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단상.

!@#…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며 시작된 50년대. 국가와 민족이 뭔지도 모르면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몸바친 6-70년대. 자유가 뭔지도 모르면서 자유를 위해 항거한 80년대. 선진사회가 뭔지도 모르면서 선진사회를 위해 매진한 90년대. 매번 무언가 이루었지만 그것은 민주주의와는 좀 달랐고,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도 좀 달랐고, 자유와도 좀 달랐고, 선진사회와도 좀 달랐다. 그리고 이제는 벌써 2000년대 중반. 성찰의 부재가 낳은 축적된 업보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드러난다.

!@#… 한국 현대사에서 극좌에서 극우까지 동시에 관통하는 척추와도 같았던 두 개의 이데올로기, “발전주의”와 “민족주의”. 이제는 그 두 개가 화학적 합성작용을 해서 “국익만능주의”라는 괴물이 되어 돌아왔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그래서 황교수 데이터 조작 의혹 검증의 현재스코어는?

!@#… 피디수첩이나 기타 언론이나 그런 문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왔지만, 한번쯤은 정작 황우석 랩의 논문이 그래서 과연 데이터 페이크를 했냐 안했냐에 대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한번쯤 정리해야겠지. 진실을 찾아라, 승자에게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무식한 자칭 애국자들의 욕 한바가지가 상으로 내려지리라. 이미 알려져 있듯, 애초에 이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피디수첩은 어처구니 없게도 협잡이라는 반칙으로 중도 탈락. 이제, 한국과학기술인 연합 사이트의 회원들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원래는 BRIC에 실린 무명 제보. scieng.net 으로 펌당해서 반응 일으키다.

… 그리고 차분히, 그 뒤로 계속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시기를. 비록 같은 데이터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니지만 뭐랄까, 피디수첩이 낙마한 그 지점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다시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이들의 추이가 심히 주목되는 이유는 적어도 “언론 따위가 검증을 하려들다니!” 따위 개소리는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달려 나간다는 것.

아, 물론 우석오빠 만세를 외치기 위해서는 오만 찌꺼기 정보도 다 기사화 시키기에 바빴던 YTN이니 조선일보니 연합뉴스니 해럴드 생생뉴스니 하는 찌라시 언론들은 이번에는 무척 신중한 듯 하다. 아직 ‘보도’가 한 꼭지도 없네. 바로 이런 페이스가 사실 정상이고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씁쓸하구먼.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 수정 / 영리 자유 —

(약간 추가) !@#… 아, 그리고. 사진 자료 한 두개 틀린 것이 뭐 대세에 지장있냐고 반항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설명. 만약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될 경우, 연구의 이론적 성과와 관계없이 연구자로서의 정직성에 치명타를 받는다. 만약 과학적 오류가 발견된 것이라면 그냥 후속 연구로 때우면 그만이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인하여 정직성에 상처를 입으면 과학자 자체가 매장되는 것이 이 바닥의 룰이니까. 지금 난자매매 건으로 실제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연구원 난자를 받아서가 아니다(합법이었으니까). 안받았다고 여러번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정직성에 금이 간 것. 그런데 만약 정말로 데이터조작까지 드러난다면, 황랩은 회복불능.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건의 해결이 중요한 것이다.

(약간 더 추가) !@#… 현재 “대중”의 “여론” 추이를 보면서, 왜 이 땅에서 국가보안법이라는 화석이 안사라지고 있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말았다. 지금껏 모호했던 ‘국익’의 실체도 깨달아 버렸다.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나름대로 쾌재.

‘진보’라는 수식어, 바닥을 뚫고 하염 없이 추락중

!@#… 큰일이다. 사람들이 심지어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저능해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자연의 의지는, 인류를 다시 아메바로 퇴화시키기 위한 작업중임이 틀림 없다.

(기사) “대권주자 성향 따져봤더니…이명박이 이해찬보다 더 진보적?”

!@#… 하필이면 보도도 쿠키뉴스에서 했네…-_-;

내가 심리학 실험들을 좋아하는 이유.

!@#… 최근 발표된, 선택맹에 대한 스웨덴 연구진의 결과. 역시, 인간은 바보다.

(클릭. 조선일보 이영완 기자. 확실히, 재밌는 과학 단신 기사를 잘 수집해온다)

!@#… 나는 심리학 실험들을 좋아한다. 모든 종류의 실험을 다 좋아한다기 보다, 뭔가 사회적 장면을 주면서 속임수를 쓰고는 반응을 얻어내는 류의 실험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런 류의 실험들의 결과로 나오는 내용들이란 것이, 보통 한가지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생각보다 훨씬 멍청하다“.

부럽다 부러워.

!@#… 가끔 가다, 참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 만화 이대로 안 된다 – 손영미 원광대 영문과 교수

!@#… 기사 밑에 한마디 주절거리기는 했지만, 솔직히 그런 걸 하나하나 지적해주고 있는 게 오히려 낯간지러워서 혼났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바보에겐 약도 없다”.

