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을 판매하기 (중) [만화규장각 칼럼/62호]

!@#… 지난 포스트 이후 천만년만에 올리는 다음 편. 창작자가 창작을 판매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

 

창작을 판매하기 (중)

김낙호(만화연구가)

창작의 여러 단계에서 오는 수익을 조율하는 첫째는 각각 많이 받기다. 그런데 보통, 하나의 업체에서 많은 것을 한꺼번에 주관할수록 각각 모두 유리하게 협상하는 것은 힘들어진다. 하나의 단계에서 더 적은 비용과 노력을 지불하기 위해서 다른 단계에서 올려주는 방식으로 장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단행본을 좋은 조건으로 내는 대신, 라이센스 판매를 자동으로 독점한다든지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회사에서 여러 단계를 같이 작업할 때 오는 통일성의 매력을 무조건 배제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모든 것이 단순하게 논리와 수치와 계약관계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라, 나름대로 인간적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배트맨, 슈퍼히어로 – 『배트맨: 허쉬』[기획회의 230호]

!@#… 지난 호 기획회의는 ‘허쉬’, 이번 호에는 ‘다크나이트리턴즈’. 완전히 다른 작품이지만 같은 캐릭터의 시리즈인데다가 같은 출판사의 것을 도서리뷰로 연달아 다루는 것에 0.5초 정도 머뭇거렸지만, 작품 자체의 가치 이외에는 어떤 배분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평소의 철학을 떠올리며 그냥 강행. 그러니까, 배트맨 팬보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말씀…;;;

 

배트맨, 슈퍼히어로 – 『배트맨: 허쉬』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단연 최신 배트맨 영화인 ‘다크나이트’를 떠올릴 것이다. 그것도 단순한 여름 오락물이 아니라 진지한 명작으로 말이다. ‘맨’자 돌림 슈퍼히어로를 찾는 것은 어린이들, 혹은 어린이에 준하는 유치한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폄하되었던 오랜 사회적 인식을 생각해볼 때, 이런 추세는 (비록 최근 수년간 여러 슈퍼히어로 흥행작들의 범람 덕에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어도) 신선하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슈퍼히어로 장르 자체가 그 매력을 인정받았다기보다는, 하필이면 가면 쓰고 망토 두른 아저씨가 주인공인 한 편의 잘 만든 범죄드라마가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슈퍼히어로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스판 입은 청년들이 나와서 괴물 같은 악당들과 주먹질 하는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법은 없지만, 또 굳이 그것을 억지로 부정할 필요는 없다. 장르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좀 더 “쎈”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과연 불가능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얼마나 그 장르를 깊숙하게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가 하는 내공의 차이다. 『왓치맨』 같은 걸작이 이미 증명해주듯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존재감을 증명하기 [팝툰 36호]

!@#…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개성으로, 엄청난 민폐성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번 정권의 여러 권좌에 앉아 있는 그 분들에게도 본받을 구석이 있는지도.

 

존재감을 증명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다. 우선, 주장이라는 것은 들리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에서의 검색이든, 선거에서 투표를 통한 자기 이익의 대변이든 말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각종 미디어와 기타 의사소통 방법의 폭증 덕분에 워낙 너도나도 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자 자기 주장을 터트리고 있고, 반면에 각 개인이 할애할 수 있는 집중력은 여전히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강준만 교수가 “인정 투쟁”이라고 명명한 바 있는 꽤 시끌법적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고집쟁이 늙은이의 거친 정의에 관하여 – 다크나이트리턴즈

