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진보에 관한 짧은 잡설.

!@#… 이번 주 한겨레21에서, 드디어 노조의 환부에 대해서 직언을 하는 특집을 다루었다. 제목하여, “대공장노조 진보 맞나?“. 대공장 노조의 비틀거림이 민주노조의 비틀거림이 되고, 그것이 민주노동당까지 굴비 묶이듯 연대 창피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아 건, 폭력사태 건 같은 위기징후들이 연이어 터지면 확실히 곤란하다. 말을 해줘야 하는 타이밍에 말을 꺼냈으니 우선 박수부터.

!@#…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조 = 진보” 라는 공식이다. 그래서 노조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면, ‘거봐, 다 똑같잖아!’하면서 진보라는 이데올로기 일반을 통째로 헐뜯어버리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말해두자. 노조라고 진보인 것이 아니다. 그 노조에 속한 노동자라고 진보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게 아니라, 노조가 정당한 활동과 참여지분을 보장받는 사회구조가 바로 진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진보라는 것은 1) 다양한 성원들이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을 발휘해서, 2) 결국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아무도 소외받지 않는 발전이 가능한 사회구조를 지향하는 자세라는 말이다. 노조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가 진보인 것이 아니다. 아직도 한국이라는 상황으로서는 분명히 노조가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덕분에 노조가 진보의 상징처럼 쓰이고 또한 (capcold 포함) ‘진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현재 지지하고 있는 것 뿐이다. 노조라는 것 자체는, 무슨 정의와 평등의 이상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익단체다. 짜장면에는 양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파 자체가 짜장면인 것은 아니다.

!@#… 만약 노조라는 도구를 거치지 않고도 기업이라는 사회에서 개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합리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그게 바로 진보다. 거꾸로, 노조가 그런 역할을 못해준다면 (예를 들어, 전체의 60%라는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는 어디있는가) 그건 진보라는 사회상태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서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노조는 진보인데 왜 이렇게 굴러갈까’는 잘못된 질문이다(<올드보이>의 유지태 말투로…). 진짜 질문은 애초부터, ‘노조를 어떻게 하면 진보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그리고 ‘노조를 어떻게 활용해야 진보적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여야 한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자유/개작자유/영리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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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그리우면 북으로 가라” 김용민/라디오21시론

!@#… 박정희 교도 열성신자들이 날뛰고, 수많은 자칭 ‘건전한 시민’들의 마음속에 잠복해있던 박정희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는 2000년대의 시대착오적인 풍경. <그때 그사람들> 정도의 유약한 발언조차 법원에서 정색하고 나서서 틀어막는 이 동네에도 과연 희망의 싹이란 것이 있는가. 사회학적인 민주화 이론 고찰보다는 심리학의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설명해야 겨우 이해가 갈락말락한 이 괴이한 현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숙제다, 숙제.  

!@#… 이웃블로그에서 퍼놓은 ‘라디오21’의 김용민 씨가 쓴 시론을 발견. 나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보다 훨씬 알기 쉽고 호소력 있게 정리. 물론 그렇다고 해서 뻘타 카드를 연속으로 남발하는 노무현 정부를 특별히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여전히, 민주노동당이 제 역할을 하도록 밀어줘야 한다는 입장). 여튼 가서 읽어보시길.

[김용민] 박정희가 그리우면 북으로 가라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The Dilbert Future [기획회의 050120]

!@#… 지난호는 신년특집으로, 그냥 자유롭게 자기가 작년 한해 읽은 책들 중 가장 좋았던 것 하나 골라서 추천하는 것이었음. 원래 한국에 출시도 안된걸로 작품평쓰는 짓거리는 되도록이면 안하는 주의지만… 이번에는 그냥 큰맘먹고 관철. 이 평을 보고 삘받은 사람이 있으면, 아마존에서 주문하시길(사실, 예전에 나왔던 ‘딜버트의 법칙’은 유머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 번역의 수준이 심히 민망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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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도 멍청함은 계속된다

1년동안 읽은 모든 책을 통틀어서 가장 감동 깊게 읽은 것 한 권만을 뽑는다는 것은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굳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그리고 장르에 상관 없이 선택해도 된다면, (Scott Adams / Harper Perennial)을 꼽고 싶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미래학(?) 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극도로 시니컬한 샐러리맨 만화 <딜버트> 시리즈의 작가인 스콧 애덤스가 제시하는 ‘앞으로 반드시 일어날 65가지 트렌드’가 담겨 있다. 1998년에 첫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오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이 시리즈의 전작 <딜버트의 법칙>(스콧 애덤스 저/ 이은선 역/ 홍익출판사)이 세계적 명성에 비해서 국내에서는 별로 빛을 못 봤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하기야 책으로서의 모양새도 원전의 독서 흐름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번역 역시 성실하기는 했으나 장난과 유머, 그리고 샐러리맨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원문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는데에는 역부족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는 전작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소개조차 제대로 안되어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첫 챕터에서 이미 완전히 압도당해버린 필자로서는, 애석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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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스식 예측불능의 법칙>

