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은 강하다

!@#… 숭례문 소실에 대한 분노고 자시고, 인수위 장어 향응을 하든 말든, 대통령 당선인이 중동에서 열심히 외교적 물의를 일으키든 말든, 대구 지하철 방화 5주년이든 말든, 이명박 특검이 빈 손으로 마감을 향해가든 말든… 자발적이라고 자처하는 블로고스피어의 이슈 점유력 승부에서, 중학생 훌러덩 졸업식 사진 유포 참여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장렬하게 패배하고 있도다.

이러니까 도대체 뭘 주장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시위한답시고 돼지를 찢어죽이고, 내 땅 값 좀 올려달라며 남대문에 불지르고, 지역 유지들에게 인기 좀 끌려고 대운하 파겠다며 쌩쑈를 하지. 즉각적이고 말초적인 쇼크 임팩트에 사회적 관심이 확 끌려가는 것이야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지만, 이왕이면 좀 덜 말려들어가고 우선순위라든지 필요한 사회적 담론의 전체적 맥락을 생각한다든지 자신들의 이익에 기반한 꾸준한 관심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신경쓰는 것이 나을 터.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한번쯤 다시 보는, 알린스키류 담론 전략

!@#… 굳이 다시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겠지만, 정부와 거대언론재벌 블록이라는 막강한 미디어스핀 복합체 짝짜쿵 쑈에 맞서기 위한 담론 전략들이 절실한 5년간이 한국 사회의 앞에 펼쳐져 있다. 미디어의 기술적 기반이야 인터넷도 있고 블로고스피어도 큼지막하고 원하면 찌라시도 막 뿌리고 할 수 있다고는 쳐도, 문제는 담론전략이다. 스핀닥터들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제정신인 담론을 보급하고 싶다면 어찌되었든 너도나도 분노의 토로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야의 가장 고전적인 모범 전략, 일종의 운동판 손자병법인 알린스키Alinsky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들 Rules for Radicals’을 살짝 다시 들춰보게 된다. 국내에는 베르베르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소개한 10개 항목 버전이 주로 퍼져있지만, 여기서 들추는 것은 71년 출간되었던 알린스키의 책에 나온 완성판인 13개 조항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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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안 쌩쑈 연재 속에서 정신줄을 놓지 말자

!@#… 사실 현재의 이명박정부 인수위는 딱 한가지 전략만 밀어붙이면 된다. 각종 정책안 쌩쑈를 일주일에 한 두어개씩 정기연재로 터트리면서 사람들 정신없게 만들기.

운하 제안하면 다들 운하 막느라 바쁘고, 아파트 투자 이야기하면 그거 반박하느라 바쁘고, 더 깊이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제대로 찬반 근거 소화하기도 전에 영어 의무 수업 이야기 퍼퍼펑. 계속 새로운 불꽃놀이가 펼쳐지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 뭔가 일을 조낸 열심히 벌이고 있는 듯 해 보인다. , 각각의 것들에 대해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이상한 삽질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단을 할 겨를이 없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실시간으로 토로하고 분석 내놓는 사람들 말고(뭐 그런 사람들도 반드시 모든 것을 제대로 안다는 보장은 물론 없다), 보다 광범위한 ‘유권자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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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청산의 사업성을 홍보해야 한다

!@#… 이명박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 과거사 관련 14개 위원회 폐지 예고. 위원회의 역할이나, 그것을 없애겠다는 발상에 대한 정당한 분노야 뭐 다른 분들이 더 잘하실 듯 하니, 약간 다른 관점의 이야기.