!@#… 교양과 학식이 이 따위 수준이라도 용케 교수자리 꿰차고 떵떵거리며 잘만 살고 있구나. 부러워 죽겠다. 내가 뭐하러 지금 이런 수련과정을 거치며 사서 고생인지 모르겠다. 만담난무 카테고리에 봉한다.

PS… 아니 뭘 그리 흥분하나. 사실 따지고 보면 더 형편없는 ‘교수’들도 이미 여럿 목격했으면서;;;

오늘, 인터넷 문화의 화두 잡상.

!@#… 문득 잡상들. 좀 더 이야기를 발전시켜볼만한 화두들. 하지만 시간없고 귀찮으니까 다이제스트 버전만.

*저작권*

한국에서 저작권교육은 성교육과 비슷하다. 초딩 때부터 일상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기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공식적 교육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되어서 이상한 오해와 민간신앙들이 난무한다. 그 결과, 막나가는 사회. 이제 교육과정을 제발 성장과정과 일상 생활에 부합하는, 좀 현실적인 커리큘럼으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인터넷 실명제*

대형 포털들의 실명인증 의무화 방안. 지금은 가입시 실명인증 안해서 그런 쓰레기가 넘쳐나나? 스팸이든 불법자료든 물의를 일으킬 경우 아이디를 자르고 같은 인적 정보로 1년쯤 모든 해당 업체 관련 서비스 재가입 불가, 아이템 몰수 및 블랙리스트 공개를 하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해결책은 실명이 아니라 일관된 기준의 ‘정화의지’ 니까. 책임감 부여는 실명인증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생각없는 찌질한 짓을 하면 크게 손해본다는 단순한 공식이 사람들에게 와닿으면 된다.

*정부, 사이버 폭력죄 신설 추진*

바보 앞에는 약도 없다. 특히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바보 앞에는 더더욱 약이 없다. 명예훼손의 반의사 불벌죄, 모욕죄의 친고죄 조항을 없애서 어쩌려고??? 아니 애초에 왜 그런 조항들이 들어가 있는지 한번 법 공부 정도는 미리 해보지 좀. 필요한 것은 절차와 기간이 간략화/합리화된 고소 절차. 중재위원회가 그 역할을 해주는 경우도 좋고. 하지만 여하튼 자기에게 피해를 준 그 상대방에게 확실한 손해를 입힐 수 있어야 한다. 자꾸 정부가 나서서 뭘 하려고 하지좀 말았으면 좋겠구나. 잘 하지도 못하면서.

*p2p*

문제는 p2p라는 기술이 아니라, p2p가 주로 불법유통에 쓰인다는 사회적 활용 아닌가. 불법에 대한 징계야 당연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p2p의 기술력과 문화적 파급력을 합법적 경제수단으로 활용할 궁리에 집중해야 할 것 아닌가. 만화책 스캔본이든, mp3든, DivX든. 돈을 벌려면 머리를 굴리든지.

*개인정보 유출*

딜레마: 개인정보 유출의 케이스로 꼽히는 대부분은, 결국 자기가 직접 노출한 것들이다. 싸이에 프로필과 사진들 올린다든지… 사립탐정이나 흥신소가 아니라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문제는 정보 자체의 유출보다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그 개인을 개인적으로 매장시키러 우루루 몰려가는 개떼 근성이다. 그것 말고 기업체가 유출한 경우는 기업체를 고소하면 되고.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자유 / 영리 불가 —

한국만화는 볼 것이 없다고 하는 바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 주모씨님의 글에서 트랙백. “한국만화 볼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이상한 일이다. 나는 별 문제없이 제가 즐길만한 ‘우수한’ 한국만화들을 잘만 읽고 있는데. 현재 출간중인 것들이든, 과거의 명작들이든. 한국만화가 일본망가에 비해서 우수하다 또는 열등하다? 그런 대단한 전체 차원 같은 건 알 길이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만큼이나 철학적인 질문.

그냥, 만화라는 커다란 풀 속에서 볼만한 것을 뽑을 때, 한국 만화가 상당 비율 들어간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당연하다. 한국 독자이다 보니, 한국 특유의 요소들에 대한 코드 공감도가 높으니까. 예를 들어 <츄리닝>이나 <트라우마>의 군대개그들은 어느 다른 나라 만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적 종 다양성이다. 아 물론 한국이라는 현실사회 – 아니 현실 자체를 별로 안 느끼고 사는 사람들은 경우가 다르겠지만.