좋은 트렌드가 발생하면,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가 그것을 꼭 망쳐놓고 만다. 몇가지 사례:

좋은 트렌드                                                   예상치 못한 악재
컴퓨터 덕분에 일 처리가 100% 더 빨라졌다        컴퓨터 때문에 일이 300% 늘었다
여성에게 더욱 많은 정치권력이 주어졌다             여성들도 남자만큼이나 멍청하다
대중음악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내가 너무 늙었나보다
————————— 의 부제는 “21세기에도 계속 사업상의 멍청함을 추구하며”다. 부제에서 느껴지는 재기발랄한 감수성처럼, 저자는 인간의 핵심 원칙을 3가지로 정의한다: 1.멍청함 2.이기성 3.발정. 가벼운 농담 같으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나 절묘하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은 우리 세상의 본성을 논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근미래에 일어날 경향들을 툭툭 내뱉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 그리고 글로 열심히 이야기하다가 어떤 상황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야할 부분에 도달하면 <딜버트> 만화 가운데 한 편을 적절하게 뽑아서 삽입한다. 만화와 일반 문자도서의 장점을 각각 고루 수용한, 대단히 자연스러운 독서가 가능한 서적인 셈이다. 

이 책은 분명히 사회과학 서적은 아니다. 아니, 아예 작가가 대놓고 통계는 어차피 사기치려고 가져다 붙이는 것에 불과하니까 피차 귀찮은 짓 하지 말자고 넉살 좋게 넘어가 버린다. 하지만 통찰의 깊이는 농담의 깊이 만큼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다. 98년, 즉 인터넷과 초고속 통신의 대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쓰여진 책이면서도 “누구나 뉴스 기자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필요없는 뉴스를 적극적으로 무시해야 할 것이다” 같은 전형적인 인터넷 시대의 모습들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물론 ADSL의 보급화 이전이라서 ISDN을 최신기술로 소개하고 있다든지 하는 기술 특유의 빠른 시대변화상에 따른 격세지감은 어쩔 수 없지만, 가장 단순한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론 위에서 펼쳐내는 현란한 디스토피아의 향연은 박장대소를 금할 길이 없다.

사실, 이 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작 <딜버트의 법칙>만큼 일관성 있는 흐름과 핵심적인 결론으로 수렴되는 구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의 각종 토픽들이 챕터로 잘게 나누어져 있다. ‘애완동물’, ‘사교생활’, ‘건강’ 뭐 이런 식으로 구분하여, 각각에 대해서 이런 트렌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구난방이라는 것이다. 물론 앞에 소개한 인간본성의 3대 법칙이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는 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 각각의 것들이 잘 기억이 안 난다거나, 뭔가 끝까지 독파했다는 느낌이 부족한 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을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이름 짓고, 뉴에이지 운동을 연상시키는 극단적인 상대주의의 손을 들어준 것은 전체 책 구성이나 시니컬한 감성에 있어서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대충 넘어가도 대세에 지장은 없다. 마지막 챕터라 할지라도, 그냥 챕터 통째로 안 읽어도 되는 구조니까 말이다. 여전히 전체적인 책의 인상은, 이 작가는 천재라는 것이다. “미래에는 아무리 쓸모없고 멍청한 상품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사들일, 귀가 무지 얇은 고객을 찾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쉬울 것이다” 같은 자신만만한 예측을 만날 때 더욱 더. 그것을 매니아 마케팅이라고 부르든, 명품족이라고 부르든, 천민 졸부라고 부르든, 이미 우리에게는 현실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더욱더 이런 경향이 강해질 듯 하지 않던가.

어떤 훌륭한 출판사가 한 훌륭한 번역가를 고용해서 내준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사실 차기작인 (딜버트: 얍삽이의 길)가 한국 독자들에게는 더 쉽게 와 닿을 것이다. 왜냐햐면 <딜버트의 법칙> 때 처럼 다시 회사라는 조직사회의 이야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비관적 규칙 몇가지를 바탕으로 온 세상의 미래를 종횡무진 예측한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이 사고 싶다. 실전 영어를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기껏 외서부까지 가서 무슨 이상한 3류 추리소설류를 고를 것이 아니라, 이런 생활 감각과 유머, 통찰력이 가득 담긴 이 책 한권을 주문하실 것을 적극 권장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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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04년 추천도서 5권

– 안전지대 고라즈데 (조 사코 / 글논 그림밭)
– 널 좋아한적 없어 (체스터 브라운 / 열린책들)
– 남쪽손님/빗장열기 (오영진 / 길찾기)
– 일지매 1-5 완(고우영 / 애니북스)
– 불의 검 1-12 완 (김혜린 / 대원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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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기획회의>.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발간. 이전에는 ‘송인통신’이었던 출판 전문저널. 여기에 쓰는 글에서는 ‘책’이라는 개념으로 최대한 접근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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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로 선생이 꿈꾸는 가부장 유토피아[인물과 사상 2005/02]

!@#… <인물과 사상> 올해 2월호에 실린 원고. 조선중앙에 이어서, 당연히 동아. 이후에는 반대쪽 선수들도 다루겠지만. 보통 월간 인물과 사상 -> 미디어오늘 온라인 -> 개인 블로그에도 백업조로 올려놓기 순으로 가고 있음.

