 문학의 성과에서 자양분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라이트 노블로서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 만화·애니·게임 쪽의 장르적 규칙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괴짜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클럽을 만들어 평범한 학우들을 엽기적 유머의 세계로 물들인다는 구성은 순수문학이나 영화보다는, 만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장르 규칙이다. 알고 보니 평범한 일상의 주변이 사실은 우주적 음모의 소용돌이였다는 식의 과장 역시 SF 애니메이션에서는 친숙하다. 또한 미소녀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특정한 구성 요소- 메이드복, 고양이귀, 유아 취향 얼굴과 큰 가슴의 결합, 무표정 등- 들을 분류, 각각의 항목 단위로 열광하는 현상인 속칭 ‘모에’ 취향에 대한 집착은 90년대 중반 이래로 그쪽 계열에서 폭발적으로 발달시켜온 것이다.

장르의 힘, 취향의 힘!

라이트 노블이기에 ‘하루히 시리즈’는 단순히 소설 애호가들을 불러모으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르적 즐거움에 대한 총합으로서 만화·애니·게임 분야의 지지자들을 효과적으로 규합할 수 있다. 이 시리즈가 인기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장르의 힘이다.

그리고 ‘하루히 시리즈’가 히트한 두 번째 이유는 취향의 힘이다. 이것이 진짜 핵심이다. 양적 과잉으로 규정되는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무언가를 즐기는 것은, 매체나 작품에 대한 집착이 아닌 특정 취향의 묶음이다. 말하자면 ‘취향 클러스터’다. 예를 들어 만화를 즐긴다고 하는 사람은 대부분 만화의 모든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세부 취향을 즐긴다. 그리고 그 선호하는 취향의 정체성이 선명할수록, 취향과 연동되는 다른 매체, 작품,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향유의 범위를 넓히게 된다. 미소녀 연애물 만화에 심취하게 되면 다른 만화인 예술만화와 학습만화로 애정을 키워나가기보다는, 애니메이션·게임·모형 등 여러 인접 분야에서 미소녀 연애물의 취향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취향을 깊게 파고들수록, 여러 매체와 향유 방식을 포괄하는 취향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하루히 시리즈’의 히트는 이런 취향 클러스터의 대표적 성과다.

이런 취향 클러스터가 작동했기에 올 4월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소설로 피드백되고 그 인기가 증폭되었다. 이것이 이 시리즈가 80, 90년대의 혁신적 작품들에 비하면 전복적 에너지를 연성화한 정도에 불과하고, <멋지다 마사루>만큼 마음먹고 막 나가지도 않으며, <신세기 에반게리온>만큼 그럴듯하게 우주적 음모론을 전개하지도 않지만 폭발적인 힘을 얻은 이유다. 국내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뿌려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다른 경쟁 작품들보다 높은 품질의 미소녀 영상을 제공했으며, 줄거리에서도 원작 이상으로 모에 취향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던지면서 팬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원작의 사건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섞어 내용상으로는 5화의 외전 정도에 해당할 에피소드를 아무 설명 없이 1화로 편성해 방영하는 등 파격적 연출을 사용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팬들의 참여의식에 더욱 불을 붙였다. 팬들은 패러디 동영상 공유는 물론, 소설의 설정에 대한 각종 정보 교류와 아마추어 동인지 창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발적인 붐을 조성하고 있다. 즉 ‘하루히 시리즈’는 새로운 혁신을 이뤄내기보다, 여러 향유 양식을 효과적으로 혼용해 성공한 셈이다.

당신의 ‘모에’는 무엇입니까

장르와 취향의 힘은 작품 자체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취향을 가진 자신의 향유자들과 얼마나 가깝게 동조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히 시리즈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자기 작품의 현재 향유자들과 눈높이와 입장을 맞춰주고 있음을 밝힌다. “모에 요소가 더 필요하니까”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며 특정 미소녀 캐릭터를 동아리에 강제 가입시키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작품의 향유자들이 지니는 취향과 동일시된다.