물론 장르에 따라서 일본망가가 압도적으로 더 강세인 경우도 있고, 미국만화가 강세인 경우도 있다. <드래곤볼>의 유구한 전통위에 서있는 ‘점프식 스펙타클 격투 성장물’이나, 요리만화류 같은 소위 ‘전문소재 만화’가 일본의 주류 잡지연재 시스템에서 가장 효과적/효율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이제는 상식이다. 적어도, 만화가 어쩌느니 떠들 수 있으려면 그 정도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겠지. 미국이 수십년간 고안한 이슈 단위 분업화 제작시스템보다 더 슈퍼히어로물을 효과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예외적인 개별 작품들은 나올 수 있지만, 하나의 ‘경향’은 그렇지 않다. 비록 만화가 상대적으로 덜 자본 소모적인 대중문화장르라고 할지라도, 시스템의 힘이란건 그런거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장점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기회에 따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그런데 “생각없이 때려부수면서 괜히 지적인 풍미도 살짝 넣어주는 SF액션 영화” 라는 장르에서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우위를 지닌다고 해서, 미국영화 이외의 것들은 모두 ‘볼 것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생각없이 때려부수면서 괜히 지적인 풍미도 살짝 넣어주는 SF액션 영화”만 보는 것은 뭐 취향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이 영화의 전부라고 주장하면 그건 그냥 미친놈일 뿐. 심지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아아…한국영화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면서 짐짓 걱정해주는 제스쳐까지 나오면 그건 정말 구제불능일 뿐. 뭐랄까,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단히 좁고 특정적인 취향을 성급하게 판 전체로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그 범주에서 벗어나면 인정해주지 않아버리고. 이런 부류를 일반 용어로는 ‘초딩’이라고 하기도 하고, ‘찌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마 현재 한국 – 아니 세계 인구의 95.3204%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가설을 세워본다. 통계적으로 검증할 생각은 당연히 없다.

식당에 비유를 하자면… 오로지 햄버거만을 세상 음식의 전부로 생각하면서, “이 동네에는 먹을 것이 없어”라고 투정하는 회사동료가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동네는 사실 바지락 칼국수 전문이다! 그렇다면 보통은 이렇게 말해주기 마련이다: “야 그런 것도 좋지만, 맨날 편식만 하지 말고… 이 동네는 바지락 칼국수가 죽여주거든? 한 번 먹으러 가자!”. 그 결과 그 친구는 어쩌면 새로운 맛의 세계에 눈을 뜰지도 모른다.

!@#… 칼럼이나 리뷰 등의 저널리즘으로서 만화 글쟁이들이 해줘야 하는 역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배가본드>가 일본에서만큼 안팔린다고 해서 한국만화판이 존내 망해간다고 확신하는 바보들에게 제발 만화 선택의 폭을 좀 넓혀주는 것. “한국만화 사랑하자!” 뭐 이런 것이 아니다. 제발 만화 좀 제대로 즐겨봐라, 사실 너 같은 생활이면 이런 만화가 훨씬 더 재밌을 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고 한번 시도해보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마, 뭐 그런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스스로 참 여러 장르와 취향의 만화들에 익숙하고 또 즐겨야만 한다. 편협한 미식가가 소개하는 편협한 맛집소개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 그래도 결국 열쇠를 쥔건 독자들 자신이다. 한국만화가 볼 것이 없다는 엄청난 주장을 남발하기 전에, 만화라는 거대한 카테고리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어떤 취향 장르라는 작은 카테고리로 줄여서 생각하는 법을 좀 익히기를. 햄버거가 지겨우면 밥먹는 걸 포기하는 게 아니라, 하다못해 떡라면으로라도 바꿔볼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그 떡라면이 바로 신이 내린 궁극의 떡라면일수도 있다. 그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지금의 나 자신에게 가장 맞는 맛있는 물건일 수 있다. 사랑의 실의에 대해서 느껴보고 싶다면  30대 1 구도의 주류 하렘물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애정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단편집을 골라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한국이라는 이 현실공간의 정치적 현실에 분개하고 싶다면 <쿠니미츠의 정치> 같은 경파물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지 않는다> 같은 스릴러가 더 효과적이다. 전문만화를 통해서 전문 지식을 쌓는다고? 그럼 아예 교양 정보만화를 보면 될 것 아닌가. <십자군 이야기>가 <마스터키튼>보다 덜 재미있는 것도 아닌데(적어도 나라는 독자에게는). 한국만화가 볼 것이 없는 게 아니라, 일본 주류 장르만화가 아니면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아예 만화가 아니다 라고 먼저 굳건하게 가정을 세우고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안얹어도 된다) 생각해보기를.

별로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다. 재미있는 것이 없다고 단언하고 스스로 재미를 포기해버리지 말고, 재미를 좀 적극적으로 추구해보라는 말이다. 그 과정에, capcold가 글쟁이로서 도와줄테니.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군인은 군대에서 뭘 배울까

!@#… 김일병 사건, 여차저차 국방부 수사발표. 결론은, “그놈은 미쳤었다”(왠지 베스트셀러 예감). 하지만 이번 사건의 진짜 코미디는 역시 그동안 시대의 변화 속에서 되바라질대로 되바라진, 망가질 대로 망가진 우리네 언론들. 정말 미디어의 마인드가 이해가 안가는 것이, 무려 군.인.이. 철저한 살인 기술과 살인 감수성에 능통하다는 것이 그렇게 충격적인 일이고 “모두 폭력 게임에서 배웠다” 라고 경악할 일인 줄 처음 알았다. 군인이란 자고로, 군대에서 삽질을 배우고 나오는 건 줄 알고 있나 보다(물론, 삽질을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아아;;; 라기보다, 삽질을 배우고 나오는 건 사실이죠).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군대 총기난사, 미디어, 그리고 ‘보이는 적’ 만들기

