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방식을 납득하기 -『나는 공산주의자다』[기획회의 274호]

!@#… 빨갱이덧칠도 주사종북질도 거의 기계적 관성으로 이어지는 지금에야말로 더 읽혀야할 책.

 

하나의 방식을 납득하기 -『나는 공산주의자다』

김낙호(만화연구가)

한국이 선진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처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남아있던 문제들은 하나 둘이 아니지만, 90년대 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한 커다란 모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상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지만, “사상범”에게 “전향서”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휴전중인 분단국가로서 이적행위를 엄벌한다는 행동에 기반한 상식적인 법적 차원을 크게 벗어나서, 사상 자체를 문제시하고 전향을 요구하는 무리수다. 이후 그런 문제를 인식하여 준법서약서로 바뀌었으나 그것도 사상 때문에 위법행위를 할 것으로 가정하는 전제를 내포하기 때문에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던 바 있다. 그런 제도적 틀의 와중에, 수많은 이들이 미전향 장기수이자 사상범으로 여느 흉악범들을 훨씬 뛰어넘는 수십년의 기간 동안 감옥에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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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판타지 – 『어둠의 도시 연작』 [기획회의 273호]

!@#… 소식 처음 들은 후 실제 출간까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그 대신 꽤 본격적으로 밀고 있는 듯하여 보기 좋다. 한국어 공식홈은 여기로(클릭).

 

건축물 판타지 – 『어둠의 도시 연작』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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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엘리트 독재의 허실 – 『슈퍼맨: 레드 선』[기획회의 272호]

!@#… 물론 이 레드썬이 아님(당연하지). 참고로 한국어판의 번역 품질에 대해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제기(클릭)가 나온 바 있으니 참조요망.

 

완벽한 엘리트 독재의 허실 – 『슈퍼맨: 레드 선』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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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유머 -『에이스 하이』[기획회의 269호]

!@#… 적당히 묻어두기 아까운, 더욱 조명 받아 마땅한 인문변태개그물(핫핫).

 

집요한 유머 -『에이스 하이』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수많은 개그코드들이 있지만, 그 중 성공적인 것 상당수가 공유하는 특성을 한 가지 꼽자면 바로 집요함이다. 황당한 반전으로 인한 웃음은 그 전에 집요하게 평범한 상황을 반복해주기 때문에 성립할 수 있고, 캐릭터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시트콤식 유머는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고정된 속성을 집요하게 고수함으로써 상황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어 웃음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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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다 – 『내가 살던 용산』[기획회의 268호]

!@#… 말미의 북콘서트 홍보는, 실제로 게재되었던 내용이라서 이미 지난 행사지만 그냥 남겨둠(물론 잡지 자체가 23일 이전에 출간). 얼마전 전자신문 글과 내용상 한 세트, 사태 당시 썼던 글들의 연장선(클릭, 클릭, 클릭, 클릭).

 

사람이 있다 – 『내가 살던 용산』

김낙호(만화연구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해 개최된 민가협이 주최하는 ‘인권콘서트’라는 행사가 있었다. 원래 처음 행사가 시작했을 때의 명칭인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그 취지는 따로 해설이 필요 없을텐데, 행사가 거듭될수록 꽃다지나 안치환, 정태춘 등 소위 운동권 인기스타들 뿐만 아니라 크라잉넛, 김종서, 전인권(짐작하시듯, 공연하면서 매번 이름으로 말장난했다) 등 한층 대중적인 스타들도 함께 하는 굵직한 행사가 되었다. 그런데 그 콘서트에서 항상 주요 출연자들이 하는 멘트가 바로 “내년에는 이 행사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이다. 양심수도 석방하고 인권 의식도 마구 올라가서 더 이상 이런 행사를 할 필요가 없어지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최근 어떤 출판사의 블로그에서, 자신들이 출간하려는 신간 작업과정을 소개하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책 만들지 않을 수 있었으면” 이라고 말이다. 그 책의 제목은, 『내가 살던 용산』(김홍모 외 / 보리출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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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를 아는 느와르 – 『밝은 미래』[기획회의 265호]

!@#… 하지만 이런 류의 작품은, 아직 완결이 안났을 경우 보통 하나의 불안감이 남는다 – “설마 이러다가 해피엔딩이면 어쩌지?”. 여튼 잡지는 무기휴간에 들어갔으나, 온라인/오프라인의 단행본으로 무사히 마무리되어주길.