!@#… 글 독서의 연출상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접어서’ 올리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원고지 30매를 넘는 나름대로 장문의 경우는 접어서 보여주기로 결심. 현대인의 문자해독력 퇴행(즉 한두화면 이상 넘어가는 글은 못읽는다는 말. 일부 사람들은 벌써, 3줄로 요약해줘야만 겨우 무슨 뜻인지 알아먹는다)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주기로 했다는 말이다. -_-; 자, 그럼 밑에 클릭을 하면서 시작. (주: 그림 이름은 모두 해당 개제일. 예: 041218 -> 2004년 12월 18일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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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로 선생>이 꿈꾸는 갈등 없는 가부장 유토피아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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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3일 장관

!@#…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사태는 3일만에 일단락. 요새 세상에 점점 드물어지고만 있는, ‘상식의 승리’. ‘3일 장관’이라는 새로운 기록 수립. 일본 경찰청의 ‘일일서장’ 제도도 아니고 원…;; 뭐, 이제 청와대에서 몇명 옷 벗을 각오 정도는 해야겠지.

!@#… 후임으로 더욱 아햏햏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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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총리 코미디는 계속된다! 이번에는 이기준이다!

!@#… 나는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한 개인에게 있다는 식의 영웅주의를 싫어한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요직에 있는 한 개인이 역사를 망쳐놓는 건 의외로 꽤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판공비 비자금 문제로 중간에 쫒겨남)이 무려 교육부총리란다. 빌어먹을. 이해불능. 도덕성 의 결격사유 어쩌고 하는 건 이미 모두들 지적하고 있으니 넘어가고… 더 중요한 건, 이 사람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때 이 사람이 한 건 ‘대학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진 기업식 개조였다. 기초학문분야를 거의 퇴출시키다시피 할 정도의 막무가내 학부제를 강행하고,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무시한 1세대 재벌 기업형 경영으로 밀어붙인 인간이다. 무슨 신흥 지방 사립 전문대의 학장이라면 모를까, 이런 마인드로 한 국가의 교육을 책임지는 위치에 선다니… 말문이 막힌다. 지금 한국의 교육정책에 긴급수혈이 필요한 건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이런 건 각 대학 단위에서 해야 할 일이다!), 일반 공공 의무 교육의 ‘교육 민주화’와 ‘민주화 교육’이다. 맨날 무슨 사건만 터지면 교육 교육 하는 것들이, 실제로 하는 짓은 어째서 이모양이란 말이냐. 이 사회의 인선능력, 인재평가와 전문가 선출 능력이 심히 걱정스럽다.

!@#… 왜, 이왕 막나가는 인사, 서강대 박홍 신부라도 데리고 오지 그랬나? (아아… 취소! 취소! 농담이 안통하는 사회인지라, 이런 것까지 현실화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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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가 화제인가?

!@#… 요새, 굶어죽은 다섯살 아이와 360만원짜리 아이 생일 파티 기사가 돌면서 사람들이 열심히 분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 가운데,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다.

…당신들. 시장개방과, ‘분배보다는 성장’정책과, 노동자에게 불리한 고통분담을 인내할 것을 미덕으로 주장하던 것 아니었나? 이런 막나가는 빈부격차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신자유주의적 천민 자본주의 질서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 즉 ‘좌파적 정책’을 펼칠려고만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게 바로 당신 자신들 아니었나? 그래서 40%가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고, 70%가 노무현 정부가 분배와 복지의 정책을 하겠다니까 반대를 한 것 아니었나? 당신들이 늘 되뇌이던 그 방향으로 가면 당연히 이렇게 된다는 것을 정말로 몰랐단 말인가. 당신들이 이런 세상이 되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놓고는, 이제와서 이미 굶어죽은 아이에게 싸구려 동정이나 5초 정도 보내고, 가진 자들을 미워하기만 하면 만사해결인가. 분노하고 화풀이는 하되, 사태예방이나 해결은 신경쓰지 않는다… 라는 건가.

내 상식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게시판에서 날뛰는, 막나가는 빈부격차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민주노동당에 당장 가입해야 할 터이다. 나머지 절반도 분배정책과 복지를 확충하라고 여당에 쓴소리를 하고, 친기득권층 야당에 대한 모든 지지를 철회해야 할 터이다. 하지만 세상은 내 상식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보다 커다란 거대한 원칙이다. 그 공식은 E=mc^2 만큼이나 근본적이고 포괄적이다. 바로, “대중은 돼지다“.

