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만화권에서 한국만화 활성화를 위한 제언

!@#… 한국만화의 해외 진출 관련 몇몇 논의도 나오고 있고 연감 원고도 쓰고 뭐 그러다보니 생각나서 한 토막. 올초의 ‘미국만화산업 2011 보고서‘에서 다시 조금 잘라내 공개. 여튼 해당 기관 사이트에는 여전히 일반 온라인 공개본이 없으니 뭐 이런 식으로 생각나는 만큼씩 개방해도 뭐 괜찮겠지 싶다. 창작자/독자보다는 아무래도 제작-유통자/기관용 제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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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다층성으로 표현하는 우울 – 『지미 코리건』[기획회의 253호]

!@#… 만화를 보는 것을 만화에 대한 폄하의식이 가득한 뭇 사람들에게 굳이 정당화시키는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취향을 존중해달라능” 아니면 “훗, 이게 얼마나 뽀대나는건데”. ‘지미코리건’은 후자를 위한 최강클래스 아이템 중 하나.

 

혁신적 다층성으로 표현하는 우울 – 『지미 코리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

김낙호(만화연구가)

평범하게 훌륭한 작품과 고전의 반열에 오를 걸작의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다층성’이다. 여러 층위의 의미와 표현들이 하나로 겹쳐지며 풍부한 해석의 여지와 복합적 감상을 남기기에, 두고두고 여러 방향으로 다시 읽어볼 가치를 만든다. 다만 당연하게도 다층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잘못하면 딱딱한 형식주의의 함정에 빠지거나 작가 자신만 알아보고 독자를 소외시키는 자아도취 코드로 귀결되기 쉽다. 그럼에도 성공한다면, 특히 그 안에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다면 작품의 매력은 극한으로 올라간다. 다층적으로 겹치고 변주되는 카논 악곡의 화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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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구멍, 그리고 명품 성장물 -『블랙홀』[기획회의 246호]

!@#… 하필이면 이번 글을 캡콜닷넷에 백업올리는 시점에, 돼지플루 창궐이라니;;;

 

전염, 구멍, 그리고 명품 성장물 -『블랙홀』

김낙호(만화연구가)

성장은 전염성이다. 흔히 떠올릴 법한 개인이 사회와 부딪히며 차츰 무디어져가고 철이 든다는 식의 그런 관점이 아니라, 어느 한 명의 성장이 특정한 조건을 거치면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 전염되고 확산된다는 것이다. 각자의 학창시절들을 떠올려보면 되겠다. 성장에 대한 욕구든 아니면 별반 생각도 없었는데 성장의 길로 내몰리는 것이든, 항상 주변에 누군가가 성장의 모습을 보인 후 압박이 확산되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통을 겪는 또 다른 이들의 사연이 매혹 또는 공포 속에 내 생활에 침투하고, 그 속에서 내 방식의 성장을 겪고 나면 다시금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전파될 것이다. 또래집단 위주로 전염되곤 하는 성장이라는 전염병은, 결국 그 집단 전체가 ‘감염’될 때 즈음 이상하고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생활조건이 된다. 심지어 그 성장의 결과로 이전의 시각으로 보자면 무척 괴상한 존재들이 되어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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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과 형사 – 『배트맨: 이어원』[기획회의 243호]

!@#… 또 배트맨 관련… 인데, 앞으로 아캄어사일럼이나 킬링조크 같은 당연히 다루어줘야 할 만한 물건들이 한국어판 나오면 그때 가서 또 어쩔 수 없겠지. -_-;

 

탐정과 형사 – 『배트맨: 이어원』

김낙호(만화연구가)