!@#… 우선 항상 가장 먼저 신경쓰이는 것은, 그렇다면 과연 그 위원회들을 없애려는 이들은 무슨 논리로 없애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파악. 속마음이야 어떻든 간에, 설마 “우리가 조낸 구린 게 많아서 증거인멸하고 싶거덩” 그러겠나. 우선 가장 먼저 부각되는 명목이야 “과거사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앞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은 도덕적/철학적 차원의 이야기라서 굳이 겨우겨우 만들어내서 현재 굴러가고 있는 위원회를 없애자고 주장해야할만한 근거가 되어주기는 힘들다. 도덕적 차원의 이야기라면 과거사 청산하자, 라는 이야기가 명분상의 우위에 있기 때문에 백전구십승이다.

그렇다면 사실 없애자는 측에서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은 하나로 압축된다. 바로, 그런 사업 그런 조직과 사업방식에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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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히어로, 사실은 민폐랍니다 [팝툰 19호]

!@#… 세태 중심으로 가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타이밍에 쓰는 칼럼에서 선거 이야기를 빼놓아서 되겠나. -_-; 물론 내용이야 계속 주장해왔던 바 대로, 제발 좀 당신 지갑 생각하면서 좀 찍으라는 것. 무척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 같은 사고방식으로 선거에 임하려는 뭇 자칭 ‘민주시민’들이, 마지막 며칠을 남겨두고서라도 좀 대세고 분노고 심판이고 자시고 하는 쌩쑈 말고, 그저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라는 합리적 사고에 기반한 판단을 해봤으면.

!@#… 참, 팝툰 홈페이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새로 개편되어, 기사 전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 기사의 다듬어진 정식 버전은 여기로. 여튼 항상 그렇듯 캡콜닷넷 버전은 보통은 투고버전으로, 자체설정 홀드백 기간 이후 게재.

 

안티히어로, 사실은 민폐랍니다

김낙호(만화연구가)

너무나 도덕적으로 멋지고 능력도 출중한 히어로들의 향연이 지겨워지면, 장르문화의 팬들은 안티히어로를 찾곤 한다. 권선징악이라는 표어를 놓고 볼 때 히어로가 ‘권선’이라면, 안티 히어로가 바로 징악의 부분이다. 그다지 도덕적으로 훌륭하다거나 수단이 옳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화끈하게 악을 징벌하는 것에만 신경 쓰기 때문에 히어로의 연장선상이자 반대말인 셈이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선’의 개념도 자꾸 어려워지다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으로 누구에게나 선한” 히어로를 상정하면 도대체 심심해진다(옵티머스 프라임의 일장연설을 들으며 비웃음을 터트린 바로 그런 사고방식들 말이다). 그래서 너무 과욕을 부리지 않고, 그냥 앞에 보이는 놈을 확실하게 패는 안티 히어로야말로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시대의 대세다. 도시의 뒷골목에서 경찰들이 어떻게 하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시티헌터』에 빠지든, 사채업자들을 잡아먹는 사채업자가 활약하는 『쩐의 전쟁』을 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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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목전, THE 이명박 프레임

!@#… 우와, 벌써 한국의 대선이 한달도 안남은 시점. 연초에는 해외 거주민의 부재자 투표가 가능하도록 법안을 만들자고 정계가 팔을 걷어 붙이더만 중간에 정략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뭉개져서 결국 투표도 못하는 신분인 capcold로서는, 참 무력한 노릇. 하지만 사실 해외 거주자 부재자 투표를 하면 이명박 표만 무더기로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 해외에 자리잡고 사시는 분들에게는 고국의 민주주의고 사회보장이고 별반 상관 없고, 그저 정체성을 투영할 대상으로서 시끄러운 이야기 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존감만 채워주면 되니까. 즉, 뚜렷한 사상적 이유가 있지 않으면 보수/수구화되기에 딱이다. 여튼 그렇기에 해외거주자 부재자 투표가 물건너간 것은, 아쉽기는 해도 capcold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보자면 사실 별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 뭐 여하튼. 원래 그런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고, 사실은 누구나 제 정신인 지식인이라면 요새 한창 고민하고 있을 법한 어떤 현상에 대해서 잠깐 잡상을 좀 중간정리해볼까 하고 꺼낸 포스트다. 바로, 이명박에 대한 불가사의한 지지. 아니 뭐, 이명박이 되면 세상이 멸망한다는 식의 낙선 운동을 할 생각은 없다. 이미 다른 사례에서도 그랬듯, capcold의 성향은 대상 자체보다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바로 그 ‘사람들’에 관심을 두는 쪽이랄까. 닥치고 지지자들의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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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부고발을 지지한다

