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된장녀 생쑈.

!@#… 꽤 지났음에도, 된장녀 어쩌고가 아직도 한참 위세를 떨치는 듯. 여성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딱 이거다 싶은 키워드가 하나 등장하고 나니, 마초병 말기 환자들과 이제 막 발병하고 있는 중생들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저능함의 경연을 벌이는 중. 뭐 capcold는 개인적으로 “양성은 평등하게 멍청하다”는 신조를 지니고 있는지라 된장녀니 고추장남이니 하는 쌩쑈가 참 재미있을 따름이지만. 그런데 개념없이 남자에게 매달리는 여자들의 이중적 의존성에 대한 비난과, 스타벅스에서 커피마시는 취향에 대한 비난이 왜 그렇게 위화감없이 섞여들어가 있는지, 그것만큼은 정말 새로운 경지의 멍청함이라서 잠시 감탄했다. (1) 의존성의 문제라면 바로 당신이 안 사주면 땡이고, (2) 취향은 애초에 당신이 뭐라 할 바가 아니잖아. 스타벅스가 허영인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제쳐놓자. 스타벅스에 그냥 비싼 커피 마시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여하튼 허영스러운 분위기가 사회에 해악이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애초에 허영 따위를 동경하는 바보같은 삶의 자세를 버리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슨 구치 지우개 십만원짜리를 누가 들고다닌다고 해서, 아무 구체적인 필요성도 없이 “나도나도 저런 지우개로 연필을 지우고 싶어”하고 매달리는게 애초부터 멍청한 짓 아닌가. 왜, 국가 경제에 해악이 되기 때문에 애국 시민으로서 그런 낭비를 좌시할 수 없다고 강변이라도 할 차례인가?

!@#… 결국 a) 취향은 허영투성이고 b) 그 허영을 위해서 남자들의 돈을 뜯어낸다, c) 그 허영끼에 기반해서 남자를 업신여긴다, d) 그러면서도 잘난척은 다 한다 뭐 그런 식의 스테레오타입으로 귀결되기는 하는데… 뭐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공감을 자아내지. 하지만 a) 허세 투성이의 소비생활을 하며 b) 그 허세를 위해서 남들의(부모의, 카드회사의, 사회의) 돈을 뜯든 빌리든 하고, c) 그 것에 기반하여 다른 모든 이들을 업신여기며 d) 우월감을 느끼고 잘난척을 하는 패턴은 전혀 신선한 것도 새로운 것도 혹은 여성 전용인 것도 아니다. 소비 자본주의, 특히 천민 자본주의 사회라는게 원래 그런 것 아니던가. 한국 현대사회가 지난 수십년간 그 루트 위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다는 것 정도야 상식 중에 상식이고. 성별도 세대별도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이미 빠져있거나 언제 빠져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거대한 구덩이다. 사회 일반의 거대한 문제를, 젊은 여성이라는 특정 계층의 특징으로 축소시켜서 적용시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쪼잔한 일이다. 혹은 단순히 그런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정도의 절망적 수준으로 멍청하거나.

!@#… 하지만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된장녀 컨셉에 감동하고 쾌재를 부르고 있는 수많은 바보들이 갑자기 설득당하거나 성찰을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 따위는 무리다. 그냥, capcold 같은 인간들은 멍청한 소리가 왜 멍청한 소리인지 ‘근거’를 남겨주는 쪽으로 만족해야 할 듯 하다. 왜냐하면 세상은 합리적 논리에 의한 ‘옳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의 동조에 의한 ‘공감’으로 움직이니까. 그런 정체성 가운데 민족이나 국민 빼고 최고봉이라면 바로 ‘남자’ 아니겠는가. 게다가 자신의 실수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을 사회적 자살행위 취급하는 분위기 때문에 스스로 담론적 배수의 진을 치기 십상인 한국 사회의 특성상, 역시 된장녀 운운하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오기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뭐 그때까지는 가끔 이렇게 비웃어주는 수 밖에.

 

— Copl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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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황) 학회 + 피서(?)로 샌프란시스코 갔다가 돌아오고, 이것저것 약간 뒤정리했습니다. 이제 블로그 재개. 뭐 결국 아무도 크게 관심은 없을만한 개인 사정이지요;;;

신문법 일부 위헌 결정… 생각해보자면.

!@#… 헌재의 과도할 정도의 보신주의와 보수성은 어찌보면 그 기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라고 할 수도 있으나… 비현실성과 시대착오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항상 상존한다. 결론 정리는 대략 이런 것. capcold가 하고 싶은 말의 한 85%는 들어있는 민언련/언개련의 ‘언론관계법 부분 위헌 규탄’ 기자회견문.

!@#… 하지만 이번 헌재에서 위헌결정난 것은, 그만큼 원래부터 존재하던 법적 허점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고쳐서 재입법해야지 뭐. 예를 들어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발전 기금으로부터 제외한다는 것보다는, 시장 점유율 일정 퍼센트 이하의 소수의견 매체만을 지원 대상으로 하는 언론 다양성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신문사 복수소유 문제 역시, 복수 소유를 일괄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이 위헌이라면 복수 소유시 경영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는 식으로 시행령 차원에서 우회하면 된다. 오히려 이런 명백하게 헌법차원에서라도 핑계잡힐 만한 것들을 그대로 강행해서 약점을 만들어 온 것 자체가 미련한 짓이었을 뿐.

!@#… 한번 일부 반려를 당한 후, 고칠 것을 고쳐서 완성품을 내놓는 것은 학계에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경우다. 대단히 효율적이기도 하고. 그러니 신문법도, 더욱 완성된 형태로 다시 재입법을 들어가서 결국 제대로 된 언론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근간논리가 되어주기를 희망할 따름이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단상] 민족의 잣대란.

!@#… 사람들의 민족주의는, 월드컵에는 뜨겁게 타오르지만 FTA에 대해서는 타오르지 않는다. 황우석 줄기세포는 구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부터 특허 수호를 어쩌느니 하며 불타오르지만, 대추리 미군기지에 대해서는 현지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마저도 부정하면서 미국에 땅을 내주려고 안달이다. 민족이라는, 국익이라는 판단기준의 신묘함은 아무리 파내도 끝이 없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그대들, 한나라당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라

!@#… 사실 그리 멀지도 않았던 어떤 과거의 날을 돌이켜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조해서 대통령 탄핵 시도라는 희대의 자충수를 두었던 지난날. 말도 안되는 비민주적 삽질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 그리고 직후에 실시된 총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거의 40%를 득표했다. 열린우리당은 “빗자루에 양복만 걸쳐놓고 후보를 내놔도 이길 태세”라고 평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반수를 겨우 턱걸이하고도 축제 분위기. 다행히도 민주노동당이 10% 지지를 겨우 확보하고 마찬가지로 축제 분위기. 그런데 그런 상황을 보고 자칭 보수 언론들과 딱 그 정도 의식 수준 밖에 없는 자칭 시민들은 뭐라고 불렀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 국민의 탁월한 균형감각”. 한쪽으로 쏠림 없이, 보수와 진보의 현명한 균형을 이루어냈으며 견재와 응원을 동시에… 어쩌고 저쩌고 자화자찬. capcold는 세상에 그런 편리한 자기만족성 구라가 다 있나, 하면서 실망했던 터.

이번 지방 선거결과가 그것을 여실하게 증명해준다: 광역단체장, 한나라당이 사실상 싹쓸이. 균형감각은 얼어죽을.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나도 조건반사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뿐이지. 스스로를 속이면서 살지 말자. 당신들은 한나라당과 이미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단 말이다! 당당하게 커밍아웃하시길. 하기야 뭐 심지어, 박근혜 상해 사건 이후로 한나라당으로 지지를 결정한 사람도 6%나 된다고 한다(비록 조선일보 기사라서 신뢰성은 무지 떨어지지만).