특정한 작품 속 캐릭터와 세계관의 기원을 탐구하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애초부터 원래의 작품이 충분히 흥미를 끌었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이 소수만을 위한 비인기작이었다면 ‘실마릴리온’은 작가의 창작노트에 불과했을 테니까. 하지만 이미 설정으로 해당 작품에서 바탕에 깔고 있던 이야기를 풀어주는 것에 불과하다면, 마찬가지로 아무런 메리트가 없다. 그렇기에 두 번째 조건, 바로 기원 자체가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재해석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와 캐릭터에 과거를 부여함으로써 현재 모습 이면에 있는 동기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틀어주는 과제인 것이다. 그렇기에 기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가장 본질적인 매력요소를 다시 파내야하며, 더욱 깊숙하게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고리들을 만들어야 한다. 일종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셈인데, 때로는 작가 자신의 처음 의도를 넘어서는 부분까지도 고도의 이해력이 필요한 만큼 기원 스토리는 성공보다는 실패사례가 더 흔하게 눈에 띄곤 한다. 반면에 ‘대부2’에서 볼 수 있듯 기원 스토리와 현재의 모습들이 제대로 엮여 들어가면, 시대의 명작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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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을 왓치했다

!@#… WATCHMEN 영화판. 그럭저럭 재미있게 잘 봤다. 만약 아주 팬이라면 장면들이 재현되어 움직인다는 사실에 이미 감격할 것이고, 원작을 아예 모른다면 당혹스러울 것이다.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 한국의 원작 팬들. 영미권의 원작 팬들 원작을 꽤 오래전에 문화충격으로 받아들이고 마음 속에 하나의 고전으로 위치시켰기에 ‘돌아온’ 숭배의 대상에게 열광할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책이 나온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기에 그냥 이 명작의 영화화겠거니 정도지 어떤 스스로 열광할 만한 심리적 기대가치가 없다. 작품 자체로서 말고는 즐길 부분이 없다는 것. 뭐… 아까운 일이다. 그건 뭐랄까, 닥터맨하탄이 코끼리를 노출시키며 돌아다니는 것에 환호를 하느냐(그래, 원작을 재현하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아니면 그것 때문에 감상을 방해받느냐의 차이랄까. 혹은 로어셰크의 움직이는 가면에서 변화하는 표정을 읽어내느냐, 아니면 움직이는 것에 그냥 신기해하느냐의 차이. 뭐 그런 것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차이다.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더 즐길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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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부천 2007]

!@#… 2007 부천 국제만화도서전 자료집용으로 쓴 원고. 자료집에 들어간 버전은 아마 분량상 많은 축약이 있었겠지만, 이게 원래 이야기. 북미권 만화계 트렌드 서술과 더불어, 2006-07시즌에 북미권에서 나온 만화 TPB 신간들 가운데 100여종을 추천하고 그 중 40편에 대해서 세 줄 소개문을 쓰는 것 까지 패키지로 (시장파괴자급 헐값에;;;) 작업. 추천 기준은 당해 수상기록이나 언론의 호평 및 화제성 등을 기준으로 했기에, 안읽어봤거나 혹은 읽어봤지만 별로 안좋아했던 것도 다소 섞여있음. 즉 capcold의 선호작품군이 아니라, 도서관용 구비 목록 (책들은 모두 현재 시점에서 아마존닷컴 등에서 구입 가능). 뭐 여튼, 혹시나 자료집을 구해본 적 없지만 내용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전문 백업.

오늘날, 미국 만화계의 트렌드

김낙호(만화연구가)

80년대 말 장르만화의 새로운 혁신과 작가주의 만화의 부흥으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려 했던 미국의 만화는,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시장 측면에서도 작품성 면에서도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된 우수한 작가주의 계열 작품들의 축적이 한쪽에서,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일본 만화의 영향력을 흡수해가면서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마침내 미국 만화계는 거듭나고 있다. 우선 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2006년에 미국의 만화 판매 시장은 6억4천만불 규모로 추산되며, 이중 ‘그래픽노블’로 총칭되는 단행본 판매가 3억3천만, ‘코믹북’으로 총칭되는 연속간행물 판매가 3억1천만으로 추산되었다(통계 출처: ICv2 그래픽노블 컨퍼런스 발표자료, 2007.2.22). 여기에는 유통경로 상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일본만화 계열의 현지 발매분, 그리고 만화책의 일반 서점 판매량 가운데 상당수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한 수치로, 세계 출판계 전반적인 불경기를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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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의 만화들에 관하여 [판타스틱 0706]