 

허무를 아는 느와르 – 『밝은 미래』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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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과 자경단 -『시빌워』[기획회의 263호]

!@#… 주류 슈퍼히어로물을 통해 실로 많은 정치적 함의를 담아낼 수 있었으나, 시빌워 이벤트 이후의 뒷수습이나 후속 크로스오버 이벤트들을 통해서 그런 가능성들을 싸그리 날려먹은 케이스.

 

공권력과 자경단 – 『시빌워』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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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만든 현대사에 애증을 보내다 – 『야후』[기획회의 262호]

!@#… 하지만 이번 완전판의 새 표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수한 필력과 별개로, 억누르다가 찌든 광기 같은 이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

 

아버지가 만든 현대사에 애증을 보내다 – 『야후』

김낙호(만화연구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아버지’가 만들었다. 하나님 아버지 운운하는 종교적 메시지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들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다. 산업화 개발역군 이야기는 더욱 아니다. 사회의 면면을 구성하고 움직이며, 그 방식을 다음 세대에게 사회적으로 훈육시키고 전달하는 역할로서의 엄한 아버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살펴주는 어머니라는 역할과 대비되는 그 아버지상은 필연적으로 애증의 대상이 된다. 특정한 세계를 만들어 놓고는 그것에 따를 것을 강요하기에 속박의 상징이며, 다른 세계를 만들고자 할 때 극복하거나 물리쳐야할 장벽이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같은 사회에서 비슷한 각자의 목표를 노리는 라이벌이다(굳이 프로이드 비유가 아니라도). 하지만 그 아버지상을 필요로 하며, 마지막에는 어느덧 그 모습과 닮아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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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또한 누군가의 정의 -『아돌프에게 고한다』[기획회의 261호]

!@#… 뭐 어떤 분은 대운하도 정의라고 생각하고 삽질하는 거겠지.

 

그것 또한 누군가의 정의 -『아돌프에게 고한다』

김낙호(만화연구가)

사람들은 정의를 추구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가급적이면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정의라고 믿고자 한다. 스스로 알고 있는 어떤 거창한 이상적 정의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하다못해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의라고 자조하며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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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에서 완성된 요괴물 – 게게게의 기타로 [기획회의 260호]

!@#…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만화의 60년대는 괴수급 작가들의 잔치상.

 

시작점에서 완성된 요괴물 – 게게게의 기타로

김낙호(만화연구가)

일상 속에 함께하는 이질적인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상상은 세계 곳곳의 문화적 원류다. 어떤 존재들은 별세계의 권좌에 올라앉아 인간세계를 내려다보고, 또 다른 존재들은 혼령의 형태로 인간계와 교류하며, 어떤 존재들은 흔히 드러나는 인간과 여타 동식물과 다른 별개의 방식과 능력으로 진화한 또 다른 생물들이다. 문화권과 종교에 따라서 처음 경우만을 신이라 부르는 경우도, 혼령까지도 신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세 번째인 또 다른 생물에 대한 상상의 경우, 신이라는 초월적 경외를 부여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좀 더 불길한, 하지만 여전히 매혹을 일으키는 다른 명칭을 붙인다. 바로 ‘요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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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특공대 액션 – 『진진돌이 에볼루션』[기획회의 259호]

!@#… 항상 느끼는 바지만, 웹연재만화를 종이출판 전에 웹으로 연재중일 때 곧바로 진지하게 다뤄줄 정규지면이 절실하다. 개인블로그들과 만화게시판의 “나 이 작품 좋아” 선언이나 줄거리 요약형 단순 소개 말고, “이게 좀 이런 면에서 훌륭하다”고 정식으로 평가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정직한 특공대 액션 – 『진진돌이 에볼루션』

김낙호(만화연구가)