!@#… 한 일병이, 자기 분대를 몰살시켰다.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결국 그 짓을 함으로써 자신의 모든 일말의 정당성을 스스로 소멸시켜버리고 만,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더 큰 비극을 불러다준 멍청한 악행. 아마도 군법에 의거, 총살형 예정. 편의적인 근무수칙 위반, 수많은 상병들 사이에 둘러쌓인 일병, 인격모독, 내성적 어리버리 성격, 쌓이는 스트레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얼추 머리 속에서 시나리오가 그려질 법한 이야기. 그리고 항상 지겹도록 반복되는 이야기는 한국 군대의 비민주적/시대착오적 질서유지 방식에 대한 피상적인 질타. 순진한 인권론자들도 군기 강화를 부르짖는 이들도, 그 근본적 이유인 거대 조직 군대의 비효율성에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댈 구체적인 경영 마인드는 드물다. 너무 거대해서 제대로 쳐다보기가 너무 힘드니까. 구조조정을 하자, 라고 한다면 많은 고민과 드넓은 시각, 보이지 않는 다양한 방해요소들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 그래서, 많은 이들은 그것보다 훨씬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 바로, ‘보이는 적‘을 만드는 것이다. 그 것이 진짜 적인지, 문제의 근본 원인인지는 이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통해서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지 없을지 조차 이들에게는 사치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눈 앞에 보이고, 지금 당장 때려줄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뿐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이것, 저것

!@#… 아, 그래. 컴퓨터 게임이 문제고, 만화가 문제라고 하는구나. 뉴스라는 미디어가, 게임이고 만화고 하는 다른 미디어를 악의 근원으로 몰고 간다니 참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이러한 것들이 선택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구체적으로 보이니까. 컴퓨터 게임에서 총쏘는 장면 많지? 만화에 환상적, 비현실적 싸움 장면 많지? 자 한번 봐라. 이번의 사건과 비슷해 보이지? 그래, 그러니까 이걸 보고 배운거다. 에잇, 게임 만화 나쁜놈들. 때려주자…. 뭐 그런거다. 존내 유치하고 치졸하고 말도 안되지만, 그게 세상 사람들에게 아직도 잘만 받아들여지는 논리다. 만화계가 어려우니까 대여점을 불태우자고 하고, 관동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니까 조센징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고 하고, 민심이 불안정하니까 후세인이 핵무기를 숨겼다고 하는 거다.

!@#… 어쩌면,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복합적이고 거시적인 이유, 바로 대자연의 규칙) 왕을 잡아죽였던(보이는 ‘적’을 퇴치) 수천년 전 그 당시의 정신수준에서 한 발짝도 진화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판을 넓게 보는’ 사회적 지성의 방향을 포기한 대가를 두고두고 치루는 셈이다. 앞으로도 더욱 많이 치루겠지. 자의식은 커가고 사회적 지능은 떨어져가는 어떤 시대의 단상이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자유 —

상상력 없는 사람들, 만화를 상상력 없게 읽다

!@#… enterani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주간동아 488호(05년 6월 7일자) 커버스토리 기사, <만점논술비법> 가운데 한 꼭지, “학습만화에 빠지면 진지한 책 멀어진다“. 에에…우선 더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30초 동안 큰 소리로 웃어주고 시작하자.

(30초 경과)

…자, 웃느라 눈에 고인 눈물을 좀 닦아내고, 좀 이야기를 시작하자. 희대의 개그를 해주신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그리고 별로 누군지 알고 싶지도 않은 담당 편집장님께 감사. 여러분들의 천박하고 시대착오적인 문화감각이 저에게는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우선 논술공부의 존재이유를 ‘만점’에서 찾는다는 그 엄청난 커버 스토리 컨셉 자체부터 이미 참 경악스럽지만, 굳이 말을 꺼내기도 귀찮으니까 생략. 전에도 말했듯이, 간판을 얻기 위한 입시경쟁을 무려 교육열로 포장하면서 자위를 하는 것이 수십년동안 일반화된 이 사회에서 뭘 더 바라겠나. 여기서는 그냥 편의상, 그 중 한 꼭지만 씹자. 긴 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엑기스만 뽑아보자면 이런 거다(아니 사실 제목 자체가 엑기스다):