!@#… 한나라당에 대해서 한심하고 구태라고 생각하면서도 끝없이 지지해주는 위선적 행태는 바로 동경으로서의 사랑에 가깝다. 한나라당의 실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지켜내는(이것이 바로 보수주의자들 최고의 낭만!) 소수 야당이라는 어렴풋한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 혹은 한나라당의 전신들이 절대여당이었던 시절을 겪어온 나이든 사람들은, 좋았던 과거(젠장)에 대한 왜곡된 환상적 기억을 무려 한나라당과 동일시하고 있거나. 혹은 심지어, 민병두 의원의 비유를 인용하자면 ‘무능한 남편보다 부패한 남편이 낫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자기합리화를 하거나(왜냐하면, 열린 우리당이 무능하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자동으로 유능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부패하고 무능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오히려 97년 IMF 사태 당시의 경험 아니던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콩깍지 모드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얼마나 무식한 추태를 부리든 말든 눈에 안들어온다. 추태를 부리는 그 순간에 혀는 한번 차지만, 혀를 차는 대상은 ‘정치인 놈들’ 전반에 대한 분노지 한나라당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사그러들게 하는 것이 아닌 듯 하다.

!@#… 그런 의미에서, capcold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차라리 그 사랑을 인정하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을 스스로 인정해야 어떤 식으로든 사랑이 완성되니까. 그리고 사랑이 완성되어야 나중에 권태기도 생기고, 실제 생활 하다가 눈꺼풀에서 콩깍지도 떨어지고, 다른 쪽으로 바람도 피니까. 자신의 진짜 정치성향에 대해서, 완전히 인식하고 또 커밍아웃을 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인식해야 ‘생각’도 가끔 하고 사니까 말이다. 중립이니 어쩌니 하는 구라를 치면서 자신들의 무관심과 무뇌성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판단을 가지고 서로 충분히 정보와 시각들을 소통하고 정치적 견해를 만들어내는 것(이쪽 용어로, ‘숙의’라고 부르는 것). 좀 솔직하게 살아보자고.

PS. 그나저나 capcold가 당비를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정작 울산에서도 밀리고 있구나…;;; 정당 지지율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실제 구역별 당선. 사람들의 그 ‘사표 심리’라는 것, 정말 연구대상이다.

 

— Copy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칼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치란, 아무 때나 진심을 드러내면 낭패를 보는 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피해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한참 서울시장 선거의 유력 당선자로 발돋움하신다는 오세훈 후보가 한 건 올리셨다. 내용인 즉슨, “박근혜 대표님 감사합니다”. (클릭).

!@#… 뭐 사실 박근혜가 칼맞은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이라면 이 블로그까지 흘러들어오지도 않았으리라. 하나의 개인으로 놓고 볼 때는 안타까운 일이고 불의의 사고이며 쾌유를 빌어줄 일이다. 하나의 역사적 인과율로 놓고 볼 때는 유신공주로서 지니는 한국 현대사의 업이라는 것이 기형적 방식으로 귀결되고 있는, 또다른 안타까움의 사건이다. 박정희 시대의 불의에 대한 완전한 단죄와 그 유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철저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이루어져야지, 박근혜라는 하나의 작은 상징체에 헛된 보복심을 불태운다고 되겠는가. 그런데… 선거를 앞둔 시즌이라는 현실을 고려한 하나의 정치사건으로 볼 때, 이 것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에 무척 도움이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아무런 제대로 된 정책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거나 능력을 증명하지 않고도, 날로 먹을 수 있는 지지율. 미묘하게 서로 연결이 되어있으나, 따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운 세 가지 차원이다.

!@#… 도대체 그 공짜 지지율 확보의 정체는 무엇인가. 도대체 박근혜가 칼맞은 것과 한나라당 지지가 올라가는 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간단하다. 이 사건은 바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어서 미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합리화를 마련해주는 안전한 장치라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현 정권이, 열린우리당이 일을 못하고 나라 경제를 말아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한나라당을 찍어줄거라고. 하지만 아무리봐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 이 명제는 한나라당은 일을 더 잘한다는 전제, 하다못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어야 성립된다. 아예 한 단계 더 나아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한나라당을 찍어준다는 사람들도 넘친다. 말인 즉슨, 현 정권에게 정신차리라는 의미란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 탄핵쑈 당시에도 황금 균형 어쩌고 스스로 변명하면서 명백한 반민주 헛짓거리를 저지른 한나라당을 찍어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러한 주장이 성립되려면, 한나라당이 세력을 잡으면 이 정부 이 국회가 더 일을 정신차리고 공정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말이야… 그런 근거 따위 없다는 것 다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면서도,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란 합리화의 동물. 이유를 만들어서 채워넣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견딘다. 황우석 과학사기 사건 당시 마구마구 증거가 드러나도 각종 음모론을 던지며 황빠질을 했던 수많은 평범한 일반인들과 나름대로 지식인들의 무한 삽질 연타에서 여실히 증명되지 않았던가 (그러고보니 궁금해지는 것이,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언제 배째나?). 그래서 호시탐탐, 한나라당을 지지해줘야 할 만한 이유를 발견해내고 싶어서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어머나. 당수가 칼맞았네. 오, 그러면 박해받는 야당지도자네. 이거 딱인걸. 한나라당을 찍어주면 박해받는 사회정의를 회복하는 데에 일조한 셈이 되네. 비록 근거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얼추 그런 모양새가 나오니까 적당히 납득하고 대만족.

아 그러고보니 여성지지율이 특히 더 올라간다고 한다. 몇년전에 씨네21에서 벌어졌던 최보은-김규항 설전이 다시 기억나누나. 최보은씨가 여성주의의 입장을 내세우며 강력한 여성정치인이 필요하기에 박근혜를 지지하자고 하자 민중계급 구도를 중시하는 김규항씨가 아주 버럭 화를 내버려서 각종 뻘타 경쟁까지 이어졌던 사건. 그때 최보은씨 논리를 상기한다면야, 강력한 여성 정치가가 칼맞았으니 한나라당 찍어줄 만한 이유를 드디어 찾아냈다고 납득하는 여러 여성 투표권자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할만 하다.

게다가 며칠 전으로 기억을 되감아보자. 박근혜 칼침 사건을 가지고 조선일보의 친한나라당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보도행태를 비판했던 노사모 노혜경 대표의 글이 올라와서, 불같이 비난받았다. 너도나도 또 노무현 탓이다를 외쳤다. capcold도 그 글은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서 무진장 부적절하고 비전략적이고 한마디로 멍청한 처사였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개인적 차원의 불행을 정치적 잣대를 통해서 이용해먹고자 할 때 도덕적으로 신중하지 못할 경우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오세훈 후보의 발언은 사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 않던가. 그런데 그다지 반응 없음이다. 참 놀라울 지경이다. 즉, 사람들은 애초에 정말로 노혜경의 발언의 도덕적 신중하지 못함을 비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박근혜 칼침사건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이유가 충분히 된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하기야 사실 이 모든 것의 근저에는 우리 대중들의 일반적 비겁함이 자리하고 있다.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욕은 하면서도, 그래도 한나라당에 표를 주는 사고. 아니 그렇다면 당신들의 사회계급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될 것 아닌가라고 물어보면 다 똑같다느니 현실성이 없다느니, 그리고 무엇보다 ‘사표’가 되도록 할 수 없다느니 하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그것이 바로 사표방지 심리다.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을 힘있게 만들어주기보다는, 힘있는 편을 지지하고 싶은 사고다. 내가 지지한 편이 힘이 있으니 나는 옳았다고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하는, 생활화된 비겁함이다.

