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 내가 책임질 자유 [팝툰 17호]

!@#… 팝툰의 대대적 지면 개편에 발맞추기 위해, 만화프리즘 칼럼 다음 회부터는 하드한 시사 이야기보다는 좀 더 두루뭉실한 세태 이야기 위주로 살짝 방향전환을 할 예정인데(그래봤자…-_-), 그런 의미에서 ‘구’ 컨셉의 마지막회. 별로 의식한 것도 아닌데, 결국 정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OTL

내가 말하고 내가 책임질 자유

김낙호(만화연구가)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이라면, 꽤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정치 이야기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치 평론가가 아니고 모든 대화의 장소가 공개토론회가 아닌 만큼 근거 없는 낭설이나 패배주의적 단순화가 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가끔 그 정치 구도에 자신이 속해있는 입장을 실제로 자신의 신분인 서민이나 노동자가 아니라, 무슨 국가를 걱정하는 고위 정치인이나 강남 사장사모님과 동일시하는 이상한 패턴도 있다. 하지만 전제해야 할 것은, 어떤 수준에서든지 간에 정치에 관한 관심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관심보다는 백배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관심과 소통이 있으면 인식이나 현실 자체의 문제점들을 수정해나갈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들이 없으면 세상은 멍청하고 고립된 개인 망상의 나락으로 급격하게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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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상 뭉개기 방지하기 [팝툰 16호]

!@#… 하지만 잡지에 나가고 홀드백 이후 이 블로그에 오른 지금 시점에, 이 이슈는 이미 원더걸스 만큼의 떡밥레벨도 없는 유사 망각의 영역으로 벌써 사라지고 있도다. -_-;

남북협상 뭉개기 방지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마치 초등학생들이 방학 마지막 날에 밀린 일일 숙제를 한꺼번에 처리하듯, 한 정권 내내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던 남북관계가 임기 말에 결국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레어 DVD 박스세트로 상대의 환심을 사는 참으로 바람직한 접근에 힘입었는지 몇몇 상당히 소중하고 구체적인 남북협력 사업계획 성과를 가지고 돌아왔고, 바닥을 치던 국정지지율은 일시에 거의 50%를 넘나들고 있다. 남북 평화의 중요성 뭐 그런 뻔한 것을 제외하고 가장 큰 교훈이라면, 역시 자고로 인생은 한 방. 하지만 문제는 워낙 임기 막판이라서 선언은 현 대통령이 하고 일은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것. 그런데 사람들의 현재 후보 선택 성향이란 것이 남북 발전보다는 대운하 개그에 쏠려 있는 만큼, 이번 협상 내용들의 향후 진행에 난관이 적지 않을 것임을 자연스럽게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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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팝툰 15호]

!@#… 전체주의니 파시즘이니 하는 거창하고 편의적인 개념말고, 일상의 오바질과 성찰을 논할 때는 일상의 용어와 논리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추진하는 일련의 capcold 캠페인 가운데 하나다. 추석 특집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추석 이후에 들어간 원고. 뭐 별로 애초에 추석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원래는 “한가위를 맞아 풍성한 마음으로 자제 좀 하자”라고 썼던 바 있다 (당연히, 타이밍이 어긋나는 만큼 그냥 뺐다).

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김낙호(만화연구가)

워낙 항상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는 세상인지라 아직 기억할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아 자동차의 어떤 직원들이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렸다고 해서 적잖은 국민적 분노가 사회를 뒤흔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그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벌금형 이상으로 아예 징역형이 선고되었는데, 그 이유는 “국부 유출”이란다. 그런데 가만 보니 뭔가 이상하다. 민간기업의 기술을 빼돌렸으니 기업이 민사상의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정상이 아니려나. 국가가 대주주인 공영/국영 기업도 아닌데 말이다. 형사상의 처벌이라도 절도죄의 범주에서 규정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 논리라면, 해당 기술을 중국이 아니라 다른 국내 자동차 업체에 팔아넘겼다면 불법 유출이라는 똑같은 죄를 지어도 죄과가 가벼워진다. 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사법부 특유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왜 무려 나라 생각하며 국부 운운할까. 아아, 이런 국가 단위 오지랖 정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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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부천 2007]

!@#… 2007 부천 국제만화도서전 자료집용으로 쓴 원고. 자료집에 들어간 버전은 아마 분량상 많은 축약이 있었겠지만, 이게 원래 이야기. 북미권 만화계 트렌드 서술과 더불어, 2006-07시즌에 북미권에서 나온 만화 TPB 신간들 가운데 100여종을 추천하고 그 중 40편에 대해서 세 줄 소개문을 쓰는 것 까지 패키지로 (시장파괴자급 헐값에;;;) 작업. 추천 기준은 당해 수상기록이나 언론의 호평 및 화제성 등을 기준으로 했기에, 안읽어봤거나 혹은 읽어봤지만 별로 안좋아했던 것도 다소 섞여있음. 즉 capcold의 선호작품군이 아니라, 도서관용 구비 목록 (책들은 모두 현재 시점에서 아마존닷컴 등에서 구입 가능). 뭐 여튼, 혹시나 자료집을 구해본 적 없지만 내용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전문 백업.