‘학습만화’를 경계하라

어린이 독서사이트 ‘오른발왼발’을 운영하는 오진원 씨는 “부모가 만화의 함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보고 나면 굉장히 유식해진 것처럼 보인다. 어른도 읽어내기 힘든 명심보감이니 목민심서니 하는 책들에 대해 줄줄 이야기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과 복잡한 가계도도 아주 쉽게 기억한다. 어려운 과학 상식을 풀어내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런 ‘효과’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려운 건 뭐든지 쉽게, 조금이라도 일찍, 지식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빠지고 만다”는 설명이다. 글로 된 책, 진지한 책들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만화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저해하기도 한다. 만화로 ‘그리스로마신화’를 보고 ‘삼국지’를 익힌 아이들에게 책의 주인공과 배경은 ‘만화에서 본 그대로’일 뿐이다. 그런 만큼 부모가 나서 ‘만화가 아니어도 만화만큼 재미있는 책’을 골라 함께 읽고 독려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초등학교 때 이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청소년이 되어 문자로 된 책과는 영 담을 쌓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 이 기사를 보고 확실하게 동의한 점이 있다면, 어릴때 교육이 참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릴때 만화는 물론 책과 문화 전반에 대한 그릇된 편견만 잔뜩 주입받으니까, 커서 이딴 소리나 지껄이는 거다(그러면서 심지어 기자라고 월급도 받는다). 그런데 사실 이런 똑같은 말을, 꽤 똑똑하다는 어르신들의 입에서도 종종 듣곤 한다. 한마디로, 특별히 몇몇 개인들의 천치스러움이 아니라 사회적 지능과 문화적 수준의 문제인 듯 하니까 좀 심란하기는 하다.

그냥 솔직히 말하자. 만화가 마음에 안드는거다. 애들이 독서를 안한다, 큰일이다, 라고 나름대로 한탄하고 싶은데, 실제로 애들은 독서를 하고 있더란 말이지.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인 적을 상정해야 한다. 그래, 애들이 책을 읽기는 하는데 그게 만화책이다. 그러니까 만화책이 나쁘고 저급한 것이다, 라는 나름대로 명쾌한 논리. 그 기저에는 물론 ‘훌륭한 문자서적’과 ‘저급한 만화’라는 꽤 전형적인 이분법적인 인식이 깔려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애써 숨기려는 노력조차 안하고. 만화가 나빠서 싫은 것이 아니라, 만화가 싫기 때문에 나쁘다고 규정하는 것이다. 사실 비단 만화 뿐만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사회가 사실 해방후 50년이 넘도록 그런 방식으로 ‘적을 만들고 싫어해 줌으로써’ 작동해왔다고도 할 수 있지만.

만화가 상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정말 너무나 아스트랄해서, 가히 존경스러울 정도다. 구체적 형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엽기발랄한 아이디어는, 참 괴이하다. 아니 그럼 비비안리와 클락 게이블로 이미지가 고정되니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보면 다윗을 건장한 체격의 백인 누드 젊은이로 이미지를 고정하니까, 미술품 감상을 하지 말아야 할까? 맛있는 고등어조림을 먹으면 고등어에 대한 상상력을 제한받게 되니까 고등어는 무조건 시장에서 사서 날로 먹어야만 할까?

…이런 상상력 제로인 인간들 같으니라고. 상상력은, 무정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들을 구현화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고, 그 이상으로 다양한 것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다. 쉽게 말해주마. 오히려 더욱 많고 다양한 만화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다양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같이 서로 공상을 나누고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자로 된 책과는 영 담을 쌓는다고, 문자로만 되어있어야 ‘진지한 책’이고 뭐고 장땡이라고? 저기, 만화책에는 문자가 안들어가나? 무언극인가? 아니면 당신들은 그림으로 된 것 자체를 싫어하는 건가? 그 수많은 도표들로 가득한 전문서적들은 다 쓰레기인가? 교과서에 만화로 설명을 하는 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가? 인터넷의 ‘웹’이 글과 그림, 기타 멀티미디어로 다양하게 융화되는 것은 진지하지 못하게 되는 건가? ‘주간동아’에서 사진과 그림들을 전부 빼버려야 하지 않을까?

오진원씨라는 분의 멘트도 압권이다. 무려, ‘만화의 함정’이란다. 저기, 이 기회에 엄청난 비밀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바로… 애들이 그저 단편적인 지식들(그리스로마 신들의 족보라든지)만 줄줄 왼다고 애가 유식해졌다고 착각하는 부모들이 바로 함정 그 자체다!!! 그건 글로만 된 책을 읽는다고 해소되는 게 아니다. 그걸 제대로 못하면, 아마도 주간동아 이나리 기자 같은 상상력 없는 어른으로 자라나고 말겠지.

!@#… 뭐, 굳이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가지고 비트 수를 낭비하고 있는 중이다. 만화는 그 자체로서 상상력을 키워주지도, 죽이지도 않는다. 만화를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뿐. 그런데 그것은 만화가 아닌 어떤 매체라도 마찬가지고. 근거없는 저급한 이분법을 강요하는 것이 바로 해악이다(그러니까, 바로 당신들이 해악이라는 말이다). 문자로만 된 책은 좋고 만화는 나쁘다… 좀 더 가면 실사영화는 좋고 애니메이션은 나쁘다… 좀 더 밀어붙이면 백인은 훌륭하고 검둥이는 더럽다, 자본주의 만세고 빨갱이는 죽여버려야 한다, 박정희 만세고 요즘 젊은 것들은 방종에 취해서 저 지랄인 것 뿐이다, 뭐 기타등등 기타등등. 저급한 이분법이 완전히 무르익어 버리면 또다른 해악을 자연스럽게 잉태하는데, 그것이 바로 양비론과 패배주의다. 뭐랄까, 너무나도 익숙한 패턴이라서 지겹디 지겹다 (하지만 그건 좀 다른 방향에서 길게 다룰법한 이야기니까 여기서는 대충 넘어가도록 하자).