!@#… 기껏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정부패를 폭로했더니 폭로의 동기가 불순하다느니 음모론 소설이나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입장에서, 한 가지 읽어볼 만한 글. 아마도 지금 한국 언론계에 필요한 것은, 이상호 기자의 클론을 한 무더기 배양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의 내부고발을 지지하며
작성자 이상호 작성일 2007/11/14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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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을 준수합시다

!@#… 재밌는 서명운동을 소개받았다. 벌써 서명인이 11000명을 넘었는데, 정작 무엇에 대한 서명인지는 알 수 없는 재미있는 물건.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33668

!@#… 선거법 위반으로 삭제된 이 청원에, 오늘도 열심히 서명이 달리고 있다. 물론 위대한 구글신은 누가 착한 아이고 나쁜 아이인지 알아서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주신덴다. 구글신의 캐시 신공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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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내가 책임질 자유 [팝툰 17호]

!@#… 팝툰의 대대적 지면 개편에 발맞추기 위해, 만화프리즘 칼럼 다음 회부터는 하드한 시사 이야기보다는 좀 더 두루뭉실한 세태 이야기 위주로 살짝 방향전환을 할 예정인데(그래봤자…-_-), 그런 의미에서 ‘구’ 컨셉의 마지막회. 별로 의식한 것도 아닌데, 결국 정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OTL

내가 말하고 내가 책임질 자유

김낙호(만화연구가)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이라면, 꽤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정치 이야기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치 평론가가 아니고 모든 대화의 장소가 공개토론회가 아닌 만큼 근거 없는 낭설이나 패배주의적 단순화가 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가끔 그 정치 구도에 자신이 속해있는 입장을 실제로 자신의 신분인 서민이나 노동자가 아니라, 무슨 국가를 걱정하는 고위 정치인이나 강남 사장사모님과 동일시하는 이상한 패턴도 있다. 하지만 전제해야 할 것은, 어떤 수준에서든지 간에 정치에 관한 관심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관심보다는 백배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관심과 소통이 있으면 인식이나 현실 자체의 문제점들을 수정해나갈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들이 없으면 세상은 멍청하고 고립된 개인 망상의 나락으로 급격하게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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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상 뭉개기 방지하기 [팝툰 16호]

!@#… 하지만 잡지에 나가고 홀드백 이후 이 블로그에 오른 지금 시점에, 이 이슈는 이미 원더걸스 만큼의 떡밥레벨도 없는 유사 망각의 영역으로 벌써 사라지고 있도다. -_-;

남북협상 뭉개기 방지하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마치 초등학생들이 방학 마지막 날에 밀린 일일 숙제를 한꺼번에 처리하듯, 한 정권 내내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던 남북관계가 임기 말에 결국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레어 DVD 박스세트로 상대의 환심을 사는 참으로 바람직한 접근에 힘입었는지 몇몇 상당히 소중하고 구체적인 남북협력 사업계획 성과를 가지고 돌아왔고, 바닥을 치던 국정지지율은 일시에 거의 50%를 넘나들고 있다. 남북 평화의 중요성 뭐 그런 뻔한 것을 제외하고 가장 큰 교훈이라면, 역시 자고로 인생은 한 방. 하지만 문제는 워낙 임기 막판이라서 선언은 현 대통령이 하고 일은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것. 그런데 사람들의 현재 후보 선택 성향이란 것이 남북 발전보다는 대운하 개그에 쏠려 있는 만큼, 이번 협상 내용들의 향후 진행에 난관이 적지 않을 것임을 자연스럽게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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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대접을 한다는 것의 의미라는 것