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김낙호(만화연구가)

80년대 말 장르만화의 새로운 혁신과 작가주의 만화의 부흥으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려 했던 미국의 만화는,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시장 측면에서도 작품성 면에서도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된 우수한 작가주의 계열 작품들의 축적이 한쪽에서,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일본 만화의 영향력을 흡수해가면서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마침내 미국 만화계는 거듭나고 있다. 우선 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2006년에 미국의 만화 판매 시장은 6억4천만불 규모로 추산되며, 이중 ‘그래픽노블’로 총칭되는 단행본 판매가 3억3천만, ‘코믹북’으로 총칭되는 연속간행물 판매가 3억1천만으로 추산되었다(통계 출처: ICv2 그래픽노블 컨퍼런스 발표자료, 2007.2.22). 여기에는 유통경로 상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일본만화 계열의 현지 발매분, 그리고 만화책의 일반 서점 판매량 가운데 상당수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한 수치로, 세계 출판계 전반적인 불경기를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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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기반한 분노의 민폐 [팝툰 14호]

!@#… 이전에 블로그에 썼던 이 글을 바탕으로 쓴 팝툰 칼럼. 지금이야 대세가 분노에서 다시 한풀 꺾이고 호사가 모드(신정아 사태라든지, 디워 미국 정복 자뻑기라든지)로 바뀐 듯 하지만, 분명히 다시 기회만 되면 터질 패턴이니 역시 적어두는 것이 좋겠지. ‘출처 묻지마’ 문화의 폐단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더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 수도.

가정에 기반한 분노의 민폐

김낙호(만화연구가)

더운 여름 한 철 동안, 한국 시민들의 담론 공간은 열심히 분노하느라 바빴다. 아프간 피랍사건, 학력위조사건,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 이런 큰 사건들은 하나같이 열렬한 분노로 이어졌다. 한국 개신교에 대해서, 학력사회의 엘리트들에 대해서, 소위 ‘충무로’와 ‘평론가들’에 대해서 평소의 불만을 분노의 형태로 표출하느라 분주했다. 개인들은 점점 더 강해지는 온라인의 1인 미디어들의 힘까지 얻어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뱉어내며 서로 뭉치고, 기성 언론은 이들의 분노를 가지고 장사를 해먹기 위해서 충실히 부채질을 했다. 그리고 여름의 끝무렵, 석방된 아프간 피랍자들에 대한 비난으로 분노의 여름은 클라이막스를 맞이했다.

분노 자체는 당연히 특별히 나쁠 것 없다. 하지만 분노는 본인에게도 분노를 받는 이에게도 심지어 그 광경을 옆에서 구경하는 이들에게도 워낙 에너지 소모적이기 때문에, 발전적인 결과를 끌어오기 위한 촉매로 써먹지 못하면 모두에게 손해다 – 그저, 표출하는 사람에게 약간 스트레스 해소가 될 뿐. 그런데 발전적 결과, 즉 내실 있는 토론과 교훈, 향후 계획으로 이어가기 위한 기본 조건은 바로 ‘믿음’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정에 휩싸인다는 것은 종종 믿음의 격렬한 확대 전파로 끝나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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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우토로 [팝툰 13호]

!@#… 8월 마지막주 발간 팝툰에 실린 원고. 다행히 우토로 토지구매 협상시한이 9월말까지 한달 연장되어, 약간은 더 유효한 이야기로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기본 내용이야 전에 이야기했던 ‘우토로 써먹기‘ 논지 그대로(애초에 같은 타이밍에 썼으니… 하지만 이 연재칼럼 성격에 맞게 서술했을 뿐).

이웃의 우토로

김낙호(만화연구가)

비단 새로운 현상은 물론 아니겠지만, 유독 최근 한국에서 화제가 된 커다란 이슈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국민’이라는 화두를 달고 나타났다.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든, 아프간 피랍 사건이든, 영화 디워든 말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때 마다 항상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어디까지가 국민으로 이해되고, 무엇이 정말 국민정서, 애국주의니 하는 말로 정말 이슈화가 되는지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실제로 화제가 어떤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가는 것은 어떤 경우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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