작품보다는 장르와 취향을 향유하고자 하는 시대에, 하나의 작품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려면 흐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루히’ 소설을 즐긴다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대변하는 만화·애니메이션 중심 장르문화의 미소녀·학원 코미디·우주 음모론 취향을 즐긴다는 것이다. 오늘날 가장 적합한 대중문화론은 단순한 작품론이 아니라 장르와 취향을 수용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한 라이트 노블의 히트로 한층 힘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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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한겨레21에 실린 글 (정간지 발표원고의 경우 다음 호가 배포 또는 마감되어갈 즈음 – 즉 해당 지면이 충분한 유통을 마칠까지 기다린 후 블로그에서도 공개한다는 개인적 원칙). 원래는 생활면에 들어갈 가벼운 흥미성 기사였는데, 여차저차 쓰다보니 의도보다 하드해져서 결국 또 문화면으로 배치되었다. OTL 그런데 역시 한참 이쪽 계열 사람들의 대세라서 그런지, 무려 잡지 기사 페이지가 스캔되어 올라오는 상황까지 발생. 이번 건을 담당하신 구** 기자님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계실 듯. 개인적으로는 본문에 언급한 ‘취향 클러스터’라는 개념을 다른 기회에 좀 더 깊숙하게 개념화시켜볼 욕심이 있음. 나머지 사족은 수시아님 블로그에 남긴 것으로 대신한다.

“…주인장님 말씀대로, 한겨레21과 뉴타잎 독자들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니까요. ‘팬들을 위한 글’이 아니라, ‘그 팬들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글’. 사실 개인적으로는 하루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마치 일년전쟁 팬이 시드를 바라볼 때 느끼는 부족함 같은 것이죠.”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가 —

월드컵과 16조 손실과 개그저널리즘

!@#… 아 미치겠다. 이런 쌈박한 것들.

16강 탈락 경제 손실 “16조원”
[SBS TV 2006-06-24 22:21]

!@#… 한국팀이 스위스와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 스위스팀 굴지의 리베로 ‘Jusim’과 막강 공격수 ‘Sunsim’의 활약으로 인하여 결국 패배했다. 그럼 그냥 그거다. 왜, 아예 8강 탈락 경제손실 80조원, 4강 탈락 400조원, 우승 탈락 1000조원 손실은 왜 안 찾고 있을까? 어쩜 그리 숫자도 이쁘게 뽑아냈을까, 신기하다.

스위스가 ‘우리 조국’으로부터 16조원을 빼앗아갔다는 뉘앙스가 펄펄 풍기누나. 왜, 전 국민적으로 분노하고 촛불시위라도 할까? 여튼 감정적으로 고양된 ‘국민들’에게 점수 따고 싶어서 설레발치는 언론의 생리는 여전하다. 이건 뭐, 거의 황구라 줄기세포 이익 33조 수준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빼앗기고 살고 있어. 너네들 그거 몰랐지? 우리가 알려줄께” 식의 피해망상 자극형 담론이야말로 언론이 한 나라의 ‘국민’들을 상대로 해먹을 수 있는 가장 치졸한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전문적 사기다. 저널리즘의 전문성을 부각하기에도 좋고, 우리는 우리편이라는 같은 편 정서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좋다. 애국심이 넘쳐났다는 명분 덕분에, 심지어 별다른 처벌도 안당하고 반성이 없어도 대충 관대하게 넘어가니 뭐 확실히 남는 장사. 개그저널리즘의 첨단을 달리는 이들에게 경배를.

 

PS. 축구 말 나왔으니 말인데, 월드컵 붐으로 악성황빠질에 대한 책임을 쉬쉬하려고 했던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를 생각하면 이제부터 대략 안습이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우석 파동 따위는 관대하게 잊어버려주었으리라 확신하지만(특히 황빠 여론에 일부나마 동참하고 피디수첩 죽어라를 외쳤던 쑥스러운 과거가 있다면), 가끔 capcold처럼 끝까지 기억하려는 인간들이 있잖아.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단상] 스팸은 한 때 홍보도구였다