!@#… 나는, 사실 굳이 만화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회 속 여러 구성원들의 일상속에 뿌리 내린 한심한 문화적, 사회적 인식 수준을 즐겁게 비웃기 위해서 한 마디 건네는 것에 불과하다.
 
(2006.12.12. 추가: 위의 해당 기사에 인용되신 오진원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주간동아와 인터뷰한 적 없고 내용 역시 원래 주장하고 다니셨던 바와 크게 다르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학습만화의 장점을 많이 강조하고 다니신 분.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 정말, 야매스러운 기사내용은 야매스러운 취재방식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개그 시리즈 제3탄: KT 종량제 근거자료 발표하다

!@#… 역시 위대한 시리즈는 3부작이 적격이다. 바보 개그 3번째, 화려한 클라이맥스를 장식해줄 사람들은… 두두둥… KT. 종량제 개그로 사장이 뭇 인터넷 사용자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고 가더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무려 근거자료까지 발표했다. 동아일보가 그 대변인 격으로 1면톱스토리도 써주고…

!@#… “상위 5%가 인터넷에서 내려받거나 올리는 데이터의 양은 1인당 한 달 평균 47.8GB“. 어머나 놀래라. 한달은 30일. 하루는 24시간. 한시간은 60분. 1분은 60초.

47.8 GB 나누기 60(초)*60(분)*24(시간)*30(일) = 약 158 Kbps (bits per second).

메가패스 상품들이 약정 속도가 기본으로 Mbps(메가bps)라는 걸 생각할 때, 참 어처구니 없는 정도의 수치다. 하루 종일 쓰는 게 아니라서 트래픽이 단기간에 몰린다고? 아주 건전하고 해피한 사람이라서 하루 2시간만 쓴다고 해보자. 158*12 = 1.9 Mbps. 메가패스(http://www.megapass.net)에서 가장 하위 상품인 메가패스 라이트도 4Mbps의 속도를 간판으로 내걸고 있건만. 그 정도의 속도가 안나온다면 어차피 그 정도의 데이터도 못받고 그만이다. 그것도 상위 5%가 고작 그 정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들이 사용하는 양이 전체의 절반이란다. 즉, 전체 사용자 중 고작 5%의 사람들이 원래 회사에서 떠들고 다니던 장미빛 꿈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정도의 서비스를 향유하고 있는데, 그게 그렇게 큰일이라고 떠들고 다닌다는 말이다. 저기말야, 당신들… 말로는 경부고속도로라고 해놓고, 실제로 만들어 놓은 것은 골목길인거지? 당신들 사실은 망 확충에 거의 투자 안하고 있는거지? 입으로만 앵앵거리면서 책임은 불특정 사용자들에게 떠넘기는 얍삽이를 구사하는거지? 그런거지?

!@#… 이게 바로 KT가 맨날 양치기 소년질을 하고 다니던, 인터넷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과다 사용자 상위 5%의 실체다. 자기네들 입으로 밝힌 실체다. “매일 영화 2~3편씩 다운받는 꼴”이라고 하면 좀 사람들이 겁먹을 줄 알았나보다. KT는 월 3만원 내고 고작 글자로만 된 이메일 몇개 확인하면서 ‘오오, 세상 참 좋아졌네’하고 사람들이 감탄하는 세상이 그리운가보다. …그리고 capcold는, 어이없어서 한동안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LG 경제연구원, 저출산시대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 아주 제대로 개그하려고 작정했구나. 충격적인 정책연구 보고서.

…독신세 부과. 독신세 부과. 독신세 부과.

!@#… 왜 사람들이 한국에서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를 안낳는지, 정말로 모르나보다. 이 연구소 연구원들은 모조리 반평생 이상을 미국에서만 공부하다가 막 귀국한 사람들인지도.

!@#… 이번 닭짓의 총본산, LG 경제연구원 홈페이지 http://www.lgeri.com/ . 차라리 조류세를 부과해서, 닭짓을 일삼은 닭대가리들에게 뜯어낸 돈으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보자. 꼬꼬댁.

재해를 겪고 난 뒤에는 온천여행을.

!@#… ‘만담난무’ 카테고리에 가장 어울리겠지? –;

http://www.sponichi.co.jp/society/news/2005/05/03/01.html

(요약)”…107명의 사망자와 460명의 부상자를 낸 JR 열차 탈선 사고가 2일, 발생 1주일째를 맞이했다. 한편 전철이 충돌한 맨션 주민들에 대해, 골든 위크 중의 피난처의 확보가 어려워진 JR측이 온천 여행을 권했다. “온천 여행이라도 하러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살 곳을 잃어 어찌할 바 몰라하는 주민들에 대한 JR 사원의 무신경한 말.”귀를 의심했다” 라며 주민들은 분개했다.”

!@#… 행태가 거의 한국 공무원들 뺨칠 수준이로고.  

온라인 닭대가리들에 대한 잡상.