!@#… 한나라당을 이유가 있어서 지지한다고? 고작해야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는 정도 뿐. 사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니까 이유를 찾는거다. 그런데 박근혜가 칼맞아서 그런 이유를 상당부분 제공해주었으니, 당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맙겠는가. 그런 고마운 마음이 얼떨결에 빠져나오고 말았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너무 솔직했다. 그런데, 솔직한 후보라고 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아니, 이게 농담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역시… 재미있어” (사신 류크, <데스노트>에서)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그들은 어디에? 황빠 담론 선동가들을 기억하며 (v1.4)

!@#… 누구나 주지하다시피, 이번 황우석 사건은 일종의 담론전쟁이었다. 평범한 대형 과학 사기 사건으로 끝났어야 할 사건이 국익이 어쩌니 희망이 어쩌니 하면서 무슨 국가의 운명을 건 대단한 것으로 포장되어, 오히려 가장 간단한 사회적 공공선의 지향점인 “나쁜 짓 하면 벌받는다”는 진리마저 당연하다는 듯 부정되도록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혁혁한 뻘타로 사태를 악화시킨 황빠 담론 주범들과 공범들이 참 많이 있었는데, 워낙 일들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다 기억하기도 힘들지 않던가. 그래서, 좀 적어놓을까 한다. 특성상 언론 미디어계가 중심이 되겠지만, 그 못지 않은 활약을 보인 일반인들도 넣어서. 리플반영 업데이트한, ver.1.2(06.5)에, 약간 코멘트와 내용 추가한 ver.1.3(06.6), 그리고 ‘학계’라는 치명적인 누락을 발견한 ver 1.4 (06.11). 설명도 중간중간 새로 파악하는 상황에 따라서 업데이트.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잡스는 아무나 하나… 신제품 발표회 망신

!@#… 최근 관련 블로그계에서 작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훈훈한 미담. 뭐 개요는 대충 이렇다. 삼성-인텔-마이크로 소프트라는 강력한 3인방이 손 잡고, 새로운 서브-서브 노트북 ‘오리가미’ 시리즈를 출시하고자 야심하게 일을 벌인 것. 그리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늘상 해오듯, 보스급들이 나와서 직접 기기를 만지작 거려주며 프레젠테이션을 함으로써 뽐뿌질 발표회를 가지고자 한 것. 그런데… 잡스는 아무나 하나. 비극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눈물겨운 과정을 단독보도한 코리아타임즈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대충 이렇다.

장소는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회견장. 30여명의 기자 운집. 신제품 Q1의 시연을 기사화하기 위한 것.

1번타자, 삼성전자 PC부 부사장 김현수 등장. Q1에 저장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음 (이노무 기계는 자체적 버튼식 키보드가 없어서…;; 터치스크린 키보드를 쓰기 싫으면 외장 키보드를 달아야 함). 혼자서 몇분간 해결하려다가, 결국 담당요원이 올라와서 도와줌. 그런데 몇페이지 후, 기계 꺼짐(밧데리 로우…;;).

2번타자, 마소코리아의 유재성 회장 등장.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 구동 실패해서 버벅대고 있는 중 삼성 직원이 올라와서 수습. 난데없이 수초간 피티 페이지들이 후루룩 맨 끝까지 자동 전환. “자, 이것으로 내용을 미리 주욱 보셨습니다”라는 뻘쭘한 수습용 멘트를 날린 후 간단히 피티 마무리.

3번타자, 인텔 코리아의 이희성 회장 등장. “앞의 분들이 좀 힘드셨으니, 제 방식대로 하겠습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장내를 수습하며 시작. 물론 프레젠테이션 파일 못열어서 또 삼성직원 출동.

… 결과 정리: 3타자 연속 삼진, 쓰리 아웃. -_-;

!@#… 기술을 밑천으로 장사하는 판이라 할지라도 경영과 기술은 다르다는 것 물론 누구나 하는 이야기지만, 이건 진짜 히트작이다. 빌게이츠가 윈도우 안정성시연 당시 파란 화면이 떳다는 전설적인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굴지의 세 타자를 연속 범퇴시킨 Q1의 위력에 경배를. 아 그리고, 당시 무대를 지켰던 삼성 직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 하지만 뭐 보통 그렇듯 capcold의 관심사는 약간 다른 곳에. 재미있는 것은 이 소식이 국내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 타임즈는 외국인 대상 영자신문이고. 이 정도면 충분히 가십거리 정도가 아니라 꽤 강렬한 뉴스거리인데 말이다. 하다못해 맨날 언론쟁이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그 ‘한국사회에 필요한 전문성’ 어쩌고 쪽으로 담론을 가지고 가기에도 딱이고. 그런데 도대체, 현장에 있던 30여명의 기자단은 다 뭐하고 있을까? 하기야 삼성, 마소, 인텔이면 언론 관리에 있어서 정평이 나있는 동네들이기는 하지, 암. 이들이라면 발표회 현장의 쪽팔림을 숨기기 위해서라면 능히, Q1이 알고보니 프리메이슨의 음모였으며 그 안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발견되었다고 할지라도 보도가 안나가게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암. 황우석은 쇠고기를 돌리며 인적 네트워크 관리를 했는데, 이들은 뭘 돌리며 관리를 했을지 은근히 궁금하다.

!@#… 왜, 혹시 삼성전자의 무궁한 발전을 통한 국익 향상을 위해서 침묵하셨나?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머릿수 세력 과시 커뮤니케이션의 허상

!@#… 완전소중 황오빠 지지집회를 또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해가 안가는 것이… 수천명이 아니라 수천만명이 거리에 나와서 촛불들고 우석오빠 힘내세요를 부르짖는다고 한들, 사기친 전과가 사기 안친 걸로 바뀌나? 없던 줄기세포가 땅 속에서 솟아나나? 진실을 온 힘으로 막아내고자 총력전을 펼쳤던 행위의 증거들이 스르륵 사라지나? 도대체, 인원숫자에 기반한 ‘세를 과시함’으로써 얻어내고자 하는 바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 사람들의 뜻이 많이 모이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그 소박한 희망이 얼마나 제한적인 것인지, 정말 좀 재교육이 필요하다. 아 그래, 4.19도 있었고 87년도의 넥타이부대 경험도 있고, 노무현 탄핵 반대 사례도 경험해 본 나라의 국민이기는 하지. 사람들이 힘을 합치니 뭔가 세상이 움직이더라, 라는 것. 그런데 그런 ‘성공사례’들의 공통점이란? 애초부터 ‘다수결’로 결정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형식민주주의 체계에서 공공직 고위 공무원의 직위유지라든지 하는 것들은 다수의 결정에 기반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다수의 힘으로 반대하면, 형식상으로 몇 다리를 건너뛰는 극단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성립되는 일이 있다는 말이다.

!@#… 예를 들어 노무현 탄핵건은 그 극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어차피 법적으로 결정해도 탄핵 요건으로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천만이 시위를 하든 말든 당연히 정해진 결과다. 사람들의 ‘힘’이 발휘된 진짜 지점은 무엇이냐 하면, 총선이다. 직접 투표를 하는 과정에 탄핵세력에 대한 반대 의견이 직접 반영됨으로써, 한나라당 급락 열린우리당 급부상. 다수결의 힘이 작용할 수 있는 부분에서 다수결이 작동한 것 뿐. 착각하지 말자. 수많은 대중의 뜻은 대통령을 지켜낸 것이 아니라(그것은 ‘헌재’에서 ‘헌법 논리’에 따라서 했다), 대통령을 거꾸러트리려던 구 기득권 세력에게 결과적인 불이익을 가져다 주었을 따름이다. 그것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기는 하지만, 너무 모든 것을 다 합쳐서 “시민의 힘”이니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에 비해서 미군 여중생 압살사건은 어땠나.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와서 뜻을 모은들, 사건의 골자와 이후 처벌대책은 ‘한국인’들의 ‘다수결’로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었다. 미군의 수사 문법에 따라서 수사와 처벌이 행하여지고, 한미협정에 의하여 한국측에 보상과 사과가 이루어질 뿐이다. 집회에 나온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아름다운 마음을 확인하는 것 말고는, 실제적인 효과는 제로다. 물론 대중 의견의 다수결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가해서 좀 더 사태 대응에 능동적이 되도록 채찍질을 한다는 정도의 간간간접 효과 정도는 있지만, 솔직히 다음주가 선거 시즌이 아니라면 그 영향 대단히 미미할 뿐이다.

!@#… 특히 머릿수에 의한 세력 과시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전부 쥐고 있는 소수의 압제자 vs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박탈당한 다수의 민중이라는 뚜렷한 대결구도가 있던 시대적 맥락에서만 가능했던 현상이다. 다수결이라는 룰이 있는 종목에서, 쪽수에 의한 세력 과시는 효과적인 전략이 된다. 하지만 다른 룰이 적용되는 시스템에서는 전혀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주주의라면 그냥 ‘다수결’이라는 룰이 전부라는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회가 더 다양하고 복잡해질수록 다양한 종목들과 룰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법논리라는 룰, 과학이라는 룰, 경제경영이라는 룰, 민족주의라는 룰… 예를 들어 이번 황 사태에서 부각된 ‘과학의 룰’은 어떨까. 이것은 다수결이고 어쩌고와 전혀 관계없다. 과학적 엄밀성과 근거자료라는 것이 핵심 판단기준이다. 형사법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만, 과학에서는 입증 책임이 과학자 본인에게 있다. 이런 룰의 차이를 모르거나 애써 무시하고 ‘국민적 성원’이라는 전략으로 소통을 밀어붙이니 줄기세포교도라고 비웃음을 살 수 밖에.

