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파동의 와중에 문득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 이제는 알 사람은 다 알 만한 시사저널 파동, 이제 2주를 넘기고 결국 금창태 발행인과 긴급수혈 외인부대 취재/편집진의 누더기 땜빵판 주간지가 2호까지 발간. 삼성 기사 삭제 사건 당시 그냥 초기에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으면 좋았겠지만, 기자들의 항의도 무시하지 비판의 목소리도 고소해버리지 간부급들에게도 무더기 징계를 내리지 파업을 하자 땜빵진을 불러들이지… 악수는 악수를 낳는다고, 독자들이 먼저 떨어져 나갈때까지 끝없는 치킨런을 할 요량인 듯. 회장은 뒷짐지고 방치중이고.

!@#… 솔직히 교훈이야 워낙 뻔해서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돈덩어리 앞에는 언론이고 뭐고도 없고, 한국 언론은 사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같은 엄청난 미덕과 여전히 8405.3파섹쯤 떨어져있고, 한국 언론 시스템에서는 학계도 일반 독자들도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도 의욕도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 하지만 그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중요한 것이 한가지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현재의 시사저널은…

 

1인 동인지 아닌가! (쿠쿵)

 

주간지 가판대보다는 코믹월드쪽이 더 제격일 듯. 써클 동료들(그러니까, 중앙일보 전/현직 기자들)의 축전으로 가득 채운, 좀 성의 없는 동인지라서 문제이기는 하지만.

!@#… 게다가, 이번에 나오고 있는 시사저널은 바로 ‘레어아이템‘이다. 특히 이번주에 나오는 것은 무려 900호 특집. 온 동네 오타쿠들은 이런 귀중한 동인지를 제 때에 구해놓을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다.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iPhone, 안습의 씨스코

!@#… 매년 3억달러씩 날로 먹을 기회가 생겼던 씨스코, 자칫하면 지붕위의 닭을 보고 짓는 강아지 꼴 날 판.

http://blogs.zdnet.com/Burnette/?p=236

상황요약: 씨스코가 iPhone 상표권을 1999년부터 미리 등록해둔 터라 이번에 발표된 화제의 애플 신제품 휴대용 단말기가 그 이름으로 나오면 애플에게 상표권 사용에 대한 대가로 엄청난 수익을 요구할 예정이었는데… 아뿔싸. 상표 등록만 하고는 일정 기간 이상 동안 그 이름으로 된 제품을 실제로 만들지 않으면 시효가 만료된다. 그래서 씨스코가 유예기간 내에 박스 패키지 사진 하나 만들어서 특허청에 보내놓기는 했었는데, 이게 또 너무 가라 티가 역력한거다. 프린터로 iPhone이라는 스티커 하나 대충 뽑아서 아무 제품 박스에 대충 붙여놓은 것. 이런 안구에 양파즙스러운 상황이…-_-; 이거이거, 애플의 변호사들이 집단치매라도 걸리지 않는 한 씨스코가 99% 질 상황이다.

!@#… 역시, 지적 재산권 아귀다툼의 세계는 재밌다니까.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2ch 폐쇄위기, 그리고 ISP의 책임

(상세보도는 여기)

!@#… 일본의 분산형 거대 유저 커뮤니티 니챠네루(2ch)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2ch는 한국으로 치면 디씨웃대루리웹DP를 합쳐놓은 듯한 곳. 즉 찌질한 리플놀이, 어처구니 없는 개그부터 황당한 소문과 쓸만한 좋은 정보까지 어지럽게 넘쳐나는 대형 게시판 커뮤니티 모음집. ‘전차남’의 주무대이기도 할 만큼 천만 일본 넷 폐인들의 고향. 그런데 이곳이… 운영자의 소신(배짱으로 읽거나 배쨈으로 읽어도 무방하다)으로 인하여 폐쇄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동해, 평화의 바다 낚시 쌩쑈.