!@#… 최근, mayrabbit님의 “당신도 할 수 있다! 뒷탈없는 강간을 위한 15계명” 이 여기저기 작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듯. 보다시피, 마구 공감가도록 쓴 촌철살인의 풍자다. 어디로보나, 밀양 집단강간사건의 최근 판결들에 대한  분노가 듬뿍. 그런데… 이게 DC 아햏햏 뉴스에서 기사화되었다. 리플들이… 가관이다. 풍자와 정신병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천한 독해능력과 그럼에도 한몫 끼고 싶어하는 다구리 정신은 가히 대한민국 국어 및 윤리 교육의 암울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종종 느끼는 바지만, 기본적으로 소위 ‘네티즌’들의 지능을 과대평가하면 큰코 다친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통찰은 이렇다: “한 집단의 전체 지능 평균은 항상, 그 집단 내 최악 닭대가리의 지능과 거의 같다“. 즉 지능 10짜리 99명과 지능 1짜리 1명의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의 전체지능은 한 2나 3정도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속칭 ‘물흐림’의 법칙).

가장 보편적인 해결책은, 그 1짜리 성원을 축출시켜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많은 경우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더러,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공개적인 온라인 공간이라든지 말이다. 자꾸 언론에서 네티즌 네티즌 해서 그러는데, 네티즌이라는 범위는 국민이라는 말보다도 더 애매한 큰 범주다. 사실 초딩과 전문가가 똑같은 발언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몽상적 민주주의로 보자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사상적 파시즘에 더 가깝다(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애초부터 지능 1짜리 독자들의 수준에 맞춰주는 것이다. 풍자? 그런 고난이도 기술로 찌질이들을 자극했다간, 원래 글의 의도는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린다. 전문용어? 못알아먹으면 화를 내는 것이 대세다. 지식은 얕은데 자존심은 높은 초딩들을 화나게 만들면, 다구리 당한다. 그러니까, 공개적이고 논쟁적인 내용의 주장일수록 논의수준이 얕아야 된다. 하염없이 얕아야 된다. 예를 들어, “여하튼 모든 건 노무현 잘못이야” 라든지, “노동자들은 빨갱이” 라든지,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아버지” 라든지.

대결구도 역시 중요하다.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맞물려 있고, 그들간의 지속적인 균형잡기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상식은 너무 어렵다. 필요한 건, 이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적을 만들면, ‘우리편’의 결속력도 강해지고 좋지 않은가. 그래서 모든 관계를 내편과 적으로 딱 이분법으로 나눠버리고, 불특정 다수의 상대들을 원튼말든 적이라는 이상한 카테고리로 묶어버린다. 하지만 실제로 적으로 돌렸다가 판 전체가 제대로 안움직이면 어떻하지? 상관없다. 왜냐하면, 온라인상에서만 찌질거리는 거니까. 실천과 발전을 위한 논의가 아니라, 애초부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개싸움을 바라는 것이니까. 원색적일 수록 좋다. 근거도 없을수록 좋다. 감정적일수록 좋다. 만화대여권 건이 되었든, 독도 영유권 문제가 되었든, 군 가산점 논쟁이 되었든.

이런 것, 최악이라고?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한 1000만배 정도 더 힘들기는 하지만. 바로, 집단 내 성원들 하나하나의 사회적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초등학교 이상 국어교육을 애매한 문학교육보다 미디어 교육, 토론 문화 교육, 사상사 교육 위주로 완전히 재편하는 것. 이미 멍청해진데다가 나이까지 먹어버린 어른들에게도 철저한 재교육. 학교 같은 곳에서는 물론이고, 온라인 오프라인 공적 사적 영역을 포괄해서 어디서나 그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어쩔 수 없는 교조주의자다. 다른 해답이 안나오니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국가보안법이 구라인 이유.

!@#… 오늘의 작은 깨달음. 국가보안법이 구라인 이유. 국가보안법이 있어야 국가가 보안된다느니 쌩쑈를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단지 50년 단련된 파블로프의 개들에 불과하다는 하나의 작은 증거.

왜 국가보안법 지지한다는 그 떼거리들 중, 한승원 지만원 조갑제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시켜서  잡아넣자는 사람이 없지?

…말 그대로 한국의 영토주권, 문화적 정체성 전체를 걸고 가는 이적행위인데 말이다.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허 —

최근의 이해불능 사건들

!@#… 최근의 이해불능 사건들.

세상 일반

1) 왜 일본은 자신들이 지난 50여년간 사실상 실효지배하고 있는 하와이는 자기네 땅이라고 안하지? (하와이는 일본 이민 투성이)

2) 왜 장관들은 깨끗하거나 유능하거나 하는 것들 중 하나만 갖추고 있지? (아 둘 다 아닌 경우도 있구나)

3) 왜 재경부는 남몰래 선물투자하다가 1조8천억을 날려먹고 그 사실을 숨겼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지?

4) 왜 UN은 레바논에서 시리아 철군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려 일정표까지 만들어주면서, 이라크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지? 아참, 미군한테 총맞아 죽을뻔한 이태리 여기자와 총맞아 죽어버린 정보요원 이야기는 왜 쑥 들어가버렸지? 별일 아니라는 건가?