…뭐,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다 대중이라서 희망도 절망도 모두 그 속에서 찾아야 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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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진짜 가해자…

!@#… SBS 뉴스 중.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고등학생의 부모 인터뷰. 나는 이런 하등한 괴생물체들도 단지 나잇살을 처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투표권 하나씩 가지고 있고, 담배사고 술 처먹어도 되고, 무엇보다 애새끼를 씀풍씀풍 세상에 까내도 되는 이 엉터리 사회구조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 SBS가 쓰잘데기 없는 곳에서 양심을 발휘해서 모자이크 처리를 다 해주었군 그래. -_-; 음. 이 아주머니와 거의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던 유영철 살인마가 오늘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뉴스가 지금 흘러나오고 있다.

 

 

(시사) 솔직히 말해서…

!@#… 솔직히 말해서…

(1) 나는 아직도 간첩조작이나 하는 한나라당 꼴통들보다, 그런 놈들을 지지하는 40% 이상의 자칭 자유민주주의 시민들이 더 무섭다.

(2) 그들 중에서도 치매끼 다분한 늙다리 수구 꼴통들보다, 젊고 패기넘치는 찌질이들이 더 무섭다.

(3) 그 중에서도 겉으로 드러내놓고 깽판치는 머저리들보다, 조용히 침묵하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스스로의 무지와 무관심을 무럭무럭 키워나가는 것들이 제일 무섭다.

!@#… 솔직히 말해서…

(1) 밀양을 ‘강간의 왕국’으로 만들어준 그 쓰레기들도 쓰레기들이지만, 적당히 훈방조치 시키고, 피해자를 오히려 지역이미지 나빠진다고 나무라고, 보도제한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어겨버린 3류 경찰 공무원들이 더 쓰레기다.

(2) 여론재판은 방향성이 잘못 나가기 쉽고 헛소문도 빨리 퍼지는 등 부작용이 많지만, 정식 절차가 졸라게 부실해서 도저히 기댈 구석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

(3) 남자가 죄의식 안가져도 되는 사회 좀 만들어보자, 젠장할(멍청해서 안가지는 것 말고, 정말로 떳떳해서 안가지는 것 말이다). 아니 남자 이전에, 그딴 것들과 같은 ‘종’이라는 것 자체가 죄책감이 든다. 온 영장류의 망신이다, 그 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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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미국을 동경하다 [창비어린이/04겨울]

!@#… 창비 계간지 <창비어린이> 04년 겨울호. 10월 초에 썼으나 계간인 관계로 얼마전에 출간. 개인적인 착오에 의해서 원고마감보다 무려 한달(!)여를 일찍 넘겨주었던 희대의 사건의 주인공.

!@#… 도판은 생략. 편집하기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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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미국을 동경하다

『먼나라 이웃나라-미국편』 이원복 김영사 2004
김낙호 capcold @ capcold.net

  한국이라는 곳에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일민족 같은 황당한 신화를 정말로 진지하게 숭배하고 있는 자기완결적인 사회이면서도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천연자원이 없고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설하면서 그래서 우리는 세계를 상대해야 한다는 논지를 굳건히 강조한다. 우리는 하나고 남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만, 여하튼 우리는 그들을 잘 알아야한다는 논리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세계를 나와 내가 아닌 무엇으로 나눈 후, 후자에게 엉뚱하게도 일방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나보다 잘 산다(미국이나 서유럽이라든지), 그리고 나보다 못 산다(동남아, 아프리카 등)라는 잣대 말이다. 이렇듯 한국사회의 큰 약점으로 널리 지적받고 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천박한 시선’은 어떤 이웃나라라도 먼나라로 만들고야 만다.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히트 만화 씨리즈가 있다. 이 분야의 절대적인 베스트+스테디쎌러로 자리잡은 이 씨리즈는, 벌써 20여년 동안 한국인들에게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교육시켜왔다. 부담스럽지 않은 그림체와 편리한 화법, 적절한 유머와 풍부한 정보를 섞어가면서 이끌어나가는 작가의 만화 솜씨는 확실히 탁월하다. 게다가 한참 ‘세계를 알자’ 붐이 불고 본격화되었던 80, 90년대의 시대적 배경까지 겹치면서, 집집마다 당연히 갖추어놓은 교양도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 만화에서 ‘이원복’이라는 이름과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파워의 한계는 끝이 없는 듯하다. 아무리 완성도도 정보성도 턱없이 떨어지는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이원복, 주니어김영사 2002) 같은 급조된 자매품이라 할지라도 이원복 브랜드가 입혀지자 히트한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경우 원래의 6부작 외에 90년대에 ‘일본편’과 ‘한국편’이 추가되어서 새로운 패키지로 다시금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더니만, 결국 올해 이 씨리즈의 진정한 완결점을 표방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미국편’으로 말이다.