!@#… 이왕 이야기 꺼낸김에 애프터서비스. 앞선 모리꼬네 PIFF사건 보도 관련 글의 리플에서 …님이 제보해주신 후속기사. 이럴 때 현지 지역신문의 위대함을 느끼곤 한다. 리플로 이미 달았지만, 기자가 악성 구라를 깠다고 해서 다른 문제들이 눈녹듯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모옹이 행사를 떠난 것과 행사 진행의 문제는 별개라는 것 뿐. 기자의 악의에 찬 왜곡 덕분에, 얼떨결에 귀빈 대접 안해준다고 버럭 화내고 파토 내는 (다분히 한국형) 소인배가 되어버린 모옹만 불쌍하지. 실제로는 자기 할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다 하고 매너좋게 신사적으로 가신 분인데. 여튼 뭐 아무래도 이 블로그 성격상 당연히 저널리즘에 초점을 맞췄지만… 자꾸 이야기가 달리고 보니, 의전이라는 측면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해줘야 할 것 같은 괜한 의무감이랄까. 그래서 이번에는 의전 이야기. 위의 기사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나와있다. 바로, 모옹은 영어를 못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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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악의를 자극하면

!@#… 최근 한 기사 때문에 한국의 문화수준이 어쩌니 하면서 약간 시끄러운 듯 하다. 일인 즉슨,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부산영화제 때문에 방한했는데 대접이 부실해서 화내며 가버렸다는 내용. 발단은 한 기사에서 시작되었는데, 그 기사를 적당히 짜깁기 인용해서 몇몇 유사 기사들이 후속타로 연결되기도 했다. 절망했다! 한국의 문화수준에 절망했다! 식으로 개탄하는 여러 블로거들 리플러들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 capcold에게는, 뉴스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두 가지 요소를 사람들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기회였다. 뭐 별 다른 설명은 필요없고, 우선 자료부터. (강조는 cap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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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팝툰 15호]

!@#… 전체주의니 파시즘이니 하는 거창하고 편의적인 개념말고, 일상의 오바질과 성찰을 논할 때는 일상의 용어와 논리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추진하는 일련의 capcold 캠페인 가운데 하나다. 추석 특집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추석 이후에 들어간 원고. 뭐 별로 애초에 추석스러운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원래는 “한가위를 맞아 풍성한 마음으로 자제 좀 하자”라고 썼던 바 있다 (당연히, 타이밍이 어긋나는 만큼 그냥 뺐다).

국가급 오지랖의 거품을 빼자

김낙호(만화연구가)

워낙 항상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는 세상인지라 아직 기억할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아 자동차의 어떤 직원들이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렸다고 해서 적잖은 국민적 분노가 사회를 뒤흔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그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벌금형 이상으로 아예 징역형이 선고되었는데, 그 이유는 “국부 유출”이란다. 그런데 가만 보니 뭔가 이상하다. 민간기업의 기술을 빼돌렸으니 기업이 민사상의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정상이 아니려나. 국가가 대주주인 공영/국영 기업도 아닌데 말이다. 형사상의 처벌이라도 절도죄의 범주에서 규정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 논리라면, 해당 기술을 중국이 아니라 다른 국내 자동차 업체에 팔아넘겼다면 불법 유출이라는 똑같은 죄를 지어도 죄과가 가벼워진다. 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사법부 특유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왜 무려 나라 생각하며 국부 운운할까. 아아, 이런 국가 단위 오지랖 정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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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단상.