!@#… 한 이틀동안 또 ‘국민의 여론'(하하핫)을 떠들썩하게 한 노무현 대통령 평화의 바다 제의 파장 사태. 사실 협력적인 제3의 방안을 찾는 것은 이미 한일월드컵 개최에서 증명되었듯 충분히 합리적인 방안인데다가 별로 새로운 아이디어도 아니다. 또한 어차피 제의라기보다는 비공식 비실효성 발언이기에 (게다가 두 달 전 발언) 낚시 떡밥으로서의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건만, 조중동SY(하는 김에, SBS와 YTN도 이 낚시질 저질 뉴스 클러스터에 추가하기로 했다)나 네이버뉴스 리플족들의 심경은 그게 아니더라는. 완전히 준 매국노 취급에, 불타오르며 기꺼이 다음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 그러니까, 살인마 전두환을 큰어른으로 모시며 당당하게 세배하러 가는 사람들 – 을 찍어주겠다는 다짐이 하나가득. 어떤 의도와 맥락에서 이야기하더라도 욕먹을 것이 뻔한데도 결국 못참고 뭔가 ‘참신한’ 표현을 해버리고 마는 노대통령도 한심스럽지만, 도대체 국민의 여론이라는 것을 자처하는 이 인간들은 최소한의 학습능력이라는 것도 없는 것인가하는 현기증이 밀려오는 찰나. 오래 안끌고 청와대측에서 발언록을 공개.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해보자:

청와대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미시적으로만 따지면 문제를 풀기 어렵다”며 “일본이 야스쿠니 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에서 `이웃나라를 존중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역사문제를 공동연구하자’는 등 새로운 협력관계를 위해 적극적인 제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가령, 동해 바다를 한국은 동해라고 하고 일본은 일본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두 나라가 `평화의 바다’ `우의의 바다’ `화해의 바다’로 하면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

노 대통령은 곧바로 “동해 바다 표기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풀게 되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란 점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예를 들어 말한 것”이라며 “공식 제안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상헌 기자 (서울=연합뉴스) 2007-01-08

!@#… 물론 당연하게도 이런 저질 낚시질을 한 언론 어디도 책임도 사과도 반성도 없이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것에 500원 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저질 낚시질에 기꺼이 분노로 동참하고 오만군데에 확산배포하여 낚시질을 완성시킨 자칭 ‘평.범.한. 일.반.인.’들 역시 아무 반성도 뭣도 없이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것에도 500원 건다. 버로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이미 다들 잊어버린 듯 하지만, 작년 황우석 사기쑈의 여론 쌩쑈는 우연히 일어난 것도 아니고, 사기꾼 하나의 힘만으로 일어난 것도 아니다. 만약 이런 거지같은 여론 쌩쑈가 일어난 후 쌩쑈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그 열렬했던 목소리의 단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 만큼의 목소리만이라도 내주어서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한다면 세상은 참 상식적이고 아름답고 발랄하고 명랑한 곳이 될 터.

PS. 한국의 여론 쌩쑈에는 항상 과잉적용된 ‘민족자존심’ 또는 ‘서민경제’의 논리가 걸려있다. 한국 드라마는 맨날 연애질만 한다고 식상해하는 사람들이, 맨날 같은 레퍼토리로 울궈먹는 여론쌩쑈에는 질리지 않는다니 참 신기하다. 하기야 드라마도 질려도 질려도 결국 또 계속 보지만.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타임지 ‘올해의 인물’의 실수와 웹2.0의 본질을 생각하다

!@#… YouTube 플레이어를 형상화하고 그 속에 은박지로 거울을 만들어놓은 타임지 표지(온라인 판에서는 재현불가라서 그냥 You라고 쓰여있는 화면이지만).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바로 ‘당신You’이라는 존재다, 라는 논지. 어차피 인터넷의 세계는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여기까지 왔지만, 유튜브라는 막강한 동영상 유통 서비스 덕분에 업계로부터 산업적 전망의 주목을 받아서 결국 UCC라는 단어가 횡행한 한 해. 그 2006년을 상징하고자 하는 기발한 발상의 표지. 하지만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독자의 얼굴을 반사시켜줘야할 스크린 모양 빤짝이가 그리 좋지 않아서? 에이 설마. 그렇게 명백하면 그냥 감안하지,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고. 약간 더 자세히 보다보면… 찾았다. capcold.net 방문객 여러분들은 어떨까.