!@#… 최근의 무차별 코멘트 또는 트랙백 스팸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스팸 뿌리는 자들도 광고 효과고 뭐고 하는 것 따위는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하다. 하기야 원래도 스팸을 통한 광고효과는 지극히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미미해도 양으로 밀어붙이는 비용이 저렴하니 그냥 밑져야 본전이라며 뿌리는 것이라는 진단 역시 오래전에 나온 바 있었지. 하지만 지금의 답글 스팸들은 홍보를 위한 스팸이 아니라 스팸을 위한 스팸일 뿐. 스팸 필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무작위 문자열로 메시지를 만들어놓다보니, 한때 스팸이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머나먼 과거의 흔적이란 고작 홈페이지 링크 하나 정도밖에는 남아있지 않다 – 아니, 가끔은 그것마저 없는 스팸도 있다… 여하튼, 과도한 열정의 와중에는 지능이 증발하기 마련이다. 스팸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전반의 소중한 진리.

[2차 리플까지 보고 약간 추가] 홈페이지 링크라도 하나 남아있는 스팸은 리플에서 inureyes님이 지적하셨다시피, 구글 등 링크 개수로 페이지 서치 랭크를 올려주는 사이트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미 오래 전에 구글은 그에 대한 대책으로 rel=”nofollow” 명령어를 도입했고, 그 명령어를 반영한 지금의 워드프레스는 구글 페이지 랭크 상승용 중간고리로 효과가 전혀 없다!

게다가 아예 홈페이지 주소마저도 랜덤 글자 덩어리인 스팸들이 최근 극성이다. 이런 완전한 무의미 스팸의 경우 몇가지 가설은, 스팸을 청소하는 사이트와 청소하지 않는 사이트를 판별하기 위해서 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즉 나중에 검사해 봤을 때 그 ‘미끼’ 스팸을 필터링 또는 청소하지 않은 사이트에는, 본격적으로 진짜 스팸 – 즉 랭킹 상승용 스팸 – 을 뿌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멍청한 짓인데, 애초에 미끼도 의미 있는 스팸으로 보내도 되지 않나. 필터링에 걸리는 것의 문제라면 어차피 미끼가 안걸렸다고 하더라도 본체 스팸을 보낼 때는 걸릴 것이고. 어쩌면 대부분 컴퓨터 바이러스의 경우처럼, 단지 스팸 필터링의 벽을 파괴하고 뚜렷한 피해를 끼치는 것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는 변태들의 소행? 그것 참 아햏햏한 노릇이다.

!@#… 그나마 아직 홍보용 스팸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충직한(…) 메일 스팸. 한국의 경우 메일 해지 옵션을 법적으로 의무화했지만, 요새 오는 대부분의 메일 스팸은 메일 해지 옵션 버튼 을 누르면 이상한 가짜 서버로 연결될 뿐이다. 그리고 이메일 수집을 법에 의거, 2002년 이전에 어디어디서 수집한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써놓은 경우도 많은데, 그거 당연히 다 구라다. capcold.net 메일 계정을 2002년 이전 아이러브스쿨에서 수집했다고 스팸이 왔는데, capcold.net 자체가 2005년에 신청한 도메인이니까. 스팸 피해를 보고하면 스팸 발송자에게 엄청난 벌금을 물린 뒤 그 벌금을 바탕으로 신고자에게 포상을 주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물론 스팸은 대량 발송이 기본이니까, 신고자도 엄청나게 많아질 수 있겠지? 그럼 깨끗하게 망하는 거지 뭐.

!@#… 나름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메일 스팸의 경우, 내용은 대체로 돈 빌려준다는 것, 돈 투자하라는 것, 무슨 자격증을 따라는 것, 정력제가 싸게 나왔다는 것 등 (요새는 포르노는 좀 뜸하더라. 너무 흔해져서 메리트가 없나보다). 그런데 이런 주제들은 심지어 세계 공용이다. 한국어 스팸이든 영어 스팸이든 불어나 스페인어 스팸이든. 스팸의 사회학, 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해도 무척 재미있는 물건이 나올 수 있을 법 하다. 물론 수집 분석해야할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그것 나름대로 문제겠지만. -_-;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