!@#…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게 되는 사회조직이라면 어디든지(즉 그냥 어디든지), 사업의 지속성이 파괴되는 가장 보편적인 패턴이 한 가지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바로… 손털고 나간 전임자가 벌려놓은 사업이라면, 후임자는 적당히 뭉개려고 하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힘든 일은 자기가 해야하는데, 잘되어 봤자 애초에 일을 벌렸던 전임자의 공과가 되니까 (스타워즈 시리즈를 명작 ‘시리즈’의 반열에 올려준 에피5 제국의 역습의 감독은 어빈 커시너지만, 다들 루카스만 생각하듯이). 사업을 갑자기 완전히 뒤엎어버릴 만한 명분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역시 적당히 무관심과 홀대로 서서히 자연스럽게 말라죽게 만드는 것 – 즉 뭉개는 것이 최고 아니겠는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그러지말고 전임자의 사업을 확실하게 더욱 발전시키고 키워서 아예 사실상 자기 공과로 인정받을 만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려 열심히 일해야 하잖아. 특히 공무원 조직의 사업, 산업적 수익보다 이벤트성이나 정치성이 강한 사안이라면 더욱 이런 패턴에 취약하다. 그런 뭉갬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전임자가 상관으로 올라가거나, 원래의 상관이 전임자의 사업에 무척 애정이 많거나 해서 그것을 억지로라도 계속 하도록 시키는 것 밖에 없다. 물론 보통들 그렇게 안하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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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로그의 토막 창고는 점점 쌓여나간다

!@#… 건프라를 즐기는 건다머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구조물이 있으니, 그것을 ‘미개봉 프라탑’이라고 한다. 프라모델 박스가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수직으로 쌓이는 것. 그런데 그나마 다 만들고 나면 박스를 처분이라도 할 수 있지만(버리든지, 펼쳐서 파일에 보관하든지), 문제는 아직 만들지 않은 신품의 경우. 아니 왜 정신 산만하고 공간도 비좁게스리 다 만들지도 않고 자꾸 사서 쌓아놓냐고? 그게, 여튼 뽐뿌가 오면 확보를 해놓게 된다니까. 지금 확보 안하면 나중에 못구할 것 같은 근거없는 느낌도 들고. 그런데 확보를 하고 나면 뽐뿌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사보고나니까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일단 꺼내놓고 나니까 끝까지 만들 엄두가 안나서. 시간상, 여유상, 뭐든. 그래서 확보는 하되, 그저 쌓여있는 유보 상태가 된다. 그러는 와중에 다시금 큰 뽐뿌를 주는 다른 아이템이 등장해주시고, 미개봉 프라는 더욱 뒷순위로 미루어진다. 그리고… 도돌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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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담론의 흐름)에 대한 잡설

!@#… 소신에 의한 집총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법제화 추진 발표 (‘양심적 병역거부’ 같은 닭살 돋는 용어는 개인적으로 참 싫어한다). 이것 참, 은근히 쾌거다. 내용이야 이제 익히 알려졌듯, 현역 사병 복무 기한의 2배 기간을 봉사시설에서. 대략 이렇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는 현재 도입을 추진 중인 사회복무제도 틀 안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예외없는 병역이행’이라는 원칙과 병역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일반 사회복무자보다 더 힘든 분야에서 합숙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아… 이거 표현에 좀 문제가 있다.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일반 사회복무자보다 더 힘든 분야”라니, 너도 한번 당해봐라 같은 뉘앙스가 되어버렸잖아. “형평성을 고려해서 결과적으로 일반 사병 복무의 어려움과 대등한 수준의 복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야지. 군필/미필자들의 자존심도 세워주고, 형평성에 대해 고민했다는 자신들의 사려 깊음도 제시하고, 대체복무하는 사람들이 괜히 손해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일타삼피를 했어야 한다고. 제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을 각계에서 중용해야 하는 세상이라니까 (핫핫).