  사실 『먼나라 이웃나라』 씨리즈에서 미국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가장 중요한 외국은 미국이니까. 작가는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지, 심지어 영광스러운 대단원의 막을 미국에게 할애했다. 그리고 자세히 다루어주기 위해서 무려 세 권으로 나누기까지 했다. 1권 ‘미국, 미국인’, 2권 ‘미국의 역사’, 3권 ‘미국의 대통령들’(근간)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받은 인상은 딱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여전하다, 아니 좀더 본격적이다.’ 이 씨리즈의 장점도 단점도, 미국이라는 지극히 가깝고도 민감한 소재와 만나면서 더더욱 뚜렷해졌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좋은 말만 쓰기가 힘들어져버렸다.

  미국사회의 모습, 생활 속의 상식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것에 있어서는 ‘미국편’은 충분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에 대한 유럽인과 미국인의 차이를 ‘공공’과 ‘나’에 대한 인식 차이로 설명하는 대목은, 단지 두 칸만으로도 사회과학 논문 한 편 이상의 명료함을 발휘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 생활에서 신용 기록 누적 문제, 교포들의 세대간 갈등, 유대인들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 미국에 대해서 어렴풋이는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몰랐던 여러 상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단편적인 소재가 아닌 전체적 주제를 살펴보자면 ‘미국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스토리를 주욱 따라가는 극만화가 아니라, 소위 ‘학습만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따라서 결국 어떤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제시하는지가 바로 이 작품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그것은 ‘우리가 이 외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점이다. 만약 이 작품이 단순히 외국문물을 소개하는 선에서 그쳤다면 솔직히 흔한 관광 가이드 중 하나로 그쳤겠지만, 작가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얻어야 할 함의를 끄집어내는 것에 결코 게으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새로 만들어보자. 이 작품이 주장하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실마리는 구성방식 속에 있다. 사실 ‘미국편’ 역시 이전의 씨리즈와 마찬가지의 구성방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나 편견을 제시하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후, 미국이라는 나라가 구성되어 있는 원칙, 사회적 제도 등 굵직한 부분들을 다루어준다. 그리고는 미국 문화의 특징이나 미국 생활의 신기한 점들을 가볍게 일화 중심으로 소개하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그러고는 그 모든 문화와 사회가 만들어진 배경으로서 미국의 역사를 주욱 훑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사실상 전체 결론이며, 작품을 통틀어서 결국 말하고 싶은 바 – 즉 한국이 이 나라로부터 배워야 할 점 – 를 웅변해주는 서술방식인 것이다. ‘미국편’의 경우, 그 메씨지는 목차 페이지에서부터 더할 나위 없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군중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

  이 작품 초반에서 인용되는 프랑스 역사학자의 발언, “미국은 무한한 자유를 가진 드센 주민, 국민들로부터 나라의 질서를 되찾았다”는 말은 작가의 희망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1권의 전반부에서 작가는 반복적으로 국민이 권력을 얻는 것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강조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부정적인 모습이라는 것은, 아주 노골적으로 현재의 한국 – 더 정확히는,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사회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과잉해석이라고? ‘일반대중이 숫자로 밀어붙이는’ 설명과 함께 들어간 그림 속의 폭도들이 몽둥이나 돌멩이를 들고 있지 않고 하필이면 촛불을 들고 있는 것이 과연 우연이란 말인가. 잭슨(Andrew Jackson) 대통령의 일화를 들면서 코드 인사니, 운동권이니, ‘잭사모’니 하는 용어를 동원하는 것이라든지, 애덤스(John Adams) 대통령이 친불 언론에 내린 탄압에 조중동이라는 말장난을 삽입한 것 등은 차라리 애교스럽다. 그 결과, 미국은 포퓰리즘과 민중선동으로 흔들리지 않는, 혁명이 없는 간접선거의 나라라서 참으로 바람직하다는 주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대통령 간접투표제를 이야기하면서 ‘더 많은 득표수를 얻고도 떨어진’ 후보의 일화를 넣으면서 약점 역시 대등하게 다루어주는 듯한 인상을 풍기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단지 제도적·기술적인 차원에서의 허점으로 간주될 뿐이지 근본적인 씨스템의 우월성, 즉 국민이 직접 주인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예찬은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현실과 연결지어서 보자면, 가진 것 하나 없이 국민의 지지 하나만 가지고 결국 대통령이 되어버린 노무현 정부,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기류가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이다. 이 작품의 나머지 부분들은 단지 이 메씨지를 강조하거나, 아니면 너무 팍팍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양념이고 잡학 상식들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바라보는 전체적인 시선은 어떠한가. “200만이 넘는 한국동포가 살고 있는 미국은, 미워할 수도 없고 미워할 이유도 없는 우리의 일부분이다”라는 1권 마지막 멘트가 지닌 기이한 논지는 의도가 어떠했든지간에 충분히 사대주의적인 발상으로 읽힐 수 있다. 사실 애초에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씨리즈가 다루는 나라의 선정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바로 알자는 것보다는 소위 잘 사는 선진국의 문물을 소개한다는 식의 취지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지점은 이 씨리즈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에서 지적당해온 바이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다.