!@#…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가치관들이 보장되며, 그것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조율되는 유동적인 시스템이어야만 존재의의가 있다. 훌륭한 올림픽 경기는, 각 종목의 룰을 파악하고 그 룰을 때로는 지키며 이용하고 때로는 유리한 방향으로 고쳐나가면서 이루어진다. 투포환을 들고 하키장에 난입하는 것은 뻘짓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머릿수 늘리기가 아니라, 그 상황 그 이슈 그 룰에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찾아내는 것이다.

!@#… ‘무슨 목표‘를 얻기 위해서, ‘누구‘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도 없이 감정적으로 고양되서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것은 축구응원으로 족하다. 길거리에서 대규모로 모여서 전투적인 시위를 하는 것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이다.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사안은 특정한 부류로 제한되어 있고, 그나마 시대적 맥락 – 특히 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경로들 – 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런 맥락을 잊어버리고 방법론 자체에만 몰두한다면 당연히 소통 효율성이 떨어지고 관성화되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죽창과 쇠파이프로 필살의 진을 친다고 해봐야, 결국 그 결과 길거리 시민들에게 마저 여론화되는 것은 교통체증과 폭력시위와 진압의 문제 뿐이지 그들이 주장하던 노동자 농민 생계보장 문제는 묻혀버리지 않나. 그러한 역작용에 대한 대안으로 나왔던 것이 최근의 촛불시위라는 방법론. 깃발 없이 구호 없이, 즉 조직적 동원 없는 자발적 참여를 매력포인트로 내세우는 방식. 하지만 이것 역시 점차 수많은 마이너한 사안들(황우석 오빠 사랑해요…라든지) 흔하고 식상해지고 있어서 화제를 집중할 만한 가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 그렇기 때문에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와 맥락에 입각한 가장 효과적인 소통방법론의 고민이다. 예를 들어 두 가지 분신 사건을 놓고 보자. 노동자 전태일이 노동법을 준수하라며 평화시장에서 분신을 한 것은 노동자들의 여론을 규합시키고 친노동자 지식인층을 각성시키며 제한적이나마 주류 언론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한 당시 유일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이전에 다른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은 시도해봤고,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최종적인 선택이었다. 그에 비해서 어제 황우석을 지지한다며 분신했다는 분은, 고인에게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도대체 그런 고민이 과연 있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뜻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야말로 진짜 비극 아닌가.

이전 어느 시대보다도, 다양한 의사소통의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도, 운동의 향방도, 일상 생활의 조율도 결국 여기에서 결정될 것이다. 미디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capcold에게, 스스로 쥐어주는 화두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인덱스] 황랩사건과 capcold블로그…

!@#… capcold 블로그, 황랩 관련 포스트 인덱스.

1) 네이버 블로그 당시에는 워낙 후져서 공지 사항 기능이 없는 고로, 수동으로(즉 매번 맨 위로 억지로 다시 포스팅;;; 그러나 지금은 그냥 고정해놓고 태그나 바로가기 인덱스를 통해서 연결중.

2) 라이브 진행형인 관계로, 항상 글이 작성된 시점을 주목해가면서 살펴주시길. 큰 입장이나 시각은 바뀌지 않아도, 팩트 관계는 계속 추가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정되어오고 있으니 말이죠.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명랑 기자회견, 그리고 잡상.

!@#… 한줄로 웃겨주마:

저는 줄기세포 배양해본적도 없고, 줄기세포를 볼 안목도 없었습니다” (황우석, 기자회견중 답변)

!@#… 여튼 오늘 기자회견은, 수염기르고 병원에 누운 것 이래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음.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난 그냥 속은거지만 나한테 화살을 돌려라, 라는 막강 클라이막스까지. 안되겠다. 황우석씨를 언론학과로 모셔야겠다. 이 사람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자기 수족처럼 다룰 줄 아는 분이다. 어차피 이제 검찰조사 불려나가는 것 빼고는 할 일도 없을텐데, 수능보고 언론학부에 입학할 것을 권한다.

!@#… 황 사건에 대해서, 아직도 똥오줌 못가리는 사람들이 많다. 원천기술이 있네 없네, 바꿔치기 당했느니 말았느니… 뭐 이제는 적어도 논문 조작 만큼은 적어도 확고부동한 만큼 과학자로서 생매장 당하는 것은 다들 어쩔 수 없이라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황우석의 이번 기자회견은, 솔직히 말해서 일본 수상이 역사 사과 하는 것들과 비슷한 삘이었다.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서 사과를 하기는 하지만, 도대체 뭘 사과한건지는 도저히 아리송한 것 말이다. “잘못은 없지만 여하튼 다 내 책임이다”라는 가식.

!@#… 그런데, capcold는 다른 지점에 주목한다. 아무리 아무것도 몰랐다는 황의 말에 또 한번 속아주더라도, 어느 특정 시점 – 아무리 늦어도 PD수첩 취재 도중 자기들의 ‘자체검증 결과’가 나왔다는 11월  중순부터는 논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 그 뒤에 한 작업이 뭐게? 피디수첩 죽이기. 거짓말로 속이고 사태를 모면하려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진실규명  노력 자체를 죽여버리려고 한 것. 아직도 원천기술 타령이나 하는 탓에 여기에 초점 맞추는 사람들 별로 없지만, 나는 이게 가장 주목해야할 문제고 또 커다란 죄과라고 본다. 거짓말을 한 정도가 아니라, 진실이라는 사회 원칙 자체를 적극적으로 부숴버리고자 했다는 것. 숨겨놓은 원천기술이 넘쳐나서 알고보니 황우석 연구팀이 전부 황우석의 클론이라고 드러날지라도 이 죄과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처벌도 안받고 지나갈 듯한 불길한 분위기다. 심지어 도덕적 비난도 별로 안받고 있으니.

!@#… 이게, 비유하자면 이런거다.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 선수가 카메라맨들 눈 피해서 존내 대범한 파울을 저질렀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근처에 있던 심판이 와서 누런 카드 하나 꺼내들고는 휘슬을 분다. 그런데 그 선수가, 심판을 오히려 졸라 패버린다. 이봐, 그러면 당연히 레드카드에, 장기적인 선수 징계에, 잘못하면 게임도 몰수패에, 덤으로 국제적인 개망신이라고! 나쁜 짓을 하면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룬다. 하지만 그 댓가를 거부하면 훨씬 더 큰 댓가를 치뤄야 한다. 이렇게 해놓지 않으면 아무도 곱게 처음부터 댓가를 치루려고 하지 않을테니까. “음주운전 하다가 단속에 걸려도, 경찰을 치어죽이고 달아나면 대략 오케이~” 인 곳은 지옥에 다름아니다. 제발, 최소한의 사회정의 정도는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한국사회가.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아까의 축구 비유로 돌아가보자. 무엇보다 이번 건에서 capcold가 가장 어처구니 없는건, 왜 한국팀이 이기고 있는데 휘슬 불고 지랄이냐며 우루루 경기장에 난입해 들어오는 관중들. 그리고 “심판이 앗아간 승리”라고 떠들어댔던 찌라시 언론들, 그리고 그것은 모두 강대국의 음모라면서 가슴만 치고 앉아 있었던 우리네 ‘평범한’ 시민들. 기억하라. 잊고 싶을 수록 기억하라. ‘평범한 시민’인 우리들 자신들의 이런 부끄럽고 치졸한 치부일수록, 더더욱 기억하라. 이런 광기의 늪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아니면 침묵으로 묵인함으로써 일조했던 쪽팔림을 기억하라. 기억은 성찰의 시작이다.

비겁하고 치사하고 당혹스러운 이야기

!@#… 황우석씨 대변 방송국 YTN의 주문형 맞춤 줄기 취재에 대해서, 뒷 이야기가 한가지 공개되었다. 비장한 임무를 지닌 안규리 교수가 윤현수 교수와 YTN 김진두 기자를 대동하고 피츠버그로 갔던 당시, 다른 언론사들은 어떻게 물먹었던 것인가. 수수께끼의 일부가 풀렸다.