!@#… 정답: 유튜브 플레이어가 표시하는 동영상 총 재생시간이 20:06이다. 꽝이다.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과 호스팅 용량 등을 고려해서, 10분 이하 100메가 이하의 동영상만 업로드할 수 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저작권 침해를 하며 드라마나 애니를 올려놓은 인간들은 모두 10분 단위로 쪼갠다. ‘Suzumiya Haruhi ep1 (part1 of 3)’ 뭐 이런 식으로. 아 물론 2006년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의도도 알겠고, 또 이건 유튜브가 아니라 그런 류의 서비스를 총칭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누가봐도 유튜브의 인터페이스고, 기사도 전부 유튜브로 도배했는데 어쩌라고. YouTube 쫌 쓴다는 사람치고, 위화감이 안들면 이상한거다. 한복에 게다짝 만큼 이상하고, 장동건 얼굴에 호머심슨의 몸을 이어붙인 것 만큼 이상하다. capcold.net에 화사한 그림이 넘치는 것 만큼 이상하다.

!@#… 그렇다고 오타쿠틱하게 자잘한 오류나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타임지가 무려 ‘누구나 참여해서 당신들, 우리들이 핵심이 되는 현상’에 관한 특집을 마련하면서도, 정작 작성자들 자신은 유튜브에 동영상 한번 올려본 적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해서 꺼내는 말이다. UCC니 웹2.0이니를 설파하면서도, 자신들은 여전히 그 현상의 바깥에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상징적인 ‘간과’로 느껴졌다.

!@#.. 사실 이런 식의 문제는 학계, 특히 미디어 현상을 다루는 분야에 있다보면 꽤 자주 마주치게 된다. 스타크에 대한 논문이 포스트모던이니 사회현상이니 각종 학문적 개념이 난무하지만, 종족과 유닛간 파워밸런스에서 나오는 미묘한 균형과 견제의 재미가 바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매력요소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이 없어서 뭔가 글이 비어있다든지. 블로그 현상에 대한 분석논문을 표방하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메인으로 다룬다든지. 안에 들어가서 본질을 캐내보려 하기보다는, 바깥에서 관찰하고 뭔가를 목격할 수 있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생기는 위화감. 단순히 ‘피상적’이라는 말로는 설명될 수 없는, 사회과학의 ‘객관’ 개념이 가지고 있는 꽤 근본적인 한계. 그 길 위에 있는 capcold에게 있어서도 항상 고민거리다.

!@#… 아이러니컬하게도, 웹2.0이니 UCC니 하는 열풍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그런 식의 관찰자적 객관이 아니라, 무수한 참여적 주관의 통일되지 않은 집합에 의한 새로운 가치체계의 창출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관이 객관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객관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 이상한 상태. 안티 엘리티즘이 팽배하면서도 엘리트의 역할은 조금도 감소하지 않은 기묘하게 유동적인 상황의 연속이다. 충분히 많은 대중이 모이면 전문가 못지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속에 묻혀있는 전문가로서의 기능들이 더 쉽게 소통의 루트를 얻어내는 상태. 에잇, 아직 나도 뭐라고 정리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지식으로 밥벌어먹기가 한층 힘들어질 것이라는 한 가지 확실한 점만 빼고는.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좌파 라디오의 극적 승리 [한겨레21 642호]

!@#… 이번에 나왔던 한겨레21 2007 신년호의 해외소식란에 실린 글. 지면의 글은 짧은 버전, 보통 그렇듯 여기 capcold블로그는 원본 풀버전.

 

지역민들이 일구어낸 좌파 대담 라디오의 극적인 승리

김낙호 (위스콘신대 언론학 박사과정)

“2007년에도 방송은 계속 될 것입니다.” 이 발표는 미국 내에서 가장 진보 성향이 강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위스콘신주 매디슨 시민들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주었다. 폐쇄 시한이 눈앞에 다가왔던 좌파 성향의 대담프로 전문 라디오채널 ‘더마이크’(theMIC 92.1)가 극적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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