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 서사성에 관한 잡설 [문화저널 백도씨 0706]

!@#… 지난 호 문화저널 ‘백도씨’에서 여름이라고 무려 여행 특집을 의뢰받았던 바 있다. 대중 문화 콘텐츠에 대한 지면인 만큼 그냥 여행지 가이드를 쓰고 넘기기에는 민망하고 (게다가 그런 것은 싸이나 네이버에 널리고 널렸다), 그렇다고 대중문화 속에 나타난 여행지가 어쩌느니 하는 식으로 약간 변형된 여행 가이드도 그다지 집필 자극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말이 되든 말든, 여행이라는 것 자체의 서사성을 한번 건드려보겠다고 선언. 여행을 떠나는 것이 바로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바로 여행을 떠나듯 하는 것. 즐김에 관한, 창작에 관한 작은 이야기.

여행에 관한 잡설: 여행이 곧 최고의 이야기다

김낙호(만화연구가)

적당히 따듯해지면 종종 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여행이란 참 보편적인 오락/재충전 활동이다. 사실 아주 빡빡하게 보자면, 여행은 하나의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행위 가운데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경험을 일컫는다. 그런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다들 여행을 인생에 비유하고, 여행의 즐거움을 논하며 설레인다는 말인가.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여행은 그 뼛속까지 서사성으로 가득한 것, 바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칭 고급예술이든 대중서사문화든지 간에 여행을 소재로 다루는 것들이 차고 넘치는 것 역시, 이런 호환성에서 기인한다. 재미있는 여행은 곧 재미있는 이야기이며, 이야기적인 재미를 깨달을 때 비로소 재미있는 여행이 시작된다. 이것은 여행이 곧 이야기인 이유, 이야기의 재미를 즐기는 것에 대한 잡설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뫼비우스 – 무한의 공간 속을 날다 [팝툰 8호]

!@#… 어째서인지 공식홈의 목차에서조차 누락되어있지만(-_-;), 팝툰 8호에 실린 뫼비우스 특집글 중 capcold가 쓴 부분. 그러고보니 capcold의 경우, 뫼비우스의 ‘잉칼’을 99년에 한국어 출간한 교보문고 출판부의 ‘그래픽 노블’ 라인에 웹제작자 겸 조언자로 참여했던 바 있다. 도대체 이놈의 인연이란; 어차피 위키피디아에만 가도 다 있는 약력 중심의 소개만 난무하는 게 싫어서, 아예 이렇게 ‘작가론’을 써버렸음.

뫼비우스 – 무한의 공간 속을 날다

김낙호(만화연구가)

거장이라는 칭호는 한편으로는 경외감을, 한편으로는 회의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특히 후자의 이유는 보통, 거장이라는 타이틀은 알려졌지만 정작 왜 거장으로 간주되는지 당대의 맥락 속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경우에 발생하기 마련이다. 세계 만화계에서 그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별다른 이견 없이 거장으로 꼽히는 프랑스 만화가 뫼비우스를 한국에서 접하는 것도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이번 시카프 축제에 초청되어 한국 땅을 밟기까지 했지만, 고작(?) 소설 ‘나무’의 삽화라든지 타임마스터나 에이리언의 세트 디자인 정도 밖에 키워드를 꺼내오지 못한다면 솔직히 쉽게 과소평가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본직이 만화가이건만, 정작 만화 이야기가 턱없이 부족하면 더욱 곤란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 왜 뫼비우스가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받는 것인지, 뫼비우스 만화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인지 한번 간단히 몇 가지 키워드로 짚어볼까 한다. 무한의 공간 속을 날아다니는 아이러니컬한 구도자, 뫼비우스의 이상한 세계에 환영한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언론자유와 기자실, 혹은 명분의 상상력 [팝툰 만화프리즘/8호]

!@#… 행여나 스스로 설정한 홀드백 기간이 지나고(유료 원고의 경우 글쓰고 난 후 지면 발표된 후 일정 기간 뒤에야 이곳에 백업… 시사성 중심의 글에는 한 마디로 쥐약) 여기 올릴 타이밍에는 이 사안이 완벽한 뒷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으나, 불행히도 아직도 같은 자리에서 삽질 중인 듯. 어째서인지 두 회 연타석으로 언론 이야기. 한창 성사되느니 마느니 하고 있는 소위 ‘맞짱토론’까지 보고 나서 좀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꺼내볼 생각이지만, 우선은 이 정도 이야기부터. 참고로 이 사안에 대한 capcold의 기본 입장은 서명덕 기자분이 올린 이 생각과 거의 일치하고, 주변에 누가 물어보면 yy님의 이 포스트부터 추천하고 있음.