  즉 ‘미국편’을 요약하자면, 미국의 문물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노무현 정부로 상징되는) 직접민주주의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이원복이라는 작가의 우파적인 정치적 성향이나 어설픈 사해동포주의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비록 논지나 근거도 약하고, 실제의 민주적인 사회발전에 있어서는 득보다 실이 많은 발상이지만 적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생각이기는 하니까. 마치 필자가 오랜 민주노동당원으로서,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인정은 하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과연 일부의 평가마냥 ‘극우’인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의 모든 것에 딴지를 걸며 반대하는 자칭 기득권 세력의 일부로 보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정도는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극우라면, 이 사회의 진짜 오른쪽에 있는 수많은 수구 꼴통들은 도대체 언어로 묘사조차 불가능할 터이니 말이다. 게다가 미국에 대한 여전히 막연한 동경 역시, 용미파를 자처하다가 미국 한번 순방 갔다 오고는 갑자기 미국 열성팬이 되어버린 모 정치인에 비하면 양반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보는 책인데 책임감 없게 정치적 메시지를 넣다니”라는 순진무구한 비난을 할 생각도 없다. 상대가 어른이든 어린이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다. 그 방법이 강압적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아가, 애초에 자신의 작품, 즉 자신의 발언을 하면서 과연 정치적 입장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굳이 꺼낼 필요도 없지 않은가. 즉 무슨 국정교과서도 아닌 일반 학습만화에서 엄청난 윤리적 결백성이나 불편부당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아니, 국정교과서조차도 당대 정부의 입김으로 가득 찬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뭐 할말 다 한 셈이다.

  아니, 그러니까 책의 내용은 문제가 있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자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 책의 문제적인 부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보로서 가치있는 부분은 유용하게 받아들이되, 그 기저에 깔린 논지나 메씨지에 대해서는 독자 자신, 그리고 그들에게 책을 권해준 사람들도 같이 제대로 생각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여하튼 ‘미국편’은 반민중적인 가치를 중시하며 미국식 자본주의를 이 세상의 현실적인 모델로서 추종할 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것도 만화라는 아주 효과적인 화법을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해내고 있다. 그것을 옳다고 생각하면서 맞장구치든, 틀리다고 생각하면서 반발하든(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건전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것은 최종적으로는 독자 자신의 선택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모르고 읽는 것, 또는 읽도록 권장해주는 것은 위험하다. 그만큼 민감, 혹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전제들이 작품 곳곳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예 작가에게 좀 더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선을 보여달라고 주장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하더라도 지난 20여년간의 성향이 순식간에 근본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만약 다른 작가가 유사한 길을 걷겠다고 한다면 이원복 작가의 장점인 대중을 흡수하는 능력을 배우되, 정치적인 공정성이나 사회적 메시지의 합리성 등에 대해서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라고 조언을 해줄 것이다. 아니, 실제로 <십자군 이야기> 라든지, <만화로 보는 다시 읽는 한국현대사>, <전쟁중독> 등 재미와 유익함을 겸비한 대안적 학습정보만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원복이라는 브랜드에만 집착하지 않고 찬찬히 찾아보면 그 물결은 어느 틈에 여러분의 발밑에 이미 도착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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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헌법 사태에 대해서 딱 한마디.

!@#… Quis custodiet ipsos custodes. (누가 감시자들을 감시할 것인가?)

– 유베날리스, ‘풍자’, 제 4권 347절.콘트라 스캔들을 밝힌 타워 위원회 보고서의 마지막 구절로 인용.그리고 영미만화의 걸작 ‘WATCHMEN’의 말미에서 재인용.

!@#… 음. 자꾸 사람들이 물어봐서 추가. 즉, 이런 말이다. 입법부는 기본적으로 행정부와 국민, 행정부는 입법부와 국민의 견제를 받는다. 그리고 입법부, 행정부, 국민 모두를 견제할 수 있는 최강의 감시자로 임명받은 것이 바로 사법부다. 그런데… 사법부는 누가 감시하는가? 허걱. 아무도 안 감시하고 있던 것이다. 사실 원래 상식적인 차원에서라면 행정/입법 차원에서 협의되고 타결되었어야 할 문제들이 사법부 판단까지 올라가게 되는 엄한 상황들이 연달아 발생하다보니, 시스템의 이런 근본적인 결함이 만천하에 드러나버린 것이다. 어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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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단 한마디로 웃겨주마.

!@#… 단 한마디로 여러분들을 모두 포복절도할 웃음의 도가니탕으로 보내주겠다.

관습헌법.