미디어 오늘 기사. 또 다른 기사.

KBS 민경욱 특파원이 자사의 개인칼럼 코너에 올린 글과 후속 인터뷰. 요약하자면, 비록 단독으로 부름을 받은 YTN보다는 당연히 정보가 느렸지만, 적어도 일행이 비행기를 탄 후에는 다른 언론사들도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것. 그런데 황팀(윤현수 교수)에서 졸라리 구라쳐가면서 다른 언론들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는 것. 그래서 10여명 여러 언론사들의 현지 특파원들이 다들 물먹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기분나빴다는 것. 그런데 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다른 언론사들도 YTN의 주문 취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 특히 민경욱 통신원의 말에 따르면, 그런 상황에 대해서 한국 본사도 통보를 받았고. 그런데도 보도 안하고 가만히 묻어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민 특파원은 이야기한다: “KBS는 가십거리를 기사로 쓰지 않는다”고. 아 그래. 홍사훈 기자 통해서 아예 과학적으로 구라틱한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황빠만세를 부르짖고, 별별 확인 안 된 찌꺼기 정보들도 모두 기사화시킨 K자로 시작하는 방송국이 하나 있었는데 어디였더라? YTN이 그 주문형 맞춤 취재의 결과 들이밀어낸 카드를 보라. “죽이러 왔다” 아닌가. 피디수첩을 통한 진실규명 시도를 박살내고자, 김선종씨의 검증 안된 일방적 발언을 고의적으로 선정적으로 발췌했던 그 보도말이다. 물론 KBS도 잘만 인용해 먹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런 뒷배경 이야기는 가십거리가 아니라 YTN의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혀줄 중요한 단서다. 그 정도 판단을 못할 정도로 저능한 사람들만 널려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그 이야기인 즉슨, 다양한 여러 언론사의 특파원들과 그들의 보고를 받은 한국 본사가,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견주어 본 결과, 대다수 여론인 황빠 만세에 줄서서 피디수첩과 더불어 MBC를 뜯어 발겨버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아름다운 공범관계 이외에는, 다른 설명 방법이 도저히 없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MBC다. KBS 특파원도 알았는데, 10여명 특파원들이 알고 있었는데 정작 이 문제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처지인 MBC의 특파원이 몰랐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 ‘알고도 침묵을 지킨’ 사람들 속에 MBC가 없었다면 이상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문제. 왜 침묵을 지켰을까? 일방적 맞춤보도였다는 사실은,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서 유용한 반격무기인데 말이다. 왜 피디수첩이 벌겨벗겨지도록 방관했을까? 논리적인 추론은 한가지 결론으로 이끌어진다: MBC 운영진은 피디수첩을 방영하지 않고 사태를 봉합했으면 했다는 것. 대통령도 게시판 전언이라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압력을 넣었고, 광고도 떨어지고, 광기에 휩쌓인 일반 대중들이 잡아먹으려고 달려들고… 정의의 사도라면 모를까, 기업 경영진이라면 아주 기꺼이 진실의 은폐와 거짓을 선택할 만한 천혜의 조건이다. 여기에 보도국과 시사/교양국 간의 알력 같은 것은 양념. 즉 피디수첩 방송을 취소할만한 명분을 찾고 있었는데, 얼씨구나 YTN이 취재윤리 문제를 터트려준 셈이다. 그리고 덥썩, 대국민 사과와 피디수첩 취소로 분위기 반전 시도. 그렇게 해서, 진실은 묻혀버릴뻔 했다. 정작 엠비씨까지도 공범이 된 상태에서. 이것이 바로, ‘비겁한’ 이야기.

!@#… 논문 공저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나는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황랩이 어거지로 내 이름을 가져다가 쓴 것이고 자신들은 사인해준 적 조차 없다고.

(YTN 기사라서 미안하다)

저자서명도 받지 않았는데 철회 서명을 받는다니 말도 안된단다. 아, 그거 말 된다. 한마디로, 저들이 억지로 가라 싸인 했다는 것이지. 사실 그 전에 또다른 주요 공저자인 안규리 교수도 명언을 남겼다. 내 연구 기여 파트는 논문 제출된 다음에야 줬다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노성일 원장 기자회견장으로 가볼까? 제출되기 이전에, 논문을 본 적도 없단다. 훌륭하도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야 항의를 하는건데? 어쩌자고 논문이 유명세 타고 멋진 취급 당할때는 무임 승차했다가 이제와서 다들 뛰어 내리시나. 실제로 *뺑이 깐 박사 연구원들이 논문 저자 순위에서는 뒤로뒤로뒤로 밀려날 때, 당신들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앞자리들을 떡하니 차지했다는 말인가. 그게 당연하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인가.
이제 저울질 시작된다. 기여도 안한 논문에 무임승차했다는 것 즉 명예라는 뇌물을 받아쳐먹은 것이 드러남으로써 잃어버리게 될, 학자로서의 도덕적 이미지가 한 쪽. 희대의 과학 사기극에 공범으로 묶여버림으로써 당하게 될 엄청난 다구리가 다른 쪽. 이 두가지 사이에서 저울질하면, 뭐 당연히 백이면 백 전자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무임승차해서 얻어먹을 것이 있으면 친구, 똥이 튈 것 같으면 남남. 자, 이것이 바로 ‘치사한‘ 이야기.

!@#… 황우석씨, 드디어 입을 여셨도다. 주류 미디어도 등을 돌리고, 진보고 보수고 모두 등을 돌릴때 결국 의지할 것은 하나다. 종교. 그런데 줄기세포교에 의지할 줄 알았더니, 진짜로 자기 종교인 불교에 의지했다.

“원천기술 존재 확실…곧 입증 / 해외유출 우려…연구재개 희망”
 김재일 회장-황우석 박사 단독 면담 2005-12-30 20:39 (법보신문)

 http://www.beopbo.com/content.asp?news_no=44539

긴 말 붙이기도 싫다. 원천기술 있으니 동대에 취직시켜줘, 라는 요지 되겠다. 또 기술 해외유출 나왔고, 원천기술 보유 나왔고 국민 나오셨다.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실패한 기술이라는 이야기는 차라리 애교로 간주하자. 원천기술이 있으면 연구윤리고, 논문 야매고 뭐고 다 용납이 된다는 천박한 의식에 호소하는 수법이 결국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워서 구상한 플랜이었나보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원천기술이다. 아니 그보다, 원천기술이 있든 없든, 미즈메디가 공범이든 주범이든 아무것도 아니든, 그 어떤 것도 난자취득의 비윤리성, 실험 데이터 조작과 적극적인 진실 은폐(치밀한 언론전으로 피디수첩을 격침시킨 것 생각하면, 혀를 내두를 수 밖에…)라는 황우석씨의 죄과를 상쇄해주지 않는다. 물론 박정희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이런 말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속아넘어가 주겠지만. 