소위 특공대 모험물이라는 명칭으로 어렴풋이 묶어볼 수 있는 일련의 작품들이 있다. 각각 다른 특화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여러 개인들이 모여 하나의 정예팀을 이뤄서, 무력을 필요로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다. 임무는 대규모 전면전이 아니라 침투와 기습 같은 것이며, 유능하지만 작은 팀이 능력을 발휘해서 강력한 적대 세력의 허점을 파고들어 승리를 거두는(혹은 거둘뻔하다가 실패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 과정에 각자 뚜렷한 능력과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다툼과 우정은 필수다. 한마디로, 매력덩어리의 액션물 공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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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물에 잠겨가도 계속되는 것 – 『수혹성연대기』[기획회의 258호]

!@#… 스피릿오브원더 완전판(북클럽 해적판 말고)을 제대로 내줄 용자는 어디 없을까.

 

지구가 물에 잠겨가도 계속되는 것 – 『수혹성연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사실, 인간이란 보기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자신들이 처한 매우 억압적인 상황이 제도적이든(예: 신병훈련소, 감옥, 한국의 고등학교) 물리적이든(예: 극단적 자연환경, 전쟁의 폐허), 바로 코 앞에 죽음이 다가온 생명의 재난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주어진 제한된 조건 속에서 나름의 기술적 생존방식과 나아가 사회질서도 만들어낸다. 특히 그 상태가 일정 기간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는 예상을 하게 되면 심지어 소위 “인간적 감정”의 일상들도 영위하기 시작한다. 우정과 신뢰, 그리움과 설레임, 남녀 간의 사랑 같은 것 말이다. 아마도 흔히 우리가 ‘멸망’이라고 상상하곤 하는 전지구적 환경변화가 닥쳤다 할지라도, 그럭저럭 느리게 진행되어주기만 한다면 결국 사람들의 이런저런 흔한 감성적 인생사로 가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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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만화의 한 가지 완성형태 – 『크레용신짱』[기획회의 257호]

!@#… 그냥 “서울문화사 아이큐점프에 연재된 배금택의 Y세대 제갈공두”라고 명시하려다가, 본문의 초점이 흐려질 것 같아 익명처리…를 했는데 결국 이렇게 이야기해버렸다!

 

가족만화의 한 가지 완성형태 – 『크레용신짱』

김낙호(만화연구가)

흔히 가족물이라고 하면, 대체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작품인데 어른도 그럭저럭 즐길만한 것을 칭하곤 한다. 그렇지 않고 애초부터 어른을 겨냥하는 소수의 경우라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향수, 즉 어른 속에 있는 옛날 한 때의 어린이를 노리는 식이 많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현재의 어린이들은 그다지 재미있어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여하튼 가족물이라고 해도 어느 한쪽은 재미를 희생당하는 것이 숙명이다(아니면 전혀 다른 요소에 집중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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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파멸의 매혹 – 『뮤』[기획회의 256호]

!@#… 영화판 수입제목과 마찬가지로 ‘뮤’로 나왔다. 뭔가 귀여운 어감. (…)

 

공평한 파멸의 매혹 – 『뮤』

김낙호(만화연구가)

흔한 이야기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것은 죽음이라고 한다. 부자든 거지든 선한 자든 악인이든 결국은 죽으니까 말이다. 물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조금도 평등하지 않지만 적어도 결과만큼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꼭 죽음이 아니라도, 종종 광범위한 파멸은 공평함의 이미지를 지닌다. 절대적 행복의 공평함을 이야기하는 ‘천국’은 실제로 볼 수 없다. 하지만 파멸의 공평함은 죽음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전쟁에 의한 무차별 집단 살상 등을 통해서 유감스럽게도 잊을 수 없을 만큼 자주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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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처럼 와서 양처럼 가리라 – 『3월의 라이온』[기획회의 255호]

!@#… 주류 여성향 순정만화 장르에 뚜렷하게 특화된 유명 작가의 주류 남성향 잡지 연재작은 종종 매우 매력적인 결과물을 탄생시킨다. 그 반대의 경우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OTL

 

사자처럼 와서 양처럼 가리라 – 『3월의 라이온』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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