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과 형사 – 『배트맨: 이어원』[기획회의 243호]

!@#… 또 배트맨 관련… 인데, 앞으로 아캄어사일럼이나 킬링조크 같은 당연히 다루어줘야 할 만한 물건들이 한국어판 나오면 그때 가서 또 어쩔 수 없겠지. -_-;

 

탐정과 형사 – 『배트맨: 이어원』

김낙호(만화연구가)

특정한 작품 속 캐릭터와 세계관의 기원을 탐구하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애초부터 원래의 작품이 충분히 흥미를 끌었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이 소수만을 위한 비인기작이었다면 ‘실마릴리온’은 작가의 창작노트에 불과했을 테니까. 하지만 이미 설정으로 해당 작품에서 바탕에 깔고 있던 이야기를 풀어주는 것에 불과하다면, 마찬가지로 아무런 메리트가 없다. 그렇기에 두 번째 조건, 바로 기원 자체가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재해석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와 캐릭터에 과거를 부여함으로써 현재 모습 이면에 있는 동기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틀어주는 과제인 것이다. 그렇기에 기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가장 본질적인 매력요소를 다시 파내야하며, 더욱 깊숙하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고리들을 만들어야 한다. 일종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셈인데, 때로는 작가 자신의 처음 의도를 넘어서는 부분까지도 고도의 이해력이 필요한 만큼 기원 스토리는 성공보다는 실패사례가 더 흔하게 눈에 띄곤 한다. 반면에 ‘대부2’에서 볼 수 있듯 기원 스토리와 현재의 모습들이 제대로 엮여 들어가면, 시대의 명작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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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못미더워도 살아가기 [팝툰 49호]

!@#…팝툰이 월간으로 바뀐 후의 첫 원고…지만 이 코너는 포맷 변화가 전혀 없다. 그런데 문득 이번 호를 쓰다가 문득 다시 생각난 것이, 왜 미디어 관련으로는 지금껏 간간히 투고는 해왔어도 정식 칼럼 연재는 한 적이 없는걸까. 지면찾기를 게을리했다;;;

 

언론이 못미더워도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신문보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오늘날, 가장 급격하게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직종이 있다면 바로 언론인일 듯하다. 뉴스를 소비하는 창구가 넓어지면서, 이전에는 경로의 희소성 덕분에 적당히 숨겨졌던 언론보도의 약점들이 쉽게 드러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사람들이 뉴스를 더욱 많이 소비하고 또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와중에서, 저널리스트로서의 전문적 실력이 턱도 없이 미비한 어중이 떠중이들까지도 기자 직함을 달고 있는 경우들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어떤 절대적 점유율의 대형 언론사들이 상업적 생존과 정치적 영향력을 보전하기 위해 언론으로서의 자존심 따위는 청와대 앞마당과 삼성 본관 뒷마당에 반씩 나눠서 묻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판 전체에 대한 냉소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니, 언론을 못미더워하는 것은 가히 시대정신이라 할 만 하다. 언론이 못미더우니 세상에 대한 온갖 소식이 못미덥고, 세상에 대한 소식이 못미더우니 세상이 못미덥다. 그 빈 자리를 노리고 온갖 헛소문들이 카더라 통신을 타고 공감대라는 애매한 기준으로 설득력을 행사하며 퍼지는 난감한 상황도 빈번해진다. 확실히, 언론이 못미더운 세상은 그리 살아가기 편리한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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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악!법이라고’ 책 버전 출간

!@#… MB악법 반대캠페인 릴레이만화 “악! 법이라고”의 종이책 버전이 출간되었습니다. 혹 아직 이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분들, 그중에서도 하필이면 인터넷을 잘 활용하시지 않는 분들을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친절한 입문용 자료가 필요하실 때 적합한 자료. 혹은 자신을 “좀 사회적으로 깨어있는 잘난 사람임”이라고 이미지메이킹을 하고 싶다거나 (핫핫).

구입: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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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고발보다, 성장에 관한 – 『피부색깔=꿀색』[기획회의 242호]

!@#… 신문기사나 도서리뷰는 대호평인데, ‘네티즌 감상’ 같은 것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취향의 작품. 즉 “모에 없음 / 쿨함 없음 / 짤방매력도 낮음 / 하지만 작품적 재미와 깊이 상당” 부류.

 

사회고발이 아니라 성장에 관한 이야기 – 『피부색깔=꿀색』

김낙호(만화연구가)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히트 드라마가 있었다. 결국은 눈빛 멋진 남자주인공과 비련의 여주인공이 본격 연애하다가 비극으로 끝나는 드라마가 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초반만큼은 해외입양아 문제를 소재로 해서 묵직한 화두들을 몇 가지 던져주곤 했다. 적어도 필자는 그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의 허무한 멋스러움보다는 그런 표정이 몸에 스며들 때까지 겪었을 사연이 더 궁금했으니 말이다.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 틈바구니, 심지어 자신을 받아들인 가족들도 외모에서부터 나와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상황에서 자라난다는 것이 주는 고독감은 정신세계의 구석구석에 스며든다. 나를 버린 곳, 하지만 나의 원류가 된다는 어떤 곳에 대한 애증은 또 다른 응어리가 된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은 중간에 걸려 넘어져 좌절하기 쉬운 만큼, 반대로 잘 삭여서 인생의 일부로 잘 받아들이면 그만큼 성숙해질 수 있기도 하다. 만약 스스로 그 성장경험을 회고하고 정리하면서, 극적으로 과장하지 않는 담담함과 다소간의 유머감각으로 스스로 아픈 부분을 다독일 줄 안다면 말이다. 나아가 그 과정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나눌 수 있기까지 하다면 귀중한 성숙함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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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게 지배당해도 살아가기 [팝툰 48호]

!@#… 알아차리실 분들은 이미 알아차리셨겠지만, Kübler-Ross의 “큰 손실을 받아들이는 5단계 이론” (부정-분노-흥정-우울-수용)을 살짝 패러디… 했는데, 해놓고 보니 별로 유머러스하지 않아서 당황.

 

기생충에게 지배당해도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80년대의 개그 한 토막을 떠올려보자. “내 속에 또 하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어.” “어머, 너 혹시 임…?” “기생충.” 사람은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어떤 부분을 자기 존재의 기반으로 삼기 마련인데, 보통 그것은 각자의 ‘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기생충이라는 것은 그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몸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온 상태인 만큼, 충격이 크다. 고작 내 재산, 내가 아는 이들이 아니라 바로 내가 침범당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기겁하면서 냉큼 약국으로 달려가 그 커다랗고 삼키기도 힘든 구충제를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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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것의 강렬함 – 『남한산성』[기획회의 241호]

!@#… 이번에는 무사히 마무리 좀… 그리고 여세를 몰아 남자이야기 연재 재개 성사 내지 해와달 시즌2 같은 희소식도 나오면 좋겠지.

 

버티는 것의 강렬함 – 『남한산성』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싸움이 있다. 무언가를 무너트리기 위한 싸움, 그리고 이쪽을 무너트리려는 힘에 저항하며 버티는 싸움이 그것이다. 물론 많은 싸움은 그 두 가지 싸움들이 크고 작게 섞이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 구분은 전략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항상 유용하게 쓰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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