그런데, 궁금한 것. 특별 조사위의 조사 대상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혼자 돌아다니면서 막 자기 맘대로 미디어전을 수행해도 되는건가? 아직 서울대 교수 사표 수리도 안된, 공무원인데 말이다. 아직 조사위 활동이 끝나지도 않았고. 무슨 구속수감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소한 조사 방해 활동 정도는 단속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 capcold가 바보인가? 황우석씨의 발언이야 뭐 이미 밑바닥 드러낸 사람의 또다른 잔머리라 간주하면 땡이지만, 이런 허술한 상황은 그 자체로서 참 곤란하다. 여튼 좋든 싫든 마지막 미디어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와중인 셈이다. 그런 것이 가능한 이 허술하고 야매스러운 시스템. 아주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 진실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capcold가 주로 관심있는 것은 진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 라는 부분이다. 지금까지의 경과는, 진실을 원하는 사람은 대단히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역시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희망을 원한다. 예를 들자면 국익이라는 희망. 야매로 무임승차해도 안걸리겠지라는 희망. 모두의 희망을 건드리면 또 다들 신도가 되어 넘어가주겠지 하는 희망. 희망을 위해서 진실 따위는 적당히 구겨버려도 괜찮다는 발상이 폭주하는 모든 사례들, 그것이 바로 궁극의 비겁하고 치사하고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이러고 있는 동안, 딴지일보가 아주 화끈하게 미쳐버렸다.

http://www.ddanzi.com/new_ddanzi/199/199so_043.asp

피디수첩에 대해서 내린 멘트: “그리 이성적인 자들이 황우석을 효수한 순서는 대체 얼마나 합리적인가. 그리고 황우석 아니어도 된단다. 거기까진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뤄낸 일마저 아무 것 아닌 것처럼 말하는 거, 정말로 재수 없다.” … 아아… 지능형 황빠였구나, 이 사람. 효수한 순서는 합리적이었고, 이뤄낸 일마저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것 아닌가. 검증해보니까 줄기세포가 다 구라였잖아. 재수없다고? 재수없어도 어쩔 수 없다. 진실인데 어쩌겠냐. 나도 피디수첩이 더 잘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수 없다고 욕먹을 만큼 잘못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단 말이다. 기술 존재유무 몇개월 시간주면 간단하다고? 기술 존재 유무는 자료로서 이미 축적되어 있고 또 곧바로 검증 가능해야 하는 거다. 그래야 기술이 있다고 하는 거지. 입을 안닥치고 있어야 할 때 침묵을 지켜놓고는(논문 진위 문제가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것도 총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였는데 특별한 후속조치 없음; 그리고 오래전 YTN 김진두 기자 인터뷰했을 때도 정작 맞춤형 주문 취재에 대해서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지 않았던가). 이제와서 입닥치라고 하는 골때리는 작태는, 그냥 화끈하게 미쳤다고밖에는…

스스로 한 3년 이어온 “국민은 강팀이다” 캠페인에 도취된 나머지, 그 국민이 집단적으로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나보다. 진짜 강팀은, 자신들이 저지른 반칙에 대해서 겸연쩍어하며 피나는 노력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힘쓸 줄도 알아야 한단다.

게임오버. 황선수 최종 낙마, 플러스 알파

!@#… 이제는 진짜로 게임오버. PD수첩이 제기한 의심, “취재를 하다보니 하나라도 있는지 의심스러워졌다”가 진실로 드러났다. 줄기세포는 없었다. 줄기세포가 하나라도 있으면 원천기술이 어쩌니 국익이 어쩌니 하면서 매달리고 싶어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이것이야말로 진정 아스트랄한 일이다. 이제는 나머지 사건관계를 추적하고 파헤치는 수순만 남았을 뿐.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no=5475

!@#…제발 이왕이면 언론 관계를 자세히 수사해 주기만을 희망한다. 이번 사건은 적어도 한국사회에 있어서 만큼은 과학 사기극 이상으로, 미디어전이었으니까. (클릭)

!@#… 참고로 난자기증의 ‘자발성'(한국의 랩과 군대 내무반에서 ‘자발성’이라는 말만큼 영롱이 스테이크 썰어먹는 소리가 또 있을까)에 대해서도 자꾸자꾸 또 뭔가 드러난다. 이것도 PD수첩이 자료를 다 가지고 있었다네. 이런 중요한 사안들을 다 사장시키려고 했던 MBC 운영진은 나가 죽어버려야겠구먼. 또한 적극적인 공범 역할을 한 ‘여론’은 대가리 박고 반성하고 있도록 권고한다. (또 클릭)

!@#… 아아, KBS 홍사훈 기자… 이사람 알고보니 그냥 평범한 또라이(그러니까, 이때 그 사람 말이다)가 아니라 진짜 소신있는 또라이였구나. 지만원 옹과 의형제 맺기를 추천하는 바다. (또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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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서울대 중간발표 이후 추가)

!@#… 자, 이제부터 난데없이 찌라시들이 총동원, 한국사회 왜 이모양인가 타령에 나서기 시작하셨다. 언론의 자성론 같은 굉장한 건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는다. 빨리빨리 문화니 성과지상주의니 냄비니 하는 뻔한 레퍼토리 반복 확정. 왜냐하면 그런건, 타파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전혀 책임안져도 되니까. **문화나 **주의의 책임은 곧 사회 일반의 책임이고, 사회 일반의 책임은 거꾸로 말하면 아무의 책임도 아니거든.

!@#… capcold는 그래서 말한다. 여하튼 사기를 친 황선수와 그 과학적 공범들이 바로 문제라고. 그 뒤에서 종교적으로 사람들을 선동한 미스테리윤씨와 그의 커넥션이 문제라고. 검증을 미적미적 뭉개고 도망가려고 한 서울대가 문제라고. 검증 시스템 확립보다는 줄서기에 바빴던 손학규 박근혜 이해찬 + 기타등등 어거지 정치꾼들이 문제라고. 교주만세 여론을 햝아주는 것에만 목숨을 바친 찌라시 또라이 언론인들이 문제라고. 그리고…

국익이라는 어설픈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는, 귀를 닫고 기꺼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 사기극에 공범으로 동참한 평범한 자칭 ‘일반인’, 즉 바로 당신들 자신이 문제라고.

검증을 하고 사람들의 잘잘못을 좀 가리자는 말이다. 사회가 어쩌니 또 두루뭉실 뭉개지 말고. 사회나 문화가 죄를 짓나?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죄를 짓지.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조선일보의 문서 독해 능력이란…;;;

!@#… 조선일보가 일말의 반성도 뭣도 없이, 갑자기 정의의 사도 흉내내며 황우석 의혹 캐기 노선으로 간 것은 뭐 그렇다 치자. 사실 ‘다수 여론’이라는 것 자체가 딱 그 수준이니까. 조선일보가 그런 씨부럴 짓들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은, 다 충성스러운 지지를 보내주는 독자라는 공범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너무 급박하게 노선을 바꾸고 취재를 나서서 그런지, 취재내용들이 아주 개판이다. 최근 조선일보가 전형적인 ‘특종’형 보도로 내세우고 있는 이 녀석을 보자.

관례 벗어난 거액 연구비… 돈거래 조사 불가피: 섀튼, 黃교수에 ‘대금청구서’ 보내  (2005.12.21. 01:36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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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튼 교수는 황 교수에게 보낸 청구서에서 자신을 포함한 3명의 기본 연봉(Inst.base salary)을 섀튼 25만9000달러, 시멀리 12만6274달러, 휴잇슨 10만9803달러라고 밝혔다. 기간은 12개월이며 9월에 보낸 청구서에서는 ‘25%’에 해당하는 청구금액으로 섀튼 7만9858달러, 시멀리 3만8829달러, 휴잇슨 3만3764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 부분은 9월에 보낸 청구서가 처음 보낸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비슷한 금액이 청구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즉 이 같은 금액의 요청이 수차례에 걸쳐서 정기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음을 의미한다…”

25%? 어디, 조선일보가 입수했다는 서류 스캔본을 봤다. 아니나 다를까, Effort on Project 항목 아래에 있구먼. 한국에서든 어디든, 대학원서 프로젝트 뛰면서 기안 만들어본 사람들은 이 지점에서 배꼽잡고 자빠져 웃기 시작할 것이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이건 ‘투입율’이라고 해서 개별 참여인력의 가용 시간과 노력 가운데 어느 정도의 비율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가 라는 것이다. 섀튼이 연봉 2만6천달러 짜리 가치를 지니는 사람인데, 졸라 프로젝트가 많단 말이지. 그런데 A라는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이, 그 인간 전체 업무의 25% 만큼의 노력을 투자한다. 그렇다면 그 프로젝트에서 내게 수당으로 주어야 할 것은 1년 기준 65000달러. 프로젝트에서 man-month를 계산하는 기초중에 기초다. 즉 조선일보 기자님들이 졸라 머리 굴려서 추측한 바는 이번에 25% 청구했으니 나머지 75%도 틈틈이 청구했겠구나, 뭐 그런거지만… 실상은, 이게 바로 전체 청구내역인 것이다. 문서 정도는 제발 제대로 읽을 줄 알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자꾸 생긴다. 그래도 금액이 졸라 많다고? 무슨 교수가 연봉이 2억원이 넘냐고? 쌓인 업적과 명성에 따라서 연봉 차이가 졸라 큰 게 그 쪽 세계란다.