 

!@#… 나는 원래 서울시의 권력 분산이라는 전제에는 대찬성, 하지만 지금 정부의 무모한 ‘모 아니면 도’ 식의 밀어붙이기에는 분명히 반대인 입장이다; 비현실적이거든. 즉,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추진형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순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정말 괴이하다. 난 한국에 성문법을 뛰어넘는 상위법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중고등학교 교과서 맨 첫 단원에서 가르치는 건 모두 구라였구나. 관습헌법… 왜, 아예 불문율이라고 하지 그래. 조폭 분위기 물씬 풍기게.

!@#… 아직도 박정희 만세나 부르짖는 시대착오 치매 노인네들과 소신파 꼴통청년들이 얼마나 신나서 떠들어댈까 생각하면… 오싹. 

!@#… 사법부 수장들, “이 나라는 우리가 구하마”라는 싸구려 정의감으로 불타오르다. 정치판에서 해결이 안되는 모습 보고 답답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무척 많이 빗나갔다. 지금의 과속 폭주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필요하지만, 당신들이 이런 식으로 걸면 그건 브레이크가 아니라 타이어 펑크, 아니 엔진 괴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들 8인의 경솔 후안무치한 판례 덕분에, 기존에 오랫동안 있던 거라면 뭐든지 정당화될 수 있는 논리가 생겨나버렸다. 국가보안법? 수십년 해먹었는데 뭘… 관습헌법이라고. 호적제도? 아 당연히 관습헌법이지. 문제많은 현행 주민등록번호 체계? 자꾸 피곤하게 왜그래, 관습헌법이라니까. 친일진상규명? 지난 60년간, 안하기로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한 관습헌법이지롱. 이제 어쩔꺼냐???

…아 어지럽다. 정치적 고려를 하느라고 항상 날밤을 지새우는 한국의 사법기관, 이 정도의 사회적 예측능력도, 기본적인 법철학도 없다니.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 “젊어 들이킨 폭탄주, 나이들면 치매”.

 

— 2004 Copyleft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한국, 20세기 최고의 히트상품

!@#… 한국의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히트상품. 이성이고 나발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맹목적 숭배와 광란의 도가니로 몰고간 아이템들(아직까지도).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어서 그냥 주욱 나열. 국가보안법/”너희들 빨갱이지?”/(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반공/미국은 우리의 혈맹/’고통분담’/”남자라면 군대”… 아무리 생각해도, 국가보안법은 이름을 너무 잘지었다. 백해무익한 철천지 악법 주제에, 마치 이 법이 없어지면 국가보안이 흔들릴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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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잘지은 국가보안법과 천국행 티켓

!@#…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름을 잘 짓는게 ‘왔따’다!!! 한총련이라고 하면 마치 진짜로 한국의 대학생들을 모두 대표할 것 같고(뭐, 적어도 스스로들 그렇게 믿어버렸으니), 한기연 하면 한국 기독교를 대표할 것 같고,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정말로 한 나라를 이끌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겨버리니까 말이다.

!@#… 왜 치매걸린 노인네들부터 골빈 청년들까지, 국가보안법의 존속을 주장하는 것들이 그리 많을까? 이 법이 악법인 것도 알고, 악행의 과거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도 아는데 말이다. 답은 간단하다: 이름을 잘지었으니까! ‘국가보안법’이니까, 이 법이 없어지면 국가의 보안이 안지켜질꺼라는 명쾌한 전제를 깔고 생각을 하고 있더란 말이다. 나머지 법적 논리가 어쩌니, 현실의 북한, 주적개념이 어쩌니 하는 건 다 이 위에다가 갖다 붙인 변명일 뿐이다.

!@#… 어제 시청앞 광장의 악성 쓰레기 분리수거 대회. ‘교회’차가 지나가면서 “멸공의 기치로 빨갱이를 섬멸하자! 빨갱이는 사탄이다!”라고 확성기로 방송하면서 지나가는 분위기였으니 뭐 볼 장 다 본거다. 한국 사회의 수준 운운하면서 얼버무릴 것이 아니다. 당장 우리 옆집에 사는 특정한 개인들, 주변에서 나름대로는 가장 노릇도 하고 평범한 소시민 흉내도 내는 보통 사람들 가운데 수많은 이들이 바로 한꺼풀만 벗겨보면 이 모양인 거다!!! 바보사회는, 바보 개인들이 뭉쳐서 서로 북돋아주며 만드는거다.

…사람에 대한 희망을 잃으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많은 걸 기대하면 바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오랫동안 하나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격언이 있다: “대중은 돼지다”. 뭐, 나 자신도 그 돼지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돼지가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니지만. 여튼, 그 분들 모두 국가보안하고 천국가시길. 하지만 나는 그런 분들이 가는 그런 천국에는 조금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화이팅 외교부~!