!@#… 아 뭐 여하튼. 인권 존중이 들어가는 공적 봉사 개념이란 누구는 고생하고 누구는 무임승차하라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개성을 지닌 개인이 존중받고 싶은 부분을 존중받으면서도, 공적 의무를 충족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주는 것,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디어 인권도 좀 생각하는 사회라고 좀 고개를 들 체면이 생긴 듯 하니 이건 확실히 굿 뉴스다. 그런데… capcold는 약간 다른 곳에 관심을 기울인다. 바로, 이 정책의 제안자들도 그렇고 리플계의 반응들도 그렇고, 이 정도 거래조건이 꽤 괜찮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사병 복무 1년 반 = 사병은 아니지만 고생스러운 강제 노가다 3년’이라는 거래조건이 나름대로 반응이 좋다는 것. capcold도 납득할 정도고. 이것 흥미롭다. 군 복무시 당하는 노동량과 기간을 넘어서는 가외 변인으로서의 손해를 생각하게 해주니 말이다. 즉,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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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기반한 분노의 민폐 [팝툰 14호]

!@#… 이전에 블로그에 썼던 이 글을 바탕으로 쓴 팝툰 칼럼. 지금이야 대세가 분노에서 다시 한풀 꺾이고 호사가 모드(신정아 사태라든지, 디워 미국 정복 자뻑기라든지)로 바뀐 듯 하지만, 분명히 다시 기회만 되면 터질 패턴이니 역시 적어두는 것이 좋겠지. ‘출처 묻지마’ 문화의 폐단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더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 수도.

가정에 기반한 분노의 민폐

김낙호(만화연구가)

더운 여름 한 철 동안, 한국 시민들의 담론 공간은 열심히 분노하느라 바빴다. 아프간 피랍사건, 학력위조사건,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 이런 큰 사건들은 하나같이 열렬한 분노로 이어졌다. 한국 개신교에 대해서, 학력사회의 엘리트들에 대해서, 소위 ‘충무로’와 ‘평론가들’에 대해서 평소의 불만을 분노의 형태로 표출하느라 분주했다. 개인들은 점점 더 강해지는 온라인의 1인 미디어들의 힘까지 얻어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뱉어내며 서로 뭉치고, 기성 언론은 이들의 분노를 가지고 장사를 해먹기 위해서 충실히 부채질을 했다. 그리고 여름의 끝무렵, 석방된 아프간 피랍자들에 대한 비난으로 분노의 여름은 클라이막스를 맞이했다.

분노 자체는 당연히 특별히 나쁠 것 없다. 하지만 분노는 본인에게도 분노를 받는 이에게도 심지어 그 광경을 옆에서 구경하는 이들에게도 워낙 에너지 소모적이기 때문에, 발전적인 결과를 끌어오기 위한 촉매로 써먹지 못하면 모두에게 손해다 – 그저, 표출하는 사람에게 약간 스트레스 해소가 될 뿐. 그런데 발전적 결과, 즉 내실 있는 토론과 교훈, 향후 계획으로 이어가기 위한 기본 조건은 바로 ‘믿음’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정에 휩싸인다는 것은 종종 믿음의 격렬한 확대 전파로 끝나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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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 바보 기사, 그리고 또 취향 이야기

!@#… 이미 유통기한 지난 디빠 놀려먹기지만 미국 개봉을 앞두고 끝물 개그가 나와주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있던 터, 포털사이트들을 오늘 수놓은 화려한 기사 덕분에 하루 일용할 폭소를 하고 말았다. 덤으로, 그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던 모 ‘취향논쟁’에 대해서도 한 마디 다시 해볼 계기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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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담론 뒷처리3: 제발 근거 좀!

!@#… 최근, 아프간 인질들이 석방되면서 봇물터지듯 흘러나오는 각종 분노의 삿대질들. 빠순빠돌이 팬클럽의 추태가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물론 분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아니 상당부분 정당하다. 문제는 언제나, 오바질.

capcold는 기독교도가 아닐 뿐더러(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사실 뻔하지 않은가… 심지어 무신론도 불가지론도 아닌, “Don’t Care” 주의자다), 굳이 그들을 변호할만한 이유도 뭣도 없다. 다만 근거없이 오바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할 뿐. 그래서, 몇가지 오바질에 대해서 좀 지적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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