그리고 무슨 청구내역이냐고? Role on Project 란에 써져 있잖아. Chair, Board of Directors. 이 프로젝트에서, “이사장”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연구수행이 아니라 이사장. 경영 역할. 뭘 경영하냐고? 제인 더필드 대변인의 미디어 관계 업무 금액도 청구되어 있는 것 보면 얼추 감이 잡히지 않나. 세계 학계 (및 생물학/의학 산업계)에 황우석표 줄기세포라는 상품을 세일즈하는 기업 경영을 하는거지. 그게 무슨 억측이고 자시고야, 문서에 다 나와있구먼. 이름을 붙여볼까? 월드 스템셀 허브 컴퍼니. 뭐 이런 비슷한거겠지. 한마디로, 애초부터 이건 연구 프로젝트용 청구서가 아니다.

아니 그보다. 이 청구내역이, 예산 제안서인지 아니면 영수증인지는 체크해봤나? Budget plan이냐 Invoice냐 Receipt냐? 확인 안해보고 그냥 터트린거지? 그럴줄 알았어.

!@#… 그래도 여튼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을 의혹 제기했는데, 자잘한 것 가지고 트집잡지 말자고? 날씨도 추운데 쉰소리 좀 하지말자. 국익에 도움되니까 세포 데이터쯤 야매로 넘어가자는 말과 다르지 않으니까. 지들이 입수한 문서를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진단도 안한 상태에서 어설프게 펑펑 터트리기만 하는 바보들을 묵과하면, 지난 한달여의 소동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말과 진배없다. 거액 연구비가 미국으로 지출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도, 어차피 연구비 집행 내역은 조사대상이란다. 민주노동당이 그렇게 입이 부르터라 주장할때는 한줄도 안실어주더니, 이제와서 외국놈 나쁜놈 하면서 이런 식으로 들고 나오니, 참 신선하기는 하다.

!@#… 솔직히 조선일보 당신들이 난데없이 반성을 한다든지, 언론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든지 하면 심장마비로 쓰러져 돌아가실 분들이 너무 많으니 별로 기대도 안한다. 하지만 말야… 제발 기자들 공부 좀 시켜라. 아니면 국장을 공부 좀 시켜서, 이런 무식을 중간에 커트하도록 해주든지. 여튼 기차를 바꿔타려는 조선일보의 몸부림이 무지 애처롭기는 하다. 하지만 더 애처로운 것은, 그것에 기꺼어 속아넘어가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자칭 ‘국민여론’이겠지.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조선일보에는 수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처에서, 사실 조선일보는 졸라 바보집단이라는 제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볼수록, 실제로 유능한 인재를 눈으로 보았다는 사람이 없다! (사회)과학적 분석을 해보면 해볼수록, 이제는 단 한명이라도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러다가 방회장이 기자회견해서, “그래도 우리는 원천기술이 있다!”라고 선언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굳럭, 황우석. (와이어드 기사)

!@#… ‘국익’이라는 광기의 색안경을 제거하고 보면, 지난 한달간의 황랩 쑈는 대략 이런 상황이 된다. WIRED지에 기고한 한 평범한 미국 전신마비 장애인 필자의 사건 과정 관찰.

Good Luck, Hwang Woo-suk  (2005-12-19)

!@#… 이 사람에게도 황랩의 줄기세포 연구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희망‘인양 목숨걸지는 않는다. 하기야 미국에서 9년째 전신마비인데 별의별 치료법에 대한 소문과 소식들을 들어왔겠지. 그리고 아직 그게 진짜 치료로 이어지려면 천년만년이라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사기면 죽어버릴꺼야라는 비장함보다는, “맞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점점 믿기 힘들어지는구나”라고 관조적인 평을 내릴 수 있는 것.  33조? 국익? 이 사람은 그냥, 치료법이 개발되면 한테 도움이 된다는 거다. 실제 과학의 성과나 과정들을 놓고 볼 때, 이것이 바로 정상적인 반응이다.

!@#… 현재 한국 찌라시 언론의 마지막 지푸라기, 과연 원천기술이 있는가 없는가 이슈. 원천기술이 뭐라도 있다고 증명되면 그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용서해주자는 아주 연말스러운 훈훈한 분위기다. 역겨울 정도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현대 서양식 과학을 옛날이야기의 ‘짚신의 장인’ 취급한다. 일자전승, 세상에 혼자만 할 수 있는 기술. 장인이 죽으면 기술도 사장되는 신비주의. 하지만 현대 서양 과학의 체계는 바로 기술의 기록과 전파, 즉 축적을 위해서 최적화된 시스템이다(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조작 등으로 축적 과정에 해를 끼치는 것이 바로 가장 큰 죄악이다). 아니 도대체 ‘논문’이라는 것이 과연 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황교수가 낙마한다고 해서 당신들의 ‘희망’이 꺾이는 것은 아니니 제발 걱정좀 그만하시길. 차라리 이 분야가 과학으로서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공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원 처우개선을 주장해주시길 바란다.

PS. 아 이런 된장, 조선일보에서 벌써 위의 기사를 낚아갔다. 물론 실제로 대단히 관조적인 본문 분위기와는 달리 졸라 감상적으로. 같은 기사도 그렇게 엮어넣을 수 있구나. 아 짜증나.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조선일보가 아니라 조선할리퀸이다.

PS2. 그런데 구글 영문뉴스에 황랩 관련 기사가 자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영자 기사들로 도배되는 것, 무지 보기 민망하다. 그런데 코리아 타임즈에서 의외로 진짜 재밌는 것 발견: (클릭)

…무려, 황우석과 영화 킹콩을 비교하는 절묘한 센스. 그래, 이런 게 바로 스펙타클이고 엔터테인먼트지.

PS3. capcold도 관조적 자세를 한번 취해보려고 부던히 노력해봤지만… 이런 내용들이 자꾸 드러나면 정신이 대략 멍해진다. http://mogibul.egloos.com/2042166

… 기증자 가족이 있는 윤리위, 인체실험 제안… 과연 어디까지 개념이 증발하나 한번 두고보자.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단상] 희망이 아름답다고 변명하지 말자.

!@#… 많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진실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과학의 규칙, 논문의 정직성, 랩 내의 사회적 정의 그런 것 모두 신경조차 쓰기 싫은 사안이다. 유일하게 원한 것은 “희망을 가지는 것” 뿐. 심지어 뻥 쑈가 릴레이를 타고 릴리함메르로 가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꽤 좋은 만평인 박철권의 시사뒷북이 날렸던 대형 뻘타가 이런 심정을 잘 반영한다: (클릭)

이번 건으로 새 되기 일보직전인 손학규 지사도 한 ‘희망’ 하신다: (클릭)

항상 희망으로 충만한 곳이 여기 말고 또 어디있겠는가. 미스테리 윤씨 글, 신도 일반 리플:

http:…다음 까페는 링크주소가 무척 난잡하다. 클릭.

c가 가장 좋아하는 심리학 이론 중 하나, “인지부조화”. 왜 계속 황교주에게서 ‘희망을 찾을까’?

http://kr.blog.yahoo.com/psy_jjanga/1456963.html

!@#… 자신들의 희망이 뻥이든, 부정직하든, 결국 남들은 물론 자기 자신들에게 마저 크나큰 피해를 안겨주든 상관 안한다. 희망이란 졸라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이니까. 그 아름다운 희망을 방해하는 모든 자들은 적이다. 희망을 가진 자는 ‘우리’고 ‘국민’이라고 자부하니까 그 적들은 ‘간첩’이고 ‘외세’다.

!@#… 성찰 없는 희망은 그 자체로 최소한 민폐, 액면 그대로 사회악이다.

PS. 논문에는 구라쳤지만 이후에는 9개를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2005년 1월 1일 이후로는 윤리위가 승인한 연구가 없다고 한다. 아니 그러면 200여개 난자는 어디서 합법적으로 구했다는 말이냐? 또 연구원들이 “몰래, 자발적으로” 기증했나? 황교수가 자웅동체여서 난자도 나오시나? 아니면 희망과 믿음의 힘으로 모근세포가 변이를 일으켜서 난자가 되어주셨나? 뭐, 희망이 있는 분들은 무슨 이야기라도 믿어주시겠지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맵핵과 중간보스와 공범과 언론사들과 감성

!@#… 굵은 글은 나중에 시간나면. 막간을 이용해서 생각 덩어리 모음.

