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심할 것은, 이 책은 ‘조금씩’ 읽어야한다는 것이다. 아니 뭐, 명심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재미있다’는 것과는 좀 다른 방향에서 매력 있는 작품.
혼잣말을 공유하는 꿈 – 『혜성을 닮은 방』
김낙호(만화연구가)
꿈은 거대한 생각의 덩어리다. 꿈을 꾸지 않는 동안에 축적된 수많은 느낌과 생각들이, 꿈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하나의 세계 속에 비선형적으로 펼쳐진다. 어떤 경우 구체적인 줄거리를 따라가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그저 심상과 단편적 언어가 맥락 없이 떠다니기도 한다. 현실적 희망과 비현실적 망상이 하나의 세계에서 교차하며, 의식과 무의식이 뒤섞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묶는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혼잣말이라는 것이다. 꿈 속에서 벌어지는 타인과의 교류 역시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지고 재해석된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자신의 다른 일면들과의 대화다. 그렇기에 꿈은 독자적 언어이자, 일종의 메아리와도 같다. 만약 그 메아리를 붙잡아 기록하고 타인의 혼잣말을 같이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궁극의 소통이 될 것이다. 어느 수준까지 의식과 이성의 도구로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