!@#… 2회로 끝난 초단명 칼럼(!)의 마지막회. 평론적 해석을 줄이고 거의 약력 위주로 설명해도 지면이 부족했다는;;; 하기야 바로 그런 것이 이 칼럼란을 정리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만. 칼럼 속성상, 최근 각광받는 소설가로서의 게이먼보다는 본업인 만화스토리 쪽의 게이먼을 다뤘다. 본래의 탈고버전 + Dreamlord님이 잡아주신 정보 오류수정 반영.

현대 신화에 심취한 셰익스피어 – 닐 게이먼의 만화들

김낙호(만화연구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집안의 반대로 어긋난 연인들이나 미쳐버린 왕, 복수에 목숨걸다가 결국 주연 인물들 몰살 같은 장중한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의 가장 멋진 본질이 드러나는 것은 상상력 넘치는 환타지 작품 『한여름밤의 꿈』이다. 신화속의 요정들이 인간 세상과 위화감 없이 상호작용하며, 평범한 일상은 기이한 현상으로 가득해진다. 당대 현실의 인간사와 신화적 상상력의 연결, 그것을 통해서 꿈과 현실, 욕망과 허망함을 넘나드는 한바탕 소란을 벌이는 이야기.

그런데 만약 그런 이야기 만들기와 정서를 현대의 작가가 이에 맞먹는 완성도로 구사한다면 어떨까. 최근에는 환타지 소설가로도 명망을 떨치는 영국 출신 만화스토리 작가 닐 게이먼Neil Gaiman의 작품들이 바로 그렇다. 그의 작품들에는 셰익스피어적인 화려하고 섬세한 대사가 넘치며, 신화적 원형들이 현대 인간사에 대한 거울 역할을 하며 촘촘히 배치된다. 덕분에 그가 주도한 작품들은 문학적 완성도와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거머쥐곤 해서, 그는 만화 『샌드맨 Sandman』연작의 성공과 최근작 베스트셀러 소설 『아난시 보이즈 Anansi Boys』까지 축적된 명성을 기반으로 현재 영미권 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환타지 작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CS루이스나 톨킨, 르귄 등 정통파 환타지 작가들의 진한 영향을 보이며, 그 위에 DC코믹스 류의 현대 슈퍼히어로의 장르법칙들을 녹여넣고 또 비틀어 나가며 심오한 고민까지 풀어나가는 솜씨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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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계, 한국 만화 [만화정보 0702]

!@#… 부천에서 발간하는 종이소식지 ‘만화정보’에 실린, 한국만화의 미국 만화판 진출 패턴에 관한 정리. 수박 겉에 침바르기 수준으로 개요만 풀어낸 정도지만 (예를 들어, 한때 이현세 만화 출판 건 덕분에 한국언론에서는 엄청난 곳처럼 포장해주었던 CPM 정도는 과감히 생략), 약간은 현재 미국의 분화되고/변화하고 있는 만화판 상황 속에서 한국만화, 만화가를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될 수도. 아니면 말고.

미국 만화계, 한국 만화

김낙호(만화연구가)

한국 만화가 미국 만화계에서 자리잡는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가장 쉬운 구분은 한국에서 출판된 한국만화를 미국에서 번역 출판하는 것, 또는 한국의 만화가가 미국의 출판사에서 만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앞의 경우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사실 뒤의 경우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간 더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출판하기 위한 창작 스튜디오를 만든다면? 분업화되어 있는 미국의 만화 스튜디오 특성상 데생 등 특정 작업만 전담해서 수행한다면? 혹은 아예 작가와 작품의 국적 자체도 애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국의 만화가인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미국식 만화를 그린다면 그 작가는 한국작가고 작품은 한국만화가 되는 것일까. 또한 미국식 만화와 한국식 만화의 차이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한번 간단하게, 한국만화가 미국 만화계에 들어온 방식들을 훑어보는 기회를 마련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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