언론자유와 기자실, 혹은 명분의 상상력

김낙호(만화연구가)

체계에 대한 모든 종류의 변화는 이미 그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저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게다가 그 변화가 액면상은 지극히 작은 것 같지만 사실은 큰 변화를 가져올 단초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근본적인 변화의 ‘진실’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내야 하는 과제까지 주어지는 만큼, 더욱 열심히 변화에 대한 반대의 기치를 올릴 수 밖에. 그 와중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치고 싶은 욕망 덕분에, 종종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거창한 가치들이 거의 자동적으로 마구잡이로 동원되곤 한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사격천재, 스포츠만화와 언론의 상상력 [팝툰 만화프리즘/7호]

사격천재, 스포츠만화와 언론의 상상력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모 선수의 사격특기생 편입 사건이 작은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내용인 즉슨, 사격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한 학생이 난데없이 사격에 재미를 붙여서 3개월 동안 혼자 특별 훈련을 한 뒤, 홀연히 특기생 입학은 물론 선수권에서 우승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뒤에는 심지어 올림픽 기록 타이까지 세웠다고 한다. 이것 참, 비현실적인 일이다. 마치, ‘만화적 상상력’의 산물 같은 이야기라고나 할까.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SF만화, 대학살의 상상력 [판타스틱/0705]

!@#… 장르문학/문화 전문 잡지로 최근 창간된 ‘월간 판타스틱’에 연재를 시작한 칼럼… 이기는 하지만, 2호까지만 한 후 칼럼 포맷을 버리고 특집 기사 식으로 스위치될 예정. 여튼 창간호에 들어간 글. 장르나 작품, 작가, 지면 등 뭔가 SF환타지 쪽 감수성으로 설명해내는 만화. 원래는 작년 말 쯤 이 글로 일찌감치 마감했다가, 중간에 기획방향을 바꾸면서 환타지 만화 잡지 ‘헤비메탈’을 다룬 다른 글로 바꿨다가, 마지막 편집단계에서 일련의 과정에 의하여 결국 이게 다시 들어가버린 특이한 케이스. 보통 그렇듯, capcold.net 에서 공개하는 버젼은 편집전 제출본 원고.

SF만화, 대학살의 상상력

김낙호(만화연구가)

SF적 상상력에는 고작(?) 평범한 괴물 하나쯤 등장한다거나 가상의 연인들이 염장을 떠는 소소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려는 욕구가 있다. 그런데 세계창조의 상상력이 가장 극단에 달하는 환타지와 SF 장르의 느슨한 경계선이 있다면, 아예 다른 구성 원리로 만들어진 별세계를 만드느냐 아니면 지금 세계의 나름대로의 작동원리인 ‘과학적 현상’을 바탕으로 하는 다른 세계를 만드느냐 정도 차이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세계와 연계가 있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면, 즉 지금 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은 비슷하게 유지하되 근간을 뒤흔들어놓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세계는 놔두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쓸어버리는 것이다. 즉 대학살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남자답게 주먹으로 화해하자는 환상 [팝툰 만화프리즘/6호]

남자답게 주먹으로 화해하자는 환상

김낙호(만화연구가)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이야기가 있다. 뭐, 여하튼 사실이기는 할 것이다 – 맞고 자라서 우울한 성격이 되든, 때리고 자라서 기고만장해지든, 그 사이에서 때로는 맞고 때로는 때리면서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편할 대로 자기 합리화하는 법을 배우며 자라나든 말이다. 그런데 최근 그런 애들 싸움에 거하게 끼어들었다가 큰 망신을 당하고 있는 한 재벌회장 어르신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