!@#… 세미콜론에서 최근 한국어판을 출판한 ‘다크나이트 리턴즈’는, 이 블로그 오시는 분들 가운데 눈치챌만한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꽤 일찌감치 작업이 끝났으나 출시가 늦어졌던 책. 출판사와 작가의 불필요한 까다로움과 느린 소통 덕택이었는데(그러니까 마블한테 계속 발리지), 게다가 책에 미국판 단행본에 들어간 것 이외의 사항을 현지에서 추가하는 것도 결국 반대했다. 덕분에 출판사가 성심성의껏 준비했던 책내해설이나 캐릭터 정보 등이 최종출판물에서 제외되고, 그냥 온라인상에서 공개. 그리고 이왕 공개한 김에 여기에도 살짝. 뭐 여튼, 책내서평인 만큼 책 읽으려는/읽은 사람에게 뿌듯함을 주는 것(+더욱 열심히 읽도록 동기부여)이 주 목표.

 

한 고집쟁이 늙은이의 거친 정의에 관하여

김낙호 (만화연구가)

『배트맨: 다크나이트 리턴즈』는 한국에 20년은 너무 늦게, 하지만 배트맨의 후일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너무 일찍 찾아왔다. 하지만 어떤 시차에도 불구하고 바로 지금 이 작품을 읽을 때 재미를 주고 항상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것은, 이 작품이 무엇보다 배트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어둠의 정서, 기사의 거친 모험 활극, 그리고 항상 다시 돌아와서 일을 처리하는 고집까지 말이다. 비록 전성기를 훌쩍 넘긴 노년의 배트맨이라 할지라도, 떨어지는 신체능력은 더욱 강렬한 의지로 상쇄되어 오히려 작품의 핵심을 더욱 공고하게 해준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영화는 잡상의 수단이다 – 『올드독 영화노트』[기획회의 229호]

!@#… 개인적 생각이지만, 올드독 정도의 걸출한 웹만화 캐릭터가 이쪽 판에서 더욱 확실하게 메이저로 취급받지 않고 있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미스테리다. (편애하는 것 맞다)

 

영화는 잡상의 수단이다 – 『올드독 영화노트』

김낙호(만화연구가)

독립영화의 깐느라고 일컫어지는 선댄스 영화제를 운영하는 선댄스 재단이 최근 몇 년간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있는데, 바로 극장 체인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당연히 선댄스 영화제의 취지에 맞게 비주류나 독립영화들을 중요하게 편성하고, 그런 것을 찾아본다는 세련된 문화취향의 이미지를 적극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재단측이 그 극장 컨셉에서 절대적으로 갖추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시설이 있으니, 바로 바와 라운지다.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영화를 보고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본 후 나와서 서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누구나 영화이론을 교육받은 평론가들인 것도 아닌 이상, 실제로 영화의 감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뭇 영화지면들의 비교적 균일한 초점들보다 훨씬 자유롭기 마련이다. ‘선호 해독’에 얽매이는 것은 영화적 지식을 어떻게든 과시해야만 하는 자리에 한정될 뿐이다. 실제 감상의 세계란 훨씬 중구난방이고 소소하게 사변적이며, 일상 속 잡념의 향기가 강하다. 그럴 경우 감상이 영화 자체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더 많은 생각거리로 연동시켜주는 다리가 되어준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팝툰 35호]

!@#… 늘상 강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효과적 참여”에 대한 이야기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목전에 발매된 팝툰 지난 호 원고. 이렇게 놓고 보면, 북두신권도 한번 ‘다크나이트’ 처럼 사실주의적 터치의 현대범죄물로 리메이크하면 꽤 쓸만할지도…(과연?)

 

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김낙호(만화연구가)

핵전쟁 이후 황폐한 세계, 주먹질로 지배구도가 갈라지는 지옥도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고독한 사내의 이야기를 그려서 한 세대의 뭇 (남자)청소년들을 설레게 했던 북두신권이라는 만화가 있다. 일자전승의 일격필살 살인무술로 거친 세상의 불의를 하나씩 두들겨 패서 바로잡는 의협심과 사정없이 온몸이 폭발해 찢겨 나가는 폭력적 호쾌함의 향연 속에 단연 돋보이는 인기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권왕 라오우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