!@#… 매너 있는 GG 선언은 커녕, 태그팀 파트너가 아이디를 훔쳐가서 맵핵을 썼다고 생떼부리는 중. 11연승이라는 전설의 전적 중 9승이 알고보니 자기가 맵핵으로 이긴 것이었는데, ‘인위적 실수‘라는 대범한 말로 얼렁뚱땅 통과. ‘2승이면 어떻고 3승이면 어떠냐’ 라는 해괴한 논리로 사태 모면 시도. 놀라운 것은, 황선수 팬클럽의 신도(http://cafe.daum.net/ilovehws)들은 변함 없는 애정을 과시. 스타리그에서 비비적 거리지 말고, 집에서 지뢰찾기나 연마하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임.

!@#… 지가 분연하게 헛소리하는 기자회견장에, 왜 애꿎은 연구원들은 데려와서 배경화면으로 쓰는데? 연구원들도 민망해서 죽으려고 하더구먼. 무슨 동네 조폭 중간보스가 남의 나와바리에서 세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아, 그리고 기자회견할 때는 수염 깎고 나오는구나. 혹시 전용 코디가 따라다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고야 말았다. 참 사소한 궁금증. 병원서 나와서 기자회견장 갈때, 꽃은 좀 밟고 가셨을까.

!@#… 이번 건의 보도 패턴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경마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남발되고 있는데, 진짜 경마 저널리즘은 황 VS 노라는 패턴으로 보도하고 있는 지금의 상태에나 해당되는 것. 즉 중요한 핵심 사안(논문의 진실성과 연구의 효용, 그리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중요성과 성찰적 교훈 등)들을 쏙 빼놓고 졸라 재미있는 구경꺼리만 남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황랩 자료 위조 사건의 보도는 관객석에서 경마 구경을 시켜준 것이 아니라, 국익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중무장하고 우리 안의 배신자를 몰아내자는 강고한 의지의 대변자 역할을 서로 자처하고 나선 것 아니었던가(그래서 capcold가 간첩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을 제안한거고). 멋져보이는 용어고 외국서 널리 쓰인다고 해서 아무거나 아무때나 가져다 쓰지 말자. 진실을 호도한다. 이번 건에서 찌라시 “언론”은 명백한 공범이고, 그것에 기꺼이 자발적으로 휘둘려준 ‘여론’ 역시 빠져나갈 구석 없는 공범이다. 언론과 여론은 도구도, 구경꾼도, 피해자도 뭣도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 “감성파(!) 간첩사냥꾼” 조선일보, “엠비씨만 조져 놓자” YTN, “저능함은 나의 힘” KBS, “연예쇼는 계속된다” SBS, “조선의 반만 따라가자” 동아일보, “우리는 단지 뿌릴 뿐” 연합뉴스, “우리도 막 뿌려보자” 국민일보/쿠키뉴스, “얼렁뚱땅 끼어보자” 한국일보, 세계일보, 스타뉴스, 기타등등. 

… 아, 그리고… “휴 다행이다 이건희건이 덮어져서” 중앙일보.

!@#… ‘사고’를 위한 것이 아닌, ‘느낌’을 위한 뉴스 소비. 즉 1) 관점의 비교나 정보의 습득 보다는 감성적 윤곽을 얻어내기 위해서 뉴스를 보는 경향 + 2) 자신의 성찰로서 소화해내기 보다는 순간적인 소재거리로 한번 쓰고 버리는 소비적 행위. … 이것이 바로 “황교수, 제보자 A씨의 주례를 봤다”라는 기사들이 먹히는 이유이자, 조선일보가 1위를 고수하는 이유. 그리고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찌라시스러운 보도에 설득당해주는 기제를 밝혀낼 단서 가운데 한 가지. 솔직히 ’33조’ 어쩌고에 목메는 것은 사고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감성이니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GG 일보직전?

!@#… 황랩 사건 GG 일보직전. 황랩-미즈메디 앨라이가, 자원 다 확보해놓고는 낙마한 피디수첩과 그 자원을 이어받은 프레시안 + BRIC의 소신파들 + 이 땅에 남아있던 소수의 아직 제정신인 사람들의 앨라이들 앞에서 대략 저글링은 물론 드론들까지 다 당한 상태. 압도적 환호를 보냈던 팬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노성일 선수가 GG선언을 막 하려고 하는 찰나. (클릭)

!@#… 하지만 capcold에게는, GG자체가 아니라 이후 벌어질 현상들이 더 관심이 간다.

조중동은 과연 어떻게 나올지?

YTN은 과연 어떻게 대처할지?

미스테리 홍보부장 윤태일씨의 귀추는 어떨지?

제3의 검증기관과 YTN의 관계는 어떨지?

안규리 동행취재의 진실은?

아이러브황우석 까페 회원들은 이제 어디로 그들의 신앙을 향할까?

MBC 경영진은 자신들이 날려먹은 특종과 정론 이미지를 어떻게 한탄할 것인지?

무엇보다, 과연 황우석에게 환호한 국.익.을.사.랑.하.는.일.반.사.람.들.은 어떤 오리발을 내밀고 또다시 성찰을 거부할지?

!@#… 적어도 한가지 교훈은 확실하다: “증거앞에 장사 없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이건희 무혐의는 도대체 왠말이냐. -_-;;;

PS. 그리고, capcold는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승자가 없는 결과”라는 멍청한 소리가 제일 싫다. 소수 언론소수 소장파 과학계제정신인 소수 여론이 지켜낸 최소한의 과학적/사회적 양심의 승리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있나. 다수 언론과 주류 과학계와 다수 여론이 물먹었다고 해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것 처럼 과장하지좀 말자. 민주주의의 본질은 다수결 따위가 아니란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황랩 사건 세기의 드림매치: 허경영 vs 지만원

!@#… 세기의 드림 매치, 허경영 vs 지만원. 개그에 건 한 목숨, 이번 황 사태에 대한 명쾌한 비전을 내놓는다. 미스테리 홍보부장 윤태일씨는 이분들에게 한 수 배우기 바란다.

청코너: 여하튼 공화당 총재 허경영. 원인은 말이죠, 청계천입니다.  (맨 밑)

홍코너: 자칭 군사전문가 지만원. …이런 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 가히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혼전, 개그의 챔피언은 누구인가? 여러분의 엄중한 판정을 기다린다.

세상은 빠르다.

!@#.. 황랩건으로 앗! 하는 사이에, 이건희도 무혐의로 풀려나고(정작 이상호기자는 기소) 열우당의 우모의원은 어처구니가 줄기세포만큼이나 없는 저작권법 개악안을 입안하고, 지극히 당연한 사학법 개정에 대해서 별 그지같은 것들이 딴지를 걸고 나서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의지와 전략, 하나의 거대한 음모였으면 차라리 좋겠다.

언론을 뒤져보자: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 그냥 정리해본다. 학술적 틀에 맞춘 분석이 아니라, 그냥 사실 확인과 사건의 재구성. 우선 제1탄(2탄이 나올지는 내 사정 봐서 한다)으로,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게 왜 중요하냐하면, 그게 바로 어쩌면 언론플레이라는 변수일 수도, 아닐수도 있으니까. 솔직히 좀 그렇지 않은가. 애초에 서로 합의하에 검증하기로 했고, 검증 결과가 안나오면 2차 검증까지 하고, 2차까지 해서도 결과가 안나오면 그냥 방송 없이 묻어두기로 했다며. 그런데 뭐하러 아직 최종 결과도 안내린 상태에서 먼저 세포가 가짜니 어쩌니 하면서 먼저 터트려서 사태를 이상하게 만드냔 말이지. 어처구니 없어하는 황랩 측으로서는 세포 한번, 또는 두번 분양해줘서 먹고 떨어져라 하면 땡인 문제고, 피디수첩 입장에서는 검증 안된 상태에서 진위논란이 먼저 터지면 엿먹을텐데 말이다. 즉 순진하고 상식적으로 보자면, 그 단계에서는 도저히 양쪽 모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먼저 터트릴 동기가 없다. 그런데 왜 터졌냐고? 모른다. 적어도, 음모론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