5) 어떻게 패러디 그림 – 그것도 르네상스 명화와 합성한 정도 – 으로도 흥분할만한 소인배들이 그 험난하고 막말스러운 정치판에서 용케 버티고 있는거지?

만화계 한정

1) 그 지랄 다 겪고도, 왜 그리스로마신화(홍은영) 19권이 또 가나에서 나오고 있는거지?

2) 왜 별 근거도 없이 이번에는 주재국씨가 ‘찬대여점의 기수’ 취급을 받게 되어버렸지?

3) 왜 이번 저작권 개정안 입법하는 의원분들은 지난 2년간의 대여권 논의/합의를 쌩깠지?

4) 왜 이럴 때 ‘독도의 역사’라고 발빠르게 실용만화를 내는 사람이 없지? 대박일텐데.

5) 왜 아직도 사람들이 환타지물 <남벌>에서 나온 것처럼 일본에 상륙만 하면 한국군이 이긴다는 순진발랄한 희망에 불타오르지? 만화의 매체적 영향력의 증거?

!@#… 잡스러운 사건들:

– v3의 안철수씨가 경영일선에서 사퇴(원인은 공부욕심). 후임 신임사장의 이름은… 김철수.

– 마산시의회, 대마도의 날 조례 통과. 빨라! -_-;

– ‘띠떼프’의 작가 젭 한국방문예정. 유럽에서는 대형스타. 이번 주말. 주변에 관심있는 사람 제로.

– 담배갑 경고문구 변경.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표어와 캠페인에 강한 민족 특유의 발상인가보다. 차라리 ‘담배를 피우면 임포가 됩니다.’ 라고 쓰는 건 어떨까.

– 건프라 만들기와 샤아 코스프레를 위하여 우주로 나가는 오타쿠(http://lgaim.egloos.com/935608/).

(19일밤 추가) 만화계1번 궁금증 해결. 가나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다른 작가를 써서 내고 있는 것. 즉, 법정에서 자신들의 온갖 추악한 짓거리들을 폭로당한 뒤 작가와 결별하게 된 뒤, 그냥 그 레이블 그 시리즈를 냉큼 다시 살려서 후딱 만들고 있다는 것! 아아… 어떤 의미로, 굉장한 출판사다. 그런데 법정 판결상, 1-18권까지의 출판권을 상실했을텐데? 그것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건가? 당장 재고소를 해서 두 배 위자료를 뜯어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다.

 

— 2005 Copyleft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허 —

[작은 깨달음] 독해력의 단계

[독해력의 단계]

!@#… 당연한 이야기지만, 뒤로 갈수록 더욱 고수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뭐랄까, 순수한 자연 본연의 인간 모습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초딩들이나 초딩에 준하는 정신세계를 가진 용감한 고릴라들만이 도달하는 엄청난 레벨이다.

!@#… 중간중간 빠진 레벨에 대한 아이디어 떠오르시는 분들은 리플이나 트랙백을…^^

(Lv1) 비판적 읽기
 : 무슨 내용인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그래서 무엇을 실천하려는가? 어떻게 하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거를 이어받을 수 있는가?

(Lv5)단순한 읽기
 : 무슨 내용인가?

(Lv10)찌질한 읽기
 : 너 누구냐?

(Lv20)존내 찌질한 읽기
 : 일명 키워드 읽기.
  (예: “노조, 노동, 분배” 같은 키워드가 들어있으면 전체 내용과 상관없이 “넌 빨갱이구나”
       “노무현, 열린우리당…” -> “넌 노빠구나”
       “박정희의 독재가…” -> “한국 경제를 살린 국부를 감히!!!”   등등)

(Lv50)존내 찌질한데다가 잘난체까지 하는 읽기
 : 안읽는다. 하지만 반응한다. 양비론 혹은 깐죽거리기. 악플과 쿨함을 착각하기 시작한다.

(Lv100)존내 찌질한데다가 잘난체까지 하면서 주변에 피해까지 주는 읽기
 : 안읽는다. 하지만 반응한다. 화도 낸다. 집요하기까지 하다. 안읽은걸 오히려 자랑한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당황

!@#… 1) 시스템(C:)과 데이터(D:)를 하드분할해서 따로 저장해놓는다 2) 윈도가 맛이 갈 때, 시스템 하드(C:) 부분을 포맷하고 다시 깐다 3) 일시적으로나마 다시 깨끗해진 윈도를 보면서 흐뭇함에 빠진다     … 라고 해피하게 진행된 줄 알았는데…

실수로 새 윈도를 D:에 깔아버렸다. OTL (하드 포맷 경력 18년 초유의 바보짓;;;)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들, 사이좋게 미치다

!@#… 김민수 교수 재임용에 반발,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 11명 일동 집단사표 제출 쑈. 확 수리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는구먼. 그놈들도 한번 7년씩 길거리, 천막에서 한번 고생해볼 용기가 있을련지. …역시, 사람은 미쳐도 곱게 미쳐야 사회에 덜 해악을 끼친다.

!@#… 니들이 이러니까 ‘패거리 깡패조직’이라는 소리를 듣는거란 걸 정녕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