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팝툰 37호]

!@#… 넉넉한 추석을 맞이하여, 쪼잔한(…) 정치성 이야기. 지난 호 팝툰 칼럼.

 

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이도저도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주어지곤 한다. 지뢰찾기 게임의 마지막 두 칸이든, 어장관리남녀들의 연애사든, 혹은 좀 더 진지한 사회적 문제의 경우든 말이다. 그런데 선택의 어려움이 생기는 대부분은 각 선택의 장단점이 비등해서 그렇게 되기보다, 사실은 훨씬 단순한 이유가 있다. 바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합리적 판단이라면 그 중 손해를 덜 보는 쪽을 택하면 되겠지만, 만약 어느 쪽이든 예상되는 손해가 크기가 궤멸적일 정도로 크다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그런 상태가 약간만 더 지속된다면, 선택은 합리성이 아닌 임의성에 몸을 맡기게 된다. 애초에 특정한 선택을 강요했던 각각의 주체들조차 주체할 수 없을 파국의 시작이다. 지뢰찾기라면 다행, 연애사라면 본인들만 비극. 하지만 진지한 사회적 문제라면 좀 파장이 크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창작을 판매하기 (중) [만화규장각 칼럼/62호]

!@#… 지난 포스트 이후 천만년만에 올리는 다음 편. 창작자가 창작을 판매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

 

창작을 판매하기 (중)

김낙호(만화연구가)

창작의 여러 단계에서 오는 수익을 조율하는 첫째는 각각 많이 받기다. 그런데 보통, 하나의 업체에서 많은 것을 한꺼번에 주관할수록 각각 모두 유리하게 협상하는 것은 힘들어진다. 하나의 단계에서 더 적은 비용과 노력을 지불하기 위해서 다른 단계에서 올려주는 방식으로 장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단행본을 좋은 조건으로 내는 대신, 라이센스 판매를 자동으로 독점한다든지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회사에서 여러 단계를 같이 작업할 때 오는 통일성의 매력을 무조건 배제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모든 것이 단순하게 논리와 수치와 계약관계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라, 나름대로 인간적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존재감을 증명하기 [팝툰 36호]

!@#…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개성으로, 엄청난 민폐성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번 정권의 여러 권좌에 앉아 있는 그 분들에게도 본받을 구석이 있는지도.

 

존재감을 증명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다. 우선, 주장이라는 것은 들리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에서의 검색이든, 선거에서 투표를 통한 자기 이익의 대변이든 말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각종 미디어와 기타 의사소통 방법의 폭증 덕분에 워낙 너도나도 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자 자기 주장을 터트리고 있고, 반면에 각 개인이 할애할 수 있는 집중력은 여전히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강준만 교수가 “인정 투쟁”이라고 명명한 바 있는 꽤 시끌법적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팝툰 35호]

!@#… 늘상 강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효과적 참여”에 대한 이야기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목전에 발매된 팝툰 지난 호 원고. 이렇게 놓고 보면, 북두신권도 한번 ‘다크나이트’ 처럼 사실주의적 터치의 현대범죄물로 리메이크하면 꽤 쓸만할지도…(과연?)

 

상대평가에 참여합시다

김낙호(만화연구가)

핵전쟁 이후 황폐한 세계, 주먹질로 지배구도가 갈라지는 지옥도 속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고독한 사내의 이야기를 그려서 한 세대의 뭇 (남자)청소년들을 설레게 했던 북두신권이라는 만화가 있다. 일자전승의 일격필살 살인무술로 거친 세상의 불의를 하나씩 두들겨 패서 바로잡는 의협심과 사정없이 온몸이 폭발해 찢겨 나가는 폭력적 호쾌함의 향연 속에 단연 돋보이는 인기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권왕 라오우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귀찮으니까, 좋은 세상이 필요한 것 [팝툰 34호]

!@#… 기본적으로는, 이전에 토막으로 던진 이야기를 확장시킨 것(역시나, 연재를 한다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한 중요한 동기부여). 그건 그렇고 조만간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돌아오는데, 만약 유권자들이 현재 1위를 달린다는 주경복 후보를 당선시켜준다면 현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교육정책 가운데 상당수에 직방으로 브레이크를 달 수 있다… 그것 참 커다란 귀찮음을 덜어주는, 훌륭한 일이다.

 

귀찮으니까, 좋은 세상이 필요한 것

김낙호(만화연구가)

2000년대 초에, 귀차니즘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탄 적이 있다. IMF의 파도도 살짝 진정되고, 초고속 인터넷도 널리 보급되며 나름대로 사회가 한층 ‘세련’되어가던 때이자 그 결과 슬슬 생활자세이자 취향으로서의 개인주의가 본격적인 화두가 되던 타이밍이다. 이 때 결정적 방아쇠를 당겨준 것으로 『스노우캣의 혼자놀기』라는 만화가 있다. 개인 홈페이지의 웹만화로 연재되던 이 만화는, 작가의 자화상격인 고양이 형상의 주인공 스노우캣이 생각하는 것, 살아가는 방식들을 짧고 재치 있는 에피소드로 내세우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 생활 자세라는 것이 바로 귀찮은 일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다, 즉 ‘귀차니즘’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창작을 판매하기 (상) [만화규장각 칼럼/61호]

!@#… 지난 번에 이어 슬슬 세부적으로. 창작자 입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

 

칼럼: 만화로 돈을 벌어보자
창작을 판매하기 (상)

김낙호(만화연구가)

창작자의 입장에서 돈을 번다는 것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바로 창작을 판다는 것이다. 창작으로 어떤 표현적 성취를 이루고 독자들과 교감한다는 측면 말고 순수하게 돈의 논리로 보자면, 창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파느냐가 핵심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창작에 들어가는 노동을 팔기도 하고 창작물을 활용하는 어떤 방법에 대한 권리를 팔기도 한다. 즉 하나의 작품에 대한 창작이 다양한 상품이 되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비단 제작자가 소비자를 상대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당장 창작자 자신부터 구사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 속에서 어떤 상품은 다른 상품의 판매를 방해하기도 하고, 서로를 보완해주기도 한다. 어떤 상품은 다른 상품과의 관계 속에서 마케팅의 역할로 바뀌기도 하고, 마케팅의 역할이었던 것에 상품으로서 가격을 부과할 수도 있다. 그리고 창작자는 유연하게 해당 상황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을 추구하는 쪽이 지갑에 도움이 된다. 스스로 그런 장사 수완을 발휘하기 싫고 ‘순수’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기꺼이 손가락을 빨든지 아니면 매니저 역할을 할 사람을 고용해야 할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