!@#… 나가 죽어라, 이 씹쑝들아… 아 이왕 나갈꺼면 니네 나라 미국으로 돌아가라. 이게 대한민국 외교부냐, 아니면 미국 CIA 한국지사냐? 이 정도면 농담꺼리다, 농담꺼리.

기사 전문은 여기에 있고… 워낙에 아스트랄한 보고서인지라, 보도된 한 페이지를 구경하시라! 조약국(한국)의 이견은 무시하자!

교통망상

!@#… 한국의 교통문화를 한줄로 요약하라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보행자는 권리 없음. 길 위의 주인은 자동차”. 이런 짜증 이단옆차기 같은 상황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묘안이 있다!

 – 안세우고 통과하는 버스나 택시에게는 돌을 던져도 되도록 법을 고친다.

 – 보행자통로/횡단보도 위에 서있는 차는 열쇠로 주욱 그어버려도 되도록 법을 고친다.

 – 사람많은 골목길로 비집고 들어오는 차는 라이트나 와이퍼를 떼어가도 되도록 법을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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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 붉어진 정치 패러디 논쟁에 관한 생각.

!@#… 또 패러디가 말썽이다. 뭐 요새는 워낙 패러디의 양이 많아지다보니 통찰력 넘치는 유머와 비열한 인신공격의 경계선이 사실상 모호해져 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클릭, 또 클릭.

…뭐, 문제지점이야 확실하다. 청와대 쯤 되는 곳에서, 천박한(아, 패러디 자체가 천박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 박근혜 해피엔드 합성이 매우 저열한 수준의 농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장난질에 신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걸 그런 식으로 대문에 걸어놓으면, 그냥 야당 정치인에 대한 공격일뿐만 아니라 성정치 문제까지도 개입되는 게 당연하고. 얼마든지 욕먹어도 싸며, 청와대 홍보 담당 부서 사람들은 평직원부터 총책임자까지 모두 무릎꿇고 두 손 들고 앉아있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너그들이 그런 소리를 하기에는 솔직히 적잖이 쪽팔린 줄을 알아야지. http://www.okjoa.com/ 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꺼냔 말이지. 니들이 아예 대놓고 노무현 대통령을 노란 돼지니, 개구리니 하고 합성사진 대문에 유포하고 다닌 건 애교냐? 그것도 하루이틀 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우선, 니들은 좀 닥쳐라. 피곤하다.

!@#…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지지해주고 싶은 생각은 물론 없다. ‘니들도 그랬는데 왜 우리보고만 뭐라고 그러냐’라는 발표 내용은, 그 인간들이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다. 일반 시민들이 하면 모를까. 양비론이냐고? 그 새끼들은 어차피 다 똑같은 놈들이니까 정치에 관심 끊자고? 물론 아니다. 그럼 패러디는 죄다 없애버리자고? 물론 그것도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건 하나다: “주류 정치인 주제에, 패러디에 의존하지 말란 말이다!!!!” 패러디를 통해서 유쾌한 웃음을 짓고 서로의 통찰을 교환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로 족하다. 당신들은 국회 나가서 성명서 발표하면 되고, 기자회견하고 언론에다가 광고 내면 되잖아. 당신들에게 어울리는 방식, 잘하는 방식을 활용해야지 왜 어설픈 짓거리냐고. 이회창 씨가 어느 여고에 가서 ‘한나라당은 내 빠순이들이에요’라고 아스트랄한 멘트를 남긴 사례가 생각이 나버리잖아. 서민들의 은밀하고(?) 저열한, 그러나 가끔씩 찬란한 빛을 발하는 즐거운 대화… 패러디라는 건, 너희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란 말이다. 이해도 못하면서, 그걸 활용까지 해보려고? 그러니까 결국 정도를 못지키고 오버해서 결국 얼굴 붉히고 싸우지. 심지어 직접 만든 것도 아니라 네티즌이 만든 것을 단지 가져다가 배치해 놓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도를 못지키고 앉아있지 않나, 쪽팔리게스리.

!@#… 패러디를 우습게 보지 마라. 패러디를 가볍게 보지 마라. 자연스러운 농담이고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잘된 패러디’라고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어디서 구현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복잡섬세미묘한 것이다, 뼈있는 유머라는 것은. ‘작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조차도 도전했다가 대단히 자주 실패하는, 표현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다. 자신들의 실력을 과대평가하지 좀 말자, 제발.  재미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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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11가지 이야기

!@#… 최근 수년간의 젊은 정치 칼럼니스트들 가운데, capcold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최내현 씨. 딴지일보 농설위원 시절부터 보여준, 주변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예를 들어, 진중권 칼럼의 최대약점) 스트레이트한 돌파력은 솔직히 질투가 날 정도다. 공감이 가는 좋은 칼럼이란 것은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른 사람이 나보다 훨씬 더 잘 해서 들려줬을 때… 라고 보기에,  이것을 들려주고 싶다.

출처:  미디어몹 공식 신문 르지라시 정규기사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